[‘해봤더니’는?] ‘해봤더니’는 디스이즈게임 기자가 다양한 게임들을 즐긴 다음, 그 느낌을 형식과 분량에 구애받지 않고 ‘가볍게’ 전달하는 게임 소개글입니다. 게임을 상세히 분석하는 정식 리뷰나 체험기와 다르게, 코너명 그대로 “해 본 다음의 느낌”을 솔직·담백하게(주관적으로) 담아냈습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 요약: 전투는 ‘람보’처럼! 적을 쏘고 쓸어버리면 그만인 쿼터뷰 ‘파밍’ MMORPG
칼과 마법 아닌, 총과 폭발물이 날아다니는 MMORPG
<메탈리퍼> 소개 영상
지난달 20일과 21일, <메탈리퍼 온라인>(이하 메탈리퍼)의 4차 CBT가 있었습니다. <메탈리퍼>는 핵전쟁으로 파괴된 미래 문명이 배경인 MMORPG입니다. 중세 판타지 배경의 MMORPG와 달리, 총탄이 날아다니고 폭발물이 펑펑 터지는 전투가 구현돼 있죠.
특이한 점이 있다면 3차원 공간이 아닌, 쿼터뷰 시점에서 총격전이 펼쳐진다는 겁니다. 겸사겸사 조작방식은 평면구조에 최적화돼 있습니다. W, A, S, D 키로 캐릭터를 움직이고, 마우스로 총을 쏠 방향을 지정해주면 되죠. 덕분에 총을 난사하기 쉽습니다. 적들이 플레이어를 포위하고 공격할 때, 왼쪽 버튼을 꾹 누른 마우스를 시계 방향으로 빙빙 돌리면서 쏴도 적을 처치할 수 있을 정도니까요.
전형적인 쿼터뷰 MMORPG지만, 총을 주무기로 사용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한마디로 <메탈리퍼>는 ‘쿼터뷰 시점의 평면 맵’과 ‘총’이 결합된 게임입니다. 쿼터뷰 시점의 MMORPG 중에서 중세 판타지 배경의 게임을 주로 해왔다면 낯설어할 수도 있겠습니다. 똑같이 쿼터뷰 시점에서 총을 쏠 수 있는 게임인 <이터널시티>를 즐겨본 사람이라면 몰라도요.
이 게임이 내세우는 재미는 뚜렷합니다. 떼지어 몰려오는 적을 한꺼번에 처치하는 후련함이죠. 물론 이런 스타일의 재미를 강조하는 게임들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지만, <메탈리퍼>는 그중에서도 극단적인 사례로 분류될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무빙샷+범위공격은 기본, 규모가 다른 몰이사냥
앞서 이야기한대로 <메탈리퍼>는 총을 주무기로 씁니다. 어지간한 총들은 연사속도가 굉장히 빠른지라, 총알을 흩뿌리듯 퍼부으면 다수의 적들에게 동시다발적인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사실상 기본 공격이 범위 공격으로 적용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여기에 덤으로 무빙샷이 가능합니다. 공격과 동시에 회피를 할 수 있다는 뜻이죠. 비록 라이플로 무장한 적들의 사격까지 피할 정도는 못되지만, 근접공격을 시도하려는 적과 비교적 탄속이 느린 중화기를 쏘는 적, 폭발물을 던지는 몬스터의 공격은 그럭저럭 피할 수 있습니다.
흩어져 있는 적을 모으기도 쉽습니다. 칼을 주로 사용하는 MMORPG는 달려가서 공격한다 → 뒤로 도망간다 → 또 다른 몬스터를 공격한다 → 도망간다 → 적당히 적을 모았으면 뒤돌아서서 반격한다는 과정을 밟아야 하는데, <메탈리퍼>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제자리에서 360도로 돌며 쭉 공격해주면 적들이 와르르 쓰러집니다.
덕분에 <메탈리퍼>에서는 다른 게임 기준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 보이는 수준까지 적을 유인하고 한꺼번에 상대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적을 일망타진하는 후련함을 쉽게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돋보이게 됐고요.
<메탈리퍼> 직업 4종 소개 영상
참고로 다대일 전투의 재미를 원없이 누리려면 1차 전직 중 ‘중화기병’ 혹은 ‘중갑보병’을 선택하길 추천합니다. 중화기병은 로켓런처로 적에게 강력한 피해를 주고, 머신건으로 다수의 적을 처치하는 역할까지 무난하게 소화해냅니다. 중갑보병은 화염방사기와 전기톱을 이용해 근접 공격을 하려는 적을 효과적으로 일망타진할 수 있고요.
물론 지원 및 회복에 특화된 지원병도 샷건을 이용해 다수의 적을 처치할 수 있고, 저격병은 관통 판정이 있는 스나이퍼 라이플과 범위 공격 스킬로 여러 적을 상대할 수 있습니다. 어느 직업을 선택하든 기본적인 다대일 전투의 재미는 누릴 수 있으니, 자기 취향에 맞춰 자유롭게 직업을 고르면 되겠습니다.
특정 병과를 선택하거나 파티원을 활동하면 큰 규모의 몰이사냥을 할 수 있습니다.
폭발물, 중화기를 정통으로 맞은 몬스터는 공중으로 날아가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몰이사냥하고 파밍하고… 그 다음은?
아쉬운 점을 들자면 극단적으로 많은 수의 적을 처치하는 후련함 외에 부각되는 특징이 딱히 없다는 겁니다. 폭발물로 공격했을 때 적들의 시체가 솟아오르는 등 타격감을 강조하는 효과가 들어가긴 했지만, 아주 특별한 수준은 못됩니다.
퀘스트가 존재하긴 하는데, 필드에서 몬스터를 사냥하는 활동과 인스턴스 던전을 클리어하는 활동이 반복되는 수준이라 신선한 자극을 받기는 힘들고요.
옵션이 좋은 무기를 획득하기 위해 사냥을 반복하는 행위, 일명 ‘파밍’ 활동도 구현돼 있지만 과정이 재미있다고 말하기는 아직 미묘합니다. 초반에는 적들을 쓸어버리는 재미로 자진해서 파밍을 하는데, 정작 적들을 쓸어버리는 활동에 싫증이 날 때쯤 파밍이 필요한 레벨대가 되거든요.
전투 이외의 콘텐츠와 커스터마이징은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캐릭터를 꾸미는 재미를 원하는 유저라면 <메탈리퍼>에 좀처럼 몰입하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핵 전쟁 이후의 암울한 세계관을 내세워서 그런지 생존에 도움을 줄 만한 옷들밖에 안 보이거든요. 무슨 옷을 입혀도 용병, 또는 군인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다시 말해 전투는 나쁘지 않았는데, 장기적으로 플레이하도록 유도하는 요소가 보강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 버전에서 어떻게 바뀔지 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