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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콩라인 중국, 우승에 도전하다? 문명 온라인 기행기

1차 세션 판게아, 종료 30분 남기고 1등 놓친 중국

아퀼 2015-11-18 11:41:19

안녕하세요. <문명 온라인> 종군기자(?) 아퀼입니다. 이번 PRE-OBT에도 치열한 전장을 찾아 다니며 기행기를 준비해봤습니다.

 

이번 기사의 주인공은 판게아 서버 1차 세션의 중국입니다. 강력한 우승 후보였지만 세션 종료 시간 30분을 남기고 3위로 추락했죠. 그들의 눈물 겨운 사연을 이미지를 통해 살펴보시죠. /이거 쓴다고 54시간 동안 접속한 디스이즈게임 필진 아퀼


 

■ 개관: CBT 때와는 다르다, CBT 때와는! 우승 후보로 떠올랐던 중국

 

배불뚝이 황제와 뒤태 미녀 왕소군의 나라. 그리고 묘하게 2등을 많이 하는 나라 중국.

 

PRE-OBT 이전 중국은 이런 평가를 받았습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데 늘 우승을 놓치는 문명”이라고요. 

 

실제로 필자가 참여해봤던 1차 CBT 때는 3회 연속 2등을 했고, 3차 CBT 때는 광활한 영토를 차지하긴 했지만 문화 승리를 거둔 이집트 때문에 또 2등을 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중국 하면 만년 2등을 상징하는 ‘콩’이란 표현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 표현을 나라 이름에 붙여서 중화인민’콩’화국이라 놀리는 사람도 몇 있었고요.

 

하지만 PRE-OBT가 열리자, 중국은 CBT에서의 부진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맹활약을 펼쳤습니다.

 


 

로마와 아즈텍이 서로 싸우는 동안 엄청난 단결력으로 이집트를 몰아붙였고

 


 

중세 시대에 이집트에게서 대륙중앙 지역을 빼앗은 뒤 산업시대까지 지켜내는 철통 방어를 해냈거든요. 급기야 4일차인 11월 15일에는 이집트가 차지했던 6시 지역을 빼앗아서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떠오릅니다.

 


 

물론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16일 18~19시 산업시대 공방전에서 이집트가 대규모 상륙 작전을 건 탓에 3시 영토를 빼앗기는 수모를 겪었거든요.

 

거기다 이집트는 7개째 문화 불가사의를 확보하는 데에 성공했고요. 만약 여기서 이집트가 문화 도시 수를 전체 도시 수의 70% 이상으로 늘리면, 영토는 중국이 가장 넓은데 우승은 이집트가 차지할 판국이었죠.

 


 

거기다 다른 문명은 산업시대 최강 유니트 ‘탱크’를 생산하기 시작했는데, 중국은 기술 발전이 느려 탱크 없이 싸우는 위기에 처하기까지 했습니다.

 

누가 봐도 중국이 크게 흔들리는 것처럼 보였죠. 하지만….

 


 

중국이 내연기관 기술을 발견하면서 상황은 완전히 뒤집어 집니다. 너도 나도 탱크를 뽑아서 “저 이집트는 해로운 문명이다. 쳐부수자!”는 구호를 외치며 돌격했거든요.

 


 

22시 20분, 동부에 집결한 기갑군단이 3시 지역을 되찾았습니다. 수가 워낙 많으니 이집트 군이 도무지 막아내질 못하더군요.

 


 

그 동안 중앙에 집결한 기갑 군단이 이집트 본토를 철저히 짓밟았습니다. 덕분에 두 번째로 넓은 영토를 가진 문명이자 유력한 문화 승리 후보자였던 이집트가 약소국가로 추락했습니다. 단 1시간 만에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뭐, 들리는 이야기로는 이집트 내부 상황이 엉망이라는 말이 있긴 했지만요.

 

이게 사실이라면 흠... 많이 무섭네요.

 

한편 중국은 축제 분위기에 빠졌습니다. . 로마와 아즈텍은 서로 싸우느라 정신 없는 상황이었고, 이번 세션에서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이집트는 몰락 직전에 놓였고요. 

 

거기다 이집트가 지은 문화 불가사의 4개를 빼앗아 문화 승리도 노릴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야 정말로 만년 2등에서 벗어나 1등을 차지할 수 있겠구나 싶었죠. 

 

그래요. 17일 공방전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말이죠. 

 


 

 

■ 비극의 시작(1): 누가 로마를 공격하라 그랬어? 

 

이윽고 판게아 서버 1차 세션 마지막 날이 왔습니다. 누가 봐도 중국이 우승할 것 같은 상황이었죠. 일단 타국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영토를 차지하고 있었고요. 거기다 로마와 아즈텍이 서로 싸우느라 정신이 없었으니, 다 망해가는 이집트만 견제하기만 하면 영토를 쉽게 지킬 듯 했거든요. 

 

하지만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몇몇 길드가 무단으로 로마를 공격했거든요. 

 


 

로마 치러 간 길드: “이거 봐, 우리가 로마 수도를 먹었어!”

본국에 남아있는 길드: “야 이 바보들아! 쟤들이 열 받아서 쳐들어오면 어쩌려고?!"

 

…참 재주도 좋네요. 한 나라의 수도를 저렇게 빼앗을 줄이야.

 

이때 로마를 공격한 길드는 “어차피 이집트 다음에는 로마를 쳐야 하지 않아?”라며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려 했습니다. 물론 다른 중국인들은 “아직 이집트 숨통도 덜 끊은 상황에 새로운 적을 만든 꼴인데 뭘 잘했다고 큰소리냐?”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한가하게 말다툼할 때가 아니었어요.

 


 

"어 잠깐만, 우리끼리 말다툼할 때가 아니야. 이집트 사람들이 이상한 걸 들고 왔어!"

 

이집트가 PRE-OBT 때 추가된 결전병기 ‘랜드크루저 탱크’를 몰고 중국 도시를 공략하고 있었습니다. 무식할 정도로 크네요. 일반 탱크보다 2배는 더 큽니다. 다행히 빨리 제압하긴 했지만...

 


 

“탱크가 더 몰려온다!”

 

남아있는 이집트 탱크가 너무 많았습니다. 이로써 멸망 직전에 놓였던 이집트가 본토 일부와 6시 지역을 되찾고 부활해버렸죠. 

 


 

그래도 여전히 중국이 1등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아직 결전병기를 쓰지 않은 상태라 다른 나라보다 훨씬 더 유리하게 전투를 풀어나갈 수 있었고요. 

 

결전병기는 한 시대에 단 한 번, 단 1시간밖에 못 쓰긴 하지만 5~10분 내로 도시 하나를 파괴할 수 있는 강력한 공격 수단입니다. 막아내려면 엄청나게 많은 병력을 동원하든가, 아니면 같은 결전병기로 맞대응하는 수밖에 없어요. 

 

근데 이집트는 18~19시 공방전 때 이미 결전병기를 썼단 말이죠. 같은 결전병기로 맞대응하는 전략을 쓸 수가 없어요. 일반 탱크로만 중국의 결전병기를 막아야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중국인들은 승리를 확신했어요. 자신들의 랜드크루저 탱크가 이집트 본토를 깔아뭉갤 거라고, 못해도 수많은 이집트 탱크를 부숴서 다음 공방전을 유리하게 풀어나갈 수 있도록 해줄 거라 생각했죠.

 

하지만... 그 결정이야말로 가장 큰 실책이었습니다.

 

 

■ 비극의 시작(2): 믿었던 랜드크루저 탱크가...

 


 

17일 20시, 예정대로 랜드크루저 탱크가 제작됐습니다. 이때만 해도 분위기 참 좋았죠.

 


 

그런데 랜드크루저 탱크가 호위병력이 얼마 없는데도 이집트로 쳐들어가지 뭡니까. 거기다 조심성 없게 무조건 앞으로 돌격하려고만 했고. 명색이 그래도 이집트 본토인데 랜드크루저 탱크가 버틸 수 있을까요?

 


 

“으아아, 망했어요!” 역시나 택도 없는 짓이었습니다. 결전병기였던 랜드크루저 탱크가 허무하게 터졌고, 호위 병력도 전멸했습니다. 

 

 


 

그리고 중국은 ‘탈탈 털린다’라고 밖에 표현 못할 졸전을 거듭합니다. 결국 장악하고 있었던 이집트 본토를 모조리 내주고 말았습니다. 

 

이 와중에 이집트에게 빼앗겼던 6시 영토는 되찾았지만, 별로 의미 있는 성과가 아니었습니다. 왜냐면….

 

 

“큰일이야! 이집트가 문화 불가사의를 모두 되찾았어!”

 

이집트가 본토를 되찾으면서 문화 불가사의 7개를 손에 넣었거든요. 그리고 군사도시를 문화 도시로 바꿔 문화 승리 조건을 충족했습니다. 이 상태로 이집트가 1턴을 더 버티면 이번 세션은 또 다시 이집트가 우승을 차지하게 됩니다.

 

이때 몇몇 사람들은 “괜찮아. 어제도 이집트가 문화 승리하려던 걸 막아냈잖아!”라고 했습니다만 글쎄요…. 그때는 16일에는 이집트하고만 싸우면 그만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로마하고도 싸우게 됐습니다. 무단으로 로마에게 쳐들어간 길드들 덕택에. 

 

이 상황에 과연 이집트의 문화 승리를 저지할 수 있을까요? 

 

 

■ 그리고 콩라인 탈출(?)

 


 

이윽고 마지막 공방전이 개시됐습니다. 중국은 기갑 군단으로 이집트 본토를 공격해 시선을 끌고, 별동대로 문화 불가사의가 있는 도시를 점령하자는 양동작전을 실행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되찾을 것이다. 우리의 영광과, 우리의 기세를!”

 

기갑부대는 ‘메림데’라는 대륙 중앙 도시에 집결한 뒤 이집트 본토로 향했습니다. 이번에 이집트를 잡지 못하면 7일 간의 고생이 물거품이 된다 생각한 걸까요? 분위기는 꽤나 비장했습니다. 

 


 

헌데 기관총 사수를 태우지 않아 해치 뚜껑이 열린 탱크가 엄청 많더군요. 탱크는 운전병, 포수, 기관총 사수 3명이 모두 타야 100%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병기인데 과연 이래도 될까요?  

 


 

거기다 탱크에다 사람을 태우지 않고 그냥 가는 탱크가 많았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쫓아가도, 아무리 애타게 불러도 앞으로 가버리더군요.

 

어느 MMORPG의 흔한 히치하이킹.mp4

 

저 또한 탱크를 얻어 타지 못해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오토바이로 길을 막아 탱크를 세우고 얻어 타는(...) 꼼수를 부릴 수밖에 없었어요. 

 

어째 많이 불안하네요. 사람 꽉꽉 채운 탱크가 달려가도 시원찮을 판인데, 협동 플레이에 무관심한 사람들이 이렇게 많아서야….

 


 

아니나 다를까. 단결력이 부족했던 중국 기갑 군단은 도시 2개만 함락하고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이 와중에 아주 좋은 소식이 왔습니다. 별동대가 작전을 완수해 불가사의를 빼앗았다고 하네요. 이제 이집트가 보유한 문화 불가사의는 6개, 문화 승리를 저지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승리의 여신은 중국을 버린 지 오래였습니다. 

 


 

“로마다! 로마가 쳐들어 온다!”

 

로마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쳐들어와서 중국 영토를 점령하기 시작했습니다. 로마 본토가 아즈텍한테 먹히고 있는 상황인데 왜 중국만 죽어라 공격하고 있는 걸까요? 

 


 

“여기 아즈텍도 왔어요!”

 

심지어 이제까지 중국과 싸우지 않았던 아즈텍까지 왔습니다. 들어보니 로마와 아즈텍이 동맹을 맺었단 소문이 돌고 있더군요. 

 


 

결국 중국은 콩 라인을 탈출했습니다. 3등으로 추락함으로써 말이죠.(...) 1등은 로마, 2등은 아즈텍이 차지했습니다.

 

좀 아쉽네요. 이번 세션에서 중국은 정말 잘 싸웠거든요. 중앙 지역으로 몰려오는 이집트군을 매번 막아내고, 과감한 상륙 작전으로 이집트군의 주의를 분산하고, 그렇게 눈부신 활약을 했는데... 마지막 순간에 실책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판게아 1차 세션은 끝났습니다. 우승한 로마 유저분들 축하 드립니다. 불굴의 의지를 잃지 않고 역경을 이겨낸 아즈텍, 이집트 유저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중국 유저 여러분, 다음에는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길 응원하겠습니다. 

 

 

이번 세션의 교훈. 아니 어쩌면 <문명 온라인> 하는 동안 계속 되새겨야 하는 말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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