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분석으로 시작한 롤문철은 어쩌다 '문철빵'으로 변질되었나?
애초 <LoL>의 게임을 분석해 시시비비를 가리던 방송에 '문철'이라는 단어가 사용된 이유는 일종의 밈(Meme)이었다. 유명 교통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서 과실 비율을 책정하는 것에서 영향을 받아 콘텐츠가 유래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순수한 의도에서 시작된 '롤문철'이 돈을 건 고액 내기 '문철빵'으로 변질된 모습을 보였다는 것.
롤문철의 시작은 '게임에 대한 세세한 분석'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부터다.
이 밈이 본격적으로 유행한 것은 2021년 김대호 現 광동 프릭스 감독의 개인 채널에 업로드된 '맥문철TV 1회 서폿이 100% 못했는데 저를 욕해요 과연?'에서부터다. 당시 김대호 감독은 프로 팀에서 나와 개인 방송 위주로 콘텐츠를 진행하고 있었다.
해당 동영상에서 김대호 감독은 한문철 TV에서 '과실 비율'을 측정하는 것처럼, <LoL> 게임의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장면에서 어떤 이용자의 잘못이 더 큰지 분석하는 콘텐츠를 요청받아 진행했다.
여기서 제보자와 김대호 감독이 게임에 대해 깊게 토론하며 결론을 도출해 내는 과정이 유튜브에서 큰 화제가 됐다. 그리고 '문철'이라는 단어가 <LoL> 이용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유행하게 됐다. 김대호 감독은 프로게이머를 지도한 경력이 있고, 평소에도 <LoL>에 대한 분석으로 유명하기에 전문성이 확보되어 있다는 점도 컸다.
첫 동영상에서 욕설은 거의 없었고, 제보자가 판결의 결과에 납득하며 훈훈하게 끝났다. 해당 동영상은 약 16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때까지 긍정적인 의미로 '문철'이라는 단어가 사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순수하게 상황에 대해 분석하고 피드백을 해 주는 콘텐츠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영상을 시청한 많은 <LoL> 이용자들은 김대호 감독의 채널에 찾아와 '문철'을 의뢰하기 시작했다. 편집자의 손을 거쳐 맥문철 시리즈는 약 39회까지 제작돼 유튜브에 업로드됐다.
수요가 폭증하자 게임 이용자들은 김대호 감독 외에도 자신이 시청하던 높은 랭크의 스트리머에게 '문철'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유튜브에서 롤문철은 하나의 고유명사이자 콘텐츠로 발전했다. 문제는 롤문철과 관련한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점차 돈을 걸고 하는 자극적인 내기 구경으로 변질됐다는 점에 있다.
많은 스트리머가 '문철'에 주목한 이유는 새로운 소재라는 점에 있었다.
주로 공략, 자신의 플레이 편집, 패치 노트 분석, 개인 피드백 위주의 콘텐츠만을 만들어 오던 <LoL> 인터넷 방송인들에게 '문철'이라는 콘텐츠 포맷은 기존과 흐름과 다른 신선한 콘텐츠였다. 갈등을 중재하고 납득할 수 있는 판결을 통해 자신의 게임에 대한 전문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도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