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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 없어도 즐겁게, 직접 보여드리겠다”

넥슨 오한별 본부장, 고세준 실장

현남일(깨쓰통) 2013-05-30 10:00:00

지난 19일 넥슨이 서비스 10주년을 맞이한 <메이플스토리>의 ‘RED’(Revolution, Evolution, Delight) 업데이트를 발표했습니다. 모든 직업의 상향 평준화 같은 밸런스 조절부터 경매장 등의 시스템의 추가, 1:100 레이드까지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죠.

 

올 여름에 나올 RED 업데이트는 어떤 의도로 기획됐을까요? <메이플스토리>의 개발을 총괄하는 넥슨 오한별 본부장과 고세준 실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왼쪽에서부터 넥슨 오한별 본부장, 고재준 실장.

 

 

■ “RED, 여름까지 모두 업데이트한다”

 

TIG> 10주년 기념 업데이트를 표방했기 때문인지, 전체적으로 규모가 굉장히 크다.

 

10주년을 기념하는 것도 있지만, <메이플스토리>가 오래된 게임 내지는 물간 게임이라는 인식을 유저들에게 심어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장 기본적인 부분부터 요즘 유저들에게 맞는 요소를 반영하려고 오래 전부터 착실하게 준비해 왔다. 그러다 보니 전체적으로 규모가 굉장히 커졌다.

 

<메이플스토리>는 과거 빅뱅 업데이트 때도 그랬지만, 언제나 유저들을 위한, 유저들이 원하는콘텐츠를 선보인다는 기본 방향을 갖고 있다. 이번 RED도 마찬가지로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아 많은 부분을 반영하려 노력하고 있으니 지켜봐 주었으면 한다.

 

 

 

TIG> 공개된 내용 중에 당장 적용할 수 있는 것들도 일부 보인다.

 

RED 업데이트는 어느 순간 한꺼번에 모든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순차적으로 공개해서 최종적으로 올 여름까지 모든 요소를 업데이트하는 것이 목표다.

 

그런 만큼 당장 적용이 가능한 것들은 최대한 빨리 시작하려고 하고 있다. 365일 온라인 상담의 경우에는 이미 지난 4월부터 시작했고, 3일 이내 해킹 복구 시스템은 시범 운영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6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될 것이다.

 

업데이트 내용 중 바로 투입이 가능한 부분들은 벌써부터 빠르게 적용되기 시작했다.

 

 

TIG> 구체적으로 업데이트가 어떤 일정으로 적용되는지 확정된 내용이 있나?

 

어떤 콘텐츠부터 어떤 일정으로 업데이트할지는 결정된 것이 없으며, 지금도 내부에서 계속 조율하고 있다. 사실 한순간에 하고 터뜨려서 적용하고 싶은 욕심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유저들에게 너무 많은 콘텐츠를 한꺼번에 공개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급적 하나씩 차근차근 업데이트하고 싶다.

 

어쨌든 확실한 것은 본 서버 업데이트 전에 테스트 서버 등을 통해 충분히 검증을 거칠 것이며, 10주년 기념행사에서 공개한 사항들은 모두 여름 시즌까지 적용이 완료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TIG> RED 업데이트 발표 중 무료화정책 관련 내용이 눈길을 끌었다. 캐시가 없어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사실 <메이플스토리>는 처음 서비스되던 시절만 해도 무료로 즐기는 게임의 선두주자같은 이미지가 강했던 게임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그런 부분이 희석되지 않았나 싶다.

 

무료화와 관련해서는 어느 날 한꺼번에 캐시 아이템이 사라진다거나 하는 식의 급격한 변화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그보다는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캐시 아이템의 밸런스를 계속 수정하고 보완할 것이며, 앞으로 출시할 신규 아이템 또한 무료 유저들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도록 조절해서 선보일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메이플스토리>는 무료 유저라고 해도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얼마든지 캐시 아이템을 구입한 유저를 따라잡을 수 있는 게임을 지향한다. 빈익빈 부익부가 심한 게임, 돈이 없으면 못 즐기는 게임은 우리도 결코 원하지 않는다.

 

단순히 듣기 좋은 말에 그치지 않고 정말로 행동으로 보여드릴 테니 지켜봐 주었으면 한다. 아마 7월쯤 되면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유저들이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TIG> 업데이트 내용 중 모바일 연동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메이플스토리> 내 게임 모드인 몬스터 라이프와 연동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몬스터 라이프는 애당초 웹이나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과의 연동을 전제로 기획됐다. 유저들은 몬스터 라이프를 통해 휴대폰에서도 365일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온라인과 모바일의 연동을 지원할 것이다. 업데이트 소식을 유저들에게 직접 푸시 방식으로 휴대폰에 보내주는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으며, 경매장이 추가되는 만큼 휴대폰으로 물품을 구매하는 서비스 등도 계획하고 있다.

 

 

 

■ “RED, 기존 유저들을 위한 헌정 업데이트”

 

TIG> 10년이나 서비스해온 만큼, 신규 유저 확보에 대해 고민이 많을 것 같다.

 

물론 그렇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메이플스토리>를 꾸준하게 즐겨온 유저들을 신경 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10주년 행사 때는 유저들이 오지 않으면 어떡하나” 하고 정말 많이 걱정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정말 많은 유저들이 와서 개인적으로 정말 뭉클했고 현장에 있었던 개발자들 또한 많이 고양되었다. 이번 RED 업데이트는 그런 열성 유저들을 위한 헌정 업데이트라고 이해해도 무방할 것이다.

 

 

TIG> <메이플스토리> 하면 저연령층이 많이 즐기는 게임이라는 인식이 있다. 실제로는 어떤가?

 

실제로 서비스 초창기에는 저연령대 유저들이 많았다. 하지만 10년이 되다 보니 전체적으로 유저들의 연령대가 높아져서 지금은 특정 연령대에 유저들이 몰려 있기보다는 다양한 연령대의 유저들이 골고루 분포돼 있다.

 

10년 전에는 초등학생이었던 유저가 지금은 대학생이 되어 계속 즐기는 경우도 많고, 아들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걸 보고 관심을 가진 부모도 게임을 시작해서 온 가족이 함께 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 19일 열린 10주년 행사에서 특별상을 받은 타락파워전사님의 경우, 50대 아버지이지만, 아들이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고 관심을 붙여서 함께 즐기다가 전 서버 최초 200 ‘만렙’을 찍은 경우다.

 

이렇게 다양한 연령대가 즐기기 때문에 유저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게임을 업데이트하는 것이 그만큼 힘들지만, 그래도 최대한 모든 유저들의 바람에 맞춰서 변화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전 서버 최초 200 레벨을 달성한 타락파워전사’ 유저는 특별상을 받았다.

 

 

TIG> <메이플스토리>는 지금까지 다양한 업데이트가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의미 있었던, 그리고 성공했던 업데이트를 꼽자면?

 

역시 지난 2010년의 빅뱅업데이트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당시는 <메이플스토리> 개발에 있어 많은 고민이 있었던 시기였다. 높은 동시접속자 수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었지만, 완숙기에 접어들어 더 이상의 발전은 힘들 거라는 관측이 높았던 시기였다고 할까? 그 때문에 업데이트 직전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정말 다행히도 빅뱅 업데이트 이후 동시접속자 수 43만 명 이상을 기록하며 기존 기록을 경신하고 한 단계 더 높이 도약할 수 있었다. 서비스 시작 5, 7년 이상 된 게임이라고 해도 라이브 서비스로 이 정도의 발전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고, 유저들에게 <메이플스토리>가 오래된 게임이어도 최신작에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줘서 뜻 깊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빅뱅 업데이트의 성공에 힘입어 레전드 업데이트, 그리고 나아가 이번 RED 업데이트가 기획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유저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게임을 만들겠다”

 

TIG> RED 업데이트 이후의 계획은?

 

장기적으로 콘텐츠를 어떻게 업데이트할지는 계속 준비하고 있지만, 당장 RED 업데이트가 눈앞이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그 후의 계획을 밝히기는 힘들 것 같다.

 

유저들의 의견을 들어서다음 콘텐츠를 준비한다는 기본적인 방향은 계속 유지할 것이다. 사실 우리는 지금도 유저들과의 비공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고, 특정 그룹을 모아 놓고 인터뷰하는 FGI(포커스 그룹 인터뷰)도 꾸준하게 하면서 최대한 많은 피드백을 받으려 노력하고 있다. 자유게시판이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오는 유저들의 반응도 계속 체크하고 있다.

 

물론 개발자의 욕심 같아서는 액션성을 강조해서 액션게임들과 겨뤄 보고 싶기도 하고, 비주얼적으로도 대대적으로 리뉴얼해서 최신작 부럽지 않은 그래픽을 선보이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메이플스토리>10년이나 서비스를 지속해온 게임이고, 10년은 유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그런 만큼 이제는 개발자가 게임을 만들기보다는 유저가 원하는 방향으로 게임을 만드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TIG> 이번 RED 업데이트를 통해 유저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듣고 싶은가?

 

앞으로 5년이나 10년은 문제없이 이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이 가장 듣고 싶다. 그리고 지금은 게임을 즐기지 않더라고, 예전에 한 번이라도 <메이플스토리>를 즐겼던 유저들이 이번 RED 업데이트를 계기로 게임에 복귀하고 역시 <메이플스토리>만한 게임이 없네라고 생각해준다면 정말 여한이 없을 것 같다.

 

물론 우리가 그동안 유저들을 실망시킨 부분도 많이 있고, 잘못한 적도 있다. 그런 부분은 모두 솔직하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 다만 이번 ‘RED’는 정말 심혈을 기울이고 신경을 쓴 업데이트인 만큼, 이전에 실망하고 떠나셨다면 꼭 다시 한 번 해보고 평가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앞으로도 유저들을 위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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