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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GDC 2024] 유료 뽑기 없애고 브롤스타즈 성공시대 시작됐다?

유저들이 확률형 아이템을 싫어한다고 마구잡이로 없애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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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우티) 2024-03-28 09:46:34

우리는 '확률형 아이템'이라고 부르는 게임 상품을 서양에서는 '루트박스'라고 부른다. 그리고 해외에서도 루트박스는 게이머들의 강력한 저항을 받고 있다. 


2018년 정식 출시한 실시간 슈팅게임 <브롤스타즈>는 무서운 기세로 모바일 게임계를 강타했다. 하지만 여느 게임이 그렇듯 <브롤스타즈>에도 정체기가 찾아왔다. GDC에서 슈퍼셀의 프랭크 카이엔부르크(Frank Keienburg)와 프랭크 얀(Frank Yan)은 루트박스를 제거하고, 정체기를 극복한 사례에 대해서 발표했다. 루트박스를 없애는 것이 능사는 아니었으며, 여러 전략이 함께 나와야 했다.


강연을 듣고 나온 직후, 한국에서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가 시작됐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디스이즈게임 김재석 기자


슈퍼셀의 프랭크 카이엔부르크(좌)와 프랭크 얀(우)



카이엔부르크 제너럴 매니저는 "<브롤스타즈>는 2018년 출시되어 20억 달러(약 2조 6,800억 원)가 넘는 수익을 창출했다"고 밝혔다. 강연을 시작함과 동시에 게임의 통산 매출을 공개한 것이다. 두 사람은 번갈아가며 루트박스를 없애기 전, 그것을 없애는 과정, 그리고 없앤 이후로 구분해 강의를 이어갔다. 카이엔부르크는 "당신의 게임은 사정이 다를 수 있다"고 단서를 달며 "우리가 공유하는 학습 내용이 여러분에게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 잘 나갈 때는 모든 것이 좋아 보였지만...


2021년까지 <브롤스타즈>는 승승장구했다. 


승승장구하던 <브롤스타즈>의 DAU 지표


MAU(월 활성 사용자)는 우상향했고 수입 또한 안정적이었다. 2019년 말에서 2020년 초는 게임의 전성기였다. 당시 게임의 주요 수입원은 '상자'였는데 희귀 등급 이상의 브롤러, 코인, 가젯 등이 동봉된 상자를 구매해서 특정 확률에 따라 보상을 얻는 다소 전형적인 확률형 아이템 BM을 채택했다. 판데믹 상황이 겹치면서 게임은 2021년까지 영향력을 유지했다.


그러나 2021년 11월, 슈퍼셀은 클럽 리그 업데이트를 도입하면서 주춤세를 맞이했다. 게임의 새로운 흥미를 불러 일으키기 위한 시도였지만, 브롤러의 만렙이 크게 늘었고 성장에 대한 재화가 추가로 요구되었다. 슈퍼셀은 소셜 기능을 강화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려고 했지만, 데이터상으로 이 무렵 적지 않은 유저들이 <브롤스타즈>를 떠났다. 


게임 외적인 위기도 찾아왔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전 유럽은 이러한 침공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핀란드에 본사를 둔 슈퍼셀도 마찬가지였다. 슈퍼셀은 당시 선도적으로 러시아와 벨라루스 시장에 서비스하던 모든 게임을 중단시켰다. 러시아는 1억 명 넘는 인구가 사는 큰 시장일뿐 아니라, 전략 PvP 게임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지역이었다. 이런 시장에 철수하면서 MAU와 수입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철수 당시, 러시아는 전체 DU(일 유저)의 25%, 그리고 수익의 20%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 지표는 대내외적인 요인으로 크게 감소하기에 이르렀다


동시에 2022년 들어 판데믹 상황이 대부분 종료되면서 게임 자체에 대한 인기가 다소 줄어들었다. 이 무렵 슈퍼셀의 과제는 "어떻게 하면 플레이어들이 <브롤스타즈>로 컴백하는 것을 신나게 할 수 있게 할까"였다. 슈퍼셀은 클럽원들과 함께 뭔가 도전한다는 콘셉트의 콘텐츠를 뺄 수는 없다고 판단하면서, 게임의 전반적인 재설계를 논의했다.



# "그러니 루트박스를 없앱시다"

결국, 슈퍼셀이 <브롤스타즈>에서 루트박스를 포기하기로 한다. 그들은 "순진하게도, 우리는 게임에서 모든 무작위 보상을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이유는 아래와 같다.


2022년 12월, 슈퍼셀은 루트박스를 아예 없애겠다고 공언한다


ⓐ 실제로 게임이 쇠퇴하고 있었음

ⓑ 플레이어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고 싶었음

ⓒ 언론에서 루트박스에 대해서 보도하고 있었음

ⓓ 게임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었음

ⓔ 슈퍼셀을 위한 학습


대신에 도입된 BM은 '스타 로드'다. 현재 게임에 도입된 '스타 로드'에서는 게임 플레이로 인해 축적되는 크래딧을 모아서 브롤러를 구매하는 데 쓸 수 있는 확정형 모델이다. 게임플레이를 통해서 모든 브롤러를 얻을 수 있게 하는 구조였다. 희귀도에 따라 요구되는 크래딧은 달라지며, 모든 플레이어가 동일한 조건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슈퍼셀은 내부적으로 더 나은 BM을 위해 몇 주간 토론했다. 


슈퍼셀은 쉘리라는 이름의 기본 브롤러 이외에 총 5개 등급(희귀, 초희귀, 영웅, 신화, 전설)의 티어를 두고 그 티어에 따라서 브롤러를 선택하게 했다. 희귀등급 브롤러를 사려면 160크래딧, 전설등급 브롤러를 사려면 3,800크래딧을 내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플레이어에게 잠금 해제할 브롤러를 고를 수 있게 했다. 확정으로 선택하는 브롤러를 기본에 두고, 그 계단을 따라 갈 수 있게 했던 것이다. 이로 인해 플레이어에게 전에 없던 예측 가능성과 선택권이 부여됐다. 모든 브롤러를 모은 '고인물' 유저를 위해 다른 플레이어에게 자신의 달성도를 드러내는 '명성' 시스템을 도입했다.


슈퍼셀은 2022년 연말에 해당 내용을 발표했다. 홀리데이 기간과 자체 커뮤니티 행사인 '#오메가박스' 때의 유입을 유도했던 것이다. 


# ... 그러나 루트박스 없앤다고 다가 아니었다


게임의 모든 BM을 뒤집는 충격 발표에 한달 새 DAU가 60%나 늘어났다. 떠난 유저를 불러온 데 성공한 것이다. 이때 <브롤스타즈>에 대한 동향은 루트박스 제거로 뒤덮혔다. 2023년 1월, 슈퍼셀은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마스터리'를 출시했다. 브롤러의 숙련도를 나타내는 기능으로 일회성 보상과 함께 브롤러의 레벨을 나타내는 기능이다. 


그러나 이것이 장기적인 추세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프랭크 얀은 "스타 로드가 게임을 복구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그때 우리 플레이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게임의 근간을 뒤엎는 결정에 유저들이 <브롤스타즈>를 떠나게 된 것이다. 2023년 1분기 게임의 MAU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다.


깜짝 발표에 깜짝 효과가 있었으나 장기적인 추세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당시 팀의 분위기는 절망적이었고, 반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부정적 즉각적으로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듣기로 하고 2023년의 남은 계획을 "쓰레기통"에 집어넣었다. 스타로드는 플레이에 따라 정직한 보상을 주는 결정론적 보상 구조를 가지고 있었지만, 동시에 게임 플레이의 재미를 감소시켰다. 원하는 브롤러를 얻으려면 많은 양의 크래딧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노동에 가까운 게임플레이를 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피로 요소를 극복하기 위해 슈퍼셀은 <브롤스타즈>에 뒤에 설명할 무료 랜덤보상을 추가했다. 자신의 게임플레이에 따라서 보상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최고 등급의 보상을 얻었을 때의 연출을 강화했다. 스타로드로 재편한 게임의 핵심을 그대로 두면서, 크래딧으로 스킨을 구매할 수 있도록 바꿨다. 이렇게 하면 유저들은 크래딧의 쓸모를 더 확보할 수 있었다. 이러한 보조 수단을 도입한 뒤에야 일 접속자가 회복되기 시작했고, 내부적으로 많은 유저들이 모일 것으로 예상됐던 여름 휴가 기간에 정상적인 유저 수치를 회복했다.


2023년의 라이브 서비스 계획은 "쓰레기"가 되었다.

이후 슈퍼셀은 유저들의 리텐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새로운 파워 레벨을 업데이트했다. 유저들이 게임에 남은 것을 확인한 뒤에 인플레이션을 유도한 것이다. '클럽원들과 함께 뭔가 도전한다는 콘셉트의 콘텐츠​'는 클럽 리그 대신에 메가 저금통으로 대체됐다. 티켓을 사용해 클럽원들이 이벤트 매치를 벌이고 보상을 나눠갖는 모드로 경쟁적인 클럽 리그보다 덜 경쟁적이면서도 유저에게 보상을 지급했다.


시즌 20(2023년 9월)부터는 새로운 스킬트리를 도입했다. '하이퍼차지'는 브롤러의 파워 레벨 11에 잠금 해제되는 새로운 능력이다, 충전된 이후 버튼을 누르면 브롤러를 주변으로 화염과 번개가 생성되어 더 강력해지는 기능으로 <클래시로얄>의 최대 레벨 스킬을 참조한 것이다. 이 하이퍼차지는 저금통 콘텐츠와 맞물리면서 고관여 유저들의 리텐션을 끌어올렸고, 캐릭터의 잠금 해제를 위한 참여는 늘어났다.


<브롤스타즈>의 DAU 장기 그래프

흐름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넘어오자 파워 레벨을 증가시키면서 게임에 뎁스를 추가했다.


# "랜덤 보상이 나쁜 건 아니야"

슈퍼셀은 돈을 주고 구매하는 확률형 아이템을 없앤 대신 랜덤성 보상을 지급했다. BM은 남들보다 빠른 브롤러를 얻으려는 플레이어나, 브롤러를 레벨업하려는 플레이어를 중심으로 재설계됐다. 시즌패스 '브롤패스'를 판매하거나 보석으로 원하는 아이템을 맞춰주는 방식으로 맞춰졌다. 이 구조가 완성되자 2024년 1월의 <브롤스타즈>의 수익은 2023년 6월에 비해서 8.8배나 증가했다.


두 프랭크(카이옌부르크, 얀)는 마이크를 번갈아 잡으며 "디자인 프로세스를 단순하게 만들고, 거대한 변화(루트박스 제거)에 대한 소음을 줄이면서 플레이어에게 게임 방향성을 명확하게 설명하는 게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큰 변화가 실버불릿(Silver Bullet​,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며 커뮤니티와의 소통, 개발팀 내부적인 소통 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무작위 보상 자체는 흥미롭다. 유저 모멘텀이 확인된다면 2배로 늘려도 좋다"며 랜덤성 보상 자체가 플레이어에게 나쁜 경험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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