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안퀴라즈 월드 이벤트가 전쟁물자를 가장 먼저 모은 ‘불타는 군단’ 서버를 첫 시작으로 차례로 진행이 됐는데요, 제가 몸담고 있는 ‘듀로탄’ 서버는 다른 서버에 비해 좀 늦은 3월 21일에 열렸습니다.
이미 직접 경험해 보신 분도 있고 관련 소식도 많이 접해 보셨을 것으로 알지만, 듀로탄 서버의 호드 진영 플레이어로서 안퀴라즈 이벤트를 되돌아 보고자 합니다. ^^; /아둥
안퀴라즈의 문 뒤편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 안퀴라즈 란? ◆ 실리더스 요새 내에 각 진영의 대표가 모여 전쟁회의 중.
그러나 이 운석은 홀로 떨어진 것이 아니었으니 정체불명의 ‘퀴라즈’라 불리는 외계 생명체가 칼림도르에 등장하게 된 것이었다. |
◆ 드디어 안퀴라즈가 열리기 직전!
안퀴라즈 이벤트 참가를 위해 몰려든 유저들. +_+;
안퀴라즈 오픈 이벤트의 준비물은 크게 2가지 였습니다.
1) 호드와 얼라이언스 양 진영 플레이어들이 블리자드가 지정한 일정량의 전쟁물자를 확보해야만 하는 것: 근 2개월이 넘게 각 서버의 플레이어들이 이를 성공시켰습니다.
2) 안퀴라즈 문 앞의 징을 울릴 수 있는 도구(홀)를 만드는 것: 이것은 현존 와우 최고 난이도 보스인 네파리안을 죽일 수 있는 레이드 공대만이 가능한 것으로 듀로탄 서버의 경우 얼라이언스 2팀, 호드 1팀 총 3개의 홀이 완성이 되었습니다.
서버 당 단 한 번 밖에 없는 10시간짜리 논스톱 이벤트였기에 많은 유저들의 관심과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었는데, 문제가 전혀 없을 순 없겠죠?
먼저 대부분 서버에서 유저들이 공통으로 겪었던 어려움은 <WOW> 자체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먼저 실리더스라는 한정된 지역에 수많은 유저가 몰림으로 인한 서버부하로 10시간 동안 계속되는 이벤트에서 서버가 다운되는 현상이 잦았다는 점과 베타 시절부터 갖고 있었던 고쳐지지 않는 와우의 고질적인 문제 ‘필드 랙’ 발생으로 원활한 진행이 애초에 힘들었다는 점 입니다.
다음 문제는 유저들 스스로의 문제였습니다. 어떤 서버는 징을 길드에서 편한 시간에 마음대로 쳐버리는 바람에 다수의 유저가 이벤트 참여를 경험하지 못해서 크게 논란이 됐었죠. 일부는 전쟁서버의 특징답게 호드와 얼라이언스 유저가 서로 싸우는 바람에 엉망이 된 적도 있었습니다.
◆ 듀로탄 서버의 이벤트 위기!
듀로탄 서버도 위기가 있었습니다. 징을 치기로 한 시각은 근 1주일 전부터 호드/얼라이언스의 해당 길드가 서로 약속하고 공고를 해서 문제가 없었으나 문제는 전쟁서버란 점이었죠. 그리고 우연하게도 그 중심에 제가 속한 길드가 있었습니다. -_-;
이벤트 날 오전, 직업이 사냥꾼인 길드원이 직업퀘스트를 하려고 실리더스 안퀴라즈 문 근처의 악마가 리젠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얼라이언스의 어떤 유저가 계속 죽이고 시체 지키기를 하자 길드에 도움을 청한 것이 발단 이었습니다.
길드에서 저를 비롯 10여명이 출동~ 상대편 10명 정도를 눕혔는데, 계속 공격을 해오길래 반복해서 전멸시켰더니(-_-.v) 도움을 요청했는지 20명 정도가 와서 저희를 눕히길래 이젠 끝~ 하고 다들 해산했는데 모 유명 커뮤니티에 그새 이 사건에 대해 글이 올라오고 비방 및 찬반 댓글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죠.
이벤트 시간은 다가오는데 사건이 계속 커질 기미가 보이자 얼라이언스 중 호드 캐릭터를 가진 유저가 들어와서 저희 길드를 통해 ‘성공적인 이벤트’를 통한 평화 중재를 요청하면서 가라 앉았습니다.
(※ 듀로탄은 몇 안되는 호드 강세서버이며 호드-얼라이언스 간의 적대감(?)도 높은 편이라 서로 기회만 있으면 대부분 바로 죽일 만큼 살벌한 동네입니다 -_-.b)
◆ 드디어 안퀴라즈 오픈!
바로 이것이 안퀴라즈의 문을 열수 있는 징!
안퀴라즈 오픈 직전 오후 4시, 엄청난 사람들이 실리더스에 모여들었습니다. <WOW>를 시작하고 나서 그렇게 많은 사람이 한 곳에 모인 것은 처음 봤죠. 징 울리기 전 랙은 호드 4공대가 아이언포지 쳐들어 갔을 때 보단 훨씬 덜하더군요. ~_~; 참을 만 했습니다.
징을 오후 4시에 친 이유
1) 10시간 짜리 논스톱 이벤트라 너무 밤늦게 하면 진짜 밤 세워야 된다.
2) 이벤트 첫 시작에 서버 다운이 많으므로 최대한 사람이 적은 시간에 시작하되,
3) 직장인 등 라이트유저도 배려하여 이벤트에 충분히 참여토록 시간을 설정한다
징 울리기 바로 직전! 섭다(서버다운)~ ㅋㅋ 드뎌 올 것이 왔군 했습니다. 섭다 될 것이라고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느긋하게 재접속을 시도했죠. 곧 고대하던 징이 울리고 안퀴라즈의 문이 열렸습니다. 랙은 거의 환상~! 제가 비교적 인터넷 상태가 다른 분들에 비해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무슨 동작을 한 번 하면 20초쯤 기다려야 실행이 되더군요.
안퀴라즈 거대 몹들이 나타나서 뛰어 다니는데, 몸은 20초 뒤에 움직이고 그나마도 뚝뚝 텔레포트하고 다니니 뭐 안퀴라즈 문 앞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섭다 두 번 더~!
◆ 10시간의 사투! 안퀴라즈 오픈 이후
실리더스 요새에 침입한 거대 괴수.
랙이 너무 발생해서 말 타고 공격대 전체가 두 블록 떨어진 타나리스의 가젯잔으로 전부 후퇴했습니다. 일부 공대는 아예 안퀴라즈 인던으로 진입했더군요. (인던은 따로 운영되기 때문에 밖의 랙이랑 상관없거든요) 물론 안퀴라즈 인던에 처음 들어간 만큼 랙은 없었지만 수 없이 전멸을 반복했죠. ㅋㅋ~
엄청난 랙의 아비규환 속에서도 이벤트 몹을 잡고 영웅급 아이템을 줍는 이들이 있었으니 존경스러울 따름이었습니다. ㅠ.ㅠ 저는요? 그 와중에도 영상 담으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녔죠~
이벤트 몹들은 실리더스 지역에만 나타난 것이 아니라 타나리스 지역과 고대 나이트엘프와의 전쟁에서 가장 전방에 위치하고 있던 페랄라스에까지 나타났습니다. 물론 핵심은 실리더스 였지만요.
듀로탄 서버 안퀴라즈 월드 이벤트 동영상
[[#RPG/adun_anqui_event.wmv#]]
플레이버튼(▶)을 누르면 시작됩니다.(촬영/편집:아둥)
◆ 안퀴라즈 이벤트 종료!!
전투는 달이 뜬 새벽 2시까지 계속 되었다 ~_~ 잠 좀 자자!!
징을 울렸던 오후 4시부터 새벽 2시까지 실리더스는 그야말로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이벤트 퀘스트를 통해 평판을 올리기 위해 공대가 몇 개가 만들어 졌다 해산했는지 셀 수도 없었죠. 이벤트가 끝나고 안퀴라즈 인스턴트 던전이 오픈 된 현재도 실리더스 지역은 외딴 곳의 변두리가 아닌 와우의 핵심지역으로 엄청나게 붐비고 있습니다.
안퀴라즈 오픈과 동시에 새로 추가된 퀘스트 숫자만 해도 상당해서 당분간 만랩들이 할 일이 또 태산같이 불어나게 되었죠.
아울러, 줄구룹-화산심장부-검은둥지날개 의 기존 3개 레이드 던전에 안퀴라즈의 20인/40인 공격대 던전이 2개가 더 추가되면서 와우는 정말 '레게'(레이드 게이)를 양산시키는 공장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확장팩 전에 동부지역에 낙스라마스 던전(보스가 워3의 켈투자르죠)이 공개되고 확장팩에서 아웃랜드와 함께 카라잔 던전 등이 공개되면 그야말로 시간이 없어서 레이드를 다 갈 수 없는 사태가 속출할 것으로 보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