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생각하는 게임 개발자 김대일은 어떤 사람인가? <C9>과 <릴>(R.Y.L) 등을 만든 액션에 심취한 개발자? 지키지도 못할 업데이트를 매번 예고만 하던 ‘떡밥의 제왕’? 초기 PC MMORPG와 비슷한 ‘하드코어’를 추구하는 <리니지> 추종자? 기획자는 필요 없다는 기획의 부정자?
개인적으로 <C9> 시절부터 지켜본 펄어비스 김대일 대표는 특유의 자신만만함과 액션에 대한 고집이 몸에 밴 개발자다. 여기까지는 대부분의 유저들의 생각과 같을 것이다.
다만 지금까지 만나본 김대일 대표는 액션만이 아닌, 아기자기한 생활형 콘텐츠를 매우 좋아하는 인물이고, 시간이 나는 대로 스팀에 접속해서 시뮬레이션게임을 찾는 평범한 시뮬레이션게임 마니아이기도 하다. 당연한 말이지만 기획의 중요성도 충분히 아는 개발자다. 이제는 그를 상징하다시피 하는 ‘기획팀은 필요 없다’는 발언도 알고 보면 모게임 개발 중 현재 기획팀이 모두 퇴사한 탓에 새로 기획자를 뽑아야 한다는 말이 와전된 것에 불과하다.
이번 인터뷰의 서문을 김대일 대표 옹호(?)로 풀어나가는 이유는 딱 하나다. 그를 단순한 액션 마니아, 기획의 부정자 수준으로만 봐서는 앞으로 펼쳐질 <검은사막>의 내용을 제대로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개발방향과 달라졌다기보다는 원래부터 하고 싶은 것을 이제야 만든다고 보는 게 맞다.” <검은사막>의 개발 초기에 만났던 김대일 대표에서 들었던 이야기다. 그의 이야기대로 <검은사막>은 기존의 ‘김대일표 게임들’과는 다른 노선을 택하고 있다.
<검은사막>은 다양한 생활형 콘텐츠와 시스템들을 바탕으로 전투 이외에도 다양한 ‘목적성’을 제시하고, 원하는 것만을 즐기며 살아갈 수 있는 진짜 RPG다운 ‘삶’을 내세운다. <검은사막>의 2차 CBT를 앞두고 ‘보통의 개발자’ 김대일과 그가 꿈꾸는 <검은사막>의 미래를 한 발 앞서 살펴봤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펄어비스 김대일 대표
‘무차별 PK 버그’와 안타까웠던 액션을 빼면, 비교적 만족스러웠던 1차 CBT
TIG> 펄어비스 내부적으로 판단했을 때 지난해 1차 CBT의 반응은 어땠나?
김대일 대표: 버그가 컸던 걸 빼면 좋다. 힌트가 없는 퀘스트에서 이리저리 헤매면서 재미를 느꼈다는 유저도 있고, 탐험 포인트를 발견하고 공헌도를 쌓아서 그걸 잇고 컨텐츠 만들어 내고 그러는 과정이 좋았다는 유저도 있었다. 공성전처럼 단체로 모여서 뭔가 할 수 있는 콘텐츠가 있다는 것도 좋은 반응은 얻었다. 아, 그래픽도 좋았다는 사람이 많았다.
TIG> 스스로 해 본 결과도 그와 비슷했나?
진짜 빠져서 했다. 테스트 시간이 아닌데 서버 좀 열어 주면 안되냐고 졸랐다가 다른 개발자들한테 제지도 당하고.(웃음) 정말 재미있게 했다.
다만 나중에 알고 보니 그건 전부 내가 레인저를 했기 때문이었다. 이후에 다른 직업을 건드려보니까 이건 그냥 <검은사막>이 아니라 레인저만 재미있는거구나 싶더라. 그래서 2차 CBT에서는 다른 직업도 기존의 레인저 이상으로 재미있게 만드는 게 목표다. 꼭 좀 써달라. (모든 직업을) 다 엄청 재미있게 만들 거라고.
TIG> 자랑만 말고, 1차 CBT에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액션이다. 안 좋았던 점보다 안타까웠다는 게 맞는데, 회사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액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다. 근데 정작 게임 플레이는 좀 답답했다. 만족스럽지 못했다. 타격감도 그렇고 매끄럽게 이어지는 공격도 그렇고.
사실 일부 스킬의 효율이 너무 좋아서 마지막 공격 용도 정도로만 쓰라고 앞뒤로 딜레이를 왕창 집어넣었는데 그게 결과적으로 자연스러운 연속기를 끊는 결과가 됐다. 액션을 답답하게 만드는 과도한 안전장치들이 많아서 1차 CBT 직후 그런 걸 많이 풀어 둔 상태다.
1차 CBT에서는 연속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아서 전투가 끊어지는 느낌이 심했다.
TIG>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는 지적도 있었다.
사실 1차 CBT에서는 당연히 그 정도가 될 거라 생각했다. 게임 시스템을 잘 이해하는 유저들은 조금만 눈치 를 보면 할 수 있게끔 만들었고, 실제로도 딱 그 정도 불편한 게임이었다. 그런데 이게 가벼운 마음으로 온 유저들에게는 너무 어려웠다. 그분들에게 거듭 죄송하고 조금 더 쉽게 갈 수 있는 수단들을 만들었다. 월드맵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부터 설명하고 1차 CBT에서 유저들이 막힌 부분 여러 곳에 가이드를 넣긴 했는데, 이건 나와봐야지 결과를 알 것 같다.
TIG> 게임 시스템이 복잡하다 보니 쉽게 만들어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지 않나?
그런데 유저들도 게임을 처음 플레이할 때 한 번에 모든 걸 알려고 하진 않는다. 하나씩 익히며 풀어나가는 방식이다. <검은사막>이 추구한 것들이 완벽하게 새로운 시스템들도 아니어서, 하다 보면 하나씩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맞추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TIG> 진입장벽 높다는 지적 중에는 무차별적인 PK와 데스 페널티 이야기가 가장 크다.
1차 CBT에서 무차별 PK라는 말이 나온 게 공성전 시간에는 누구든 자유롭게 다른 유저를 공격할 수 있어서였는데, 그건 버그였다. 반복해서 공지사항으로 띄우고, 메시지를 날리고 그랬는데도 다들 자꾸 원래 시스템이 그런 걸로 오해하더라. 내 이미지가 참….(웃음)
1차 CBT의 사망 장면. 아이템을 잃거나 경험치가 떨어지거나 소켓이 깨지거나. 어느 쪽이든 마음이 아프다.
TIG> 사실 꼭 그게 아니어도 다른 유저의 탈것을 죽이는 등 괴롭힐 방법은 많았다.
일단 상대의 탈것을 죽일 수 있는 건, 우리가 잘못 생각한 부분이어서 곧바로 고쳤다. 말이 워낙 비싸니까 다들 간수를 잘하고 다닐 거라 생각했는데 몬스터 한 마리 잡기 위해 말을 버려둔 채 달려가는 유저들을 보고 ‘아, 우리가 크게 잘못 생각했구나. 괜히 <GTA>에서 차가 널려 있고, <레드데드리뎀션>에서 휘파람 한 번이면 말이 달려오는 게 아니구나.’하고 생각했다.
내부에서는 다들 그렇게까지는 플레이를 안 하니까 유저들 세상도 어느 정도 평화롭지 않을까 생각했던 게 굉장한 착각이었다. 무슨 야생 수준의 학살극이 펼쳐지는데… 시스템이 워낙 많다 보니 예상을 벗어나서 난이도 조절을 잘못한 부분들이 있었다. 그중 하나로 봐주셨으면 한다.
TIG> 결국 1차 CBT가 의도한 것보다 더 하드코어했다는 건가?
비슷하다. 일단 라이트유저가 버티기 어려워서 떠나거나, 억울하면 강해져야 하는 방식의 구조는 지양하고 있다. 어디까지나 다양한 유저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놀기를 원하는 거지, 모든 콘텐츠에서 처절하게 경쟁하기를 바라는 건 아니다.
TIG> 그런 것치고는 요즘 MMORPG에서 보기 드문 데스 페널티를 도입했다.
죽음에 대한 페널티는 게임의 긴장감을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1차 CBT의 페널티를 유지하진 않을 거다. 가장 민감한 부분이기도 한데, 내부에서 지금의 페널티가 심하다는 사람도 있고, 적당하다는 사람도 있다. 오히려 약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사람마다 의견이 달라서 적절한 선을 찾고 있다. 다만 너무 심하면 장벽이 높아지니까 적절한 방향을 오픈베타(OBT)까지 계속 찾지 않을까 싶다.
콘텐츠에 깊이를 더했다. 본격적인 ‘선택과 집중’이 시작되는 2차 CBT
TIG> 곧 2차 CBT다. 두 번째 테스트의 주제가 있다면?
1차 CBT에서 나온 시스템 중에 좋았던 부분을 깊이 있게 만드는 데 신경을 썼다. 탐험 포인트를 모으는 방식도 조금 바꿨고, 탐험 포인트에 대한 의미부여도 새로이 했다. 이제 탐험 포인트는 단순히 무역통로만을 잇는 게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활동을 위해 사용될 것이다. 지식을 모았을 때의 이득과 이를 이용한 플레이 방식도 수정했다. 공성전의 깊이나 전략적 차이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TIG> 너무 추상적이다. 조금 더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한다. 먼저 공성전부터.
일단 공성전이 달라진다. 1차 CBT에서는 기존 MMORPG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이제는 공성전에 각 거점들이 존재한다. 전쟁을 선포한 길드는 일단 NPC 일꾼을 이용해서 길드 거점을 지어야 한다. 누가 어떤 자리에 거점을 얼마나 빨리 짓느냐도 중요하고, 공성전 도중에도 거점을 계속 방어해야 한다. 거점이 파괴되면 해당 길드의 공성전은 거기서 그대로 끝난다.
여기에 사기의 개념도 준비 중인데, 거점이 부서지거나 특정 오브젝트가 부서지거나 그러면 양 길드의 사기가 오르내리고, 전투의 양상도 한쪽으로 쏠리기 시작한다. 전장의 기세가 이리저리 움직이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안에서 역전도 나올 수 있도록 고민 중이다.
공성전은 1차 CBT에서도 나름대로 호평을 받았다.
TIG> 탐험 부분에서는 어떤 변화가 생기나?
1차 CBT에서 탐험의 의도는 시스템의 체험이었다. 그래서 지역마다 공헌도가 따로 활용되게 했고, 포인트를 충분히 많이 줬다. 2차 CBT부터는 지역과 상관없이 공헌도가 하나로 통일될 것이다. 반면 탐험 노드의 종류나 기능은 더 다양해진다.
NPC에게 일을 시킬 수 있는 생산 노드만이 아니라 새로운 지식을 주고, 생산력을 높이고, 특산물이 나오는 등의 자잘한 위성 노드가 전지역에 걸쳐 새롭게 추가된다. 그래서 앞으로는 공헌도를 어떤 지역에 어떤 용도로 투자할지 선택해야 한다.
TIG> 일종의 선택과 집중인 건가?
마을에서 일꾼들을 더 늘리거나 생산하거나 그런 게 탐험 노드에 붙을 거다. 어떤 유저는 무역을 중심으로 노드를 최대한 길게 늘여서 거리가 먼 마을과 마을 사이의 교역로를 잇는 데 신경을 쓸 거고, 제작을 원하는 어떤 유저는 특정 생산물과 관련된 노드에 집중적으로 공헌도를 투자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마을 안에도 노드가 있다. 하우징과 연동도 생길 예정이다.
TIG> 말이 나온 김에 하우징으로 주제를 옮겨보자. 1차 CBT의 하우징은 소위 ‘있는 자들만의 콘텐츠’였다.
그 부분은 전면 개편 중이다. 1차 CBT가 끝나고 하우징에 대해 내 스스로에게, 그리고 주변 개발자들에게 물어봤다. 내가 이 게임을 계속한다면 과연 나는 집을 살까? 그랬더니 되게 멀게 느껴지더라. 부익부, 빈익빈 콘텐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래서 보다 많은 유저들이 하우징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그 부분을 전면적으로 개편할 생각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무언가를 밝히기에는 조금 이르다. 2차 CBT에서 변화된 하우징을 만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개발해봐야 알 것 같다.
2차 CBT에서 새롭게 공개되는 칼페온 지역의 모습. 일단 주택 수는 확실히 늘어난다. 하우징 방식도 바뀔 예정이다.
TIG> 2차 CBT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지역은 어떤가?
일단 지금까지 말한 콘텐츠는 다 나오고 새로운 지역이 추가로 등장한다. ‘칼페온’ 지역인데, 1차 CBT에 나온 지역의 3배 규모로, 높은 레벨로 넘어가는 지점이 될 것이다. 최고 레벨은 50까지 풀린다.
TIG> 용병 시스템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하우징과 연동되는 게 있어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2차 CBT까지 하우징이 개편된다면 용병도 나올 것이고, 안 된다면 둘 다 3차 CBT에서나 공개될 것이다. 대략적인 방향만 설명하자면, 공성전이 약간 다양한 유저들을 취합하는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고민 중이다.
마냥 전투만 잘하는 유저들이 모이는 게 아니라 탐험이나 생산 집중한 유저가 참가하는 역할도 있고, 그런 사람이 용병으로 참가해서 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 그렇게 다양성이 존재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칼페온 지역의 플로린 마을 모습.
전투든 생활이든,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 수 있는 세계
TIG> 생활형 콘텐츠가 예상보다 많았다. 첫 공개에서는 액션이 많은 게임 같았는데.
원래의 콘셉트가 변한 건 없다. 오히려 콘셉트에 충실하려고 게임이 바뀌는 중이다. <검은사막>에서 유저가 다양한 플레이를 즐기도록 만드는 게 목표니까 이런 부분을 더 강화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RPG와 시뮬레이션의 연결고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이 게임의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영향을 미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TIG> 오히려 1차 CBT에서는 정작 전투만 하기엔 어려운 감이 있었다. 의도한 건가?
전투만 해도 된다. 실제로 회사에서도 전투만 해서 CBT를 잘 끝마친 개발자도 있다. 공헌도만 모으는 유저도 있고, 전투만 하는 유저도 있고, 협력해서 무언가를 할 수도 있고, 지겨우니까 다른 방식으로 플레이를 할 수도 있다. 그게 <검은사막>의 의도다. 누구나 자유로운 방향으로 플레이하며 살아가는 것.
다만 현실이든 게임이든 무언가 하나만 하면 지겨워지지 않나? 그래서 단순히 하나의 콘텐츠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이렇게 집중하다가 어느 순간에는 저거에 집중하다가 하는 식으로 다양한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억지로 무언가를 강요하고 싶진 않다.
TIG> 그렇다면 개발자 김대일이 꿈꾸는 <검은사막>은?
할 수 있는 게 끊임없이 나오는 게임. 그게 반복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많은 MMORPG가 전투와 성장을 기반으로 진행된다. 그거만으로 재미있지만 거기에 다양한 연결고리와 탐험 노드들을 넣어서 재미를 더해줄 수 있는 게임이 됐으면 좋겠다. ‘너는 이 게임을 그렇게 하고 나는 이렇게 하는 구나. 그럼 다음에는 요렇게 해봐야지.’ 식으로.
혼자서 의무적으로 모든 걸 다 한다기보다는 이 캐릭터는 이렇게 해봐야지. 얘는 이런 방향으로 키워서 이런 삶을 살게 해야지 같은, 진짜 RPG같은 느낌? 살아가는 느낌의 게임을 만들고 싶다.
약간은 머쓱하게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게임을 설명하는 김대일 대표
TIG> 지금까지의 김대일표 게임을 즐겨온 유저들이라면 약간 의외로 여길 수도 있겠다.
사실 액션만큼 생활형 콘텐츠들도 많이 좋아한다. 그런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기도 했고. 시뮬레이션 게임이 국내에 많이 없어서 아쉬워하는 유저이기도 하다. 지금도 스팀에 접속해서 매일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을 찾고 그런다. 요즘은 통 마음에 드는 게 없어서 아쉽지만. 개발자로서 굉장히 많은 이미지가 쌓여 있는 것 같은데, 그런 것들과는 상관없이 원하는 방향으로 게임을 만들어 나가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
TIG> 약육강식의 세계를 만들 생각은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나?
모든 부분에서 약육강식이 될 필요는 없다. 특정 집단에 속하지 않은 유저도 제약 없이 플레이하고, 거대 길드의 횡포와는 게임이 전혀 상관없이 돌아가는 그런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특정 집단의 횡포를 아예 싫어하는 유저도 있고, 아예 좋아하는 유저도 있으니까 어느 한쪽에 손을 대는 것보다 중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이런 것들이 너무 많으면 게임이 힘겨워지고, 너무 없으면 목적성이 사라지기도 한다. 교차점을 잘 찾아야지.
아이템이나 페널티 부분도 마찬가지다. 결국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이런 밸런스 부분에서 적절한 지점을 찾는 거다. 내부에서도 일주일마다 의견이 쏟아진다.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그런데 이게 전부 너무 민감한 문제라.(웃음) OBT 전까지 계속 실험할 것 같다.
TIG> 유저 의견 반영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 한해서는 유저들 의견보다는 내부에서 많이 보고 있다. 그 이유는 유저들의 경우 성향에 따라 굉장히 한쪽으로 쏠린 의견이 나올 때가 많기 때문이다. 단순히 유저 의견만 들어서는 안 된다. 의견을 토대로 삼되 횡포에 대한 대안 이야기도 하고 있고, 조직적인 해결책을 만들려고도 노력 중이고 그렇다.
TIG> 앞서 설명한, 보다 대중적인 하우징도 비슷한 맥락에서 받아들이면 되나?
비슷하다. 어디까지가 경쟁이고 어디까지가 대중적인 콘텐츠인지 고민하다가 하우징은 대중적인 영역에 들어간다고 생각을 바꿨다. 하우징이 경쟁의 요소는 아닌 것 같다. 공도 많이 들인 콘텐츠인데, 일부 유저만 플레이하는 건 좋은 건 아닌 것 같다.
어느 집이 궁금하다면 그 궁금증 정도는 해소할 수 있는 수준은 돼야 하지 않을까? 예를 들어 칼페온 깊은 속에 집들이 있다. 지나가다 그런 집들을 발견하고 ‘여기는 사람이 사는 곳인가?’ 궁금하면 들어가 볼 수 정도는 되도록,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이다.
누구든 모여서 신나게 놀 수 있는 세계가 목표다.
2차 CBT 일정은 4월 말, 확실할 때까지 검증한다
TIG> 불편함 부분에 대한 해결책은 어떻게 고민하고 있나?
1차 CBT가 끝나고 다른 게임을 보니까 이건 그냥 우리와는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굉장히 어렵다. 예를 들어 다른 게임은 퀘스트 위주의 플레이를 하는데 반해 우리는 퀘스트가 경험치를 주지 않다 보니 유저들이 당황스러울 것 같다. 그런 부분을 납득이 가능하게 설득해 나가는 과정이 많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한다.
TIG> 차라리 다른 게임과 비슷한 방향을 택할까 하는 고민을 한 적은 없나?
오늘 아침에도 개발팀과 이야기했는데, 이런 요소들을 수정하게 되면 유저들이 어떤 평가를 내릴까 의논했다. 그런데 나온 이야기는 이것과 유저의 만족도는 다르다는 거였다. 그래서 지금의 구조를 유지한 채로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볼 거다. 친숙해질 때까지 해봐야지. 그래도 큰 어려움 없이 접속해서 게임을 즐겨주는 하드코어 유저들에게는 너무 고맙다. 열심히 만들어야겠다.
TIG> 지금까지의 내용을 보면 CBT와 OBT의 진입장벽이 조금 다를 듯하다.
달라질 거다. 게임 플레이가 정신을 집중해서 하고 긴장감을 갖춰야 하는 건 맞는데, 그렇다고 해서 게임을 하는 사람이 아무것도 모르게 하는 게 맞진 않는다. 지금은 거의 요즘 유행하는 속된 말로 ‘안 알랴줌.’ 수준이니, 부족했던 건 맞다.
TIG> PC 시스템 요구사양은 어떤가? 1차 CBT 버전의 요구사양은 장난이 아니었다.
일단 지금 버전에서는 요구사양은 조금 떨어졌는데 그래픽은 아주 살짝 나아졌다. 차세대 콘솔 게임기가 나왔는데 우리도 눈높이 맞춰야지.(웃음)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최적화하면서 같이 노력 중이다.
참고로 최적화는 일부러 저사양 버전을 공개하지 않아서 생긴 문제이기도 하다. 저사양 버전에 대한 모든 준비는 끝나 있다. 퀄리티는 많이 낮지만 윈도우 XP에서도 다 돌아가고, CPU 사용량과 GPU 사용량도 엄청 줄였다.
다만 2차 CBT 버전까지는 공개하지 않을 생각이다. 게임을 플레이하지 못한 유저들이 많은 상황에서 섣불리 저사양 버전의 낮은 퀄리티 화면을 보여주는 게 좋다고만 생각되지는 않아서다. 일단 좋은 화면을 보여주는 게 우선이라 생각한다. CBT 기간은 디테일이나 그런 걸 올리고 하는 데 더 신경을 쓰겠다. 양해를 바란다.
TIG> 저사양 버전이라면 어느 정도까지 생각 중인가?
요즘 태블릿PC가 많이 나오는데 그런 PC에서도 돌아가도록 시도해보는 중이다. <리그오브레전드>가 되니까 우리도 돼야지.(웃음) 그런데 결과물이 아직은 좋지 않더라. 자체개발 엔진의 장점이 있으니 한계치를 어디까지 내릴 수 있나 도전 중이다.
TIG> 역시 편견 같지만 일단 OBT부터 지르고 보는 개발방식으로 유명하다. 이번에도 그럴 건가?
지금까지 그랬던 것도 여러 원치 않는 이유 때문이었고, 굳이 억지로 출시할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 그러고 싶진 않다. 지금으로서는 완벽하게 검증하고 갈 거다. 테스트가 필요하다 싶으면 더 할 거고, 만족할 때까지 계속 검증할 거다. <검은사막>은 정말 완벽하게 짚고 OBT를 가고 싶다.
TIG> 마지막으로 일정은 어떻게 되나?
4월 중으로 2차 CBT를 진행한다 이상은 아직 말하기가 어렵다. 내부적으로 정해진 날짜는 있는데 퍼블리셔(다음 커뮤니케이션)에서 잘 알려줄 거라 믿는다.
2차 CBT에 등장하는 칼페온 지역의 스크린샷
브리나무 유적지
칼페온 지역의 난민촌
몬스터들이 등장하는 가일의 땅
일부 몬스터들의 터전인 구단델리온
다수의 비행 몬스터가 습격하는 카란다 능선
칼페온을 휩쓴 검은 죽음. 다양한 사건의 원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