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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기획] C&C 프랜차이즈 18년, 그 굴곡의 역사

개발 중단된 커맨드 & 컨커, 18년간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다

현남일(깨쓰통) 2013-10-30 19:06:30

EA빅토리게임즈에서 개발되던 온라인 RTS(실시간 전략) 게임 <커맨드 & 컨커>(Command & Conquer)의 개발 중단 및 개발사 해산이 결정됐다. 이에 따라 지난 19951편이 발매된 이래 18년 동안 시리즈를 지속해서 발매해왔던 <C&C> 시리즈는 사실상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

 

그렇다면 과연 <C&C>는 지난 18년간 어떠한 발자취를 남겼을까? 디스이즈게임은 <C&C>의 역사를 간단하게 정리하는 기획을 준비했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여명그리고 웨스트우드


웨스트우드 스튜디오’(Westwood Studio)는 현대적인 RTS 게임의 효시로 손꼽히는 <2>(Dune 2)를 지난 1992년 선보여 많은 주목을 받았던 개발사다. 웨스트우드 스튜디오는 <듄 2> 이후 3년 만인 1995, 새로운 프랜차이즈를 이용한 RTS 게임 <커맨드 & 컨커> 1편을 선보였다. 이것이 바로 ‘C&C’의 장대한 역사의 시작이었다.

 

<C&C> 1편은 기본적인 뼈대는 < 2>를 물려받았지만, 세련되게 다듬은 게임 플레이와 가상의 현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독특한 게임 분위기를 자랑했다. 그리고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FMV(Full Motion Video)의 도입과 잘 짜인 캠페인 구성 등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일약 RTS 장르를 대표하는 작품 중에 하나로 도약하게 된다

 


<C&C>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이후 타이베리안 돈’(Tiberian Dawn, 여명)이라는 게임명이 붙은 작품이다. 

 

이후 웨스트우드 스튜디오는 <C&C>의 확장팩인 <비밀작전>(The Covert Operations), 후속작이자 스핀오프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C&C: 레드얼럿>(적색경보, Red Alert) 같은 작품을 잇달아 선보여 계속 히트시켰다. 특히 <레드얼럿>은 1편 못지않은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이후 <C&C>의 또 다른 대표 시리즈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웨스트우드스튜디오는 1997년 선보인 멀티 플레이 전용 게임<C&C 솔 서바이버>(Sole Survivor)는 흥행에서 참패를 기록했다. 여기에 1999년 선보인 시리즈 2편 <C&C: 타이베리안 선>(Tiberian Sun)은 비교적 무난한 게임성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비슷한 시대의 경쟁작이라고 할 수 있는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에 비해 흥행과 게임성 모두 완전히 참패하면서,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스타크래프트>의 대항마로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참패한 <C&C 타이베리안 선>
  

EA, 웨스트우드를 ‘EAT’하다


그러던 와중에 <C&C> 팬들에게는 빅뉴스라고 할 만한 사건이 터진다. 바로 1998, 세계적인 공룡 게임사인 EA가 웨스트우드 스튜디오를 12,200만 달러에 내부 개발 스튜디오로 편입한 것이다. 

 

EA에 인수된 뒤에도 웨스트우드 스튜디오는 그 이름을 계속 유지하면서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특히 <타이베리안 선>의 참패 이후, 지난 2000년 선보인 <커맨드 & 컨커 레드얼럿 2>(Red Alert 2) <타이베리안 선> 때 지적받았던 부족한 멀티 플레이가 대폭 개선됐고, 한국 유저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많은 주목을 받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레드얼럿 2>는 한국에서만 출시 한 달도 되지 않아 10만 장을 넘게 팔았다는 발표가 있었으며, 케이블 방송사를 통한 리그가 방송되는 등 많은 인기를 끌었다. 

 

한국유닛(보라매)을 선보이고 텍스트는 물론 음성까지 모두 한글화 하는 등. 한국 시장에 많은 공을 들였던 <C&C 레드얼럿 2> 

 

하지만 웨스트우드스튜디오는 2002년 발매된 <C&C>의 외전이자 첫 번째 FPS 게임인 <C&C 레니게이드>(C&C Renegade)를 마지막으로 스튜디오가 폐쇄되기에 이른다당연하지만 웨스트우드 스튜디오의 폐쇄는 당시 게이머들의 엄청난 반발을 불러왔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고, 웨스트우드 스튜디오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당시 웨스트우드 스튜디오는 <C&C> 외에도 RPG 프랜차이즈인 <녹스>(NOX), MMORPG<어스 앤 비욘드>(Earth & Beyond) 등을 개발했는데 <C&C 레니게이드>가 딱 평타수준의 흥행만 기록하고, <어스 앤 비욘드>가 제대로 된 결과를 내놓지 못하자 EA가 스튜디오 폐쇄를 결정한 것이다.

 

참고로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2008년, 당시 EACEO인 존 리치티엘로(John Riccitiello) 회장은 웨스트우드 스튜디오를 포함해 불프로그’(Bullfrog), ‘오리진’(Origin) 등 합병한 개발 스튜디오의 운영에 대해 우리가 그들을 망쳤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관련기사] EA “우리가 웨스트우드를 망쳤다

 

 

4년간의 잠수, EA LA와 함께 부활한 <C&C>

 

이후, EA는 웨스트우드 스튜디오 출신 개발자들을 다수 영입한 ‘EA 퍼시픽을 통해 <C&C> 프랜차이즈의 개발을 지속해 나간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지난 2003년 출시한 <C&C 제너럴>(Generals)이었다.

 

이 게임은 웨스트우드 스튜디오가 아닌 개발사에서 처음으로 나온 <C&C>라는 점에서 여러 가지 파격적인 요소들을 가지고 있었다. 시리즈 전통의 사이드 바’ 인터페이스가 삭제되고, 대신 <스타크래프트>와 유사한 언더바형태의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었다. 

 

시리즈의 배경도 지금까지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현대전이었다. 이런 요소들로 인해 시리즈의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정통성논란까지 벌어졌지만, 어찌 되었든 <C&C 제너럴>의 게임성자체는 어느 정도 인정 받았다. 그랬기에 마니아들은 차기작에 대한 기대도 높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C&C>는 난데없는 잠수에 들어간다. 2003년 발매된 <C&C 제너럴 - 제로아워>(Zero Hour) 이후 4년 동안 이렇다 할 신작이 발매되지 않았다. 게다가 개발사인 EA 퍼시픽이 EA의 다른 내부 스튜디오들과의 통합과 정리 끝에 ‘EA LA스튜디오로 새롭게 개편되면서, <C&C> 프랜차이즈는 그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C&C> 시리즈 중 가장 이질적인 작품인 <C&C 제너럴>. 하지만 괜찮은 게임성을 가지고 있었고 어느 정도 성과도 거둔 작품이다.
 

기다림이 끝난 것은 2007년이었다. 근 4년 만에 EA LA스튜디오가 정통 시리즈의 후속작을 자처하는 <C&C 3: 타이베리움 워>(Tiberium Wars)를 선보였다. 

 

<제너럴이후 근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라는 점도 그렇지만, 특히 정통 <C&C>의 요소들을 대거 도입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의 RTS 게임으로서 부족함이 없는 게임성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호평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3일 만에 1만 장 이상을 판매하며, 당시 침체되어있던 PC 패키지 게임업계에서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타이베리안 선> 이후 정말 오랜만에 등장했지만, 훌륭한 게임성으로 호평 받았던 <C&C 3>. 

  

발매되서는 안 되었어야 할 게임’ <C&C 4>

 

2007<C&C 3>를 통해 프랜차이즈의 부활을 알린 EA LA스튜디오는 2008년에는 레드얼럿시리즈의 신작인 <C&C 레드얼럿 3>를 발매했다

 

이 게임은 당시 제 3세력인 욱일제국의 존재로 인해 잠깐 군국주의 논란이 벌어지기는 했지만, 특유의 코믹하면서도 재미있는 게임 분위기와 탄탄한 게임 구성으로 호평을 받았다. (군국주의 논란 역시 이 정도면 미화까지는 아니다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C&C 3>의 게임성을 완성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레드얼럿 3>. 시리즈 골수 마니아들은 이 게임을 사실상의 마지막 C&C라고 부른다.

 

한편 이후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이 시기에 EA는 네오위즈게임즈와 함께 <C&C> 프랜차이즈의 온라인 게임화를 꾀했다

 

실제로 EA와 함께 <피파 온라인>을 공동개발했던 네오위즈게임즈의 주요 개발진들이 주축이 되어서 <C&C> 세계관을 빌린 온라인 게임의 개발이 상당 부분 진행되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온라인 게임 프로젝트는 세상의 빛을 보지도 못했고, 서비스 역시 이루어지지 못했다. (자세한 이유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그리고 EA는 지난 2010, 난데 없이 <C&C 4: 타이베리안 트와일라잇>(Tiberian Twilight)이라는 작품을 출시하게 된다. 무려 본가’ <C&C> 시리즈의 최종장이라는 거창한 문구로 홍보에 나섰고, 그만큼 마니아들과 RTS 게이머들의 기대를 한껏 끌어모은 작품이었다.

 

하지만 이 게임의 실상은 바로 취소된 온라인 게임화 프로젝트의 산물을 급하게 패키지 게임으로 다시 개발한 작품이었다본래 온라인 게임으로 개발되던 작품을 급하게 싱글 플레이 중심의 PC 패키지 게임으로 개발해서야 제대로 된 결과물이 나올 수는 없는 법

 

그 결과 <C&C 4>온라인 게임도 아니고, ‘패키지 게임도 아니고, ‘C&C 특유의 게임성도 가지지 못했으면서’, ‘음악 빼고는 뭐하나 건질 것이 없는최악의 작품으로 탄생했다. 마니아, 일반 유저 할 것 없이 등을 돌렸고 속된 말로 폭삭 망했다는 표현이 전혀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흥행에서도 참패했다.

 

 

마니아들 사이에서 이 게임은 '발매 사실' 자체를 부정당할 정도로 최악의 작품으로 손꼽힌다.

 

결국 흥행에 실패하면서 EA LA스튜디오는 지난 2010, 대량 해고와 함께 스튜디오 폐쇄가 결정되었다. <C&C> 시리즈를 만들던 개발자들 역시 대거 해고되었고 이로 인해 많은 게이머들은 <C&C> 프랜차이즈가 최악의 형태로사실상 끝날 것으로 예상을 했다.

 

 

참된 절망을 동반한 EA빅토리게임즈와 신생’ C&C

 

많은 유저들이 프랜차이즈의 끝을 예상했지만, EA는 지난 2011뜬금 없이’ <C&C 제너럴>의 후속작인 <C&C 제너럴 2>를 깜짝 발표한다. 게임의 개발은 EA LA스튜디오의 인원을 물려 받은 바이오웨어 산하 ‘EA 빅토리게임즈’(Victory Games) 였고, 이 때문에 다시 한 번 시리즈 마니아들은 희망을 품게 되었다.

 

이후 EA빅토리게임즈는 2012, <C&C 제너럴 2>를 부제를 떼고 원작을 계승한다는 의미로 <커맨드 & 컨커>로 게임명을 바꿈과 동시에, 싱글 플레이가 없는 완전한 부분 유료(F2P) 방식의 온라인 게임으로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2013E3 , 게임스컴 같은 해외 게임쇼에서 체험판을 선보이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면서 9월 알파 테스트, 그리고 11월 클로즈 베타 테스트(CBT)를 약속했다. 예정된 게임의 발매일은 2014년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새로운’ <C&C>는 알파 테스트가 마지막이었다. 29(현지시각), EA완성도 미흡을 이유로 게임의 개발 중단과 개발사인 EA빅토리게임즈의 해산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커맨드 & 컨커 개발중단. 시리즈 사실상 사망선고

 


EA는 E3 2013, 게임스컴 2013 등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게임을 홍보했다. 특히 게임스컴에서는 직접 만든 탱크까지 행사장에 전시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이렇게 해서 지난 1995년 첫 작품이 발매된 이래 RTS 게이머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온 <C&C>18년 만에 프랜차이즈 지속에 있어 최악의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다. 물론 EA빅토리게임즈의 개발인력이 다시 한 번 EA 내부 어딘가에 둥지를 튼다면 극적으로 부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EA가 최근 몇 년 사이 <C&C> 프랜차이즈에 보인 행보를 보면 그 가능성은 지극히 불투명해 보인다. EA는 아직 빅토리게임즈 개발자들의 앞으로 행보와 <C&C> 프랜차이즈의 미래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과연 이런 굴곡의 역사 끝에 <C&C>가 다시 한 번 화려하게 부활할지, 아니면 이제는 신작이 발매되지 않은 채 마니아들의 추억 팔이만 하는 사실상의 끝난 프랜차이즈가 될지. 그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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