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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카드뉴스] "배틀필드는 인종차별 게임이다."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황찬익(찰스) 2016-11-21 15:16:14
‘화이트 워싱’ 이란 단어를 아십니까? 흔히 원작을 영화로 리메이크 할 때, 다른 인종 배역을 백인으로 바꿀 때 쓰이는 단어입니다. 최근 개봉한 ‘닥터 스트레인지’나,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공각기동대’가 아시아인 배역을 백인으로 바꿔서 논란이 있었는데요. 
 
얼마 전, EA에서 출시된 게임 <배틀필드 1> 역시,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키며 화제에 올랐습니다. 
 
과연, <배틀필드 1>이 저지른 인종차별도 ‘화이트 워싱’인 걸까요? / 디스이즈게임 황찬익 기자

 

 

 

“1차 세계대전을 알고 있습니까?”

 

“네. 알고 있습니다.”

 

“어떤 전쟁이었습니까?”

“유럽에서 일어난 대규모 전쟁이었죠.”

 

“어떤 사람들이 죽었습니까?”

“많은 유럽 백인들이 죽었죠.”

 

“그렇다면 1차 대전은 백인들의 전쟁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그렇겠죠?”

 

그렇지 않다.

 

여기 이 사람이 한 편의 게임을 통해,

그게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다.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EA의 대작 게임, 

<배틀필드 1>

 

이 게임은 출시 전부터 뜨거운 논란에 휩싸였다.

 

공개된 게임 표지의 모델이 미국 흑인 병사였던 것

 

백인 게이머들의 잇따른 항의

 

“배경이 1차 세계대전인데, 흑인 병사가 표지모델이라니 말도 안된다.”

“1차 대전은 유럽 백인들만의 전쟁이었다.”

 

“이는 희생된 백인 병사들에 대한 모욕이며, 명백한 ‘블랙 워싱’이다.”

 

흔히 할리우드에서, 원작의 타 인종을 백인으로 바꾸는 행위, 

‘화이트 워싱’

 

EA의 흑인 표지 모델이, 그것과 같다는 것이다. 

 

물론, 1차 세계대전에서 가장 많이 희생된 사람들은 유럽 백인이 맞다.

모두가 흔히 알고 있는 상식.

 

하지만, 만약 1차 세계대전이 정말 ‘백인들만의 전쟁’ 이었다면,

이 사람들은?

 

미군으로 참전한, 미국의 첫번째 흑인 보병 연대, '더 할렘 헬파이터스'

 

영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싸웠던, ‘오스만 제국군’

 

1차 대전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에도 나왔던, 사막의 소수민족 ‘베두인’

 

전쟁 도중 가장 많은 적을 저격했던, 캐나다 원주민 출신의 스나이퍼.

 

모두가 흔히 알고 있던 지식 이면에,

아무도 관심 갖지 않았던 사람들.

 

비록 그 수는 적었고 

통계로는 너무나 미미하게 표현되지만

 

전쟁에 참여한 것은 숫자나 비율이 아닌,

하나하나가 모두 

 

사람. 

 

배틀필드1의 수석 디자이너, 다니엘 베를린

그가 게임을 만들면서 가장 염두에 뒀던 것

 

‘이것이 단순한 전쟁 게임이어선 안된다.’

 

‘사람들이 가진 선입견을 극복해보자.’

 

“평범한 사람들은 ‘그들’이 참전했다는 사실조차 모릅니다.”

 

“우리는 게임 속에 다양성을 부여하고 싶었죠.

그게 이 게임의 핵심입니다.”

 

배틀필드 트레일러 첫 장면에 나오는, 

히잡을 두른 베두인 여성전사

 

여성에 소수민족.

여태까지 전쟁게임의 주인공에는 볼 수 없었던 캐릭터

 

하지만 배틀필드1의 싱글 캠페인에서는, 이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우리는 사람들이 게임을 통해, 1차 세계대전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을 탐구하길 바랍니다.”

 

게임이 어느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는 건,

알려진 역사를 단순히 옮기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우리가 모르던 역사의 일부, 그곳에도 항상 누군가 있었다는 것을.

 

그들은 단순한 역사나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기에.

 

같은 질문, 다시 한번 묻는다.

 

“당신은 정말 1차 세계대전을 알고 있습니까?”

 

This is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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