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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분석 위주의 LoL '롤문철'은 어쩌다 '문철빵'이 됐나?

자극적 소재 타고 크게 유행했던 문철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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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주(사랑해요4) 2024-05-09 15:3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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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분석으로 시작한 롤문철은 어쩌다 '문철빵'으로 변질되었나?


애초 <LoL>의 게임을 분석해 시시비비를 가리던 방송에 '문철'이라는 단어가 사용된 이유는 일종의 밈(Meme)이었다. 유명 교통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서 과실 비율을 책정하는 것에서 영향을 받아 콘텐츠가 유래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순수한 의도에서 시작된 '롤문철'이 돈을 건 고액 내기 '문철빵'으로 변질된 모습을 보였다는 것. 




# 시작은 '게임에 대한 분석'이었다.


롤문철의 시작은 '게임에 대한 세세한 분석'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부터다.


이 밈이 본격적으로 유행한 것은 2021년 김대호 現 광동 프릭스 감독의 개인 채널에 업로드된 '맥문철TV 1회 서폿이 100% 못했는데 저를 욕해요 과연?'에서부터다. 당시 김대호 감독은 프로 팀에서 나와 개인 방송 위주로 콘텐츠를 진행하고 있었다.


해당 동영상에서 김대호 감독은 한문철 TV에서 '과실 비율'을 측정하는 것처럼, <LoL> 게임의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장면에서 어떤 이용자의 잘못이 더 큰지 분석하는 콘텐츠를 요청받아 진행했다. 


여기서 제보자와 김대호 감독이 게임에 대해 깊게 토론하며 결론을 도출해 내는 과정이 유튜브에서 큰 화제가 됐다. 그리고 '문철'이라는 단어가 <LoL> 이용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유행하게 됐다. 김대호 감독은 프로게이머를 지도한 경력이 있고, 평소에도 <LoL>에 대한 분석으로 유명하기에 전문성이 확보되어 있다는 점도 컸다.


첫 동영상에서 욕설은 거의 없었고, 제보자가 판결의 결과에 납득하며 훈훈하게 끝났다. 해당 동영상은 약 16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때까지 긍정적인 의미로 '문철'이라는 단어가 사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순수하게 상황에 대해 분석하고 피드백을 해 주는 콘텐츠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영상을 시청한 많은 <LoL> 이용자들은 김대호 감독의 채널에 찾아와 '문철'을 의뢰하기 시작했다. 편집자의 손을 거쳐 맥문철 시리즈는 약 39회까지 제작돼 유튜브에 업로드됐다. 


수요가 폭증하자 게임 이용자들은 김대호 감독 외에도 자신이 시청하던 높은 랭크의 스트리머에게 '문철'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유튜브에서 롤문철은 하나의 고유명사이자 콘텐츠로 발전했다. 문제는 롤문철과 관련한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점차 돈을 걸고 하는 자극적인 내기 구경으로 변질됐다는 점에 있다.



# 그러나 자극적인 콘텐츠로 변질한 '문철'

많은 스트리머가 '문철'에 주목한 이유는 새로운 소재라는 점에 있었다.

주로 공략, 자신의 플레이 편집, 패치 노트 분석, 개인 피드백 위주의 콘텐츠만을 만들어 오던 <LoL> 인터넷 방송인들에게 '문철'이라는 콘텐츠 포맷은 기존과 흐름과 다른 신선한 콘텐츠였다. 갈등을 중재하고 납득할 수 있는 판결을 통해 자신의 게임에 대한 전문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도 컸다.

그러나 게임 안에서 이용자 간 감정 싸움이 자주 발생하는 <LoL>의 특성상 '롤문철'은 자극적인 콘텐츠를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는 좋은 수단이기도 했다. 덕분에 분석을 통한 피드백으로 싸움을 중재하기보단, 갈등이 생긴 둘 이상의 플레이어가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며 판결을 기다리는 콘텐츠에 가깝게 변했다. 인터넷 방송에서 주목받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점도 컸다. 

제보자들이 살벌한 욕설을 육성으로 주고받고, '승패에 대한 결백함'을 증명하고자 싸우는 모습을 보며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시청자와 인터넷 방송인이 싸움을 유도하기도 했다. 대다수의 시청자가 '빌런'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패배하는 모습을 보며 얻는 통쾌함도 인기의 요인이었다. 일종의 콜로세움이 된 것이다.

<LoL>

게임의 승패에 진심인 이용자들이나, 수많은 사람 앞에서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악성 게이머에게도 이는 좋은 소재였다. 의도적으로 게임 내에서 감정을 자극해 롤문철을 유도하는 이용자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들이 롤문철 콘텐츠에 거는 판돈 또한 수백만 원 단위로 커지면서 소위 '문철빵'으로 변질되기 시작했고, 콘텐츠는 더욱 자극적으로 변해 갔다. 콜로세움의 형태에 가깝게 변한 만큼 판돈이 클수록 시청자의 흥미를 더욱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김대호 감독은 롤문철 콘텐츠가 고액의 돈을 건 콘텐츠로 향하는 것에 우려를 드러냈던 바 있다. 2023년 3월 경 김대호 감독은 시청자가 200만 원 상당의 롤문철 콘텐츠를 요구하자 "9시 뉴스에 나올 만한 일인 것 같다"라며 액수가 너무 크다는 이유로 돈을 받지 않고 콘텐츠를 진행했다. 

이처럼 문화가 변질되고 커지면서 한문철 변호사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된 상황이다. 한문철 변호사는 5월 4일경 유튜브 방송을 통해 관련한 내용을 제보 받고 “내 이름을 왜 사기도박에 사용하느냐? 이런 콘텐츠들은 모두 수사해야 한다”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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