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리니지 2> ‘바츠’ 서버에서 인상 깊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악명 높은 거대혈맹 ‘DK’의 철권통치와 폭정을 견디지 못한 바츠 서버 유저들의 호소에 호응한 전 서버 유저들이 단결해 저항운동을 전개한 이른바 ‘바츠 해방전쟁’(혹은 내복단 저항운동)입니다.
이 바츠 해방전쟁을 소재로 ‘가상 세계와 현실세계의 충돌’과 ‘가상공간과 현실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무의식’ 등을 다룬 예술 기획전이 열렸습니다. 경기도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게임 X 예술: 바츠혁명 戰’ 기획전시입니다. 과연 예술의 눈으로 본 바츠 해방전쟁. 그리고 게임과 현실세계의 충돌은 어떤 모습일까요?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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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츠 혁명전은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경기도 미술관에서 오는 9월 2일까지 열린다.
[게임 X 예술: 바츠혁명 戰 전시개요]
바츠혁명전은 게임의 세계관과 현실세계의 충돌, 가상 공간 내 사건과 이어지는 현실의 삶 등을 <리니지 2>에서 실제로 있었던 ‘바츠 해방 전쟁’을 통해 표현한 예술 기획전이다. 지난 6월 25일부터 오는 9월 2일까지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경기도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기획전에서 예술가들은 현실의 정치 문제들을 풍자적으로 다루거나 가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무의식을 다룬 다양한 회화, 사진, 설치 조형물, 영상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 또한 <리니지 2> 캐릭터와 바츠 해방전쟁 관련 작품들도 다수 선보였다. 각 작품들은 캐릭터 공간, NPC. 바츠혁명, 퀘스트, 보상, 현실화 등의 주제로 구별돼 전시되며 관람객들에게는 작품들에 대한 해설집이 배포된다.
참고로 이번 기획전은 게임 문화에 대한 예찬, 혹은 부정적인 면에 대한 비판이나 <리니지 2>에 대한 홍보를 목적으로 하는 행사가 아니다. 온라인상에 구축되고 있는 현대적 삶의 한 단면을 미술관이라는 오프라인 공간으로 불러내 가상공간에서는 어떤 사회적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한 전시라는 점을 감안하자.
게임과 관련된 이미지를 볼 수 있는 전시장 입구.
전시장 입구에서는 바츠 해방전에 대한 배경 이야기를 한글과 영어로 확인할 수도 있다.
※ 이하 <리니지 2> 이미지는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바츠 해방전 및 <리니지 2>의 무대가 되는 아덴 대륙의 지도, 각종 이미지들.
<리니지 2> 캐릭터 관련 회화들.
[캐릭터 공간] ‘로코코 넘버33’ /(작가)도로시 엠윤.
[NPC] ‘마지막 판타지 7’ /정흥섭
[NPC] ‘잔혹동화 3-2’ /소현우
[NPC] ‘잔혹동화 6’ /소현우
[NPC] ‘자위적 조치’ /손종준
[NPC] ‘거미’ /이범준
[NPC] ‘기계적인 제나두’ /왕지원
[NPC] ‘계획서 No.2’ /왕지원
[NPC] ‘꽃 용 구름’ ‘호랑이’ ‘봉황’ 등 /이한수
[바츠혁명] ‘Lineage of bit’ /홍남기
<리니지 2>의 홍보 트레일러를 ASCII 코드로 재구성해서 원본과 비교하는 영상.
[바츠혁명] ‘누가 영원히 살기를 원하는가’ /조습
[퀘스트] ‘오사마 미영의 취미생활’ /이대웅
<콜 오브 듀티> <메달 오브 아너> 등의 게임 동영상을 편집해서 구성한 가상 다큐멘터리.
[퀘스트] ‘황홀한 드라이브’ /유비호
자동차 경주 게임을 보는 듯한 영상.
[퀘스트] ‘미들 코리아’ /양아치
[퀘스트] ‘나를 당신의 문앞으로 이끌어 주세요’ /뮌(Mioon)
[퀘스트] ‘DDR+스트리트 파이터’ /이훈+한승구
참고로 위의 콘트롤러로 실제 <스트리트 파이터 2>의 조작이 가능하다.
[보상] ‘또 다른 풍경’ /장재록
[보상] ‘카모플라쥬’ /심영식
[현실화] ‘알자지라’ 등 /진기종
[미니 인터뷰] 경기도미술관 최기영 큐레이터
TIG> 이번 전시회의 기획의도가 궁금하다.
최기영 큐레이터: 우리나라에서 이제 온라인게임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굳이 게임업계에 있지 않더라도, 혹은 게임을 미칠 듯이 좋아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라도 온라인게임을 즐기고 있는 게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도 <구룡쟁패>에서 개방 장로까지 올랐을 정도로 온라인게임을 많이 즐겼다(웃음).
온라인게임은 특히 사람과 사람들이 부딪히며 이야기를 만들고 서로 소통하는 등 가상 속에서 하나의 사회를 만들어 나간다는 점에서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사회적 현상이 일어난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리니지 2>의 ‘바츠 해방전’이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번 전시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참고로 예술계에서도 이번 전시회는 매우 독특한 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전에도 게임과 예술의 접목에 대해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과거에는 게임과 유저의 상호작용(인터랙티브)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는 게임 속 내면, 나아가 게임을 통한 사회구조 고찰과 인간의 욕구 등 ‘철학적인 메시지’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었다. 많은 작가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영감을 얻었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해외에서 방문한 큐레이터들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었다.
TIG>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진행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이번 전시회를 기획하면서 당연히 한국콘텐츠진흥원에 연락했다. 하지만 한 번 전화하고 다시 연락하지 않았다. 콘텐츠진흥원에서 최근 게임업계에서 폭력성이나 과몰입 등이 문제가 되는 만큼 전시 작품들의 ‘폭력 수위’에 대해 걱정한다는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예술을 왜 폭력과 연관 지어서 생각하는지 이해할 수도, 이해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더 이상 이야기를 진행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게임업계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있다. 보통 예술계에서 이와 같은 전시회를 한다고 하면, 가령 자동차를 소재로 하는 예술 전시회를 한다고 하면 자동차 업계에서는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며 많은 관심을 보인다.
이에 반해 게임업계에서는 예술 쪽에 대한 지원이나 관심이 너무나 부족하며, 그보다는 자사 게임의 홍보에만 집착한다는 점을 이번 전시회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게임은 이제 단순한 콘텐츠가 아닌 하나의 문화다. 게임업계에서도 이런 점을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TIG> 앞으로도 이와 같은 전시를 기획할 생각이 있나?
물론이다. 이번 전시회는 첫 단추라고 생각한다. 이제 첫 단추를 채웠으니 예술업계에서도 앞으로 게임을 많이 주목하게 될 것이고, 또 우리가 아니라고 해도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질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게임을 소재로 한 여러 전시회를 기획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