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스트라이커>(이하 구던스)의 문제는 경험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뉴던전스트라이커>(이하 뉴던스)의 개발을 총괄하는 박상준 개발 디렉터의 이야기다. 서버종료까지 간 안타까운 실패 이후 약 1년. 액토즈소프트로 둥지를 옮긴 <뉴던스>가 30일부터 오픈 베타테스트를 시작한다.
목표는 확실하다. <구던스>에서 부족했던 최고레벨 이후의 콘텐츠를 최대한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하고, 계승과 전직에서 유저와 개발자 사이의 부족했던 인식 차이도 메운다. 액션을 통해 풀어낼 수 있는 싱싱한 재료들을 갖고 있다.
아이덴티티게임즈의 개발자 3인방은 이를 활용해 마치 테마파크 같은 MORPG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두 번의 실패를 경험하진 않겠다’는 굳건한 각오를 다지는 <뉴던전스트라이커>의 3인방을 디스이즈게임에서 만났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왼쪽부터 액토즈소프트의 허준PM, 아이덴티티게임즈의 장중선 이사, 박상준 개발 디렉터
서버점검에 집중했던 리미티드 테스트. OBT부터 ‘본편’
얼마 전에 리미티드 테스트를 마쳤다. 그때 이야기부터 해보자.
장중선 이사: 재론칭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분위기가 좋았다. 게임에 처음 들어갔는데 도시에도 사람이 많았고 <뉴던스>부터 멀티플레이 지역으로 바뀐 캠프에도 인원이 바글바글했다. 식당을 새로 열었는데 다행히 다들 많이 와주신 기분?
테스트에서는 무엇보다 재접속률이 중요한데 재접속률도 좋았고, 서버도 안정적이었다. 기존 <구던스>에서는 '점검 스트라이커'라는 오명을 얻었던 탓에 서버 부분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일이 없어서 다행히 잘된 것 같다. 총평을 내리자면 유의미한 테스트였고 유저들도 잘 즐겨주셔서 감사했다.
게임의 콘텐츠 대부분이 달라졌다. 이를 감안하면 3일의 테스트는 좀 짧지 않았나?
장중선 이사: 테스트가 짧은 건 맞다. 다만 이번 테스트 자체가 후반 콘텐츠보다는 달라진 서버 구조와 시스템 확인에 목적을 두고 있었다. 캠프가 공동지역으로 바뀌면서 서버 구조가 확 달라졌고, 액토즈와 함께하면서 바뀐 DB시스템을 점검할 필요도 있었다.
그런 만큼 지난 테스트는 일종의 ‘에피타이저’라고 생각한다. <구던스>의 문제점 중 점검 스트라이커와 악몽 스트라이커가 대표적이었는데 거기서 점검 스트라이커를 확인한 셈이랄까? 다행히 문제는 없었다.
결국, 지난 테스트는 티저에 가깝고 본편은 OBT 이후라는 건가?
장중선 이사: 게임에서 달라진 재미를 느끼려면 후반부는 돼야 하고, <구던스>도 성장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니까. 리미티드 테스트 기준으로 유저 입장에서는 달라진 걸 느끼기 어려울 수도 있다. OBT 이후에 레벨 30을 넘어서면 아주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사실상 후반 콘텐츠는 검증 없이 내놓게 되는 셈이다. 자신감이 있나?
박상준 개발 디렉터: 내부 테스트를 꾸준히 진행했다. 이게 미묘한 부분이다.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모든 콘텐츠를 공개하고 일일이 검증받고 오픈하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OBT에서 신선함이 사라진다. 일단 내부적으로도 정말 많은 검증을 거쳤고, <구던스>를 서비스한 결과를 갖고 수정한 부분인 만큼 괜찮을 거로 생각하고 있다.
약간은 느려진 초반진행. ‘최고레벨’ 이후의 재미에 집중하기 위한 과감한 도전
바뀐 부분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
장중선 이사: 피로도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많았다. 근데 피로도 자체를 싫어하는 유저가 많은 거지 정작 피로도를 다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더라.
그런 부분은 운영으로 잘 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피로도의 도입이 콘텐츠 소모 속도를 조절할 수 있지만, 일부 유저가 너무 빨리 나가거나, 특정 콘텐츠를 독식하거나, 경제적인 부분을 망치거나 하는 면에서도 꽤 도움이 된다. 콘텐츠가 부족해서 억지로 막아놓기만 한 건 아니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피로도를 제외했어도 솔직히 유저들의 반응이 좋지는 않다.
박상준 개발 디렉터: 게시판 반응은 일단 지켜보는 중이다. 그에 맞춰 수정한 부분도 많다. 다만 제대로 된 목소리가 나오기에는 테스트가 너무 짧지 않았나 생각한다. 너무 익숙하다 변화하면 좋은 반응이 나오기가 쉽지도 않아서 그런 점들은 고려해 지켜보는 중이다.
특히 성장방식에 대한 불만이 많다. 굳이 시스템을 바꾼 이유를 모르겠다는 지적도 있고.
장중선 이사: 나도 <구던스> 유저였으니까 잘 알고 있다. 이전에는 18시간이면 최고레벨을 달성했고. 그 이후가 문제였다. 변속충격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초반부에 너무 빠르게 성장하고 나서, 파밍 부분에서 갑자기 성장이 늦어지니까 충격이 많이 왔다. 그래서 초반부는 약간 느리게, 대신 후반부는 이전보다 크게 빠르게 성장속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완급조절을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나온 불만이 클 것으로 생각한다. 이전에 보여줬던 시원시원한 초반성장과는 특히 느낌이 다르니까. 다만 안정적인 후반부를 위해 택한 방식이고, <구던스>나 혹은 그 이상의 성장속도를 택하면 최고레벨에서 또 같은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박상준 개발 디렉터: <구던스>는 성장구간에서 몰입감 있게 진행해나가는 느낌이 났고. 필드방식이 MORPG에서는 드문 구조다 보니 신선은 했는데 뭔가를 수행하고 보상을 받는 텀이 너무 길었다. 그리고 장중선 이사의 말대로 그렇게 파밍을 하고 나서 만렙 이후에 엔드콘텐츠 도입을 하려면 너무 힘들다.
나도 게이머로서 초반구간은 옛날이 더 재미있다는 점에 동의한다. 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초반의 이야기지 엔드콘텐츠를 접하고 나면 생각이 확실히 달라질거라 생각한다.
초반부의 밸런스도 매우 쉽게 가져갔는데, 같은 이유에서인가?
박상준 개발 디렉터: 일단 유저층이 우리 생각보다 넓었다. <구던스>의 경우 나중에 남은 유저들 중 30~40대가 굉장히 많았을 정도다. 그래서 일단 ‘보통 난이도’에 한해서는 어떤 스트레스도 없이 게임을 진행하도록 만들자고 생각했다.
여기에 앞서 말한 성장구간의 차이도 있는데, <구던스>는 초반부터 너무 많은 시스템과 전략, 패턴 등을 집어 넣다 보니 후반부가 부실해졌다. 사실 유저들이 바라는 게임의 초반부는 성장의 재미가 전부인데 너무 많은 부분에 투자를 한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패턴이나 전략적인 재미 등은 모두 레벨 30 이후로 미뤄뒀다.
게임 난이도에 대한 전반적인 고민이 필요했다는 뜻으로도 들린다.
박상준 개발 디렉터: <구던스>에서 DB를 보고 놀랐던 게 초반 골렘보스에서 정말 많이 죽고 정말 많은 유저가 이탈했다. 그래서 반성했고 난이도를 세분화할 필요를 느꼈다. 보통은 쉽지만 어려움과 매우 어려움은 진짜 어렵게 만들었다. 레벨 30 이후부터는 어비스나 챌리지 던전처럼 ‘각오하고 오세요’ 수준의 도전도 있다.
대부분의 MORPG가 난이도에서 고민을 한다. 해법은 찾은 것 같나?
박상준 개발디렉터: MORPG가 플레이어의 컨트롤과 캐릭터의 능력치를 합해서 싸우는 게임이다보니, 잘하는 사람에게는 한 없이 쉽고 어려운 사람에게는 한 없이 어렵다. 그런 부분이 고민이었다. 결국 우리가 찾은 해답이 챌린지던전이다.
MMORPG 레이드던전처럼 패턴을 인지하고 빠르게 반응해야만 생존이 가능한데 장비가 부실하면 공략시간이 부족해서 클리어를 할 수 없다. 장비와 액션 양쪽을 필요로 하는 이 같은 방식이 난이도에서 해법이 되지 않을까 싶다.
계승 부분도 대대적인 변화를 겪었다. 유저 반응이나 결과는 어떤가?
장중선 이사: 여전히 <던전스트라이커>라는 이름과 전직, 계승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많더라. 사실 이 부분에서 많은 변화가 생겼는데, 기존에는 ‘아케인 버서커’처럼 위자드의 메인스킬을 버서커가 사용하니까 더 유리한 경우도 있었다.
대미지를 통해 밸런스를 제어할 수는 있지만 위자드 유저가 메인스킬을 뺏기면서 감정적으로 느끼는 허탈함을 제어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이 부분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나온 게 지금의 형태다. 스킬을 가져와서 그냥 쓰면 해당 직업보다 약하지만, 대신 보조로 활용하면 내 스킬에 새로운 연속기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지금은 스킬 포인트도 다 못 찍는다. 선택지가 확실히 존재하는 방식이고, 그런 선택들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심지어 이번에는 엔드 콘텐츠의 최종 장비도 질풍 찌르기에 특화된 장검이 있고 실드 크러시에 특화된 장검이 있다. 상위 장비가 이렇게 특징별로 나열된다. 보다 입맛에 맞는 선택이 가능해질 것이다.
엔드콘텐츠의 목표는 ‘다양성’. 시즌마다 다른 재미를 주겠다
TIG> 챌린지 던전 이야기가 나온 김에 최고레벨 이후 플레이에 대해 듣고 싶다.
박상준 개발 디렉터: 최고레벨 이후 할 수 있는 게 많다. 단순히 숫자가 많은 게 아니라 ‘경험의 종류’가 많다. <구던스>의 악몽은 던전이 4개지만 사실 경험은 1개였다. 비슷한 던전에서 비슷한 방식의 콘텐츠를 즐기니까.
그런데 그걸 몇 달을 해야 하니, 유저가 질릴 수밖에 없다. 지금은 최고레벨 이후에도 할 수 있는 선택지가 여러 가지 있고, 지금 내가 이게 유리하니 이걸 하자 저게 보상이 좋으니 저걸 하자 고를 수 있다. 선택의 재미가 있는 셈이다.
최고레벨 이후의 플레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박상준 개발 디렉터: 일단 최고레벨 직후부터 스트레스 없이 시간의 균열에 도전할 수 있다. 시간의 균열에서는 각 직업별 장비가 나오고, 공간의 균열 입장권을 얻게 된다. 여기서 얻은 입장권으로 공간의 균열에 들어가서 시간의 균열에서 나온 아이템을 강화할 수 있는 보석이나 재료들을 얻는 식이다. 입장권이라고 해서 <구던스>처럼 매우 귀한 건 절대 아니다.
그리고 이와 별개로 최상위 던전인 챌린지 던전이 있다. 챌린지 던전은 총 3층으로 각 층마다 보스가 있는데 보스를 처치하면 100% 장비를 얻을 수 있다. 최상위 던전이라고 처음부터 어려운 건 아니고, 최고레벨 직후에도 1층 보스 정도는 처치할 수 있다.
이후 이제 파밍 좀 됐으니까 2층도 갈 수 있겠네. 보스도 잡겠네 식으로 도전 가능한 콘텐츠다. 나중에는 마음에 딱 맞는 유저끼리 모여가야 겨우 깰 정도로 정말 정말 어렵다. OBT에서는 여기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이후에는 챌린지 던전의 층을 높이는 식으로 업데이트를 이어갈 생각인가?
박상준 개발디렉터: 그건 아니다. 이후에도 층을 늘리지는 않을 거고, 약 3개월 단위로 다른 챌린지 던전이 나오는 구성을 생각 중이다. 이것도 다른 경험을 위해서인데, <구던스> 서비스를 종료할 때 이런 반성을 했다.
MMORPG든 MOTPG든 하나의 틀이 성공하면 계속 그 틀만 가져가는데 계속 그것만 파는 게 과연 맞는가? 그런 고민을 하는 중이다. 그래서 아예 시즌마다 다른 엔드콘텐츠를 내는 것도 고민 중이다. 이번 시즌에는 시간과 공간의 균열을 내세웠지만, 다음 시즌에는 또 다른 구성의 던전으로 찾아오는 식이다.
개발 일정을 고려하면 쉽지만을 않을 듯 하다.
박상준 개발 디렉터: (웃으며) 당연히 어렵다. 근데 지금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그 부분에서는 피로도가 약간 도움이 될 듯하다.
이후의 콘텐츠에 대한 힌트라도 좀 달라.
장중선 이사: 펫과 전문직업. PVP 등을 최대한 빠르게 오픈할 생각이다. 개발이 어느 정도 끝난 부분이기도 하다. 빠르면 여름방학까지 넣어볼 생각인데 OBT 상황에 따라 바뀔 가능성도 크다.
박상준 개발디렉터: 비전투 콘텐츠는 다들 취향이 갈린다. 하는 유저와 하지 않는 유저가 확실하게 나뉘는데, 비전투 콘텐츠를 추구하는 유저는 전문직업을 많이 키우게 될 것이고, 스킬을 사용하거나 전투에 참가하는 펫은 전투 콘텐츠를 추구하는 유저가 택하게 될 것이다.
펫을 키우기 위해서는 전문기술이 필요하므로 던전이 어려운 유저들은 전문기술로 펫 관련 아이템을 팔아서 돈을 벌고, 상태이상을 해결하는 물약을 연금술로 만들어서 내다 팔아서 장비를 갖추는 등 경제 순환에 전문기술을 활용할 생각이다.
전투에 관련된 업데이트는 예정된 게 없나?
박상준 게임 디렉터: 일단 챌린지 던전은 파티형 던전이니까. 파티가 싫은 유저도 케어를 해야한다는 의견이 있어서 솔로플레이가 가능한 최고레벨 던전을 개발 중이다. OBT 이후 빠르게 업데이트할 생각이다. 또 PVP를 개발 중이다.
게임의 특성상 PVP에 기대를 하는 유저가 많을 듯 한데?
박상준 개발디렉터: 내부에서 해보면 재미는 확실하다. 근데 지금까지 스킬이나 그런 게 PVE 대상으로 개발됐다 보니 PVP에는 맞지 않는다. 그래서 PVP 관련 규칙을 만드는 중이다. 몬스터를 날리는 넉백이 유저에게는 다르게 적용되는 식이다. 1:1도 지원은 할 건데 기본적으로 4:4 팀전 정도로 개발해보고 있다.
지금까지 나오지 않은 숱한 직업들은 어떻게 되나?
박상준 개발 디렉터: <구던스>에서 반성하는 부분이 새로운 직업을 공개하더라도 다른 게임의 직업 공개만큼의 파급력이 없었다. 게임이 전직기반이고 계승해서 시너지를 얻다 보니 해당 직업만의 매력이 약해지고 그냥 스킬이나 끌어오는 직업이 되더라. 그래서 이 부분을 어떻게 바꿀지 생각하고 있다.
생각 중 하나는 직업을 일정 단위로 묶어서 해당 캐릭터 군에서만 전직이 가능거나, 계승을 더욱 강화하는 방식이다. 다만 고민 중인 부분이라 아직 상세히 결정된 건 없다. OBT 이후의 반응을 지켜봐야 할 듯하다.
디렉터 입장에서 <뉴던스>는 어떤 게임으로 만들어가고 싶나?
박상준 개발 디렉터: 잠깐 말했듯 계속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게임이 포인트다. 그러기 위한 재료는 사실 많이 놓여있는 게임이다. 액션을 통해서 공략하고, 패턴을 파악하고, 영혼의 맞다이를 하는 게임도 된다. 그런데 기존의 <구던스>가 왜 실패했느냐 하면 너무 한 종류의 경험만을 추구했다. 온라인게임은 그러면 안 됐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온갖 콘텐츠를 넣으며 백화점이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좋든 나쁘든 온라인게임은 그게 맞는 것 같다. <뉴던스>는 원래부터 액션에서도 다양성 확보가 가능한 게임이니까. 이 부분을 강조해보자 생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