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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인

최재원 “슬레이어스에 있을 때 최선을 다했다”

“거짓말쟁이로 몰리는 현실을 견딜 수 없다”

안영훈(오버리미트) 2012-10-22 18:22:50

지난 17일 발표된 <스타크래프트 2> 프로게임단 ‘슬레이어스’의 해체는 큰 파장을 몰고왔습니다. 김가연 게임단주는 인터뷰를 통해 e스포츠 연맹의 연습 제재 등 따돌림과 소속 선수들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이에 대해 e스포츠 연맹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회장의 사퇴를 밝히고 나섰습니다. 이후 김 게임단주는 “용서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김 게임단주가 인터뷰에서 언급한 선수들 중 일부는 팬들의 많은 비난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기사보기] 슬레이어스 해제 관련 김가연 게임단주 인터뷰 {more}

 

디스이즈게임은 e스포츠 연맹과 슬레이어스 사이에 있었던 일과 별개로, 슬레이어스에서 활동했던 선수들을 만나 그들의 입장을 들어보는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이는 논란에 대해 어느 한쪽만의 이야기가 아닌, 양쪽의 이야기를 들어 보고 전달하려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이후 김 게임단주나 선수들의 새로운 입장이 나올 경우 최대한 신속하게 보도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지난 10월 초 외국 게임단 엑시옴(Axiom)으로 팀을 옮긴 최재원이 슬레이어스 해체와 관련된 김가연 게임단주의 인터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현재 고향인 대구에 내려가 치료를 받고 있는 최재원은 이번 인터뷰를 통해 김 게임단주가 주장한 내용에 대한 생각을 밝혔고, 일부 내용에 대해 한쪽에 치우쳐진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디스이즈게임 안영훈 기자


 

 

 

TIG> 현재 어떻게 지내고 있나?

 

최재원: 얼마 전까지 인터넷은 일절 하지 않고 휴대폰 전원도 꺼 놓고 치료에만 전념하고 있었다. 그러다 (김)가연 누나의 인터뷰 때문에 주변에서 여러 얘기들이 들려 왔고, 일부 내용이 한쪽에 치우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TIG> 목 때문에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확히 어떻게 아픈 것인가?

 

내 입으로 목 디스크라고 말한 적은 없다. (기사가) 왜 그렇게 나갔는지 모르겠다. 정확히 말하면 목뼈 자체가 일자로 펴져 있는 상태다. 근육이나 신경을 눌러서 손까지 통증이 오는 증상이 있다. 과거 <스타크래프트>를 할 때부터 그런 증상이 있던 상황이었는데 재발했다. 아무래도 연습하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어서 생긴 병이다. 목의 증상에 대해서는 숙소생활을 할 당시에도 ‘일자목증후군’이라고 밝혔고, 그 때도 목이 많이 좋지 않아 병원을 많이 다녔었다.

 

 

TIG> 지금 상태는 어떤가?

 

게임을 하는 데 지장이 있을 정도로 손목이 잘 안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다. 그 동안 경기 감각을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최소한의 연습을 하면서 치료를 받고 있기 때문에 큰 호전도 없었고 경기력도 좋지 못했다. 서울에서 통원치료를 할 때도 의사가 ‘빨리 치료를 받으러 왔어야 했다’고 하더라. 그리고 ‘최대한 책상에 많이 앉아 있지 말라’는 말도 들었다.

 

 

TIG> 지난 9월 26일 외국 게임단인 Axiom에 합류했다.

 

슬레이어스와의 문제와 게임에 대한 열정이 식었을 때는 게임을 그만두는 걸 고민하고 있었는데, 존 베인이 제의를 해왔다. 이 사람들이라면 나를 맡겨 놓고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합류하게 됐다. 현재는 일정 수준의 연봉을 받으면서 외국 대회 출전에도 도움을 받고 있다. 실력이나 특별한 성적을 보인 것은 없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을 좋게 봐준 것 같다. MLG에 다녀와서도 여러 곳에서 제의가 들어왔었는데 그에 대한 관리도 제나가 해줬다. 그럴 바에 우리가 팀을 만들겠다고 해서 함께하게 됐다.

 

 

TIG> 본론으로 들어가자. 슬레이어스에서 불만이 있었던 것 같다. 무엇이 문제였나?

 

대회를 앞두고 있던 선수들이 정해진 연습량을 전부 소화하지 않고 연습생들 또한 제대로 연습 일정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런 분위기에 나 스스로도 나태해지는 기분이 들었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분위기 쇄신을 요구한 적이 있다.

 

 

TIG> (분위기 쇄신 요구에 대해) 더 자세히 얘기해 달라.

 

나는 원래 다시 프로게이머를 할 생각은 없었다. 군대 말년 휴가 때 (문)성원이 형이 나에게 제안해 왔고, (임)요환이 형과 얘기를 한 후에 합류해서 연습하게 됐다. 그것이 작년 7월쯤이다. 성원이 형과 요환이 형이 같은 팀이었고 새로운 팀을 만들어서 자신들의 뜻대로 팀을 만들어 보자던 취지가 좋았다. 그 사람들을 믿고 같이 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실망을 많이 하게 됐다. 홍승표 코치에게 문제점을 말하고 분위기 쇄신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별로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윗사람인 요환 형과 (김)가연 누나에게까지 직접 얘기했다. 또, 그 당시 주전 선수 몇 명과 윗사람의 관계가 서로 무너져 있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서로의 대화를 통해 오해하는 부분들을 풀라고도 말했었다.

 

 

TIG> 그런 요청은 한 번이었나? 여러 번이었나?

 

수 차례 요청했었다. 성원이 형과 팀 사이에 문제가 생겼을 때 같이 따라다니면서 양쪽 말을 모두 듣게 됐다. 내 입장에서는 팀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팀에 대해 직접적인 관리를 해달라고 말하면 그 때마다 바꾸겠다고 대답했다. 내가 팀을 위해 요구했던 것들은 선수들의 마인드, 흐트러진 연습 분위기, 끈끈하지 못한 팀워크에 대한 부분이었다. 그에 대해서 요환이 형이 직접 나서서 잡아 달라고 한 것이다. 절대 기본적인 환경에 대한 개선 요구가 아니었다.

 

하지만 늘 그 때뿐이었다. 은연 중에 말한 것 말고도 가연 누나 집에 가서 얘기를 나누면서 요청한 것도 3번은 된다. 최근 기사를 보니 나름의 조치를 했다고 하는데, 솔직히 동의하기 힘들다. 요환이 형을 연습실에 보냈는데도 바뀌지 않았다는 부분은 납득하기 어렵다.

 

당시 숙소에서 함께 지냈던 선수들은 코칭스태프의 잔소리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게이머 선배로서 해줄 수 있는 조언과 프로 마인드의 지도를 원하는 것이었다. 모양새만 코칭스태프인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것에 대해 직접 나서서 해결해 주길 바랐다. 그런데 요환이 형은 평소에 방안에 있다가 한 번씩 나와서 둘러보고 다시 들어가 다른 걸 했다. 요환이 형은 나중에 따로 ‘그 때 한 번씩 나와서 볼 때 아무런 문제가 없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TIG> 지난 8월 초, 팀에서 나온 후 개인방송을 시작하며 해외 후원자를 알아봤다. 팀 탈퇴를 결심한 이유가 무엇인가?

 

팀을 나가기로 마음 먹은 이유는 결정적으로 두 가지다. 현재 집에 내려와 있는 나에게조차 가연 누나는 ‘지금 슬레이어스 팀의 문제는 양준식, 김동원, 문성원 때문’이라며 선수에게만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 그런 말들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또 하나는 성원이 형의 2군 강등기사를 본 뒤였다. 팀의 윗선에서 오해하고 있는 부분을 마치 사실인양 공개적으로 말해버려 선수 한 명에게 큰 상처를 준 것이었다. 성원이 형에게 ‘추후에 원한다면 기사를 수정해 준다’고까지 말했다고 들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그래서 나는 결국 팀을 나오기로 결정했다.

 

 

TIG> 아파서 팀을 나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팀을 나갈 때 가연 누나가 기사를 내준다고 했는데 나는 ‘내가 팀을 나가는 게 기사화까지 될 만한 내용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새롭게 합류하는 선수도 있고 하니 거기에 포함해서 써주겠다’고 하더라. ‘목 디스크로 인해 팀을 나간 것으로 정리해서 기사를 내준다’고 했고, ‘이상한 소문이 돌지 않게 알아서 하겠다’는 말로 답했다. 그게 지금에 와서 목 디스크로 변명하고 나가서 외국 팀을 알아본 것으로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TIG> 과정을 설명해 달라.

 

홍승표 코치에게 ‘현재 일정을 소화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그래서 시즌 시작 전부터 ‘이번 시즌 끝나고 팀을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시즌 중에 목의 문제(통증)가 재발했다. 아침에는 서울 근교에 위치한 병원에 통원치료를 받으면서 경기를 준비했다. 그 당시에 누구보다도 GSTL에 대한 애착을 갖고 연습을 많이 했다. 참으면서 계속하려고 했지만 너무 고통스러워서 프나틱과의 경기가 끝나고 말씀을 드렸다. 아파서 고향집으로 내려가 치료에만 전념하겠다고 말이다.

 

그렇게 대구에 내려가 병원을 다니며 치료를 하고 있었던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엔트리에 들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해할 수 없었다. ‘미리 얘기도 했는데 이건 아니지 않냐. 빼달라’고 얘기했다. 그런데 갑자기 요환 형이 ‘팀은 널 찾는데 네가 안 오고 쉬면 되냐’며 화를 내더라. 그래서 나도 ‘어떻게 그런 식으로 말씀하실 수 있냐’고 대답했다. 그리고 아픈 마음에 격앙돼 죄송하다고 말하며 추스르고 다시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그 후에 나에게 문자가 왔다. ‘내가 너를 오해 한 것 같다. 팀이 이런 상황인지 몰랐다. 이제 잘해 보겠다. 잘 추스르고 올라오라’고 했다.

 

그런데 그 후에 홍 코치가 ‘네가 준비하고 만든 전략을 다른 선수가 쓰는 게 어떻겠냐’고 묻더라. 팀 차원에서 당연한 일이었지만 아픈 나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이 다소 서운할 수밖에 없었다. 상황을 생각해 보니 코칭스태프들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이해했던 것은 애초에 팀에서 홍 코치의 권한과 위신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홍 코치가 나와 대화하며 게임단 내부 규정을 새로 만들어 발표해도 그 규정에 대해 불복하는 선수들도 많았고, 윗선에서는 선수들이 제대로 따르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도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 않았다.

 

 

TIG> 김가연 게임단주가 ‘아프다고 해서 집에 보냈는데 외국 팀을 알아봤다’라고 주장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처음으로 팀 탈퇴 의사를 밝히기 전에 가연 누나가 ‘주전 선수들이 머리가 커서 헝그리 정신이 부족해지고 돈 때문에 외국 팀 이적을 생각한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팀 탈퇴 의사를 밝힐 때 돈(월급이나 연봉으로 지급되는 수입)과 외국 팀 이적 때문에 팀을 나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여러 말들이 오갔고 가연 누나가 ‘오해해서 미안하고 그동안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 집에서 게임하고 너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했다.

 

나 역시 ‘그동안 보살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김)상준이처럼 성적을 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선수로 나가게 돼서 죄송합니다’고 말했다. 누나가 ‘그래도 팀에 남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내가 ‘이제 그만 놓아 달라’고 해서 끝난 거다. 나는 그렇게 대화로 풀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후 혼자 나와서 게임을 하다 보니 최소한의 숙식에 필요한 돈이 부족했다. 아니 아예 없었다. 프로게이머 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을 만드는 것이 나 혼자는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개인방송을 생각하게 됐지만 환경을 마련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후원자나 나를 원하는 팀을 찾기로 결심한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연봉이 목적은 아니었다. 그렇게 나에게 도움 줄 사람을 찾겠다고 공개방송을 했고 일부러 외국 시청자가 많은 시간대인 새벽 시간에만 방송을 했다. 정말 살려고 방송을 했다. 게임이 하고 싶어서 말이다.

 

방송을 하던 중에 친한 친구가 보낸 메시지로 (김 게임단주의) 트위터 내용을 알게 됐다. 솔직히 어이도 없었고 화가 났다. 남들이 보기에는 당연히 안 좋게 보였을 거다. 그래서 통화를 시도했다. 요환이 형에게 나쁜 소리를 했다는 내용 때문이었다. 상식적으로 만약 내가 팀에 거짓말을 하고 나온 선수였다면 외국 팀 이적을 목적으로 모든 선수들이 이용하는 사이트에서 공개적으로 팀을 알아보고 있다고 하는 것이 말이 안 되지 않나.

 

 

TIG> 당시 통화 내용이 어땠는지 밝혀줄 수 있나?

 

처음 몇 분 동안은 가연 누나와 통화했다. 감정이 격해져서 큰 소리를 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내가 물어봤다. ‘아직도 나를 그렇게 생각하냐’고 말이다. ‘나는 너를 돈 때문에 팀을 나간 다른 애들과 똑같이 보고 있다’고 하더라. ‘머리 커졌다고 나가는 거 아니냐’며 말이다. 그동안 했던 말과 다른 말을 들으며 큰소리가 나왔고 가연 누나는 ‘어디다 대고 누나한테 화내는 식으로 말하냐’고 했다. 나도 못 참아서 누나는 ‘어디다 대고 그러냐’고 했다. 그 부분은 분명 누가 봐도 내 실수인 것이 맞다.

 

통화하며 서로의 감정이 격해지다 보니 요환이 형이 전화를 받아서 얘기를 하더라. ‘둘 다 감정이 많이 격해져서 통화가 안 될 것 같아서 중재하기 위해 나선 것’이라며 말이다. 형과는 꽤 긴 시간 통화했다. 억울함이 극에 달해서 참았던 눈물이 나왔고 울면서 통화했다. ‘요환이 형도 누나랑 똑같이 나를 생각하시냐? 내가 팀을 위해서 했던 노력에 대해서 아무것도 생각을 안 하시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양준식, 김동원, 문성원이 팀을 나간 게 모두 네 잘못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하시더라. 내가 먼저 숙소에서 나갔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전염돼 나갔다는 내용이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팀의 문제를 나 하나의 책임으로 몰아가는 것 같아 너무 억울했다. 또, ‘그 때 네가 팀 상태에 대해서 어필한 건 알지만, 더 강하게 팀의 문제점을 나한테 말했어야 했다’고 말하더라. 그래서 ‘팀을 위해 내가 노력하는 동안 형은 팀이 이렇게 될 때까지 뭘 하셨는데요?’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게 전후 상황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채, ‘형은 나한테 해준 것이 뭔데요?’라고 알려지더라.

 

통화 끝에서야 요환이 형이 ‘팀과 내 입장 둘 다 생각한다’고 하며 ‘선수에 대해 충족시키지 못한 점은 잘못했다’고 했다. 그래서 ‘이해하고 알겠다’고 했다. 그 후 ‘서로 마주보고 얘기해서 풀면 좋지 않겠냐’고 했고, 나는 ‘부르는 곳으로 가겠다’고 했는데, 그 후에 연락이 없었다. 통화한 시기는 지난 8월 10일이다. 시기적으로 이미 트위터를 통해 오해를 가졌고 감정이 격해진 상태였다.

 

통화 내용을 녹취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는데, 이제서야 그 때의 상황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것 같다. 일단 나는 내가 믿었던 누나와 형이 날 완전 배은망덕한 놈으로 몰아가는 것에 대해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말한 부분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TIG> 다른 선수들은 큰 문제가 없었나?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팀 분위기에 대한 불만이 있었던 내가 문제라면 문제였지 분위기를 해친 선수들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나한테 내 몫까지 다하겠다고 마음을 추스르라며 조언까지 한 사람이 성원이 형이다. 준식이 형 역시 팀 분위기에 대한 문제는 없었다. 코칭스태프와의 관계는 좋지 않았지만 팀 분위기를 저해시킨 적은 없었다. 하지만 팀에서는 (팀과 선수) 서로가 지금 상황에 오해가 있음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준식이 형에게 주장을 맡겼다.

 

그런 상황에서 준식이 형이 원하는 주장의 역할을 하지 못하자 나에게 부주장을 시키면서 팀 관리를 하라고 하더라. 나로서는 매우 당황스러운 일이었지만 평소에도 요환이 형에게 신세를 지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에 어떻게든 상황을 바꿔 보고자 최선을 다했다. 그렇기 때문에 싫으면서도 팀에 관련된 일들은 열심히 했었다.

 

온라인 팀 리그 같은 경우는 외국 선수를 기다리는 일이나 일정 조율, 엔트리를 구성하는 부분 등 다소 귀찮은 내용이 있었다. 홍 코치가 자리를 비웠을 때 팀 리그에 관한 부분은 내가 제일 많이 신경 썼었다. GSTL 준우승을 했던 시즌의 개막식 직전에 선수들과 팀 사이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실망한 윗선은 홍 코치와 나를 따로 불러모아 ‘이런 상태로는 GSTL 나가기 힘들 것 같아서 기권하려고 한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나는 좀 놀랐다. 팀을 관리하지 못한 것은 윗선의 책임인데 그걸 선수들에게 돌리는 것 같아서 말이다. 그러면서 ‘팀 리그를 가장 열심히 준비하는 것을 아니까 내 의견을 묻고 싶다’고 하더라. 그 만큼 윗선에서도 내가 팀 리그와 팀 내의 일에 많이 집중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TIG> 이외에 또 다른 내용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것이 있나?

 

지금 나는 다른 어떤 점보다 내가 은혜도 모르고 할 도리도 제대로 안 하고 나간 배은망덕한 놈으로 알려져 있는 부분이 너무 속상하다. 윗선에서 선수들을 경기장으로 데려다 주지 못할 때 운전을 못하는 코칭스태프 대신 요환 형이나 가연 누나에게 차 열쇠를 받아 직접 운전해 선수들을 경기장에 데려다 준 적도 있을 정도로 선수들을 아꼈다.

 

개인 리그가 있는 선수들이나 GSTL 같은 팀 리그가 있을 때도 말이다. 알려진대로 교통편에 대해 불만이 있는 점을 중간에서 해소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는 최선을 다했다. 물론 나도 처음에는 운전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지만 내가 이런 부분을 통해서라도 팀에 일조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앞서도 말했지만 난 슬레이어스에 있는 동안 늘 요환이 형에게 신세를 지고 있다고 생각했고, 형에게도 그렇게 말했다. 그래서 팀에 대한 일을 할 때 절대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

 

 

TIG>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달라.

 

이번 인터뷰는 내가 전혀 잘못이 없다는 것을 말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다만 앞뒤 관계에 대한 설명 없이 한쪽의 주장만 알려지고 이로 인해 다른 한쪽이 매장당하는 것 같은 흐름이어서 인터뷰에 응하게 됐다.

 

다시 말하지만 내가 했던 행동들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내가 슬레이어스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말하고 싶었다. 또 누구에게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팀을 위해서 최선을 다한 내가 한순간에 거짓말쟁이로 몰리는 현실을 견딜 수가 없다.

 

하지만 사과할 부분은 확실히 하고 싶다. 아무리 이유가 있었다고 해도 내가 예의 없이 행동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최재원의 소속팀 엑시옴(Axiom)을 만든 존 베인은 지난 21일 인터넷을 통해 7분 44초짜리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최재원이 돈 때문에 팀을 옮겼다는 내용과 임요환에게 버릇없이 굴었다는 두 가지 내용에 대한 입장이었습니다.

 

존 베인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최재원을 믿는다. 최재원은 잘못이 없고, 동기부여를 하지 못한 슬레이어스가 잘못이다. 김가연 게임단주는 슬레이어스의 실패에 대해 전혀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을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김가연 게임단주는 21일 저녁 커뮤니티 사이트에 남긴 글을 통해 최재원, 임요환이 함께 통화한 57분 48초짜리 음성 파일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게임단주는 외국 촬영 일정을 조정해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기자들과 홍승표 코치를 동반한 상황에서 해당 녹음 내용을 공개하고 엑시옴의 입장 발표에 대한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상황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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