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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의 성적보다 장기적인 발자취를 남기겠다" 소울킹 인터뷰

퍼니파우 서우원 대표, 구도형 PD

송예원(꼼신) 2016-07-29 10:08:23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 발자취를 남기고 싶다” 지난 2014년 디스이즈게임에서 최초 공개한 <소울킹>을 기억하시나요? 고등학교 친구 4명이 만나 의기투합했던 스타트업 ‘퍼니파우’가 했던 이야기입니다. 기본 모바일 RPG의 뻔한 전투가 싫었던 그들은 유저들을 고민하게 만드는 게임 <소울킹>을 통해 처음 인사를 했죠.

 

그리고 약 2년 만에 <소울킹>이 출시됐습니다.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기대한 만큼의 성적도 안나왔죠. 그런데 이후 상황이 재미있습니다. 개발사에서는 정작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퍼블리셔인 넷마블은 마케팅을 시작했습니다. 사람이 많지도 않은데 유저들은 '혜자게임'이라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죠.

 

비결이라면 비결, 이유라면 이유가 궁금한 상황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고, 어떤 꿈을 꾸고 있는 상황일까요? 오랜만에 <소울킹>의 개발사 퍼니파우 다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송예원 기자


 



 

TIG> 디스이즈게임과 만났던 게 2014년, 그때도 8개월 정도 개발 중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결국 개발부터 출시까지 3년이나 걸렸다. 어떻게 처음 머릿속에 그렸던 콘셉트가 잘 나온 것 같나?

 

서우원 대표: (웃으며) 음... 솔직히 얘기하면 그대로 나온 건 아니다. 스스로가 하드코어 게이머 성향이 강해서 처음 시작했을 때는 욕심이 많았다. 온라인게임에서 느꼈던 재미 혹은 그 이상의 것들을 넣고 싶었던 것 같다. 사실 모바일게임은 개발에 뛰어들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시간이 흐를 수록 내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다. 막연하게 하고 싶었던 것들은 스스로 많이 버린 편이다.

 

버린다고 버렸는데 소프트론칭을 해봤더니 ‘어렵다’, ‘복잡하다’라는 피드백을 참 많이 받았다. 직접적으로 유저의 이야기를 들은 이후에는 마음가짐이 바뀌어서 ‘심플’이라는 콘셉트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어떻게 불필요한 정보를 뺄까, 어떻게 더 친절할까, 어떻게 글자 하나라도 줄일까 생각했다.

 


TIG> 소프트론칭이 지난해 말이었고 론칭이 6월이었으니 그 이후로도 엄청 뜯어 고쳤나 보다.


구도형 PD: 특히 튜토리얼에 신경을 많이 썼다. 기억하는 기획 문서만 10번은 새로 썼고, 아예 갈아 엎으면서 새로 개발한 것만 5번이 넘는다. 자잘한 수정을 더하면 셀 수도 없을 거다. 이런 수정이 겉보기엔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코드를 뜯어보면 사실상 처음부터 다 바꾸는 거다.

 

소프트론칭 전에도 테스트를 많이 했다. FGT나 넷마블 사내테스트는 물론, 넷마블 최초로 외국인 테스트까지 진행했다. 목표는 하나 ‘우리가 만들고 싶은 목표는 유지하되 접근성을 높여 진입장벽을 낮추자’였다.

 

소프트론칭 후에도 6개월 동안 쉽게 만드는 데 집중했다. 시스템도 단순화 하고 모드도 빼고. 예를 들어 현재 <소울킹>은 전투에 필요한 자원이 기력과 마력 2개인데, 원래는 ‘분노’도 있었다. 물리공격력과 마법공격력이 나뉘어 있기도 했고, 지금은 다 삭제했다. 재미보다는 게임을 너무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해서다.

 

 

 

# 대중성은 놓쳤지만, 완성도는 인정 받은 <소울킹>


TIG> 그래서 론칭버전은 만족했나?


서우원 대표: 아니, 그래도 부족하더라. (웃으며) 예를 들어 기력과 마력을 구분은 하는데,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해하고 응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더라. RPG 경험이 많은 유저라면 쉽게 학습하지만, 그렇지 않은 캐주얼 유저들은 어려워하는 것 같다.

 


TIG> 사실 쉽게 바꿨다고 해도 기존 모바일게임과 비교하면 기본적인 전투시스템부터 어려운 편인 건 맞다.


서우원 대표: <소울킹>은 전략을 구성하는 재미와 타이밍을 맞춘 액션 등 자동전투보다 수동전투에 초점을 맞춘 게임이다. 똑같은 조건과 상황이라면 수동전투에서 확실한 메리트가 있었으면 했고, 같은 영웅을 갖고 있더라도 파티 구성에 고민을 좀 많이 가게 만들었다. 그 부분이 재미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TIG> 예를 들면?


구도형 PD: 보스가 쓰는 스킬은 굉장히 위협적인 게 많다. 근데 이건 체력이나 방어력으로 견디는 게 아니라 그때그때 스킬로 끊어주거나 막아내야 한다. 기력과 마력을 파티가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영웅들의 스킬 분배도 고민을 많이 해야하고, 넉백 스킬을 틈틈이 이용해서 근거리 딜러를 아예 무력화시키는 등 각양각색의 플레이가 가능하다.


서우원 대표: 그래서 캐릭터마다 스킬 모션이나 판정, 투사체의 속도가 전부 다르다. 똑같이 방패가 날아가더라도 약간의 속도 차이에 따라 상황이 바뀌는 식이다. 캐릭터를 만들 때부터 이런 점들을 모두 고려해서 만들고 있기도 하고.

 

 

TIG> 듣기만 해도 '악' 소리가 나올 것 같은 개발방식인데, 왜 그렇게까지 하는가?


서우원 대표: 실질적으로도 개발인력이 많이 필요하다. 전투 공식만해도 정말 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많은 연산과정을 거친다. 그래픽뿐만 아니라 기획과 프로그래밍 파트에서도 고생이 많다. 특히 변신이나 화면 끝으로 적을 날려버린다거나 순간적으로 위치를 바꾸거나, 소환수를 강제로 증식시키는 등 지금까지 모바일게임의 실시간 전투에서는 많이 시도한 적 없는 스킬들을 만들다 보면 어려움도 많다.

 

그래도 이걸 만들다 보면 게임이 조금씩 달라진다. 이런 스킬을 잔뜩 만들고 나면 정말 몰라볼 정도로 게임이 나아질 거다. 무슨 <리그 오브 레전드> 마냥 캐릭터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싸우는 걸 볼 수 있겠지.

 


TIG> 개발방식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스킬 연출에 있어서도 디테일하게 힘을 줬다는 느낌이 들었다.


서우원 대표: (웃으며) 솔직히 말하자. 단순한 비주얼(첫인상)만 봤을 때 1등을 노리는 게임의 느낌은 아니지 않나? 그래서 다른 게임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운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썼다. 2D 그래픽이어도 애니메이션을 통해 캐릭터가 가진 이야기나 특징을 담아내고 싶었다. 예를 들어 치료를 하더라도 단순히 손을 들고 힐을 넣어주는 게 아니라 아기 천사가 등장해서 날아간다든지. 

 

캐릭터를 만들 때부터 아예 애니메이션과 스킬 타이밍까지 고려하며 기획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기획파트에서 스킬, 발동 타이밍 정도로 초안을 잡아주면 그 나머지 부분은 그래픽/애니메이션 파트에서 만든다. 



TIG> 그런데도 성적이 기대보다 낮은 건 역시 게임이 너무 어려웠던 걸까?


서우원 대표: 수많은 튜토리얼 개선을 통해 게임 초반에 특징과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줬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부족했던 것 같다. 정보를 필요할 타이밍에 주지 못하고, 필요 없는 타이밍이 과한 정보를 주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된다. 지금까지의 고민이고 앞으로도 계속 겪어야 할 고민인 것 같다.

 


 


# 지금의 성적보다는 오래 갈 게임 만들기


TIG> 정작 유저들에게는 이미지가 좋다. 늘 '혜자게임'이라는 별명이 앞선다.


서우원 대표: 사업적인 측면에서 프로모션을 위한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의도한 대로 게임을 플레이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전략의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많은 캐릭터를 보유하고 육성할 수 있어야 하지 않나. 게임이 쉽지 않은 만큼 적어도 그 부분에 있어서는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았다. 

 

유저들에게 호감을 얻을 수 있던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기획적으로 봤을 때 콘텐츠 소모 속도가 예상보다 너무 빨라서 아쉬웠다. 론칭 시점에서 PLC(Product Life Cyle: 상품 수명 주기)를 한 달로 두었는데 14일만에 끝났다. 늘 게임을 켜두고 달리시는 분들을 염두에 두지 않았던 거다. 이른바 '퍼주기'를 후회하지는 않지만, 이를 생각하지 못했던 건 안타깝다. 

 

역시 더 만들어뒀어야 했다(옆의 구도형 PD가 놀람).

 


TIG> 그래서 앞으로는 어떻게 할 생각인 건가?


서우원 대표: 일단 '혜자게임'다운 퍼주기 덕분에 첫 조합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무과금 유저라면 원활한 조합을 위해서 매번 1주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많은 유저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단기간에 만족도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가 없는 건데, 이 부분을 채워넣을 생각이다. 게임에는 일주일짜리 성장도 필요하지만, 빠르게 만족감을 느끼는 것도 중요하니까. 

 


 


TIG> 그만큼 캐릭터도 늘려야 할텐데, 아이러니하게도 <소울킹>은 영웅 하나를 만드는데 고려할 부분이 많은 게임이다. 그만큼 업데이트를 빠르게 하기도 쉽지 않을 듯한데


서우원 대표: 일단 내부적으로 세이브된 캐릭터는 6개 정도다. 이미 다양한 방면으로 공개된 캐릭터도 있긴 한데, 막상 출시 때 쯤이면 속성이나 공격 방식까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모스티'의 경우 처음 도감에서 배치돼 있을 땐 근접 딜러였는데, 원거리 딜러 캐릭터로 바뀌었다. 

 

속도면에서는 다른 모바일게임처럼 한 달에 4~5개의 캐릭터를 뽑아내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처럼 하나의 캐릭터가 등장했을 때 최대한 임팩트가 느껴지도록 개발 중이다.

 


TIG> '쉽게'를 외치고 다양한 문제들에 고민을 하고 있지만 결국 처음 기획 의도가 크게 변하지는 않은 듯한데?


서우원 대표: 맞다. 유저 스스로 전략을 세워 직접 조작하는 맛을 느낄 수 있는 게임. 이는 <소울킹>을 통해 주고자 하는 가장 큰 재미다. 팀 단위 전략을 혼자서 느끼는 재미를 주겠다는 목표인데 지금은 그 재미를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유저들이 쉽고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을까에 맞추고 있다.

 

'혜자게임'을 지향하며 영웅 획득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고 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은 많은 유저들이 파티에 필요한 4명의 캐릭터 육성에 집중하고 있지만 5명, 10명 고르게 영웅을 키우며 고민하는 재미를 줄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TIG> 실시간 PVP나 공성전 등 예전에 선보였던 콘텐츠처럼?


서우원 대표: 이번 업데이트가 그 시작이 될 거다. 먼저 길드 콘텐츠를 추가할 생각이다. 내가 오래된 사람이어서 그런지 게임 안에서 채팅 등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되지 않은 게 마음에 걸린다. 길드 콘텐츠를 추가로 길드 내 커뮤니케이션부터 활발해지도록 시도할 예정이다. 

 

그리고나서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넣어야겠지. 역시 PVP가 됐든, PVE가 됐든 다른 유저들이 '함께' 게임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다. 실시간 레이드가 될 수도 있고, PVP가 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모바일게임 중에서는 <세븐나이츠>를 눈 여겨 보고 있다. 단순히 오래 서비스되고 있다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완전히 다른 게임이 됐다고 이야기해도 될 만큼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소울킹> 역시 유저들과 함께 성장하며 오래도록 서비스하는 게임이 되길 바란다. 단순히 1등 하는 게임이 목표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재밌게 즐기는 게임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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