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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6년 만의 화려한 귀환, '레이튼 미스터리 저니' 체험기

레벨파이브의 모바일게임 '레이튼 미스터리 저니: 일곱 대부호의 음모'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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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슬(토망) 2017-08-01 09:59:14

  

대형 회사의 모바일 신작 게임이 매출 13위를 달성했다. 이것 자체로는 큰 뉴스가 아니다. 하지만 무료 게임이 아니라 유료 스탠드얼론 게임이라면 사건이다. 수수께끼를 푸는 게임이 또다른 수수께끼가 됐다. 2주 전 나온 '레이튼 시리즈' 신작 이야기다.

 

2만원이라는 심리적 저항감,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우스갯소리 같은 퀴즈, 그 모든 것에 반비례하는 높은 평. 대체 어떤 게임이기에 이렇게 평이 갈리는 걸까? 디스이즈게임이 직접 <레이튼 미스터리 저니: 일곱 대부호의 음모>(이하 '레이튼 미스터리 저니')를 체험해봤다. 그래, 체험이라고 하니 이런 수수께끼가 떠오르는구나, 루크. / 디스이즈게임 장이슬 기자


 

# '레이튼'이 뭔데 이렇게 난리야?

 

잠시 설명하자면, '레이튼 시리즈'는 2007년에 닌텐도 DS로 처음 출시된 퀴즈 게임 시리즈다. 고고학자 '레이튼 교수'와 소년 조수 '루크'가 사건에 휘말려 모험을 한다는 내용으로 약 10년 간 시리즈를 이어왔다. 2013년부터는 레이튼 교수의 자녀로 주인공을 바꿔 신작을 내고 있다. <레이튼 미스터리 저니>는 '레이튼 시리즈'의 10주년 기념작이자 최신 작품이다.

 

레이튼 시리즈는 주인공 일행이 사건에 숨겨진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내용이다. 하지만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추리 게임'과는 거리가 멀다. 유저가 능동적으로 단서를 수집하고 범인을 지목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들의 모험을 따라가면서 수시로 나오는 온갖 퀴즈를 풀어야 하는 '창의력 쑥쑥 모험퀴즈'에 더 가깝다. 오죽하면 "그러고 보니 루크, 저걸 보니 이런 수수께끼가 떠오르는구나."를 명대사로 꼽는 유저도 있다.

 

한국에서는 시리즈의 처음 두 작품만이 한국어화됐다. 특히 2011년에 발매한 <레이튼 교수와 악마의 상자>는 국내 전문 성우까지 기용하는 등 많은 공을 들였지만 이후의 작품은 발매되지 않아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러니 <레이튼 미스터리 저니>가 국내 팬들에게 얼마나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는지는 말할 것도 없다. 6년 만에 풀 더빙 한글화, 닌텐도 3DS와 스마트폰 동시 발매까지. 제법 예고를 크게 하고 돌아온 <레이튼 미스터리 저니>. 과연 그 귀환은 성공적일까?

 


 

 

# 우리동네 퀴즈대장 카트리 아가씨

 

<레이튼 미스터리 저니>는 '카트리'와 '셜로', '노아'가 만나는 소소한 사건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플레이 방식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주어진 맵을 돌아다니며 수상한 인물이나 사물을 터치한다. 그러면 퀴즈를 풀 때 힌트를 얻을 수 있는 '반짝 코인'이나 새로운 퀴즈, 스토리의 단서 등을 얻을 수 있다. 레이튼 시리즈 답게 의외의 장소에서 의외의 퀴즈가 나오는 구성은 변함없다.

 

옛 레이튼 시리즈가 거대한 한 개의 스토리를 파헤치는 구조였다면, <레이튼 미스터리 저니>는 대모험보다 소소한 에피소드가 병렬로 이어지는 옴니버스 구조를 채택했다. 프롤로그부터 마지막 챕터 엔딩까지 일직선으로 플레이한다면 약 15~20시간 내로 클리어할 수 있을 정도로 스토리 분량 또한 작아졌다. 앉은 자리에서 진득하게 플레이하는 스타일의 유저에게는 다소 아쉽겠지만, 중단과 재기동이 잦은 모바일이라면 큰 단점은 아니다.​ ​

 

이 과정에서 볼 수 있는 레벨파이브 특유의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와 아름다운 그래픽도 강점이다. 유저가 퀴즈를 찾아다니면서 자주 보는 것은 아기자기한 2D 배경과 3D 캐릭터다. 기본적인 배경·캐릭터 퀄리티도 수준급이고, 스토리상 중요한 부분이 있을 때 애니메이션 컷씬으로 전환되는데 정적인 게임 화면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으로 바뀌는데도 위화감은 전혀 들지 않는다. 

 

더군다나 한국어판은 고품질 더빙까지 더해진 덕분에 몰입도는 타 언어판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높아졌다. 

 



 

# 탐색부터 풀이까지 녹여낸 퀴즈의 재미

 

퀴즈 게임으로서 <레이튼 미스터리 저니>의 장점은 뭘까? 단지 예쁘장한 퀴즈 풀이 게임이라면 얼마든지 있지만, 왜 '레이튼'이 특별한 취급을 받는 걸까?

 

먼저 유저에게 선택권을 주는 구성을 꼽을 수 있다. 스토리상 반드시 풀어야 하는 퀴즈는 있지만, 탐색으로 찾는 대부분의 퀴즈는 나중에 풀어도 별 상관 없다. 유저 스스로가 자신의 수준을 생각해 퀴즈를 진행할지 말지 결정할 수 있는 것. 강요하는 것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진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어려운 문제를 풀수록 '뮤지엄' 등 추가 혜택 개방에 쓸 수 있는 '반짝캐럿'을 많이 얻으니 도전은 자유다.​​

 

퀴즈의 종류 역시 다양하다. 수학익힘책에 나올 것 같은 수리 퀴즈부터 미로 찾기, 도형 나누기까지 제시되는 퀴즈의 종류가 광범위하다. '퍼즐 버블'처럼 횟수에 맞춰 주어진 버블을 없애는 등 다른 퍼즐 게임의 장르까지 퀴즈에 활용하기도 한다. 레이튼 시리즈의 상징(?)인 넌센스 퀴즈도 건재하다. 사족으로 <레이튼 미스터리 저니>는 전작보다 넌센스 퀴즈의 비중이 커지고 문제 난이도도 전반적으로 쉽게 조정됐다.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제공하는 인터페이스 역시 미니게임처럼 작동해 흥미를 부른다. 예를 들어 "늑대와 양을 강 건너편으로 옮기려면 배를 몇 번 띄워야 하는가?" 라는 퀴즈가 있다면, 위쪽 화면에는 퀴즈를 설명하고 아래쪽 화면에는 터치해서 옮길 수 있는 양과 늑대, 배와 강 그림을 제공한다. 잘못된 선택을 해도 페널티 없이 다시 시도할 수 있고, 정 어렵다면 코인을 써서 숨겨진 힌트를 받을 수 있다.

 

단순히 문제를 보고 답을 써내는 것이 아니라, 퀴즈를 풀 때 활용하도록 메모, 시뮬레이션 등 각 퀴즈에 최적화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무언가를 나누는 퀴즈를 풀려면 직접 손가락으로 선을 그어가며 머리를 싸매고, 블록 퍼즐을 맞춘다면 이리저리 돌려가며 몇 번이고 시도해볼 수 있다. 편의성을 도모함과 동시에 퀴즈 풀이 과정 역시 재미 요소로 녹여낸 것. 덕분에 스마트폰에 직접 메모나 색칠을 해가며 바로 문제를 푸는 재미가 살아있다. 

 


 

 

# 넌센스가 너무 많은 것이 낫센스

 

아쉬운 것은 퀴즈의 구성과 번역이다. 애니메이션 더빙은 훌륭하지만 퀴즈 번역을 본다면 그리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화면은 작고 글씨는 큰데 문장은 길어 한눈에 파악하기 어렵고, 그마저도 종종 틀린 번역으로 퀴즈 해결에 방해되기도 한다. "대포 3발로 상자를 부순다"와 "대포 5발로 상자를 부순다"는 정말로 다른 문제다. 

 

또 잦은 빈도로 등장하는 넌센스 퀴즈 때문에 수준이 높지 않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그럴듯한 말 때문에 열심히 계산했는데 '다 먹어버리면 된다' 식의 정답이라니, 전작에도 이런 퀴즈가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번 작에는 너무 자주 등장한다. 가끔 등장하는 것 정도야 분위기 이완 겸 유머로 작용하겠지만 <레이튼 미스터리 저니>는 공들여 긴장을 풀어줘야 할 만큼 어둡지도 않고, 유머라고 하기엔 너무 많이 나온다.

 


 

 

# 레이디 레이튼, 불안하지만 잠재력은 충분하다

 

정리하자면, <레이튼 미스터리 저니>는 시리즈의 본질은 계승하되 새 그릇에 옮기려 노력한 작품이다. 몇 가지 사소한 부분을 흘려버리긴 했지만, 2세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작품으로는 성공적이다. 

 

단추눈 레이튼 교수님도 의상 DLC와 애니메이션 컷씬 회상, 수집 요소로 열심히 출연해주셨고, 새로운 주인공인 카트리 아가씨도 아버님 못지 않게 매력적이다. 퀴즈의 볼륨 자체는 전작들을 압도하지만, 에피소드 방식과 2회차로 분리해 시간적 부담을 줄였다. 의상과 퀴즈 DLC가 다소 비싸게 책정된 감은 있지만, 전반적인 게임의 품질과 경험을 고려해볼 때 세금 포함 약 2만 원의 가격은 결코 비싼 것이 아니다. 

 

가끔 허탈한 면도 있고 지나치게 가벼워진 스토리에 적응하기도 쉽지 않았지만 '다음 수수께끼'를 기대하게 만드는 힘. '레이튼'이 맞다. 레이디 레이튼, <레이튼 미스터리 저니>. 화려한 귀환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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