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탐방] 무한한 우주를 누비며 악당을 싸워 물리치는 각진 로봇의 자태, 많은 남자 어린이들이 열광하는 소재지만, 유독 게임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대중적이지 않다’는 인식 때문이죠. 여기 이 편견을 깨기 위해 오늘도 로봇 게임 개발의 외길만 걷는 개발사가 있습니다. 모바일 게임 개발사 ‘플레아’와 그들의 신작 <무한로봇대전>을 소개합니다. 먼저 영상부터 확인하시죠. /디스이즈게임 주재상 기자
<무한로봇대전> 한국형 기체, ‘나르샤’(SS) 플레이 영상
모바일에서 즐기는 2D 로봇 액션, <무한로봇대전>
<무한로봇대전>은 게임명에서도 유추할 수 있지만, 로봇을 소재로 하는 2D 액션 게임입니다. 로봇을 조종해서 다양한 적들을 물리치고 스테이지를 클리어해나가는 방식의 룰을 가지고 있는데요. 로봇의 움직임은 가상 패드로, 공격과 스킬은 버튼을 터치해서 조작합니다.
게임은 대중들이 로봇 게임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파츠(부품)나 장비의 개념을 과감하게 구현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만큼 액션에 집중한다는 계획인데요. 실제로 게임은 모바일 환경에서 표현할 수 있는 최대 수치의 프레임(Frame)을 확보해서 로봇들의 자연스러운 액션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또한, 로봇마다 특성을 살려 어느 로봇은 기본 콤보 공격도 충분히 강력하지만, 어느 로봇은 스킬을 조합해야만 강력해집니다. 그렇기에 유저들은 자신의 취향과 스타일에 맞는 로봇을 선택해서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로봇 디자인은 ‘국가’를 의인화(?)했습니다. 이를테면, 한국형 로봇인 ‘나르샤’는 태극 문양을 기반으로 디자인된 로봇입니다. 앞으로 미국의 카우보이, 일본의 사무라이를 콘셉트로 한 로봇이 추가될 예정입니다.
게임 모드는 최대한 오래 살아남고 적을 많이 죽여서 높을 점수를 얻는 무한 대전과, 스토리를 즐기면서 로봇 성장에 필요한 재화를 얻을 수 있는 미션 모드까지 2가지가 마련돼 있습니다. 이 중 무한 대전에서 얻은 점수는 랭킹에 반영되며, 일주일마다 랭킹에 따른 보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플레아는 <무한로봇대전>에서 최대한 오락실 액션 게임 분위기를 되살리려 노력했다고 합니다.
다양한 디자인의 로봇들이 준비돼 있습니다.
미니인터뷰 - “메카닉 게임은 한국에선 안 된다는 편견을 깨고 싶다”
왼쪽부터 플레아 이종성 기술이사, 이국현 대표이사
TIG> 만나서 반갑습니다. 플레아란 개발사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이국현 대표> 2008년 12월에 설립된 이후로 메카닉(로봇) 게임 제작 외길 인생을 걸어온 회사입니다. 첫 작품 <콜로니 오브 워>가 일본 모바일 시장에서 작은 성공을 거두면서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이번에 회사의 사활을 걸고 선보이는 <무한로봇대전>입니다.
TIG> 게임 이름만 들어 보면 유명한 일본의 게임이 연상되는데요.
이국현 대표> 아, <슈퍼로봇대전> 말씀이시죠? (웃음) 사실, <슈퍼로봇대전>보다는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영향을 많이 받은 제목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부터 로봇을 좋아해 왔고, 꼭 <무한로봇대전>이란 제목으로 게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번에 드디어 꿈을 이룬 거죠.
사실, 게임 이름을 <무한로봇대전>으로 지으려고 할 때 내부에서도 반대가 많았습니다. 특히 일본 게이머들의 반발이 심할 거라면서요. 하지만 이 게임은 일본에서 먼저 출시되었는데, 게임명을 문제 삼는 유저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응원하는 유저들이 많아서 힘을 얻었습니다.
로봇을 갈고 갈아서 만든 <무한로봇대전>에서 로봇을 갈아 보자.
TIG> 이렇게 로봇 게임 한길만 걸어오신 이유가 있나요?
이종성 이사> 어린 남자아이들은 대부분 로봇을 좋아하잖아요? 전 개인적으로 ‘로봇과 우주에 대한 갈망이 남자의 로망’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한국 게임 개발사들은 보통 로봇 게임을 어려워하거나 대중적인 소재가 아니라는 이유로 개발을 꺼려하죠. 우리는 그런 ‘안 된다’는 인식을 깨고 싶어서 메카닉 외길을 걷고 있습니다.
이국현 대표> <건담>부터 시작해서 <에반게리온> <그렌라간>에 빠져 지냈었는데요. 개인적으로 <겟타로보>처럼 열혈 주인공이 등장하는 로봇 만화를 좋아하다 보니, 아직 <그렌라간> 이후로는 아직 제 마음을 뺏은 로봇이 없었어요. 그래서 직접 제가 만들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웃음)
TIG> <무한로봇대전>은 어떤 재미를 강조한 게임인가요?
이종성 이사> 모바일 플랫폼에서 표현할 수 있는 ‘액션’을 한계까지 이끌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과거 오락실 액션 게임의 느낌을 살리고 싶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최대한 부드러운 애니메이션을 연출하기 위해 용량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액션을 표현하는 데 리소스를 최대한 투입하다 보니, 처음에는 최신 스마트폰에서만 정상적인 플레이가 가능할 정도로 사양이 높아지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실험을 통해 최적화 과정을 거쳤고, 아이폰 4S, 갤럭시S2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정화됐습니다.
사실, 갤럭시S2에서 플레이해 보니 프레임이 좀 끊기더군요. (솔직)
TIG> <무한로봇대전>의 일본 반응은 어땠나요?
이종성 이사> 마케팅을 거의 못 했는데도 신규 인기 무료 40위권에 오를 정도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국내 출시 준비에 바빠서 추가적인 운영을 거의 못하다 보니, 결국 순위가 빠르게 내려가더군요. 게임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운영도 매우 중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배운 것이 많은 만큼 이번 한국 출시에서는 운영에 많은 신경을 쓸 생각입니다.
TIG> 그러고 보니, 아까 열혈 캐릭터를 좋아한다 하셨는데, 막상 주인공은 미소년이네요?
이국현 대표> 사실 저는 주인공이 반드시 열혈 캐릭터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웃음) 하지만 게임 자체가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내부에서 반대가 너무 극심했습니다. 특히 AD가 “열혈 캐릭터는 대표이사의 취향일 뿐”이라며 싫어하더군요. 그래서 이번에는 굴복했지만, 차후 업데이트에서는 반드시 제 의지를 관철시킬 생각입니다. (웃음)
꽃다운 소년의 기합에서 왠지 모를 열혈이 느껴진다.
TIG> 플레아란 회사가 지닌 강점은 무엇인가요?
이종성 이사> 기술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네트워크에 특화된 언어인 얼랭(Erlang) 코드만 사용해서 서버를 개발했습니다. 덕분에 서버를 내리지 않고도 게임 패치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서버가 의도치 않게 꺼졌을 때에도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는 ‘False tolerence’ 기술도 보유하고 있어요. 다른 회사에서도 컨설팅 문의가 들어올 정도로 서버 만큼은 국내에선 독보적인 기술력이라고 자부합니다.
TIG> 플레아의 올해 계획은 무엇인가요?
이국현 대표> <무한로봇대전>이 대중적 인기를 얻으면 반드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는 것입니다. 개인적 바람으로는 성인용 메카닉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서 제 취향의 열혈 주인공을 내세우고 싶네요.(웃음) 유저 여러분, <슈퍼로봇대전>이 아니라서 죄송합니다. <무한로봇대전> 많이 사랑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