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에서 EA의 법률 사무 부문 부사장 케리 홉킨스가 한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케리 홉킨스는 루트 박스를 “꽤나 윤리적이고, 재미있으며 사람들이 즐길 만한 것”으로 표현했다.
현지 시간으로 6월 19일, 영국 의회의 ‘디지털 문화 미디어 스포츠 위원회’는 ‘몰입적이고 중독적인 기술’(immersive and addictive technologies) 토론회를 열었다. 케리 홉킨스 법률 사무 부문 부사장(Kerry Hopkins, Vice President, Legal and Government Affairs)은 이날 EA의 대표로서 토론에 참여했다.
루트 박스를 주제로 한 토론에서, 케리 홉킨스는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사람들은 장난감 샵에 가면 *서프라이즈 장난감(surprise toy)을 찾고는 한다. 사람들은 놀라는 것을 좋아한다. (중략) 우리는 이러한 메커니즘을 게임에 적용했고, 이것은 꽤나 윤리적이며 재미있고 사람들이 즐길 만한 것이다.”(it’s quite ethical, quite fun and enjoyable to people.)
*주: 안에서 여러 장난감이 랜덤하게 나오는 장난감 상품. 킨더 조이, LOL 서프라이즈 등이 유명하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곧바로 “루트 박스는 도박이 아니다”라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우리는 영국, 호주, 그리고 수많은 다른 도박 위원회들처럼 (게임 속 확률형 아이템이) 도박이 아니라는 점에 동의한다. 우리는 또한 이것이 실제 도박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에 반대한다.”
말하자면 케리 홉킨스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프라이즈 장난감이 도박으로 취급받지 않듯, 게임 안에 있는 확률형 아이템 메커니즘 역시 도박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이다.
최근 루트 박스와 도박 사이의 관계는 유럽의 여러 국가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케리 홉킨스 부사장이 언급한 영국과 호주 도박당국의 경우 아직 루트 박스를 도박으로 간주하지 않고 있지만,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경우 확률형 아이템을 일종의 도박으로 간주하거나 그에 준하는 것으로 취급하기 시작했다.
네덜란드 도박 당국은 2018년 4월 그 결과물이 유저 사이에 거래될 수 있는 루트 박스를 ‘불법’으로 규정했고, 벨기에의 경우 2018년 9월 EA의 <피파 18>이 도박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검토하기도 했다.
한편 영국 정부는 현재 게임에 대한 전방위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 조사 범위에는 확률형 아이템뿐만 아니라 VR 산업의 진흥 방안, 게임 중독 문제 등 다양한 안건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이날 위원회에서는게임 내에 심리학적 요소를 고려한(사람들이 게임을 더 많이 플레이하게 만들기 위한) 메커니즘의 삽입 여부 등 날카로운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