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 서비스 10주년을 맞아 사상 최대 규모의 업데이트라는 ‘RED’를 선보였던 <메이플스토리>가 겨울을 맞아 다시 한 번 변신합니다. ‘유앤아이’(You&I)라는 명칭의 2013년 겨울 업데이트는 오는 12월 5일부터 1월까지 네 번에 걸쳐 진행되며, 전투 시스템 개편 및 신규 캐릭터 추가 같은 변화가 있을 예정입니다.
이번 유앤아이 업데이트는 어떠한 기획의도로 준비됐을까요? <메이플스토리>의 개발을 총괄하는 넥슨 오한별 본부장과 고세준 실장, 그리고 강원기 팀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메이플스토리> ‘유앤아이’ 업데이트 소개 동영상’
왼쪽에서부터 넥슨 강원기 팀장, 오한별 본부장, 고세준 실장.
TIG> 영상을 찍느라 고생 많이 했을 것 같다.
(웃음) 전문 방송인이 아니다 보니 NG도 많이 냈고, 정말 많이 고생했다. 그냥 건조하게 업데이트에 대해 설명하려고 했는데, 제작하는 쪽에서 하도 ‘연기’를 요구해서 참 많이 당황스러웠다. 우리들의 ‘흑역사’로 남지는 않을까 걱정이 크다.(웃음)
지난 여름에 진행한 ‘레드’ 업데이트 발표회는 오프라인에서 진행했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볼 수 없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 ‘유앤아이’ 업데이트는 보다 많은 유저들에게 내용을 알리자고 생각했고, 소개 동영상을 찍게 되었다.
유앤아이, 유저들과 함께 만들어 나간다는 의미
TIG> 업데이트 명칭이기도 한 ‘유앤아이’는 어떤 의미인가?
‘유저들과의 소통을 중시하겠다. 함께 만들어 나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유’(You)는 바로 <메이플스토리>를 사랑해주는 게이머 여러분들이고, ‘아이’(I)는 개발자들을 말한다.
실제로 유앤아이 업데이트는 ‘무언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콘텐츠나 시스템의 추가’보다는, 유저들이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주었던 기존 콘텐츠의 강화와 부족했던 점의 보강에 집중했다. 또한 지난 레드 업데이트 때 아쉬웠던 점들도 대거 보강해서 보다 ‘메이플스토리다운’ 게임을 만드는 것에 신경을 썼다.
TIG> 지난 여름의 레드(RED) 업데이트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 그리고 내부 평가는 어떠한가?
레드 업데이트 이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유저들의 반응을 체크했다.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는 피드백을 받았고, 특히 ‘캐시 아이템을 사지 않아도 원활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 많이 미진하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유저들의 기대치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다고 할까.
그래서 이번 업데이트에서는 마일리지를 통해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을 많이 강화하고, 유저들이 굳이 캐시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방법으로 마일리지를 얻을 수 있도록 획득 경로를 다양화할 것이다. 이 부분은 계속해서 유저들의 반응을 체크해 보다 많은 분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한편으로 레드는 ‘10주년 기념 업데이트’로서 앞으로 게임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메이플스토리>는 지난 2012년까지만 해도 매년 ‘색다른 콘텐츠’를 추가하는 것에 많은 공을 들였다. 하지만 레드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메이플스토리> 본연의 재미를 살리고, 유저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앞으로 <메이플스토리>는 외형적으로 발전하는 것 뿐만 아니라 ‘유저들이 원하는 <메이플스토리>는 과연 무엇일까?’, ‘가장 <메이플스토리>다운 재미는 무엇일까?’를 찾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점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내실을 다지고, ‘완성도 높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니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한다.
가이드 제공으로 레벨업을 보다 쉽게
TIG> 이번 업데이트 내용 중 가장 논란이 많은 부분이 ‘일주일 만에 100 레벨 육성 가능’이다.
영상에서도 밝혔지만 <메이플스토리>의 진정한 재미는 4차 전직 이후의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절반 정도는 그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개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부분인데, ‘일주일 만에 100 레벨 육성 가능’이라고 해서 무언가 레벨업 구간을 압축한다거나, 지나치게 경험치를 많이 주지 않는다. 물론 ‘엘리트 보스’나 ‘엘리트 몬스터’의 출현 등으로 인해 이전에 비해 어느 정도 경험치를 얻는 것이 수월해지기는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게 바로 ‘가이드 제공’이다.
이전부터 <메이플스토리>를 열렬히 즐기던 유저들은 효율적인 레벨업 방법, 사냥터, 레벨업 구간 등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초보자들은 이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레벨업 속도가 느리며 100레벨도 제대로 찍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유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게임에서 내가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피드백이 정말로 많았다. ‘일주일 만에 100 레벨까지 육성 가능’은 바로 이런 유저들을 위해 게임에서 실시간으로 상세한 가이드를 제공해 보다 쉬운 레벨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TIG>
엘리트 보스와 엘리트 몬스터의 기획의도는 무엇인가?
<메이플스토리>는 굉장히 쉬운 전투 시스템을 갖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오랫동안 해도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전투를 지향한다. 그렇기 때문에 유저들이 단순히 사냥을 하다가도 무언가 ‘재미’와 ‘변수’를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바로 엘리트 보스와 엘리트 몬스터다.
유저들이 사냥하다 보면 필드에서 무작위로 엘리트 몬스터와 엘리트 보스가 출현한다. 그러면 해당 필드 안에 있는 모든 유저들에게 공지가 뜨기 때문에 유저들은 합심해서 이들을 잡을 수 있다. 그러면 다양한 고급 아이템과 경험치 같은 이득을 취할 수 있다.
난이도는
해당 필드에 접속해 있는 유저들에 따라서 유동적으로 조절되기에 너무 어렵다거나 너무 쉽다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며,
누구나 즐겁게 엘리트 몬스터, 엘리트 보스 사냥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TIG> ‘멀티킬’, ‘콤보킬’ 같이 새로 추가되는 전투 시스템도 비슷한 기획의도인가?
그렇다. 단순히 스킬 난사를 통해서 필드 몬스터를 잡으면 아무래도 금세 지루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동시에 여러 몬스터들을 동시에 잡으면 시각적으로도, 경험치 면에서도 보너스를 주는 멀티킬과 콤보킬을 기획하게 되었다.
이 시스템의 추가로 필드 사냥은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령 이전에는 사냥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몬스터의 ‘리젠속도’, 그리고 캐릭터의 DPS(초당 대미지)였다면, 이제는 멀티킬을 쉽게 유발할 수 있는 지형이나, 각 직업들의 광역 공격 기술 같은 것들이 굉장히 중요해질 것이다.
TIG>
그렇게 되면 밸런스가 염려된다.
이번 업데이트 시점에서 무언가 캐릭터 밸런싱이 엄청나게 많이 바뀐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사항들에 대한 조정은 미세하게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참고로 캐릭터 밸런싱은 ‘상시업무’라고 생각한다. 이번 업데이트 이후에도 각종 데이터를 받아볼 것이며, 이에 맞춰서 조절해야 할 것이 있다면 그 즉시 밸런스를 조절하고 이에 대해서는 유저들에게 계속 공지해 나갈 것이다.
가장 메이플스토리다운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
TIG> 최근 <메이플스토리 2>가 발표됐다. 차별화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 같다.
<메이플스토리>라는 IP를 공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개발실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무언가 2편과의 차별화를 고민하고 있는 것은 없다. <메이플스토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롱런하는 타이틀이다. 그렇기 때문에 2편과는 다른 길을 걸어갈 것이며, 2편과는 관계없이 앞으로의 방향을 잡고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다.
TIG> <메이플스토리>는 그 인기에 비해 PC방 점유율이 낮은 편이다.
조사해 보면 <메이플스토리>는 전체적으로 PC방보다는 집에서 많이 즐긴다. 실제로 지난 2010년과 2011년, 최고 동시접속자 수를 기록할 때도 정작 PC방 점유율은 그렇게 높지 않았다. 아무래도 유저들이 PC방 보다는 집에서 편하게 즐기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아닐까 추정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PC방 점유율을 끌어올리려고 노력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물론 유저들의 목소리가 이후 다르게 나온다면 PC방 혜택을 강화하는 식으로 방향이 바뀔 수 있지만, 현재는 억지로 PC방 점유율을 높이는 데 노력할 생각이 없다.
TIG>
소개 영상 마지막을 보면 전국을 돌면서 유저들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했다.
지난 10주년 행사, 그리고 레드 업데이트 간담회 등은 ‘일방적으로 우리들이 업데이트 내용을 유저들에게 소개하는’ 자리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는 ‘어떻게든 유저들의 이야기를 듣자’, ‘지방 유저들의 이야기를 듣기 힘들면 우리가 직접 가서라도 듣자’고 해서 현재 다양한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식은 조만간 발표할 것이며, 확실한 것은 2013년이 가기 전에 시작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여러 번 말하지만 유앤아이 이후에도 중요한 것은 유저들의 목소리를 듣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이번 유앤아이 업데이트로도 현재 유저들이 ‘문제’라고 지적하는 점들을 100%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고,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게임에 반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다소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이후의 <메이플스토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설명하자면 ‘가장 <메이플스토리>다운 <메이플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외형이나 콘텐츠 확장에 신경 쓰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내실을 다져서 3년 전에 게임을 즐겼던 유저, 1년 전에 게임을 즐겼던 유저, 현재 게임을 즐기고 있는 유저 모두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가장 ‘메이플스토리다운 게임’을 만드는 것. 그것이 <메이플스토리>가 나아갈 방향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