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든어택>의 개발 디렉터로 알려진 게임하이 김대훤 개발총괄이사가 타임캐스트와 함께 만든 <몬몬몬 for Kakao>(이하 몬몬몬)로 모바일게임 시장에 도전한다. <몬몬몬>은 몬스터를 수집하고 육성하는 모바일 RPG로, 최대 5명으로 이루어진 파티를 만들어 어떤 조합으로 던전을 공략할지 고민하는 전략적인 재미를 내세우고 있다.
김대훤 개발총괄이사는 과거 넥슨에서 <메이플스토리> 해외 서비스를 총괄했었고, 타임캐스트 역시 넥슨에서 RPG를 개발했던 인력들이 있어 경험은 충분했다. 김대훤 이사는 모바일 RPG에 도전한 이유에 대해 “TCG 유행 이후의 게임은 무엇이 될지 생각해 봤다”고 답했다.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왼쪽부터 타임캐스트 최영태 대표, 게임하이 김대훤 개발총괄이사.
“RPG 도전, TCG 열풍 이후의 게임을 생각했다”
타임캐스트는 게이머들에게는 낯선 개발사다. 어떤 회사인지 설명을 부탁한다.
최영태 대표: 타임캐스트는 2010년 초에 설립된 회사로, 당시 나를 포함해 넥슨 출신 인력들이 많았다. <넥슨별>을 마지막으로 넥슨을 떠났는데, 당시에는 온라인게임 시장의 포화로 아이디어를 통한 도전보다는 자금을 바탕으로 한 물량 싸움을 하던 때다. 그때 아이폰 출시를 보고 다양한 유저를 경험해 볼 수 있겠다고 생각해 창업하게 됐다.
창업 초기에는 모바일에 꼭 맞는 앱을 만들어 보고자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에 걸쳐 20개 이상의 앱을 출시했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중간에 게임 외주 제작도 했고. 가장 큰 성과를 거둔 앱은 <모두의 얼굴>이다. 싸이의 앨범아트에도 참여한 호조라는 작가와 함께 만들어 단기간에 4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바일 앱 시장은 워낙 빠르게 변하고 수익으로 연결하기 힘들어 고민하던 차에 김대훤 이사가 게임 공동개발을 제안해서 함께하게 됐다. 김대훤 이사와는 넥슨에서 <큐플레이> 팀 시절 함께 일했던 사이라 말이 더 잘 통했다.
<몬몬몬>은 언제부터 개발한 게임인가?
김대훤 이사: 올해 봄부터 시작했으니, 1년이 채 안 된 셈이다. 작년부터 모바일게임에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모바일 경험이 없어 타임캐스트에 공동개발을 제안했다.
게임의 구체적인 기획은 타임캐스트가 진두지휘하고 있고, 게임하이에서는 아트 작업 등을 도와주고 있다. 최영태 대표는 게임의 디테일과 사운드를 잡는 디렉터 역할을 했고, 나는 프로듀서 역할을 맡아 전투의 ‘맛’을 살리는 데 집중했다.
보통 모바일게임에 처음 도전할 때는 간단한 게임부터 시작하지 않나? 기간과 자원이 많이 필요한 RPG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김대훤: 작년 상반기에 일본에서 TCG가 인기를 얻는 걸 보고 곧 한국에서도 TCG가 인기를 끌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때 ‘TCG 이후 인기를 얻을 게임은 무엇인가?’를 고민했다.
<리니지>나 <뮤>가 인기를 끌다가 <메이플스토리>가 나왔던 시기를 되돌아보니 기존 RPG의 개념을 깨는 가벼운 RPG였다는 게 떠올랐고, 당시의 사업방향 등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래서 3D MMORPG를 모바일로 옮기는 게 아니라, 2D 기반의 아기자기한 RPG를 생각하게 됐다. 그렇다고 <메이플스토리>의 게임성을 답습한 것은 아니다.
모바일게임 유저들의 성향을 보면 잠깐씩 휴대폰을 꺼내 즐기는 패턴이 많다. 우리는 잠깐씩 플레이하면서 장기적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원했다. 그래서 첫 번째 도전임에도 불구하고 무모하게도 큰 게임을 만들게 됐다.
온라인게임을 만들다가 직접 모바일게임을 만들어 보니 어떤 점에서 달랐나?
최영태: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의 차이점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유저 측면에서는 온라인게임이 자리 잡고 편안히 플레이하는 게임이라면, 모바일게임은 어디서나 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점이 다르다. 모바일게임은 게임 유저가 아닌 사람들을 위한 경험을 지향하는 것 같다.
두 번째는 개발환경의 차이다. 모바일게임은 시장 주기가 짧고, 많은 앱이 경쟁하다 보니 빠른 주기로 개발하지 않으면 (유행 등에) 끌려다니게 되더라. 자기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잡고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판단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 보통 온라인게임은 3개월 단위로 허들을 놓지만, 모바일은 3개월이면 개발이 끝난다. 빠르게 개발하고 결정하지 않으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더라. 이 두 가지가 큰 차이다.
“다대다 전투에서 느낄 수 있는 전략성이 핵심”
그 첫 결과물로 내놓는 <몬몬몬>을 소개해 달라.
김대훤: <몬몬몬>은 몬스터를 수집, 육성, 조합하는 재미를 강조한 RPG다. 파티에 최대 5마리까지 몬스터를 배치해 전투를 치르며 키우고, 새로운 몬스터를 수집할 수 있다.
먼저 다대다 전투를 강조했다. <몬몬몬>에서는 자신이 소유한 몬스터 4마리를 직접 파티로 구성할 수 있고, 친구의 몬스터 1마리를 데리고 들어갈 수 있다. 1:1로 싸우는 걸 세밀하게 조작하기보다는 다수가 전투하며 각각의 스킬을 언제 사용하느냐에 대해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하게 만들었다. 유저가 리더 몬스터만 조작하고 나머지 캐릭터는 자동으로 지원형 스킬을 쓰게 한 것도 너무 급박하지 않지만, 또 지루하지도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 2D가 주는 따뜻하고 쉬워 보이는 느낌을 살려 대중성을 노리려고 했다. 귀여운 그 안에서는 나름대로 박진감 있게 만드는 게 핵심이었다.
그럼 2D 그래픽으로 강조하고자 한 요소는 무엇인가?
김대훤: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래픽을 내세우면서 2D 특유의 차진 손맛을 강조하고자 했다. 차진 손맛이라고 하면 전투에서 볼 수 있는 2D 액션이나 타격감이 있는데, 따뜻하고 밝은 분위기 속에서도 전투만큼은 박진감 넘치게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타격이나 필살기 등의 연출에 공을 들였다.
<몬몬몬>의 필살기 연출.
<몬몬몬>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재미 요소는 무엇인가?
김대훤: 아까도 말했지만, 게임을 장기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육성과 조합을 강조하면서 전략에 포인트를 주고자 했다. 다대다 전투를 고집한 이유도 어떤 몬스터를 키울지, 스킬 등을 어떻게 조합해 파티를 구성할지를 전략적으로 고민하도록 만들기 위함이다.
초반에는 쉽게 스킬 버튼만 누르면 되는 게임일 것 같지만, 점차 진행하면서 고민하다 보면 깊이가 있고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
최영태: 사실 쉬우면서 깊이 있는 게임이라고 하면 상충되는 가치가 있다. 쉽게 한 나머지 개입할 여지가 적은 게임이 될 수도 있고, 조작할 여지를 많이 주면 또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획에서 잡은 방향성은 전략이었다. 처음부터 전략성을 강조하기보다는 초반에는 쉽게 즐기다가 던전 진행에서 막히면 자연스럽게 파티 조합 등의 전략을 고민하게 했다.
카카오 게임이다 보니 소셜 요소에 대해서도 고민했을 것 같다.
김대훤: 소셜 요소에서도 고민한 것은 전략성이다. <몬몬몬>은 최대 5:5 전투를 지원하는데, 4명까지 자신의 몬스터로 파티를 구성하고 친구의 몬스터 한 마리를 전투에 참여시키는 방식이다. 어차피 리더 몬스터가 쓰러지면 던전 공략에 실패하는 게임이지만, 친구 캐릭터를 통해 파티에 힘을 더할 수 있다. 내 파티에 부족한 부분을 누구로 채울 것이냐 같은 면을 고민할 수 있도록 만든 셈이다.
최영태: 무조건 강한 몬스터를 가진 친구가 있으면 다 해결되는 게 아니라, 파티의 부족한 면을 채울 수 있도록 했다. 내 파티가 공격은 센데 공격을 받아낼 몬스터가 없으면 보호 스킬을 가진 몬스터나 힐 스킬을 가진 몬스터를 친구로 메꾸는 식이다. 파티 상태나 던전에 따라 다른 전략을 사용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몬몬몬>, 착한 유료화를 지향한다”
최근 모바일게임은 대부분 뽑기 시스템을 넣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유저에게는 뽑기가 스트레스 요인이 되는데, <몬몬몬>도 몬스터 뽑기가 스트레스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대훤: 기본적으로 <몬몬몬>은 ‘착한 유료화’를 표방하고 있다. 사냥하면서 몬스터를 획득할 수 있는 ‘큐브’가 자주 드롭되게 했다. 그리고 돈을 쓴 유저들에게 확실한 메리트를 줘야 하는 것도 분명하지만, 기본적으로 돈을 안 쓰는 사람들에게 돈을 쓰게 강요하고 싶지 않다. 돈을 안 써도 게임의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을 때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밸런스도 조절했다.
결국 유저들이 돈을 쓰지 않고는 안 되게 만들어 놓는 것이 문제라고 본다. 최소한 돈을 쓰지 않더라도 노력하면 일정한 수준까지 할 수 있도록 희망을 줘야 한다고 본다. <몬몬몬>은 스트레스를 주지 않을 만큼의 적정선을 지키되, 돈을 썼을 때 기대했던 것과 실제로 얻은 것의 괴리로 인한 실망이 크지 않도록 설계했다.
최영태: 돈을 쓰지 않는 사람들은 그 나름대로 게임에서 즐길 수 있는 사이클과 만족감이 있어야 하고, 돈을 냈을 때는 실망감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모바일게임을 즐기며 ‘굳이 그래야 하나?’라는 생각도 했고.
<몬몬몬>는 사내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특정 시점이 있다면 수정했다. 우리는 성급하게 매출만 올릴 생각은 없다. 오픈 이후 라이브 서비스와 업데이트를 하면서 꾸준히 유저를 모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같은 등급의 몬스터를 합성해 상위 등급 몬스터를 얻을 수 있다.
출시 직후에 바로 크리스마스 등 연말 시즌이다. 일부러 노린 건가?
김대훤: 일부러 노린 게 맞다. 다양한 연령대에서 남는 시간이 있을 시기가 바로 연말 및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이기 때문이다.
넥슨이 가진 무기가 장르별 온라인게임을 갖고 있다는 건데, 이때쯤 업데이트 등의 이슈를 만들지 않나? 다른 게임과의 크로스 프로모션을 생각하고 있는데, 딱 이 시기에 연계되면 더 많은 사람이 <몬몬몬>을 알게 된 상태에서 시작할 수 있지 않겠나? 또, 다른 사람들과 같이해야 하기에 연말에 출시하게 됐다.
현재 사전등록 이벤트를 통해 웹툰 <갓 오브 하이스쿨>의 캐릭터를 지급하고 있는데, <판타지러너즈 for Kakao>처럼 다른 게임과의 콜라보레이션 등을 할 계획이 있나?
김대훤: 지금 <갓 오브 하이스쿨>과 제휴한 건 다양한 성향의 유저를 끌어들이기 위한 포석이다. 이런 IP 제휴는 괜찮다는 결론이 나면 계속해 볼 생각이다. 특히 웹툰의 위력에 주목하고 있다. 다른 콜라보레이션도 알아보고 있는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넥슨의 주요 게임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려고 알아보고 있다.
사전등록을 하면 <갓 오브 하이스쿨> 캐릭터를 받을 수 있다.
게임하이는 <몬몬몬> 이후 어떤 모바일게임을 준비하고 있나?
김대훤: 게임하이에서 준비하고 있는 모바일게임은 서너 개 정도가 있다. 온라인과 모바일 프로젝트의 균형을 맞추면서 다양한 시도를 할 계획이다. <몬몬몬>을 시작으로 내년에 3~4개의 모바일게임을 더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캐주얼부터 하드코어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게임하이의 장기인 FPS도 준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김대훤: 유저들의 의견을 많이 듣고 게임에 반영하고 싶다. 일부러 업데이트 분량도 마련해 놨고, 커뮤니티 매니저 2명을 채용해 운영할 계획을 세웠을 정도로 라이브 서비스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유저들이 의견을 주면 최대한 빠르게 반영하겠다고 약속하겠다.
최영태: PvP 같은 다양한 재미도 준비하고 있지만, 역시 유저들의 의견을 듣고 바로 반응할 수 있도록 기반을 갖췄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소위 말하는 ‘대박’보다 유저들이 어떻게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만큼, 많은 유저들이 <몬몬몬>을 재미있게 즐겨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