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조이의 신작 아케이드 리듬 게임 <비트크래프트 싸이클론>(이하 싸이클론)이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진행된 테스트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누리조이가 <DJ MAX> 개발진 일부가 차린 회사인데다 국산 리듬 게임 자체가 적은 상황에 <싸이클론>에 대한 리듬 게임 마니아들의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기사 보기)
테스트를 마친 <싸이클론>에 대해 궁금한 점도 많다. 게임 방식, 출시 계획, 다른 플랫폼 출시 계획 같은 것들 말이다. 그래서 디스이즈게임은 <DJ MAX>시리즈의 작곡가 겸 개발자였던 누리조이 함경민 실장(닉네임 Planetboom)을 만났다.
<싸이클론>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함경민 실장은 <비트크래프트> 시리즈를 새로운 리듬 게임 브랜드로 만들어가겠다며 <싸이클론>의 출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누리조이 함경민 실장
“<싸이클론>, 음악을 ‘손으로 그리는 느낌’을 표현했다”
테스트가 끝났는데, 당시 튜토리얼이 없어서 게임 방식이 널리 알려지지는 않은 것 같다. 다시금 <싸이클론>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함경민 실장: <싸이클론>은 <비트크래프트> 시리즈의 첫 타이틀로, 터치스크린을 이용한 아케이드 게임이다. 현재 7일간의 테스트를 마치고 출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플레이 방식을 소개하자면 원 모양의 판정선이 있고, 노트가 가운데서부터 원 가장자리로 퍼져 나오는 방식이다. 기본 노트나 홀딩 노트 외에도 뒤에 따라오는 선에 맞춰 길게 슬라이드 해야 하는 조그 노트, 짧게 슬라이드 해야 하는 스윙 노트 같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싸이클론>에서 강조하고 싶었던 게 있다면 무엇인가?
함경민 실장: <싸이클론>은 원 모양의 판정선을 턴테이블로 보고, 손으로 ‘음악을 그리는’ 느낌을 강조했다. 리듬게임의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에서 출발한 건데, 리듬 게임은 비트와 멜로디를 연주하는 게임이지 않나? 귀에 잘 들리는 소리를 이용해 굵은 느낌의 패턴을 담아내고 싶었다.
그래서 장르에 맞춰 노트 패턴도 다양하게 만들었다. 클럽 음악이라면 디제잉 하는 느낌으로, 락 같은 음악은 기타를 태핑 연주하는 느낌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싸이클론>의 티저 영상을 공개했을 때, 아케이드 버전을 낸다고 해서 사실 의외였다. 지금 아케이드 게임센터를 찾아보기도 어렵고,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는 시대다.
함경민 실장: 지금 아케이드 시장이 사멸화 된 건 사실이지만, 우리가 잘해서 아케이드 리듬게임의 부흥을 일으킬 수 있겠다는 자신감에서 출발했다.
<싸이클론>을 만들면서 이 게임성과 경험이 리듬 게임 유저 사이에서 공유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게임센터라는 오프라인 장소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냈다. 물론, 유니티 엔진으로 개발했기에 플랫폼 확장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
유니티 엔진을 택한 건 모바일 시장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 아닌가?
함경민 실장: 플랫폼 확장을 염두에 둔 것도 맞지만, 전략적인 이유도 있다. 누리조이가 현재 <싸이클론> 말고도 모바일 게임들을 개발하고 있는데, 회사에서 전략적으로 유니티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모바일 시장에서는 타이밍과 속도가 중요한데, 유니티 엔진을 다루면서 개발 노하우를 쌓자는 판단이다.
<싸이클론>의 타깃 유저는 초보자인가, 리듬 게임 마니아인가?
함경민 실장: 마니아 중심인지, 라이트 유저 중심인지를 물어본다면 마니아를 위한 게임이 맞다. 그래서 콤보 수를 늘려주는 피버나 추가 점수를 얻게 해 주는 익스트림존 시스템을 넣어 높은 점수를 내기 위한 전략성을 추가했다.
아케이드 게임이다 보니, 유저가 게임센터까지 오게 하는 게 중요한데다 초보자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이겨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물론, 초보자들이 접근하기 쉽도록 난도 낮은 곡을 추가하고 편의성도 개선할 계획이다. 좀 더 나아가자면, 아케이드를 시작으로 플랫폼 확장을 통해 대중화를 시도하는 게 목표다.
“<싸이클론>, 직접 해 보면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일주일 간의 테스트가 끝났다. 당시 <싸이클론>의 플레이 방식이 <마이마이> 같은 게임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함경민 실장: 우리도 그런 피드백을 받았다. 하지만 직접 해 보면 게임성이 상당히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결국, 콘셉트 원형에 대한 이야기가 될 텐데, <싸이클론>의 핵심 콘셉트는 턴테이블과 자동차 계기판이었다. 그러면서 어떤 모양으로 디자인해야 좋을까 고민했다. 최종적으로 원 형태가 플레이할 때 손 모양과 잘 맞는다고 판단해서 이런 방식을 택하게 됐다.
테스트 당시 직접 현장에서 유저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는데, 직접 의견을 받은 소감은 어땠나?
함경민 실장: 사실 이렇게 뜨거운 반응이 나오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게임 개발자로서 테스트를 통해 유저들과 직접 소통하는 게 중요한 가치이자 과제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됐다. 게임 개발사로서 유저들이 원하는 걸 빠르게 알아차리고 시장에 내놓고, 유저의 판단과 가치를 공유하면서 발전하는 게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목표라는 것도 알았다.
또 우리가 <싸이클론>을 개발하면서 <비트크래프트> 시리즈를 10년 동안 사랑받는 브랜드를 만들고자 했는데, 테스트 덕분에 지속적인 업데이트나 서비스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도 다시금 느꼈다. 이번에는 개발자가 일방적으로 개발하는 게 아니라, 유저들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개발할 계획이다.
그럼 업데이트는 어느 정도 주기로 할 계획인가?
함경민 실장: 수치를 정량화해서 공언하기는 부담스럽고,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해 나가겠다고 약속하겠다. 지속적으로 의견을 수집하고 데이터도 분석해서 유저들이 좋아하는 플레이 방식, 곡에 맞춘 업데이트 방향을 수립하는 방법이 될 수 있겠다.
부연설명을 좀 더 하자면, 테스트 기간 중 직원들이 테스트를 지켜보기도 하고, 작곡가 사인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개발자 사인회도 해보고 싶다. 이런 일련의 행동들이 유저를 위한다는 걸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한 거다.
작곡가 사인회를 할 수 있었던 것도 게임을 통해 음악이 알려졌으니 가능한 것 아닐까? 리듬게임은 음악을 접하는 하나의 플랫폼인 셈이다.
함경민 실장: 리듬게임을 음악을 접하는 플랫폼이라고 본다면, 결국 게임을 많이 알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작곡가에게 동기부여가 되니까. 이번에도 새로운 리듬 게임 시리즈가 나온다는 데에 게임 음악 작곡가들도 많이 기대하고 있다.
결국, <비트크래프트> 시리즈를 많이 알리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 그럼 자연스럽게 작곡가들도 알려지게 될 테고, ‘그들만이 아는 음악’이 아닌, 다른 사람들도 알아주는 음악이 되지 않을까? <싸이클론> 출시 후 안정화가 되면 작곡가들과 함께 조그마한 공연 같은 것도 할 생각이다. 2007년에 <DJ MAX>로 공연을 했는데, 그때의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다. 게임이 흥행하면 꼭 공연을 해보고 싶다.
“테스트 때 의견 받아들여 수정 후 빠르게 출시하겠다”
테스트도 끝났으니, 이제 남은 건 출시 준비다. <싸이클론> 출시 일정은 어떻게 되나?
함경민 실장: 아케이드 게임의 특수성 상, 출시 일정을 확정해서 말하기는 어렵다. 이번 테스트 때 지적받았던 점을 보완해 가급적 빨리 출시하도록 노력하겠다.
그럼 출시까지 어떤 점들을 수정할 계획인가?
함경민 실장: 테스트때 지적받았던 직관성이나 시인성 개선은 꼭 할 거다. 피버 게이지가 잘 안 보인다는 의견, 버튼이 작아서 누르기 힘들다는 의견을 반영할 계획이다. 또 배속 설정이나 이펙트 설정 등이 불편하다는 피드백이 있어서 론칭 때는 개선할 계획이다.
또, 테스트 때 선보이지 못했던 튜토리얼도 추가하고, 선택할 수 있는 키 음도 더 늘릴 계획이다. 장르 별로 잘 맞는 키 음을 추가하고, 키 음의 음량도 설정할 수 있게 수정할 거다. 이런 설정은 유저의 카드에 저장되어서 다시 플레이할 때 자동으로 적용된다.
테스트를 통해 2가지 게임 모드를 공개했는데, 남은 두 개의 게임 모드는 무엇인가?
함경민 실장: 기본적인 게임 모드인 하우스 믹스와 논스톱 모드인 레이브 믹스외에 미션 모드인 클럽 믹스가 앞으로 추가된다. 미션 모드는 특정 조건을 지정해 주고, 성공하면 보상을 지급해주는 형식이다. 그리고 중국, 일본 등 해외에 론칭하고 나면 전세계 대회 모드인 월드GP 모드까지 오픈할 계획이다.
그 외에 또 시도하는 게 있나?
함경민 실장: 이번에는 영상에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고 있다. 그래서 펜타비전 출신 인력 외에도 영상 분야는 다른 업계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합류했다. ‘기어’가 화면 가운데에 있어서 BGA의 역량이 축소될 수 있으니 다른 시도를 해 보려고 한다.
BGA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유저들은 기존의 <DJ MAX> 시리즈와 비교를 하더라. 하지만 <싸이클론>은 확실히 다른 콘셉트의 게임이고, <싸이클론>만의 특징이 있다고 봐 줬으면 좋겠다. 이제 곡에 딱 들어맞는 BGA가 나오도록 작업하고 있으니, 일렉트로니카에 맞는 영상이나 개그 콘셉트에 맞는 영상 등을 볼 수 있을 거다.
마지막으로 <싸이클론>을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함경민 실장: 테스트 때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을 것 같다. 테스트 때 많은 성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좀 더 보완해서 이른 시일 내에 <싸이클론>을 만나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펜타비전 출신이고 <DJ MAX> 시리즈 개발자라는 것만으로도 주목해 줘서 감사하기도 하면서 부담도 된다, 더 좋은 게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하나 더 하자면, 이 자리를 빌려서 많은 도움을 준 작곡가분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리듬 게임 개발은 작곡가들과 발주하고 납품하는 관계가 아닌, 상생하는 관계가 중요하다고 본다. <싸이클론>을 함께 만들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