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온라인>이 지난 1일 첫 테스트를 마쳤습니다. <문명 온라인>은 세계적인 턴제 시뮬레이션 게임 <문명> 시리즈의 MMORPG 버전이라는 것 외에도, 유저가 일개 유닛이 되어 문명을 만들어 간다는 샌드박스 요소와 엔딩이 있는 세션제 RPG라는 독특한 게임성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6일동안의 1차 CBT는 이 도전에 대한 빛과 그림자를 보여줬습니다. 엔딩이 있고 캐릭터 데이터가 초기화되는 세션제라는 틀, 그리고 유저가 유닛이 되어 거대한 문명의 흐름을 이끈다는 틀은 테스터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반면 생소한 게임 방식에 대한 미흡한 안내와 세션 당 이틀이라는 부족한 검증, 그리고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게임 시스템은 아쉬움을 남겼죠. 첫 시험 결과를 받은 <문명 온라인>. 엑스엘게임즈는 이를 바탕으로 어떤 청사진을 그리고 있을까요? 그래서 송재경 대표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
시운전 마친 <문명 온라인>, 방향성 인정이 가장 기뻤다
1차 CBT가 끝났습니다. 승리조건이 하나였고 시대도 6개 중 2개만 나오는 등 과거 공개된 <문명 온라인> 정보에 비해 적은 볼륨으로 진행 되었습니다.
송재경 대표: 아무래도 게임이 많이 특이하다 보니 시운전의 성격이 강했죠. (웃음) <문명 온라인>은 기본적으로 ‘유저 하나하나가 역사를 만들어 간다’는 콘셉트잖아요. 건축이나 발전, 전쟁 모두 유저 손에서 이뤄지는 식이죠.
이게 얼마나 잘 돌아갈 수 있을까 확인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시대와 기술(테크 트리), 지도, 승리조건까지 제한해서 엄청 간략화했죠. 아마 OBT 버전 볼륨의 10%도 되지 않을 거예요.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튜토리얼 같은 것을 제대로 만들 수 없었어요.
그럼에도 테스터 분들이 불과(?) 1시간여 만에 건물 짓고 도시 만드는 등 플레이에 대한 감을 잡은 것을 보면 우리나라 유저들은 참 대단하긴 한 것 같아요. 물론 1차 CBT이니만큼 <문명>과 <문명 온라인>에 관심이 많은 분이, 혹은 게임 경험이 많이 오신 덕분입니다. 다음 테스트에서는 일반 유저들도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달라져야죠.
플레이는 많이 하셨나요? 정해진 동선이 없는 게임이니 만큼, 독특한 경험도 많았을 것 같은데.
송재경 대표: 세션마다 문명을 옮겨가며 즐겼습니다. 덕분에 문명마다 재미있는 광경도 많이 목격했어요. 로마와 중국 문명을 플레이했을 때는 ‘난징 공방전’이 인상적이었어요. 양 문명의 자존심이 난징이라는 도시의 함락 여부에 걸려 있어 CBT 내내 필사적인 플레이 양상을 보였죠.
이집트로 플레이할 때는 특유의 개척 정신이 기억에 남았어요. 로마와 중국 문명이 구대륙(?)의 패권을 다투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면, 이집트 유저들은 신대륙이나 남극 같은 오지에 도시를 세우는 등 독특한 플레이 패턴을 보여줬죠. 때로는 이게 심해 문명 채팅창에 “나라가 망해가고 있는데 이러면 안 돼요”하는 하소연까지 올라올 정도였으니까요.
사실 이런 식으로 문명 특색이 나타나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어요. 다음 테스트에서도 이런 모습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1차 CBT에서는 각 문명의 움직임을 보는 것도 재미있었죠.
CBT 마지막 날, 극지방에 진출해 도시를 건설한 이집트 유저들
세션마다 문명 선택이 자유로움에도 불구하고, 문명 간 특색이 이어졌다는 말이네요.
송재경 대표: 물론 우연의 일치일지도 모르죠. 어떤 분들은 이런 것과 관계없이 자유롭게 게임을 즐겼을 거에요.
그런데 묘한 것이, 문명마다 그 분위기에 걸맞은 이들이 조금씩 더 있었던 것 같아요. 실제로 CBT 내내 로마 문명은 공격적인 성향을 보였고, 이집트 문명 같은 경우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많이 보여줬죠. 중국 같은 경우 소수민족(?)으로 게임을 시작해서 그런지 CBT 내내 끈끈한 모습을 보여줬고요.
어쩌면 CBT 기간 서로 비슷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중국과 로마의 자존심 싸움도 한 예고, 또 테스트가 진행되면 대충 각 문명이 어떤 분위기인지 이야기가 퍼지니까 자신의 취향인 곳으로 이동하기도 하고. 어쩌면 이것도 유저 분들이 만들어 낸 콘텐츠죠.
개발자로서는 ‘막둥이 게임’이자, <문명> 시리즈를 즐겨왔던 송재경 개인으로서는 일종의 ‘팬게임’인데 감상이 어떤가요?
송재경 대표: 팬게임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드네요. (웃음) 팬으로서, 그리고 개발자로서 시작은 거창하게 했지만 사실 기대보다는 걱정이 컸어요. <문명 온라인>이라는 게임 자체가 기존 시리즈와는 시점과 장르가 달랐고, 다른 MMORPG와도 콘셉트가 달랐으니까요. 이러다 보니 '게임이 잘 돌아가긴 할까', '유저들이 적응할 수 있을까' 같은 걱정이 산더미였죠.
다행히 걱정했던 것보다 유저 분들이 좋아해 주시고 응원해 주셨습니다. 게임의 흐름이나 기획 자체에도 긍정적인 평이 많더라고요. 물론 1차 CBT라는 것을 고려해서 많이 후한 평을 주셨겠지만, 그래도 <문명 온라인>이 가야 할 방향이 어긋나진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네요.
새 시도의 첫 테스트이니 만큼 느낀 것도 많을 것 같습니다. CBT에서 마음에 들었던 것을 꼽자면?
송재경 대표: 역시 게임의 기본적인 틀과 방향성을 인정받은 것이 가장 기쁘죠. 세션이 시작되면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흩어져 건축하고 생산하고 전쟁하며 자연스럽게 게임을 이끌어 갔던 것이 가장 기뻤어요. 초기화와 엔딩이 있는 ‘세션제’라는 큰 틀에 대해서도 “신선하다”같은 긍정적인 평도 많았고요. 시운전이라는 측면에서는 기대 이상의 성과였어요.
또 어떤 분은 게임의 빠른 템포와 1시간 단위로 바뀌는 평화∙전쟁 시간 때문에 게임에서 떠나기 힘들다는 평을 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원작의 ‘한턴 만 더’를 살릴 수 있었던 것 같아 뿌듯했어요. 평화와 전쟁 시간의 교차로 실시간 게임임에도 '턴'같은 느낌을 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지금은 CBT이고 제한된 시간에만 서버가 열려 이런 방식이 가능했지만, 나중에 세션이 24시간 내내 운영된다면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평화와 전쟁이 교차하겠죠. 아마 새벽같이 사람이 적은 시간대면 평화와 전쟁 사이의 간격이 길어지는 식으로 조절되지 않을까요?
세션제의 약점과 비전투직 소외, 보상 개선으로 풀겠다
첫 테스트이다 보니 좋은 점만 있었을 것 같진 않습니다. 안타까웠던 점은 없었나요?
송재경 대표: 유저 분들의 플레이 패턴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웠죠. <문명 온라인>은 한 직업을 최고 레벨까지 성장시키는데 1~2시간 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빨라요. 기술 개발에 따라 신규 직업이 계속 해금되는 만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일부러 성장 속도를 빨리했거든요.
그래서 처음에 그렸던 그림은 건축가나 중갑기사, 강철 무기 대장장이 등 서로 다른 직군의 직업도 자유롭게 오가는 거였어요. 같은 일만 반복하면 질리니까요. 물론 이런 유저도 있었어요. 하지만 세션이 진행될수록 이런 유저보다, 특정 직군에 특화되어 역할 분담이 이뤄지는 경우가 더 많더라고요.
공방전(상대 문명 도시를 공략할 수 있는 전쟁 기간)을 하더라도 건축 계열 직업이 전투 계열 직업으로 전직해서 참전하는 것이 아니라, 건축가는 상대 도시 가까이 병영을 지어 보급을 책임지고 전투 계열 직업은 보급을 걱정하지 않는 대신 수많은 공성병기로 총력전에 나서는 식으로요.
원래 계획은 평시에는 생업(?)에 종사하고 전쟁에는 전투하는 징집병(?) 개념이었는데, 세션이 거듭될수록 공방전에는 전문화된 직업군인과 전투공병의 비중이 커졌죠. 생각했던 것보다 유저 개개인의 취향이 명확하더군요.
공방전 시작을 앞두고, 상대 도시 근처에 병영과 감시탑으로 교두보를 확보 중인 유저들
이 때문에 단합의 재미는 있었지만, 생산∙건축 계열 유저들로부터 보상이 공정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죠. 공방전 보상이 다른 것보다 큰데다, 직접 전투에 참여한 이들만 보상이 있었으니까요.
송재경 대표: 맞아요. 실제로 CBT 유저 팁 중에는 생산이나 건축 계열 직업이라도 첫 공방전 전투엔 참여하는 것이 육성에 유리하다는 조언까지 있었죠.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입니다. 그래서 공방전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문명에 어떤 식으로든 공헌한 이들에게는 보상을 주는 방안을 고민 중이에요.
<문명 온라인>을 개발하며 염두에 뒀던 것 중 하나가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하자’였어요. 그래서 직업 성장속도도 높여 스트레스를 줄이고자 했고, 건축이나 생산 등 <문명>의 다양한 요소를 담아 많은 취향을 커버할 수 있도록 했죠. 저희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전문직’ 유저들도 이런 사례죠. 그래도 보지 못했던 것을 찾은 만큼, 보상 때문에 싫은데 억지로 무언가를 하게 하진 않을 거예요.
세션의 보상이라는 측면에서는 어떤가요? CBT에서는 이틀 간 한 세션이 진행되었지만, 정식 버전에서는 1주일간 세션이 진행됩니다. 긴 시간이 필요한 만큼 유저들의 동기 유발이 중요할 것 같은데.
송재경 대표: 세션제야 말로 <문명 온라인>의 가장 큰 특징이자 숙제죠. 초기화와 엔딩이라는 세션제의 특징 덕분에 유저들이 더 쉽게 서로 돕고 단합한다는 것은 강점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는 아직 물음표가 많아요.
질문처럼 이틀간 제한된 시간에만 진행되는 세션과 24시간 모두 활용해 일주일간 진행되는 세션의 피로도와 성취감은 다를 거에요. 세션이 끝날 때마다 캐릭터가 초기화되니 그에 걸맞은 계정 단위 보상을 지급해야만 게임이 살아남겠죠.
1차 CBT에서는 이것을 '카드'라는 형태로 구현했었죠. <리그 오브 레전드>의 ‘룬’처럼, 캐릭터에게 강화 효과나 특수 스킬을 부여할 수 있는 아이템을 세션 승패에 따라 계정에 지급하는 식으로요. 여기에 추후에는 ‘카르마포인트’이라는 장치가 더해질 예정입니다.
계정 단위로 쌓이는 '돈'같은 개념인데, 카드 시스템이 승패에 따라 임의로 보상을 지급했다면, 카르마포인트는 유저가 이를 직접 사용해 자신이 원하는 보상을 구매하는 식이죠. 다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밸런스는 세션이 본격적으로 운영된 후에야 잡힐 것 같아요.
방금 말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보상 수준이 적용될 수도 있고, 역으로 세션의 길이가 바뀔 수도 있고.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입니다.
세션이 1주일 단위로 운영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인가요?
송재경 대표: 세션의 피로도와 보상 수준이 맞으려면 둘 중 어느 쪽이든 바뀔 수 있지 않을까요? 세션제의 강점은 각 세션이 별개 서버처럼 운영될 수 있다는 점이죠. 현재는 1주일이 한 세션이라는 것을 기본으로 생각하곤 있지만, 운영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만약 1차 CBT 수준의 속도가 적절하다면 6개 시대가 3일짜리 세션으로 운영될 수도 있죠. 이것을 다른 방향으로 접근해보면 1주일짜리 메인 세션이 운영되는 가운데, 이와 별도로 다른 템포로 운영되는 이벤트 세션이 운영될 수도 있겠죠.
예를 들어 4일짜리 추석 연휴가 다가온다면 연휴 기간에 진행되는 이벤트 세션이 만들어지거나, <문명> 시리즈의 ‘마라톤 속도’처럼 6주짜리 세션이 운영되는 식으로요. 개인적으론 <문명> 시리즈를 항상 ‘최고 난이도-최저 속도’로만 즐겨 이런 특별 세션이 꼭 생겼으면 좋겠네요. 물론 그러려면 그만큼 게임이 성공해야겠지만. (웃음)
유저들이 꾸준히 세션에 참여하려면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느냐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1차 CBT에서는 문명이나 맵의 차이성이 부각되지 않았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될까요?
송재경 대표: 개발 중이라 CBT에 포함하진 않았지만, <문명 온라인>은 새로운 세션이 시작될 때마다 맵이 임의로 생성될 예정이에요. 이외에도 자신이 가본 곳 아니면 지형을 알 수 없는 ‘전장의 안개’도 추가돼서 전략성과 탐험하는 재미를 높일 계획이죠.
다만, 이것이 100% 랜덤일지, 아니면 대륙 모양은 한정되어 있고 그 안의 지형이나 자원 분포, 자연경관 등의 위치만 바꿀 것인지는 아직 개발팀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합니다. 문명 간 차별성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습니다. 1차 CBT에서는 의상이나 건물의 모양만 일부 다를 뿐이었죠.
추후에는 차별성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스킨을 추가할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로마 군단병’같은 문명 전용 직업이나, 기타 전용 스킬과 건물 등을 넣을 예정이에요. 다만 <문명 온라인>은 기본적으로 유저(문명) 간 실력을 겨루는 게임이기 때문에, 원작처럼 압도적인 밸런스는 아닐 거에요.
역사 재현 모드와 유저가 만드는 외교, <문명 온라인>의 미래
1차 CBT가 전쟁을 소재로 한 시운전이었다면, 정식 버전은 어떤 모습의 게임일까요?
송재경 대표: 당연히 1차 CBT보다 오류 없고 버그 없는 게임이겠죠? (웃음) 크게 2가지 틀을 생각하고 있어요. 하나는 세션제라는 시스템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문명>의 특징을 온라인에서도 온전히 녹이는 것이죠.
세션제 게임이라는 화두에 대해서는 앞서 언급했던 이벤트 세션이 좋은 예가 되겠네요. 앞에서는 단순히 세션의 길이만 가지고 예를 들었지만, 조금 더 여력이 있다면 <문명> 시리즈의 ‘모드’처럼 ‘2차 세계대전’이나 ‘포에니 전쟁’같은 역사 재현 세션도 선보이려 해요. 이 경우 유저들은 당시 지형과 세력도를 바탕으로 구현된 맵에서 당시의 주요 세력에 속해, 역사를 재현하거나 다시 쓰기 위해 실력을 겨루겠죠.
개인적으로 역사 시뮬레이션에 로망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이벤트 세션에서 일어나는 일을 종합해 ‘전황 리포트’같은 것을 만들어도 재미있지 않을까요? 유저들이 직접 가상의 역사를 쓰는 것이잖아요.
기존 <문명> 시리즈처럼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한 모드도 등장할 예정이다
<문명> 시리즈의 재현이라면 1차 CBT에는 없었던 외교나 정치, 기술 발전 모델을 말하는 거겠죠?
송재경 대표: 예. 사실 기술 발전만 하더라도 1차 CBT에서 존재하긴 했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동으로 기술이 찍히는 식이었죠. 이것이 나중에는 유저들이 어떤 기술을 먼저 배울지 직접 영향을 끼치는 쪽으로 바뀔 거에요.
예를 들어 똑같이 르네상스 시대에 접어든 문명이 있다고 하더라도, 유저들 성향이나 리더 판단에 따라 어떤 문명은 화약을 연구해 머스킷 계열 직업을 해금하고 어떤 문명은 기계역학을 연구해 연노병을 해금하는 식이죠.
선택 방법은 정치 체제에 따라 달라질 예정이에요. 예를 들어 정치라는 시스템이 정립되지 않은 고대 시대에는 유저들이 어떤 행동을 많이 하느냐에 따라 우선 개발할 기술이 결정될 것이고, 왕정은 리더의 판단이, 민주주의에서는 투표 등을 통해 결정되겠죠.
참고로 기술 발전에 대한 유저들의 개입은 단순히 어떤 기술을 먼저 얻을지가 끝은 아니에요. <문명 온라인>에서는 모든 문명이 동일한 양의 기술 발전 포인트를 받게 되지만, 유저들의 행동에 따라 이 양이 늘어날 수도 있죠. 물론 밸런스 상 기술 발전 정도가 하루 이상 차이 나는 일은 없겠지만, 몇 시간 정도의 차이로도 전쟁에서는 큰 영향이 있지 않을까요?
1차 CBT에서는 일부 소셜리더(?)의 발언이 문명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유저들의 자발적인 행동이 모인 결과였습니다. 수천 명의 유저가 함께 하는 게임에서 어떤 식으로 정치와 외교가 구현되나요?
송재경 대표: 문명 간 관계 원칙은 간단해요. 유저들의 사이가 나쁘면 적대 문명이 되는 것이고, 좋으면 동맹이나 중립이 되는 것이죠. (웃음) CBT에선 등장하지 않은 개념인데, 기본적으로 타 문명 유저와 어떤 관계를 맺느냐가 모여 게임에 영향을 미칠 예정입니다.
예를 들어 중국 문명과 로마 문명이 만날 때마다 다투면 중립에서 적대 관계가 되고, 공방전 시 선전포고를 함으로써 실제 전쟁에 돌입하는 식이죠. 반면 싸우지 않고 평화롭게 지내면 중립이었던 것이 평화 관계가 돼 나중에 동맹까지 맺을 수 있죠. 이 경우 문명 간 교역을 하는 등 보다 본격적으로 우호 관계를 맺어가겠죠.
문제는 정치인데…. 이 부분은 개발팀에서도 가장 의견이 분분한 지점입니다. 문명 리더든, 아니면 한 도시의 시장이든 어떤 방식으로든 정치 요소를 넣는 것은 다들 찬성하고 있어요. 문제는 어느 범위, 어느 수준까지 권한을 주어야 이것이 원활히 돌아가느냐죠. 질문처럼 다른 유저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도 문제고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나 구체적인 답이 가능하겠네요.
문명 간 작은 충돌이 모여 전쟁까지 불러 일으킨다
2차 CBT에서는 어떤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을까요?
송재경 대표: 1차 CBT보다는 콘텐츠 볼륨을 키워 보다 <문명>다운 모습을 보여드릴 예정이에요. 일단 지난 CBT에서 플레이할 수 없었던 ‘아즈텍’ 문명이 등장하고, 중세와 르네상스 말고도 새로운 시대가 추가될 예정이죠.
승리조건도 기존에 정복 승리 외에, 새로운 승리조건이 1 ~ 2개 추가될 예정입니다. 때문에 가지고 있는 도시가 적어도, 혹은 공방전 시간이 모두 끝났어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새로운 승리에 도전할 수 있겠죠. 1차 CBT는 도시를 많이 짓고 부수는 물량전의 느낌이 강했는데, 새로운 승리조건이 추가되면 문명 간의 눈치싸움이 더 치열해지지 않을까요? (웃음)
여담이지만 <문명> 시리즈 같은 경우, 과학승리나 문화승리를 하는데 도시의 영향이 컸죠? 도시의 생산력이나 문화력이 중요했으니까요. 2차 CBT에 추가될지는 미정이지만, <문명 온라인>에서도 도시에 자원 생산이나 다른 승리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시설이 추가될 예정이니 참고해 주세요.
그렇다면 <문명 온라인>의 다음 테스트는 언제쯤 즐길 수 있을까요?
송재경 대표: 이제 막 1차 CBT가 끝나 정확한 대답은 힘드네요. 1차 CBT 포스트모템도 해야하고, 튜토리얼과 새로운 콘텐츠도 만들어야 하고, 퍼블리셔인 2K 게임즈와 이야기도 해야하니…. 개인적으로는 올해 안에 다시 한번 테스트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