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떴을까? & 왜 못 뜰까?] 이 게임은 정말 재미있어 보이는데 왜 못 뜰까? 이 게임은 어디를 봐도 재미를 찾을 수 없는데 왜 이렇게 인기가 좋을까? 각종 오픈 마켓 순위를 보면서 한 번쯤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으신가요? 이제 디스이즈게임이 그 이유를 속 시원히 말해드립니다.
오늘 확인할 게임은 파티게임즈에서 수입한(!) <드래곤파티>입니다. 일본에서는 ‘배터리학살자’라는 별명까지 얻었을 만큼 큰 인기를 누리던 게임인데요. 정작 국내에서는 출시가 한 달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구글플레이 기준으로 매출순위 101위라는 낮은 성적에 머물러있죠. <드래곤파티>는 왜 못 뜨고 있을까요? 디스이즈게임에서 체험해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오늘의 분석게임드래곤파티출시일: 7월 23일구글플레이 매출순위: 101위
일본에서의 영광스러운 과거
<드래곤파티>는 일본에서 <드래곤포커>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던 모바일게임입니다. 국내에서는 여러 이유로 인해 게임이름을 <드래곤파티>로 바꿨죠. 기본적인 방식은 지금까지의 카드육성게임과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전투 방식이 독특하죠.
<드래곤파티>의 전투는 5명의 파티원이 자신의 손에 들고 있는 카드 중 한 장씩을 내며 진행하는 실시간 파티플레이로 이뤄집니다. 총 5장의 카드를 내고 나면 원페어, 스트레이트 등의 족보가 맞춰지고, 족보에 해당하는 카드만 공격을 하는 방식이죠.
5명이 A, A, A, 2, 4를 냈다면 2카드와 4카드는 공격에서 빠지고 남은 3장의 카드가 ‘트리플’로 적에게 공격을 가하는 식입니다.
이렇게 매 턴마다 카드를 내고 힘을 합쳐서(?) 던전을 진행하게 되죠. 던전을 깨는 과정에서 각종 카드를 보상으로 얻고, 이를 합성하거나 키워서 더 강하게 만들고, 다시 더 강한 던전에 도전하는 순환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육성 부분에서는 새삼 신기할 것도 없네요.
왼쪽의 상황에서는 5카드 두 장만이, 오른쪽 상황에서는 모든 카드가 공격에 참가합니다.
참고로 <드래곤파티>에서 각 카드의 공격은 카드의 능력치와 족보의 랭크에 기반하는데요. 같은 족보라도 어떤 카드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효과가 천차만별로 달라지고, 반대로 같은 카드라도 얼마나 강한 족보를 만드느냐에 따라 공격력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공격력 200의 카드로 원페어를 만들었을 때 각각 300대미지를 준다면 공격력 100의 카드라도 포카드를 만들면 각각 400대미지를 주는 식이죠. 물론 이건 아주 간단히 요약한 거고 정확한 계산법은 훨씬 더 복잡합니다.
반대로 카드의 능력치가 꽝이라면 얼마나 좋은 족보를 만들더라도 좋은 공격을 바라기 어렵습니다. 기본으로 주어지는 N급 카드와 최고급인 SSS급 카드는 적어도 수 백 배의 차이가 나기 때문에 좋은 카드와 좋은 족보를 동시에 만족시켜줄 필요가 있죠. RPG와 포커를 매끄럽게 섞어 놓은 모양새입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결국은 카드빨도 강한 게임입니다. 아쿠아엘로 백날 4카드를 맞춰봐야 란슬로 원페어에 못 미치죠.
1+1=3! 카드육성과 포커의 화려한 시너지
<드래곤파티> 최고의 장점은 ‘포커와 카드육성을 살린 독특한 재미’입니다. <드래곤파티>에서는 육성과 포커의 재미가 절묘하게 맞물려서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냅니다. 족보에 따라서 카드의 공격력이 달라지는 한편, 카드마다 스킬이나 합체기(레볼루션) 같은 요소도 있어서 게임을 하면 할수록 점점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패를 내게 만들죠.
초반에는 무작정 좋은 족보만 띄우면 능사 같지만, 조금만 플레이하고 나면 원페어라도 속성을 잘 맞추고 복수화 스킬을 띄운 2장의 카드가 몇 배는 더 뛰어난 대미지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여기에 스킬을 강제로 발동시키거나 패를 바꾸는 등의 유저 자체 스킬로 변수를 만들어내는 것도 가능하고, 기절이나 혼란 등의 상태이상을 이용해서 공략해야 하는 보스도 있습니다. 아군의 체력을 강화하거나 공격을 무효화하고, 카운터를 치는 등의 다양한 보조스킬을 가진 카드도 있죠.
효율적인 플레이를 위해서는 이 모든 것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만 합니다. 다만 이 모든 것들이 결국은 ‘포커 족보’로 짜맞춰집니다. 어떤 공략을 만들었든, 일단 이왕이면 강한 족보가 좋으니까요.
‘좋은 족보를 맞추는 포커의 재미’와 ‘카드의 능력치와 스킬을 활용해 적을 공략해나가는 카드육성게임의 재미’를 정말 깔끔하게 섞어놨습니다. <드래곤파티>가 단순한 포커게임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죠.
스킬을 통해서 적을 카드로 만들어 포획하거나, 마비를 걸어서 적의 턴을 넘기는 등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모바일게임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파티플레이의 감동
파티플레이의 재미도 좋습니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감동과 짜릿함도 느낄 수 있죠. <드래곤파티>는 5명이 합심해서 족보를 맞추는 방식이지만 자신의 차례가 되기 전까지는 받은 카드를 볼 수 없고, 자신의 차례에도 딱 10초의 시간만 주어집니다. 다른 파티원과 상의를 해서 족보를 만들어가기 어렵다는 뜻이죠. 자신의 손패를 미리 볼 수 없으니 상의할 의미도 없고요.
게다가 서로 사용하는 덱과 생각하는 공략방식이 다를 때도 많아서 헛손질이 자주 벌어지는 편인데요. 예를 들어 기껏 강력한 스킬을 발동시켰더니 다른 유저가 해당 카드와 같은 종류의 카드를 내서 합체기(레볼루션)을 발동시켜 스킬을 무효화 한다거나, 자신만만하게 스킬 발동까지 시켜 내놓은 자신의 카드를 무시하고 남은 유저끼리 전혀 다른 족보를 맞춰 버릴 때도 있습니다.
아이러니하지만 그만큼 자신이 원하는 대로 플레이가 흘러갈 때의 쾌감은 짜릿합니다. 기본적으로 5명의 유저가 하나의 족보를 완성시킨다는 기본 목표를 갖고 있는 만큼, 함께 무언가를 완성했다는 달성감이 큰 편입니다.
애매한 카드를 파티원이 따라줘서 족보를 만들 때나, 내가 바라던 카드를 파티원이 절묘하게 맞춰줬을 때의 쾌감은 엄청납니다.
여기에 자신의 의도를 읽은 파티원이 그에 해당하는 카드를 어떻게든 내서 족보를 맞추고, 그게 보스를 제압하는 공략으로 이어질 때의 짜릿함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마땅한 패가 없어서 버린 카드를 다른 유저가 끼워 맞춰서 하우스를 완성시키거나, 아슬아슬한 순간 발동시킨 자신의 회복카드를 믿고 트리플 대신 원페어를 택하는 파티원의 모습 등을 보면 무언가 통했다라는 느낌이 들죠. 그리고 이는 곧 감동으로 이어집니다.
<드래곤파티>의 홍보문구 중에는 5명이 마음을 모아서 치는 포커라는 말이 있는데요. 이 말이 정말 딱 맞아떨어집니다. 손바닥만한 화면의 모바일게임에서 그게 얼마나 감동을 주겠냐 싶은 유저라면 꼭 한 번 체험해보기를 권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어지간한 MMORPG 레이드 뺨치는 짜릿함입니다.
사전등록 문구가 과장은 아닙니다. 실시간과 파티플레이라는 이름에 가장 잘 어울리는 모바일게임이죠.
체계적인 성장과 착한 과금모델
카드의 육성도 체계적입니다. 특히 강한 카드를 위해 무작정 결제를 해야 하거나 특정 공략에 집중해야 하는 부담을 줄였죠. 일반던전을 클리어하면 더 좋은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코스트가 올라가고, 매주 열리는 스페셜 던전에서는 강화재료를, 요일별로 바뀌는 던전에서는 진화 재료를 얻습니다.
스킬을 위해 스테이지를 공략해서 보물을 얻거나, 일종의 PVP인 콜로세움에 참가해서 부족한 카드를 채우고, 스페셜 던전을 도는 등 할 거리는 정말 넘쳐납니다. 당장 무엇을 해야할 지 막히는 경우도 거의 없죠.
여기에 과금모델도 착합니다. 카드 뽑기가 비싼 건 다른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드래곤파티>는 특별한 결제 없이도 최고의 덱을 완성할 수 있는 조건이 널려 있습니다. 스페셜 던전에서는 약간의 노력으로도 SS급 카드를 ‘무조건’ 얻을 수 있고, 일반 뽑기에서 SS급 카드가 나오기도 합니다.
카드를 진화시킬 때나 던전 보상으로도 캐시를 주기 때문에 조금만 플레이해도 카드 몇 장을 뽑을 캐시는 충분히 만들 수 있죠. 뽑기 확률도 높은 편입니다. 덕분에 <드래곤파티>는 일본에서도 무과금으로도 시간만 들이면 누구보다 강해질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고요.
미션을 깨거나 진화를 시키거나, 던전을 클리어할 때도 용석을 줍니다. 정말 잘 주는 편이에요.
그런데 왜 못 뜰까?
그럼 이렇게 장점이 많은 게임이 왜 아직도 낮은 순위에 머물러 있을까요? 문제는 접근성과 모바일게임치고는 부담스러운 난이도입니다.
1. 쉿! 우리 내부에 배신자가 있어
<드래곤파티>의 파티플레이는 확실히 짜릿하고 재미있습니다. 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플레이가 수월히 풀려나갈 때의 이야기입니다. 5명이 힘을 합쳐 하나의 족보를 맞춰야 한다는 건, 반대로 5명 중 한 명이라도 이상한 카드를 내면 무너진다는 뜻입니다. 플러쉬를 앞두고 한 명의 유저가 다른 색상의 카드를 낸다면? 첫 턴부터 난데없이 적과 반대되는 속성의 카드를 내는 유저를 봤다면? 답답함은 이루 말할 수 없죠.
아군의 답답한 플레이를 보고 농담처럼 암에 걸릴 것같다는 말을 하는데요.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드래곤파티>는 일급 발암물질에 버금갈 위험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음. 그러니까... 저기서 저 카드를 낸 이유가 뭐죠? 심지어 그런 유저가 친구를 맺고 따라온다면?
2. 잦은 실패, 그때마다 쌓이는 스트레스
실패했을 때 잃는 것이 많다는 점도 <드래곤파티>의 흥미를 떨구는 요소입니다. <드래곤파티>의 던전은 초반부터 엄청난 스태미너를 요구하는데요. 스태미너는 5분에 1씩 회복되지만 던전에 필요한 스태미너는 조금만 플레이해도 훌쩍 20~30을 오갑니다. 던전에 한 번 실패하면 꼬박 2~3시간의 스태미너가 날아가는 셈입니다.
반면 다른 모바일게임에 비해 던전 난이도는 매우 어려운 편입니다. 아차 하는 순간 전멸은 기본이고, 눈을 뻔히 뜨고도 족보를 맞추지 못해 게임오버로 이어지는 일이 허다하죠. 여기에 캐시를 사용한 부활횟수에도 제한이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오랜 시간을 들여 진행한 던전이 누군가의 실수 한 번으로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나 버릴 수 있습니다.
게임이 후반으로 갈수록 스태미너의 여유분도 늘어나고, 덱의 콘셉트가 잡히면서 자연스럽게 플레이도 안정적이 되지만 유저간의 격차가 큰 초반과 중반에는 어이 없이 전멸로 이어지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죠.
아...
3. 분명 모바일인데, 계속 붙잡아야 하는 불편함
국내 모바일게임에 익숙해진 유저들에게는 너무나 느린 진행속도도 문제입니다. 일단 턴마다 각 유저에게 10초 내외의 생각할 시간이 주어지고, 이후 카드들의 공격 모션이 나타나고, 이번에는 적의 공격이 끝나고 나면 한 턴이 종료됩니다. 여기까지 드는 시간이 대략 2분 내외. 전투마다 1턴에 적을 소탕한다 치더라도 5분, 보스 전에서 2~3턴만 오가도 10분을 넘기기 일수입니다.
그나마 NPC와 함께 진행할 때는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다른 유저와 플레이를 할 때는 각각의 차례가 끝날 때마다 적어도 3~5초의 딜레이를 두고 동기화를 진행하는 탓에 심하면 1턴에 2분 이상이 걸릴 때도 있습니다. 실제로 가장 긴 던전 플레이의 경우 3차례 부활까지 사용하며 20분에 달하는 전투를 벌인 적도 있을 정도죠.
앞서 말한 것처럼 누군가의 실수 하나가 치명적으로 작용하는 난이도 속에서 쉽게 눈을 뗄 수도 없는 노릇. 결국 던전을 실패했을 때 잃는 시간과 노력 (그리고 다른 유저들의 비난) 등을 고려한다면 일단 전투를 시작하고 나면 20분은 무조건 게임을 붙잡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 됩니다. 짬짬이 시간을 내서 즐기는 모바일게임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4천 포인트를 두고 나갈 수도 없고... 보물 하나 얻겠다고 던전 몇 번 반복하면 1시간은 우습게 사라집니다.
4. 취향에 맞추기가 너무나 애매한 카드 디자인
화려하고 예쁜 일러스트에 익숙해진 국내 유저들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일러스트도 단점입니다. 사실 카드의 일러스트는 취향을 많이 타는 부분입니다만 <드래곤파티>의 일러스트는 취향을 떠나 확실히 접근하기 어려운 수준의 ‘하드코어함’을 자랑합니다. 오죽하면 <드래곤파티>의 초창기 타이틀은 <드래곤파티(귀여운캐릭터많아요)>였을정도니까요.
5. 복잡한 인터페이스. 부실한 튜토리얼
<드래곤파티>는 일본에서 이미 2년을 서비스한 게임입니다. 그 과정에서 숱하게 많은 콘텐츠들이 추가됐죠. 반면 튜토리얼은 너무나 부실합니다. 한 번씩 시스템을 체험시키는 건 좋지만 그렇게 배우기에는 너무 많은 지식이 필요합니다. 왜 갑자기 NPC 대신 다른 유저가 난입하는지, 스테이지를 중간부터 시작하는 조건은 무엇인지, 어떤 차이가 있는 지를 스스로 깨닫고 배워야 하죠.
포커의 규칙과 카드육성 시스템을 섞다 보니 배워야 할 지식 자체도 절대적으로 많은 편입니다. 덕분에 국내버전에서는 어지간한 유저가 아니라면 콘텐츠의 소비를 따라가기가 어렵습니다. 무언가 하나를 배우는 사이에 새로운 시스템이 등장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죠.
멀티플레이가 기반이 되다 보니 친구의 레벨이나 진행상황에 맞추지 못하는 유저는 쉽게 배제된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빈말로라도 멋있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사실 그전에 대체 어디가 어떻게 생긴 건지 이해하기조차 어려운 일러스트가 잔뜩 있다.
결론
결국 <드래곤파티>가 가진 대부분의 문제는 ‘어렵다’로 통일됩니다. 마음에 드는 파티원을 구하기가 어렵고, 게임의 각종 시스템을 배우는 과정이 어렵고, 던전은 그냥 어렵고요. 당연히 이를 해결하기 위한 콘텐츠들도 곳곳에 놓여있지만 굳이 각종 콘텐츠를 두루 섭렵하면서까지 게임에 남아있기를 바라는 유저가 얼마나 될 지는 의문입니다. 그나마 유저들을 붙잡기 위한 화려한 일러스트나 친절한 가이드 등의 ‘떡밥’도 부족하죠.
다만 뜨지 못 했다는 것과 재미가 없다는 건 별개의 문제입니다. 위의 어려움을 참고 견뎌내기만 한다면 <드래곤파티>는 다른 모바일게임에서는 찾기 어려운 독특한 재미를 줄 수 있을 겁니다.
레벨이 오를수록 게임이 쉬워지는 아이러니한(사실은 문제가 많은) 난이도를 갖고 있는 탓에 일정 궤도만 넘기고 나면 게임이 더 재미있어지는 편이죠. ‘왜 못 뜰까’에서 <드래곤파티>를 다루는 이유 역시 디스이즈게임에서 ‘충분히 재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순위가 낮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니까요.
만약 불편할 정도의 접근성을 견뎌내고 높은 난이도를 장벽이 아닌 재미로 느낄 수 있는 유저라면 적극적으로 도전해보세요. 현재 성적과는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다만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모바일게임을 찾는 유저라면 크게 ‘비추천’합니다. 라이트유저층이 넓은 모바일게임시장에서 <드래곤파티>가 괜히 못 뜬 건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