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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게임 코스프레 게릴라, 모터쇼에 가다! ①

2009 서울모터쇼 그란투리스모 부스 코스프레 뒷이야기

체샤 2009-04-17 13:00:00

이미 아시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이번 2009 서울모터쇼에서는 소니의 게임 시연 부스가 출전했을 뿐만 아니라, 게임 코스튬플레이 게릴라 팀이 나와 많은 화제를 모았었지요.

 

과연 그들은 왜, 어떻게 모터쇼라는 상관없는 행사에 가게 되었을까? 가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이 일을 기획하고 진행한 저 체샤가, 생생한 그 뒷이야기를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시작은 이 뉴스였습니다.

 

 

디스이즈게임에 보도된 기사 인용

 

모터쇼에 그란투리스모?!!!!!!

 

어디서 이런 아이디어가 나왔을까 모르지만 모터쇼에 레이싱 게임 시연부스라니 이건너무나…!!

 

 

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오르지 않았겠습니까?

 

게다가, 물론 릿지레이서도 좋지만, 제가 동경해 마지 않는 리얼 드라이빙 게임 명작 그란투리스모가 나온다니, 정말 멋지다!! 라고 생각하자 마자, 2년전 한 코스튬플레이어가 제안했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코스튬플레이어 팬카페 1호의 전설, 어지간한 연예인보다 인기 많다는 카에

 

 

그 때는 말도 안되는 소리 한다고 힘들고 귀찮은 데다 바로 쫓겨날 거라며 넘어갔었는데, 이번에는 기분이 다르더군요.

 

모터쇼에 게임 시연대가 나간다면, 우리 코스튬플레이어들도 언제까지 이 안에서 머무르지 말고 과연 코스튬플레이가 뭔지 어떤 파워를 지니고 있는지 한번 보여주러 나갈 때도 되지 않았을까?!!

 

아직 코스튬플레이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아직 플레이스테이션이 뭔지 게임이 뭔지 알긴 하지만 관심 없는 사람들도 많을 텐데!! 하고 싶다, 보여주고 싶다- 마음속에 작은 불꽃이 피어났습니다.

 

 

처음엔 매우 작았던 가슴 속의 불꽃

 

 

3시간 동안, ‘에이 그래도 일산까지가봤자 분명 볼 것도 없을 텐데…’ 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달랬지만 끓어오르는 마음의 불꽃을 다스릴 수가 없더군요.

 

 

도무지 뜨거워서 원 견딜 수가 있었어야지

 

 

이 일을 하노라면 언제나 그렇듯이 이번에도 맨땅에 헤딩이기에, 젖 먹던 용기까지 다 끌어올려서 무작정 전화를 했습니다. 재작년 학대아동돕기 코스프레 행사때의 인연으로 알고 지내던 SCEK의 프로모션 대행사의 대표님께.

 

저희가 모터쇼에서 코스프레를 하고 싶은데요, 소니 플랫폼으로 나온 게임으로 팀을 짜서 나가서 게릴라를 하고 싶은데 조금만 도와 주실 수 있을까요?”

 

겁을 잔뜩 집어먹고 조심스럽게 여쭤보았는데 웬걸? 반응은…  대환영!!!

 

그래서 전격적으로 모터쇼 게릴라 출전이 결정된 것은 목요일. 이미 모터쇼는 개장한 날이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토요일에 가기로 했는데!!

 

긴급 연락망 가동!! 그리고 PSP 팡야 포터블의 쿠 의상을 부랴부랴 금요일 내내 새로 제작하고 너무 손상되어버린 마그나카르타 리스 의상 색칠을 전부 새로 하고, 몬스터헌터의 본 셋도 다시 손봤습니다.

 

오늘 일 들어오면 내일 해야 한대도 할 수 있다는 날으는바늘 C-note의 코스프레 정신과 기존의 노하우, 그리고 참여 플레이어들의 열정이 없었다면 이렇게 급히 돈도 안 되는 일에 이런 준비는 불가능했을 것이에요.

 

간신히 밤을 새고 모든 준비가 완료된 것은 토요일 아침 6.

 

4 6일 토요일, 킨텍스, 2009 서울 모터쇼 회장에 도착했을 때는 멤버 모두 조마조마한 상태.,

 

, 거기 이쁜 레이싱모델들도 많은데, 우리 갔다가 아무도 관심 안 가지고 밀리면 어떡하지?”

그러게 말이야…”

 

초조한 마음으로 플레이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남들은 모르겠지만 속으론 조마조마했던 소니의 코스프레 게릴라들. 플레이 개시!

좌로부터 레드/ 카에/ 체샤

 

 

 

..어라?

 

돌풍이 일어났습니다. 각종 카메라가 붙고 어린이들이 환호하고 걸어만 다녀도 사람들이 따라오는 진풍경이 연출된 것입니다. 실은, 구석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니 게임 시연부스에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했습니다.

 

그래, 게임과 코스튬플레이, 역시 힘이 넘치는 문화였던 거야!!!

 

 

난리 부르스

 

 

급기야 어느 기자님께서는 소니 부스에서의 취재도 모자라 다른 자동차 부스에 가서 사진을 찍어도 되겠느냐고 제안하시기도 하셨습니다.

 

그쪽 부스에 민폐 되지 않을까요? 항의가 들어올 수도 있을 텐데…”

 

괜찮다고 데리고 가신 부스는 쌍용 자동차.

 

졸지에 코스튬플레이 자동차모델이 되어버린 이런 결과!!

 

 

 

쌍용의 액티언actyon 스포츠 카 앞에서. 좌로부터 레드/ 카에

 

 

 

소니 부스의 컨셉카와 함께.

이게 꽃남에 나왔던 그 차라는 소리에, 혹시 소품으로 긁지는 않을까 불안!!

 

 

 

그러든 말든 신나는 건 신나는 거고

 그 다음부터는 자신감에 차서 순항~!!

 

 

너무 신나서 표정관리가 힘든 카에.

 

 

오늘 그란투리스모 처음 해보는 카에. 첫 그란을 코스하고 하다니 평생 못잊겠다!!

 

그렇게 마음껏 행사를 즐겼습니다.

 

다음 주 일요일에도 올게요!!!”

 

활기차게 SCEK 부스 분들께 약속 드리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긴장이 풀리면서 잠이 쏟아지더군요. 그러나 다음날, 상쾌한 기분으로 깨어난 우리들을 기다린 것은

 

 

 

좋은 뉴스, 호의적인 평가, 재미있어하는 유저들의 리플들 속에, 사정을 알지 못하는 사람의 악플 이 있었던 것입니다. 솔직히 좋은 반응이 더 많았지만 이번만은 조금 상처가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코스튬플레이 근 10년 하는 동안 어지간히 단련이 되어 어지간한 악플에는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일본 빠순이라느니, 튀려고 발악한다느니, 미쳤다느니, 여성을 상품화한다느니, 돈 줄테니 스타킹 팔으라는 소리부터 심한 성적 모욕까지 다종다양하게 들어보았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좀 타격이 있었습니다. 왜냐면,

 

남의 행사에 가서 허락도 받지 않고 개념 없이 민폐를 끼쳤다라는 욕이었기 때문입니다.

 

코스프레 업체를 경영하고, 가장 활발하게 프로페셔널 코스튬플레이어로서 활동하고 있는지라 눈에 띄는 입장이기에, 저는 많이 조심하는 편입니다. 만일 내가 잘못하면 코스튬플레이 하는 분들 다 잘못되었다고 할까 봐, 어딜 가더라도 꼭 관계자분의 허락을 구하고 사진 한 장 쓰는 것도 조심스러워 하며, 하고 싶은 것도 참고 길에 쓰레기도 안 버리려고 조심하면서 살고 있지요.

 

그런데….그 순간은 눈물이 나려고 하더군요.

 

 

아니 진짜 허락받고 갔다고.

 

결국 오해는 풀렸지만, 밤새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내가 이제 뭘 해야 할까? 어쩔 수 없어. 코스튬플레이는 아직 초창기니까, 이걸 모르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우리를 나를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번 게릴라 이벤트에서 내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고민의 끝은 실력으로 보여주자’.

 

남을 원망해서 뭐 하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 주자. 모터쇼의 불청객 소리를 듣는다면 더 확실하게 화제가 되는 모습을 보여 주자. 노출 코스프레라는 악평이 들린다면, 적어도 마지막 날은 전혀 그렇지 않은 걸로 보여 주자.

 

노출 때문에 사람들이 모이는 게 아니라 이 에너지 때문에 모인다는 걸 보여 주자. 소니 플랫폼의 수많은 게임 콘텐츠를 어떻게 코스튬플레이로 소화할 수 있는지,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최대한 보여 주자.’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우리들은 4 11일과 12일 주말 양일을 모두 출동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마침 이런 척박한 행사 환경이 프로 코스튬플레이어로 신규 데뷔하는 멤버들에게 좋은 경험이 되리라 생각하고 신규 멤버들을 더 참여시키기로 했지요.

 

 

신규 플레이어 투입 결정!!

좌로부터 줌, 민솔, 이랑!! 코스플레이어가 된 젊은 피의 신선한 플레이를 보여주자!!

 

 

또한 토요일은 가볍게, 그리고 마지막 날인 일요일은 확실하게 하되, 토요일과 일요일의 캐릭터 구성을 최대한 완전히 다른 팀인 것처럼 보이도록 다양한 플레이를 보여 주자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물론 모두 소니 플랫폼의 게임 코스튬으로!!

 

그 얘기는 곧제가 만들어야 할 코스튬이 더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했지요.

그것도 아주 높은 퀄리티로 신경 써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일정들로 꽉꽉 들어찬 상황에, 이 게릴라에 투자할 수 있었던 시간은 고작해야 하루.

 

상식적으로 평소 같으면 불가능하다고 포기했을 테지만, 이번에는 좀 달랐습니다.

 

왜냐면, ‘열폭은 나의 힘’(^^/)이니까!!

 

자존심이 상할 만 한 상황이라면 그걸 깨부수는 의지를 더더욱 굳건히 하자!!

게임의 코스튬플레이로 모터쇼에서 화끈하게 뭔가를 좀 보여주자!!!!

또 다른 도전의 기회를 잡고 싶은 욕심이 불타올랐습니다.

 

과연, 그 다음 주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소니 그란투리스모 부스의 코스프레 게릴라들, 모터쇼 우여곡절! 2부로 이어집니다.

  • 게임 코스프레 게릴라, 모터쇼에 가다! ①

  • 게임 코스프레 게릴라, 모터쇼에 가다!②

  • 게임 코스프레 게릴라, 모터쇼에 가다! 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