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건담 캡슐파이터>(이하 SD건담)는 매달 새로운 기체를 선보인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유닛 300대를 선보이겠다고 한 약속을 훌쩍 뛰어넘어 어느덧 400대를 넘어섰다.
끊임없는 업데이트 일정 속에 매달 유닛을 선보일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송기원 기획 파트장은 “유저에게 새로운 이슈를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디스이즈게임은 소프트맥스 송기원 기획 파트장, 하승수 운영 팀장, 반다이코리아의 김형길 총괄 PM을 만나 매달 기체 업데이트가 이루어지는 과정과 <SD건담>의 개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봤다. /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 “매달 새로운 이슈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TIG> 오랜 기간 <SD건담>을 서비스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반다이코리아 김형길 총괄 PM: 오랜 역사를 가진 건담을 다루는 만큼 원작의 고증을 살리기 위해 유닛 디자인은 물론 각종 기획까지 검수를 거치고 있다. 건담이라는 브랜드가 갖는 힘과 철저한 검수로 재현한 게임이라는 점, 그리고 일반 메카닉 게임에서는 느낄 수 없는 몰입도를 제공한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소프트맥스 송기원 기획 파트장: 뭐니뭐니해도 건담이라는 브랜드의 힘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30여 년에 이르는 동안 건담이라는 브랜드는 수많은 콘텐츠를 탄생시켰고, 다양한 콘텐츠를 접한 유저들이 온라인 액션게임으로서는 유일무이한 <SD건담>에 매력을 느끼는 듯하다.
하지만 단순히 건담이라는 브랜드만 보고 유저들이 몰린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SD건담>만의 화끈한 액션성과 조작성이 더해져 특유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수많은 액션게임을 직접 플레이해 보면서 어떻게 <SD건담>에 액션을 녹여낼지 많이 고민했다.
반다이코리아 김형길 총괄 PM.
TIG> 5년 동안 빠지지 않고 매달 유닛을 추가했는데, 그 과정이 궁금하다.
송기원: 업데이트 직후, 다음 달에 업데이트할 유닛 라인업 선정 → 유닛 제작 → 유닛 밸런스 테스트 → 업데이트 → 다음 달 유닛 라인업 선정…의 무한 반복 스케줄을 따르고 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우선 소프트맥스, 반다이코리아, CJ E&M 넷마블 관계자가 업데이트 협의를 통해 1년 동안의 라인업을 구축한다. 이후 판권사인 선라이즈에 라인업 유닛의 사용 가능 여부 및 다른 건담 사업과의 연관성 등의 최종 확인 과정을 거친다.
최종 허가가 떨어지면 유닛 제작을 담당하고 있는 일본 TOM Create에 외주 의뢰를 요청한다. 유닛의 제작이 끝나면 연간 스케줄에 맞춰 업데이트 유닛을 배치하고 본격적으로 스탯 설정 및 필살기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 마지막으로 유닛의 밸런스를 테스트한 후 반다이코리아와 판권사인 선라이즈에게 검수를 받은 다음, 최종적으로 유저에게 선보이게 된다.
어떻게 보면 매우 바쁘고 지루할 만한 스케줄인데, 이를 묵묵히 5년 동안 진행해준 유닛 관련 담당자 분들께 감사하다. 요즘은 그나마 유닛 라인업 선정을 분기별로 미리 진행하기 때문에 유닛 제작과 밸런스 테스트에 숨통이 조금 트인 상태다.
김형길: 5년 동안 한번도 빠지지 않고 검수에 협조해 주시는 소프트맥스 담당자 분들께 저희도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 드리고 싶다(웃음).
소프트맥스 송기원 기획 파트장.
TIG> 매달 유닛을 업데이트하다 보면 고충이 심할 것 같다. 어떤 점이 힘든지 그리고 이와 연관된 일화가 있다면?
소프트맥스 하승수 운영팀장: 유닛 업데이트를 하려면 유닛 선정·제작·테스트의 삼박자가 잘 맞아야 한다.
유닛 선정과 제작 부분에서는 일본 선라이즈의 고증 검수 및 허락이 필수인데, 이는 반다이코리아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매끄럽게 진행되는 편이다.
소프트맥스 입장에서 가장 힘든 것은 역시 유닛의 성능을 맞추는 밸런스 테스트다. 모든 유저를 100% 만족시킬 수가 없기에, 최대한 많은 유저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때로는 테스트 팀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려서 밸런스의 방향을 못 잡을 때가 있는데, 이때 기획팀과 협의해 결단을 내리는 것이 가장 힘들다.
송기원: 매달 업데이트가 끊이지 않다 보니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지치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때 내건 약속인 만큼 반드시 지키고 싶다. 개발팀원들도 모두 <SD건담>에 대한 책임감이 강해서 묵묵히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매달 유닛을 업데이트해야 유저들에게 새로운 이슈를 제공할 수 있고, 이에 따른 반응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개발사와 유저 서로에게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반다이코리아에 죄송한 부분도 많다. 유닛 개발이 빠르게 진행돼야 반다이코리아에서도 판권사에 검수를 맡길 때 여유롭게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매달 일정에 밀려 아슬아슬한 기간에 유닛이 완성돼 반다이코리아에서 애를 많이 태운 걸로 알고 있다(웃음).
TIG> 유닛을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김형길: <SD선담>의 유닛 외주 제작을 담당하고 있는 일본 TOM Create에 외주 의뢰를 넣기 전에 먼저 소프트맥스와 함께 외주 제작을 맡길 유닛을 선정하는데, 특별히 어느 시리즈를 강조하기보다는 모든 시리즈를 두루 다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차로 선정된 유닛 리스트로 판권사과의 확인 과정까지 거친다.
유닛의 사용 가능 여부 및 다른 건담 사업과의 연관성 등을 고려해 판권사를 포함한 최종 확인을 완료한 후 실제 제작 의뢰에 들어간다.
송기원: 매달 업데이트 유닛의 선정은 TOM Create의 외주 제작이 끝난 유닛 목록에서 연간 서비스 스케줄에 따라 업데이트 순서가 배정된다.
때로는 시난주처럼 신작 애니메이션과, 또는 뉴 건담 HWS처럼 건담 프라모델(일명 건프라)이 나오는 시점에 맞춰 유닛을 선정하기도 한다. 서비스 초기에는 이슈를 집중하기 위해 당시 국내에도 정식 방영되면서 인지도가 높았던 <기동전사 건담 SEED> 시리즈 위주로 유닛을 집중해 업데이트했었다.
그래서 당시에 “<SD건담> 개발자는 <기동전사 건담 SEED> 팬만 있냐”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웃음). 지금은 주로 <SD건담>의 자체 스케줄에 따라 유닛을 선정한다.
TIG> 업데이트한 유닛 중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유닛이 있다면?
송기원: 업데이트된 유닛 중에 애정이 안 가는 유닛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도 특별히 하나를 선택하라면 이번에 신규로 업데이트하는 턴 에이 관련 유닛에 각별한 감정이 든다. 그동안 거의 모든 시리즈에서 유닛이 등장했는데 턴 에이 관련 유닛은 <SD건담>에 등장하기까지 무려 4년이 걸렸다. 이렇게 무사히 업데이트 라인업에 올라와 준 것만으로도 감격이다(울음).
TIG>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에 등장하는 유닛은 무장의 수가 많다. 반면 <SD건담>은 무장 수가 한정돼 있다. 어떤 기준으로 유닛을 무장하는가?
송기원: <SD건담>은 보다 가벼운 게임을 추구하는 동시에 원작에서도 3개 이하의 무장을 가지고 있는 유닛과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 기본 무장수는 3개로 한정하고 있다.
다만 3개로 한정돼 있기 때문에 실제 원작에서 무장 개수가 많았던 유닛도 3개로 추리거나 재배치하는 과정을 거친다. 일단 유닛의 원작 활약도를 참고하고, 게임 내에서 위치할 포지션을 고려해 묵찌빠 속성을 먼저 정하고, 원작 무장 중에서 해당 속성에 맞는 무장을 재배치한다.
무장 개수가 다소 많은 유닛은 높은 랭크 유닛으로 등장시켜 무장 변경 키를 활용해 추가 무장을 제공하거나 레어 랭크 등의 바리에이션 유닛으로 등장한다.
<SD건담>의 바리에이션에도 기본적인 규칙이 정해져 있다. 보통은 기존 유닛에 추가적인 무장이 추가되는 정도면 레어 랭크가 되는 것이고, 외형이나 플레이 스타일 자체가 달라지면 시크릿 랭크로 책정되는 식이다.
물론 유저와 개발사가 유닛의 무장에 대해 느끼는 것이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최대한 설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고려해 주었으면 좋겠다.
TIG> SR랭크도 비슷한 경우인가?
송기원: SR랭크도 AR, BR, CR랭크와 마찬가지로 메인이 되는 S랭크의 무장 바리에이션 격인 등급이다.
S랭크 역시 외형이나 무장의 형태가 대폭 바뀌는 유닛은 S랭크 → SS랭크로 등급, 단순 무장 바리에이션 유닛은 S랭크 → SR랭크로 등급을 책정한다.
‘뉴 건담 HWS’의 경우 ‘뉴 건담’에서 외형과 무장이 많이 바뀌었으므로 SS랭크로, 이번에 새로 나오는 ‘더블오 건담 세븐소드/G’의 경우는 단순 무장 추가 버전이므로 SR랭크로 책정됐다. 이는 다른 랭크의 노멀/시크릿/레어 등급 책정과 동일한 룰을 따르고 있다.
사실 SR랭크와 SS랭크는 초기 S랭크가 업데이트되던 2008년부터 기획이 잡혀 있었다. 하지만, SS랭크가 조합식 형태로 쉽게 업데이트된 반면에, SR랭크는 캡슐머신으로 서비스돼야 하다 보니 커스텀 캡슐머신이 구현된 시점에서야 업데이트됐다.
결국 <건담 시작 3호기>와 <노이에 질> SR랭크 버전들은 2008년부터 오랫동안 묵혀 있다가 3년 만에 빛을 본 셈이다(웃음).
TIG> 유닛은 밸런스와 원작구현 중 어느 쪽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가?
송기원: 밸런스와 원작 구현 모두 중요한 부분이기에 어느 한쪽에 특히 중점을 두고 있진 않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유닛 제작 단계에서는 원작 구현에 매우 신경을 쓰고, 밸런스 테스트 단계에서는 밸런스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유닛 제작팀과 밸런스 테스트팀이 모두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에 무게 중심이 실리거나 하지는 않는다. 최대한 두 가지를 모두 살리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TIG> 최근 대규모 밸런스 패치가 유저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밸런스는 무엇을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어떻게 맞추고 있는가?
하승수: 일단 게시판에서 많이 회자되고 있는 유닛은 개발팀과 테스트팀 양쪽 모두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다. 아무래도 신규 유닛에서 그런 논쟁이 많은데, 심하게 강하거나 약하다고 생각되는 유닛은 다음 정기 업데이트에 재조정을 진행한다.
또한 기존 유닛 중에서도 밸런스에 영향을 끼치는 유닛 위주로 테스트를 진행한 뒤에,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면 패치를 진행한다.
송기원: 밸런스 조정 대상유닛의 선정은 게시판 반응도 참고하지만, 사내 개발팀의 의견을 참고해 밸런스 대상 유닛을 선정하기도 한다. 때로는 밸런스가 잘 맞는데도 자기가 쓰는 유닛이라고 더 상향시켜달라는 협박을 하는 개발자도 있는데, 그런 것은 절대 안 들어준다(웃음).
TIG> 게임 내 밸런스 중 하나인 묵찌빠(근거리, 중거리, 장거리 전문 유닛) 속성 간의 밸런스는 현재 어떻다고 생각하나?
송기원: 아무래도 액션성이 짙고, 격투 지향 유저가 많은 만큼 묵 속성에 밸런스가 조금 치중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시즌4 업데이트에서는 아쉽게도 추가되지 못했지만, 찌빠 속성이 더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도 기획되고 있다. 추후에는 묵찌빠 속성 밸런스 맞추는 데 더 신경을 쓸 예정이다.
B랭크이면서도 S랭크와 동등하게 싸우던 딘 (라우 루 크루제 탑승기) 같은 경우는 2번 무장인 산탄의 계산식에 실수가 있었다. 이를 미처 발견하기 못해 사기 유닛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지금은 수정해서 조금 세다는 느낌은 있지만 예전 처럼 사기적인 성능은 아니다. 내부의 실수로 인해 유저들에게 피해를 준 부분은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TIG> 기존 유닛이 최근에 나온 유닛에 비해 잘 쓰이지 않는다. 이를 해결할 방안이 있다면?
하승수: 이는 <SD건담>이 해결해야 할 근본적인 문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현재 430여 종의 유닛이 있다고 해도 개인마다 주력으로 쓰는 기체는 10여 개로 한정되기 마련이다. 결국 사용하지 않는 기체가 늘어나게 되는데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유닛 간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꾸준히 기존 유닛들의 성능을 다시 잡아 나갈 예정이다. 다만 테스트 팀의 물리적인 일정도 있는지라 많은 수의 밸런스 조정은 어렵고, 매월 최소 2~3대 정도의 기존 유닛을 꾸준히 조정해 나갈 것이다.
TIG> 위치 랙(lag)에 대한 불만이 많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하승수: 위치랙에 대한 부분은 개발팀에서도 인지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 시도를 통해 위치랙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정이 치열하다 보니 위치랙이나 버그를 잡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입할 수가 없어서 한 번에 몰아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개선하여 패치하고 있다. 그래서 유저들은 직접적으로 체감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
이번 시즌4 업데이트에서도 위치랙을 줄이는 패치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위치랙이 없어지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수정을 할 것을 약속한다.
TIG> 운영자가 유저와 가깝게 지내는 느낌이다. 운영정책은 어떻게 되는가?
하승수: 특별히 틀을 갖고 있다기보다는 최대한 유저와 편하게 지내자는 방침이다. 다만 모든 유저의 의견을 100% 맞춰 줄 수 없으므로 최대한 다수가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예를 들어 운영자가 유저와 함께 게임을 한다고 했을 때 어떤 유저는 운영자가 적극적으로 운영에 임한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다른 유저는 유저가 말한 문제점 해결할 생각은 안 하고 놀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런 극과 극의 상황을 어떻게 조율할지 고민하고 있다.
■ “<SD건담> 개발자들도 모두 건담 팬이다”
TIG> 현재 <SD건담>의 개발인원은 몇 명이며 어떻게 구성돼 있나?
송기원: 모두 60여 명으로 그래픽, 프로그래밍, 기획, QA 등 다른 개발사와 기본적인 구조는 비슷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필살기를 포함한 유닛 제작만 전문적으로 맡고 있는 기획자가 있다는 것이다.
430 종이 넘는 유닛의 필살기를 만들어야 하고 원작의 느낌을 살려야 하는데 일반적인 그래픽 아티스트들이 건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모두 갖고 있진 않다. 그래서 건담에 대한 지식이 해박해 원작에 대해 전문적으로 설명해 주면서 유닛 제작을 전담할 사람이 필요했다. 결과적으로 기획파트 업무와 그래픽파트 업무를 동시에 진행하는 독특한 위치의 기획자가 생겼다.
TIG> 원작의 마니아인 유저들이 많다 보니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 같다. 어떻게 고증이 이뤄지는가?
김형길: 먼저 TOM Create에서 1차 제작된 유닛을 소프트맥스가 2차 제작과 밸런스 테스트를 진행한다. 여기까지의 과정이 유닛 개발이라 할 수 있는데, 건프라, 원작 애니메이션, 설정집 등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자료를 사용하여 개발한다.
그 후 유닛 개발이 끝나면 유닛의 모델링 이미지와 동작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모든 것을 판권사인 선라이즈사와 함께 검수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유닛 모델링과 동작 애니메이션은 물론 명칭, 소개문 까지도 모두 검수를 실시하여, 원작의 설정과 세계관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
TIG> 개발팀 곳곳에 건프라 박스가 많이 보인다. 전부 조립한 것인가?
송기원: 물론 전부 조립한 것이다. 절반은 개개인의 취미로 사다 놓은 것이지만, 대부분은 <SD건담>의 제작을 위해 자료로 구입한 것이다.
유닛의 기본 모델링은 일본 TOM Create에서 외주로 제작되지만, 일부 무장 바리에이션 등은 소프트맥스에서 추가로 제작할 필요가 있다.
추가로 제작할 때 가장 적합한 자료가 3D 실체로 구현된 건프라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모델을 구비해 놓고 있다.
TIG> 개발팀 내에 건담 마니아가 많을 것 같다. 실제로는 어떤가? 개발팀 내 가장 강력한 건담 마니아 한 명을 꼽으라면?
송기원: 실제로도 건담을 좋아해서 개발팀에 합류한 이들이기 때문에 마니아가 많은 편이다.
특이한 것은 (마니아치고는) 회사에는 건프라나 건담 피규어 같은 것이 별로 없는 편이다. 하지만 집에는 다들 건프라 탑을 쌓고 있거나 건담 피규어를 한 방 가득 갖고 있다고 들었다.
특히 기획팀의 모 기획자의 경우, MG 건프라 마니아인데 좋아하는 기체는 조립용/소장용으로 항상 2개씩 사는 버릇이 있다. 특히 소장용 MG는 박스에 흠집 하나 없는 깨끗한 것으로 구비한다고 들었다. 실제로 유니콘 건담 MG를 선물로 받은 적이 있는데, 박스에 흠집이 있다고 과감하게 중고로 팔아 버렸다(웃음).
그리고 많은 개발자들이 <SD건담>의 팬이고 심지어 <SD건담>을 위해 개발팀으로 들어온 유저도 있다. 실제로 개발팀 내부에서도 팀원끼리 쉬는 시간에 자주 즐기는 편이다.
많은 유저 분들은 개발자들의 실력이 낮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부분 자신의 아이디를 따로 갖고 있기 때문에 개발자들의 본 실력을 확인하지 못하는 것뿐이다. 내부에서도 순수하게 실력으로 별을 단 유저도 몇 명 있을 정도로 많이 즐긴다.
TIG> <SD건담> 외에 좋아하는 건담 게임이 있다면?
송기원: 시중에 출시된 건담 게임이라면 거의 다 플레이했고 모두 좋아한다. 근래에 가장 많이 즐겼던 게임으로 <건담 배틀 시리즈>가 있다.
PSP로 출시된 <건담 배틀 시리즈>는 쉬운 조작이 특징인 액션 게임으로 건담 원작 시나리오 모드가 액션 게임에 맞게 잘 구현되어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시나리오 미션을 하나 클리어 하는 데 3~4분 밖에 걸리지 않아 지하철이나 버스를 기다리면서도 쉽게 즐길 수 있었다.
그 외에 유닛의 획득과 튜닝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 유닛을 모으는 재미도 쏠쏠하다. 플레이를 하다 보면, “우와 이 시스템은 <캡슐파이터>에도 써먹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많았다(웃음).
TIG> 5년 동안 정말 많은 유닛이 나왔다. 앞으로 더 등장할 유닛이 있는지.
송기원: 앞으로 등장할 유닛은 무궁무진하다. TV애니메이션에서는 등장했지만 아직 <SD건담>에는 안 나온 유닛도 많고, 여러 가지 외전의 유닛도 많다. 앞으로도 신규 업데이트 유닛은 기대해도 좋다.
김형길: 아직 구체적인 유닛의 종류나 도입 일정은 말할 수 없지만 신작 애니메이션의 등장하는 유닛을 포함해 다양한 유닛의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다.
TIG> 개발팀에서 인기가 많은 유닛과 건담 시리즈는 무엇인가?
송기원: 개발팀원들은 나이대가 조금 있다 보니 아무래도 우주세기파가 많은 것 같다. 지난 4월에 업데이트된 <제타 건담 (각성모드)>도 우주세기 팬인 개발팀원들이 주도가 돼서 만든 결과물이다.
우주세기 유닛이 비우주세기 기체에 비해 약해 개발팀이 비우주세기 팬이 아니냐는 소리도 있었지만 사실은 아니다. 우주세기에서 기체는 하나의 병기로 취급된 만큼 엄청나게 강한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파일럿의 성능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 그런 만큼 <SD건담>에서도 컨트롤이 중요한 상급자용 캐릭터 콘셉트의 기체가 많았다.
반면에 비우주세기 유닛은 한번에 기체 수십 대를 물리치는 등 강력한 모습을 보여줘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체로 표현됐다. 개인적으로 우주세기를 보고 자란 세대라서 애착이 크긴 하지만, 건담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SD건담>을 총괄기획하다 보니 모든 건담 작품들에 애정을 갖고 있다.
TIG> 반다이 본사에서는 <SD건담>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김형길: 수많은 건담 관련의 게임들이 있지만 최초의 온라인 대전액션 게임이라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지난 2010년 성공적인 일본 진출을 시작으로 폭넓은 해외 전개를 기획하고 있으므로 이를 통해 <SD건담>은 물론 건담이라는 브랜드를 세계 각국의 온라인게임 유저들에게도 알릴 수 있는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IG> 일본 IP는 사용하기 까다로운 것으로 알고 있다. 제약이 있다면?
김형길: 아무래도 원작이 가진 설정과 세계관을 철저하게 고증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이 제약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이는 IP가 가진 최대의 장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유저들에게는 한층 더 게임에 대한 몰입도를 제공할 수 있고, 더욱 즐거운 게임 플레이가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유저 입장에서도 완벽하게 기체를 구현하지 않으면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있다.
물론 게임 기획은 물론 홈페이지의 배너 하나도 검수를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온라인게임과는 준비 시간이 걸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전에 기획하고 움직여서 이러한 부분은 해소하고 있다.
송기원: 또한 건담에 관련해서는 가장 전문가에게 고증을 받는 만큼 가장 확실하고 멋진 기체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예를 들어 TOM Create에서 제작한 턴 에이 건담의 초기 모습은 수염이 너무 벌어져서 모습이 어색했다. 그래서 소프트맥스 개발팀은 자체적으로 수염의 간격이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한 모습으로 수정해서 검수를 넘겼다.
하지만 반다이코리아와 일본 판권사인 선라이즈에서는 우리가 만든 턴 에이 건담에서 수염의 각도를 더 좁히고 얼굴을 더 다듬을 것을 요구했다. 개인적으로는 더 이상 손대면 유닛의 얼굴이 이상해질 것 같았다.
그런데 실제로 유닛을 제작해 비교해 보니 선라이즈에서 검수해 줘서 마지막으로 수정한 모습이 가장 원작에 가깝고 예쁘더라. 확실히 판권사는 달라도 뭔가 달랐다.
TIG> 반다이에서 소프트맥스에 지원을 하는 것은 어떤 것이 있는가?
김형길: 개발은 소프트맥스에서 전담해 진행하고 있고, 반다이코리아에서는 총괄 프로듀스를 담당하고 있는 만큼 사업 전체에 대한 정책 결정과 각 관련사와의 업무 조율 등의 대외 적인 업무지원을 하고 있다.
그 밖에 원작의 설정과 자료 등을 제공하거나, 모델링에 필요한 건프라를 제공을 하는 등의 실질적인 지원도 통상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 “시즌4는 팀플레이와 초보 유저에 맞춘 업데이트”
TIG> 시즌4에서는 목표는 무엇이며 무엇이 업데이트되나?
송기원: 시즌4의 메인 콘셉트는 신규·휴면 유저를 살피는 것으로 업데이트 내용도 초보자를 위한 것이 많다.
그들이 조금 더 <SD건담>에 흥미를 갖게 유도하고,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 길게는 <SD건담>의 유저층을 더욱 두텁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모든 퀘스트의 난이도를 수정하고 신규 튜토리얼과 신규 싱글 미션을 추가했다.
또한 초보와 고수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전투 보조 시스템도 개발했다. 전투 보조 시스템은 피하지는 못하더라도 맞출 수는 있도록 하자라는 콘셉트로 초보 유저의 명중률을 높여 주는 것이 핵심인 시스템이다.
물론 실력차가 있는 만큼 이 시스템이 있어도 초보가 고수를 이기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조금만 더 노력하면 비슷하게 싸울 수 있겠구나”는 생각을 심어줘 고수와 싸운 후 좌절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다만 유저가 너무 이 시스템에 의존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계급이 오를수록 성능이 약화된다. 이등병일 때는 쏘면 거의 맞지만 상사로 진급해 갈수록 명중률 보정은 계속 줄어들게 된다. 상사 이상이 되면 기존 유저와 거의 차이가 없다.
또한 신규 퀘스트를 클리어하면 S랭크 유닛을 얻을 수 있어 처음 시작한 유저뿐만 아니라 그동안 조합식이 어렵거나 현금으로 유닛을 사는 것에 부담을 느낀 유저들도 S랭크 기체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신규 유저만 신경 쓰느라 기존 유저를 소홀히 하는 역차별을 막기 위해 기존에 퀘스트를 완료한 유저들도 다시 퀘스트를 클리어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퀘스트 목록을 초기화했다. 뿐만 아니라, 중사/상사/원사용의 신규 퀘스트도 배치해 중급 유저를 위한 업데이트도 추가됐다.
이외에도 특정 조건을 만족시키면 얻을 수 있는 엠블럼과 매일 접속할 때마다 일정시간 추가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성실한 마음가짐’이라는 버프가 추가된다.
TIG> 팀워크를 강조한 모드가 많이 추가된 것 같다.
송기원: 팀원 중에 1명이 대장이 되고, 상대편의 대장을 쓰러뜨리는 모드인 신규 대전 모드 ‘대장전’과 상대에게 일정량 이상의 대미지를 주면 지원 점수를 얻는 ‘서포트’ 점수가 추가된다.
팀 중심의 모드와 지원 점수가 들어가는 이유는 개인 성적에만 치중되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SD건담>을 조금 더 팀 위주의 게임으로 끌고 가고 싶다는 개발팀의 표현이기도 하다.
TIG> 엠블럼 시스템이란?
송기원: 엠블럼이란,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획득할 수 있는 일종의 ‘훈장’이다. 엠블럼을 수집한 뒤에 마음에 드는 엠블럼을 자신의 계급장 옆에 붙여서 계급장을 꾸밀 수도 있다.
엠블럼을 획득할 수 있는 조건은 다양하다. ‘승리 10회’ 같이 쉬운 조건부터, ‘태그매치 킬수 1000회 달성’ 같은 힘든 엠블럼도 존재한다. 또한, 패배 회수가 증가할 때마다 획득할 수 있는 황당한 조건의 엠블럼도 있다.
다만 엠블럼은 어디까지나 <SD건담>에서 부수적으로 즐길 수 있는 요소다. 엠블럼을 적게 수집하거나, 늦게 획득하였다고 해서 페널티를 받는 것은 없다.
TIG> 앞으로의 업데이트 방향은?
송기원: 시즌4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에는 유저 편의성에 관련된 개발에도 중점을 두고 싶다. 그동안은 너무 신규 콘텐츠 업데이트에만 신경 쓰면서 달려온 것 같다.
솔직히 처음 <SD건담>을 시작할 때 300대 이상의 유닛을 업데이트하겠다고 발표했었지만 내부에서는 과연 가능할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런데 정신 없이 달리다 보니 벌써 430대를 넘었다는 것이 감회가 새롭다.
앞으로는 그동안 <SD건담>을 즐기면서 불편했다 싶은 부분들을 하나씩 다시 짚어 가려고 한다. 물론 새로운 즐거움이 있는 신규 전투 모드, 신규 유닛, 신규 미션 등도 꾸준히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TIG> 마지막으로 유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송기원: <SD건담>을 사랑하는 유저 분들의 성원에 어긋나지 않도록 개발팀은 오늘도 불철주야 일하고 있다. 시즌4 대규모 업데이트 또한 열심히 준비했으니 많이 즐겨 주시고 많은 칭찬과 질책을 부탁한다. 감사합니다.
김형길: 이번 신규 업데이트로 새로워지는 <SD건담>에 많은 기대를 부탁 드린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발전하는 게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7월 15일에는 건담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건담 관련 공식 홈페이지 건담인포의 한국어 사이트(//kr.gundam.info/main.gun)가 오픈했다. 매해 새로운 건담 시리즈 VOD를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니 부담 없이 찾아와서 즐기길 바란다.
하승수: <SD건담>에 대한 고객님들의 성원 감사 드리며, 앞으로도 좋은 서비스와 여러분들이 만족할 수 있는 콘텐츠 및 유닛의 개발에 힘써 나가겠다. 항상 여러분들과 함께 하는 <SD건담>이 되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