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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티, 게임엔진을 넘어 종합 서비스로 다가가겠다”

유니티 코리아 양우형 대표가 말하는 현재와 미래

김승현(다미롱) 2013-12-27 12:10:16
올해 한국에서 가장 많은 인지도를 쌓은 게임엔진을 손꼽을때 유니티 엔진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온 모바일게임 열풍에 힘입어 서울에서만 25만여 명이 유니티를 사용할 정도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유니티에게도 한국은 각별한 나라다. 최근 2년 간 서울은 전 세계 중 가장 많이 유니티 엔진을 사용하는 도시로 집계됐고, 한국 또한 미국, 중국에 이어 3번째로 많은 개발자들이 유니티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인구 대비 사용자에서는 단연 첫 번째다. 

이러한 유니티가 바라보는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유니티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유니티 코리아의 양우형 대표를 만나 유니티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 보았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유니티 코리아의 양우형 대표

게임강국 한국? 앞으로는 ‘표현강국’이 될 것


한국에서 유니티 엔진의 성장 이유를 말할 때 흔히 꼽히는 몇 가지가 있다. 2012년 하반기부터 국내에 불기 시작한 모바일게임 열풍, PC∙iOS∙안드로이드를 넘나드는 멀티플랫폼 지원 등. 하지만 유니티 코리아 양우형 대표가 꼽은 이유는 이런 것이 아니다. 

“2013년 성적이요? 한국인들이 가지는 열정적인 표현력 때문이 아닐까요? 거리낌 없이 최신 기술을 받아들이는 태도나 그 어떤 선진국도 가지지 못한 최신 인프라도 이유이지만, 저에겐 그것(표현력)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유니티를 통해 게임업계에 처음 발을 들였기 때문일까? 양 대표의 입에서 나온 이유는 한국 게임계의 변화가 아닌 한국인들이 지닌 ‘표현본능’에 대한 이야기였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길 즐기고, 최신 기술을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는 한국인들에게 유니티가 가진 높은 접근성은 좋은 매개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한국의 유니티 이용자들은 세계 어느 개발자들보다 열정적이다. 게임 개발을 생업으로 하는 프로 개발자는 물론, 회사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 개발자나 단순 취미로 게임을 만드는 학생까지 폭넓은 개발자들이 유니티를 사용하고 있다.

이런 사용자들 덕분에 개발자 커뮤니티에는 유니티 엔진에 대한 의견 교환이 활발하게 이뤄진다. 최근 유니티 러닝센터를 오픈한 것도 유니티를 더 잘 활용하고 싶은 이용자들의 요구가 큰 힘을 발휘했다.


유니티 러닝센터 론칭파티를 찾은 이용자들.

“한국에서 유니티는 게임엔진으로 유명합니다. 유니티를 가르쳐주는 기관도 이에 집중하고 있고요. 하지만 정작 이용자들은 일선 학교나 학원에서 배우는 지식으로는 게임을 만들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런 요구가 많아지다 보니 빨리 한국에도 러닝센터를 열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검증된 강사진을 마련하는 것도 일이었지만, 이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실무 커리큘럼을 짜는 것도 일이었어요. 이것 때문에 교육사업 담당자는 몇 번이나 넷마블이나 게임빌같은 모바일게임사를 찾아가 조언을 듣기도 했죠.”

유니티 코리아는 이러한 실무 중심의 커리큘럼을 점차 늘려가 궁극적으론 유니티를 이용한 모든 창작물에 대한 노하우를 러닝센터에서 가르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유니티라는 표현도구를 이용하는 기술을 널리 알려, 이를 화술이나 작문 같은 생활에 밀착된 표현 방법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양 대표의 목표다. 

“IT 기술이 극도로 발전한 미래에는 프로그래밍이 지금의 화술이나 작문과 같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 않을까요? 실제로 영상기술은 캠코더의 보급으로 일반인들에게 확산됐고, 유튜브나 아프리카 등의 서비스를 통해 인터넷에 대중화되었죠. 한국에선 유니티가 게임엔진으로 유명하지만, 사실은 디자인 도구이자 프로그래밍 도구입니다. 프로그래밍의 선두주자가 유니티일 필요는 없지만, 유니티의 높은 접근성과 한국인들의 표현본능이 만나면 미래에는 게임강국을 넘어 표현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요? (웃음)”


누구나 유니티로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 양 대표의 꿈.

 

 

 

게임엔진을 넘어 게임 종합 서비스 회사로 거듭나겠다


유니티가 아무리 게임엔진 이상의 도구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하더라도, 아직은 많은 개발자는 유니티를 게임엔진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렇다면 유니티는 현재 자신이 차지한 이 위치를 어떻게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갈 계획일까? 양우형 대표는 이에 대해 커버 범위의 확대를 이야기했다.

“게임이 유저에게 오기까지는 여러 단계가 필요합니다. 먼저 게임을 기획하고 이를 구현해야 하고, 이렇게 게임이 완성되면 이를 유저에게 어필하기 위해 홍보도 하고 네트워크 게임의 경우 서비스의 영역까지 다다릅니다. 현재 유니티는 이 중 게임이 개발되는 과정까지만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개발자들의 고민은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많은 개발자는 론칭과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고 있죠. 이듬해에는 이런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2014년 유니티의 목표는 개발에만 머물던 유니티의 커버 범위를 론칭과 마케팅의 영역까지 확장하는 것이다. 18일 공개한 퍼블리싱 브랜드 ‘유니티 게임즈’와 교차홍보 툴 ‘유니티 클라우드’는 그 첫 시도다. 유니티 게임즈라는 브랜드를 통해 전 세계 유니티 파트너사 간의 투자나 퍼블리싱 등을 연결하고, 유니티로 만들어진 게임 간의 교차 광고(유니티 클라우드)로 개발자들의 마케팅 부담을 덜겠다는 계획이다.



“많은 것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유니티 개발자와 개발사를 연결하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도 있고, 게임운영을 위한 툴을 제공하자는 계획도 있습니다. 유니티가 직접 게임에 투자하자는 말도 나오고 있죠. 물론 각 국가별로 환경이 다르고 문화도 달라서 모든 것이 바로 적용될 수는 없겠죠. 하지만 세계 각지의 유니티 직원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으며 개발자와 그들의 작품을 돕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내년 3월이면 먼저 퍼블리싱과 교차홍보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개발에 대한 하나의 연속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유니티의 목표다. 한국은 올해부터 시작된 교육 서비스까지 포함한다면 유니티 입문부터 개발, 마케팅, 론칭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프로그밍 과정이 유니티를 통해 이뤄지는 셈이다. 양 대표는 이 과정을 생태계로 정의했다.

“개발의 민주화는 널리 알려진 유니티의 설립 모토입니다. 그렇다면 모든 이들이 부담 없이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이란 무엇일까요? 단순히 도구만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멋진 상품은 좋은 도구 뿐만 아니라 훌륭한 장인, 똑똑한 상인, 매력적인 포장지를 통해 탄생합니다. 그리고 유니티는 개발의 민주화를 위해 이러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만들 수 있는 도구를 줬으니, 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 또한 제공하는게 우리의 의무죠”




모바일게임 성공? 중국보다 독일, 터키에 주목하라


물론 이러한 유니티의 꿈이 실현되기까지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유니티 게임즈와 유니티 클라우드는 아직 베타 테스트 단계에 머물고 있고, 해외에선 이미 궤도에 오른 러닝센터도 국내에선 이제 막 1개월이 지났을 뿐이다. 아직도 많은 개발자는 어떻게 유니티로 게임을 만들지, 혹은 어렵사리 만든 게임을 어떻게 성공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이에 대한 양우형 대표의 조언은 무엇일까?

그가 권한 전략은 해외진출이었다. 그가 꼽은 국가는 터키와 독일, 인도네시아, 중국. 많은 이들이 기회의 땅으로 꼽는 중국은 4번째 순위에 불과했다. 대신 그는 그동안 주목받지 않았던 독일과 터키를 말했다.중국을 후순위로 미뤄둔 것은 중국 특유의 높은 진입장벽 때문이다. 

중국은 많은 인구, 그리고 폭발적인 성장세로 매력적으로 보이는 시장이지만 개인 개발자들에게는 결코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다. 정부 기조부터 해외자본들이 중국 내에서 쉽사리 돈을 벌어가는 것을 허용하고 있지 않으며, 마켓 또한 파편화되어 있어 개인 개발자가 대처하기 쉽지 않다. 결국 중국 내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중국 내 퍼블리셔를 찾는 과정에서 개인 개발자라면 불이익을 당할 확률이 높다.



반면 독일은 선진국이라는 이미지를 벗겨보면 그 안에는 제한된 데이터 정책 때문에 모바일 게임 시장이 크게 성장하지 못한 지역이다. 성장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등 여느 시장 못지 않다. 그러면서도 선진국답게(?) 낮은 진입 장벽과 발달한 지불 시스템이 개인 개발자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하지만 아무리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하더라도 막상 시장이 성장하지 않으면 무용지물. 그동안 독일 모바일게임 시장의 발목을 잡은 제한된 데이터 정책에 대한 답은 무엇일까?

양 대표는 얼마 전부터 논의되고 있는 EU 모바일 데이터 플랜을 해답으로 내세웠다. 현재 유럽연합(EU) 차원에서 모바일 데이터 무제한 이용 등을 골자로 한 내용을 협의하고 있기에 머지않은 시기 독일 모바일 게임 시장의 족쇄가 풀린다는 것이 그의 답이다.

“저는 게임의 트랜드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유저에게 더 큰 이득을 줄 수 있는 게임이 살아남는다는 원론적인 말밖에 할 수 없죠. 하지만 시장에 대해서는 다릅니다. 제품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를 소비할 인구가 있어야 하고, 시너지를 일으킬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야 합니다. 이미 국내는 포화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죠. 남들에게 알려진 국가 외에도 해외에는 얼마든지 새로운 시장이 존재하고, 또 생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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