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마교주 (정우철 기자) [쪽지]
/archeage/nboard/185/?n=16947 주소복사

“아키에이지, 실험적인 콘텐츠에 주목해 달라”

아키에이지의 첫 CBT를 앞둔 송재경 대표 인터뷰 ②

지난 인터뷰 1부에서는 <아키에이지>의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CBT)를 앞둔 XL게임즈 송재경 대표의 속마음을 들여다봤다. 그렇다면 1차 CBT의 준비는 잘 진행되고 있을까?

 

이미 송재경 대표는 몇 차례 외부 강연에서 <아키에이지>의 청사진을 선보인 바 있다. 그리고 유저들은 그 청사진을 토대로 완성된 게임의 조감도를 그려 보고 있다. 하지만, 게임 개발을 건설현장과 비교한다면 <아키에이지>의 현재 모습은 ‘아직 기초공사가 진행 중인 공사장’의 모습이다.

 

1차 CBT의 준비와 기대, 그리고 유저들의 피드백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송재경 대표 인터뷰 2부는 일문일답으로 정리해 봤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인터뷰 중에 파안대소하고 있는 송재경 대표의 모습.

 


1 CBT의 걱정, “공사현장을 보여주는 셈인데…”


 

TIG: <아키에이지> 1 CBT 빌드의 완성도는 어느 정도인가?

 

송재경 대표: 가장 기본적인 시스템과 우리가 실험하려는 기능이 적용된 수준이다. 지금의 완성도 그대로 오픈 베타(OBT)나 상용화로 가져가는 것은 절대 아니다(웃음). 지금은 기본적으로 실험해 보고 싶은 것들, 남들이 해 보지 않았던 시스템을 적용해 보고 유저들의 반응을 보고자 한다.

 

공사장에 비유하면 이제 막 땅을 파고 기초공사를 하는 모양새다. 다만 유저들의 기대감은 벌써 완성된 건물 수준이다. 멋진 건물을 기대하고 왔다가는 허접한 공사현장을 보고 실망할지도 모른다.

 

화려한 도시의 상징 두바이의 조감도. 

 

공사 중인 당시의 모습은 다소 초라하다. 다만, 그 규모는 짐작할 수 있었다.

 

 

TIG: 실험하려는 콘텐츠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하다.

 

기본적으로 콘텐츠 사이의 상호작용(interaction)을 준비하고 있다. 집을 짓거나, 말을 같이 탈 수 있다. 예를 들어 강 건너편에서 나무를 자르면 쓰러진 나무가 강 사이를 이어 주는 다리가 된다. 또, 줄을 타고 성을 넘어가는 등의 콘텐츠가 있다.

 

문제는 이런 상호작용을 초반엔 보기 힘들다는 데 있다. 유저들이 <아키에이지>의 상호작용을 제대로 경험할 때까지 견딜 수 있을지 걱정이다.

 

상호작용 시스템 중 하나인 나무 심기.

 

묘목을 심어 직접 나무를 키울 수 있고, 원한다면 숲을 만들 수도 있다.

 

 

TIG: 최근 유저들은 CBT라고 해도 냉정하다. 구체적으로 걱정되는 콘텐츠가 있다면 무엇인가? 예방접종 차원에서 예상되는 지적사항이 있다면 말해 달라.

 

아주 많다. 걷거나 뛰는 애니메이션도 이상하고, 전투 등에서의 타격감도 부족하다. 소리의 경우도 현장녹음이 아니라 더빙한 느낌이 난다. 캐릭터도 섹시하지 않고 비호감으로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최적화도 안 돼서 고사양 PC에서도 느려질 수 있다. 이렇게 많은 문제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 1차 CBT에서 이런 문제를 지적해 달라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각종 아이콘도 완성이 안 된 상태로 CBT가 진행된다.

 

 

TIG: 그럼 테스터들이 CBT에서 어떤 피드백을 주었으면 하는가?

 

우리가 준비한 상호작용과 실험적인 콘텐츠에 대한 피드백을 바란다. 다만, 테스터들이 거기까지 가기 전에 그만둘 가능성이 많아서 걱정이다. 그렇다고 초반부터 실험적인 콘텐츠를 넣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초반 30분 동안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재미의 공백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1레벨 유저에게 “집을 지으세요”라고 요구할 수는 없지 않은가. 기본적인 기능을 익히고 경험한 뒤에야 실험적인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TIG: CBT 버전의 최저사양이 끔직할 정도인데, 향후 어느 정도 선에서 최적화를 하게 되나?

 

최대한 최적화를 진행할 것이다. 물론 저사양에서는 그래픽 퀄리티가 낮아질 것이 분명하다. 지금의 CBT 버전도 메모리 3GB를 요구하지만, 이를 충족시키는 테스터는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는 메모리 1~2GB에서도 실행되도록 해야 한다.

 

지금 확실히 말할 수는 없지만, 코어2 듀오에 1~2GB의 메인 메모리를 최적화 수준으로 보고 있다. PC방이나 일반 개인 PC의 평균 사양을 살펴보는 중이다.

 

 

 


■ “낯선 시스템을 경험한 느낌을 전해 주길 바란다


 

TIG: 초반 30분 동안 재미의 공백은 퀘스트로 해결할 수 있지 않나? 전민희 작가의 스토리텔링을 퀘스트로 꾸미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키에이지>의 퀘스트는 메인 퀘스트와 존 퀘스트로 구분된다. 1 CBT에서는 이를 명확히 구분하지는 않고 있고, 향후 개선할 부분이다. 이 중에서 메인 퀘스트가 전민희 작가의 스토리를 토대로 준비하는 부분이다. 존 퀘스트는 일반적인 게임의 퀘스트와 동일하다.

 

1차 CBT에서는 누이안과 엘프 종족이 공개되는데 엘프에는 어느 정도 시나리오가 들어가 있기는 하다. 다만, 엘프도 퀘스트가 다 구현된 것이 아니다. 기술적인 한계로 스토리의 재미를 느끼기 어려울 수도 있다. 향후 컷신이 추가되거나, 퀘스트의 재미를 위한 시스템이 적용될 때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엘프를 선택하면 어느 정도 스토리를 즐길 수 있게 될지도….

 

 

TIG: <아키에이지>의 전체 콘셉트는자유’다. 이번 CBT에서도 인터페이스(UI) 배치와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등 모든 부분에서 자유를 주는가?

 

1 CBT에서 자유를 ‘만끽하기는’ 힘들지도 모르겠다. 전반적으로 개발 방향은 유저의 선택을 존중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즉 시키는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유저에게 선택할 여지를 남겨 주자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분명 한계는 있다.

 

자유를 느끼게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데 기술적인 측면과 개발팀의 리소스, 시간 등의 한계가 있다. 이번에도 가능한 많이 준비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1 CBT에서는 보여줄 것이 그리 많지 않다.

 

 

TIG: 그렇다면 1CBT에서 어떤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점검 받기를 원하는가?

 

요즘 유저들에게는 생소한… 즉 익숙하지 않은 시스템이 있다. 기존과 다른 직업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캐릭터를 생성하고 직업을 선택할 때 원하는 능력을 3개까지 고를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과 다른 직업 체계가 만들어진다.

 

과연 이런 시스템이 게임 전체에 조화롭게 어울리는지 이번에 실험해 보는 것이다. 만약 유저들의 반응이 좋지 않으면 정통적인 방법을 선택할 각오도 하고 있다.

 

과연 낮과 밤이 바뀌는 모습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인가.

 

 

TIG: 유저들의 반응을 살핀다고 하는데, 테스트 참가 인원이 극소수다. 어떻게 피드백을 수집하고 반영할 예정인가?

 

공식 홈페이지에 게임 리뷰나 후기 등을 유저가 쓸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예정이다. 앞으로는 더 많은 인원이 참가하는 테스트를 통해 피드백을 받을 기회를 준비하고 있다. CBT를 소수로 진행하는 것은 이들의 의견을 모두 받아들이기 위함이 아니다. 의견을 청취하고 개발에 합리적인 피드백이라면 적극 수용할 생각이다.

 

 


1 CBT 이후 성공여부 판단은?


 

TIG: 테스터가 극소수이기 때문에 합리적인 피드백 자체가 없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1 CBT는 실패라고 봐야 하나?

 

글쎄… 가장 좋은 피드백은 ‘현실은 아쉽지만, 앞으로의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와 ‘실험적인 시스템이 재미를 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 됐으면 좋겠다. 우리가 100을 준비했고, 유저가 10이라는 가능성이라도 발견한다면 그만큼 독창적인 게임으로 발전할 수 있는 희망이 생기는 것이다.

 

물론 현실에 실망해서 테스트 후에 <아키에이지>에 대한 관심을 끊을 가능성도 있다. 1 CBT가 유저들이 생각한 것과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일부의 유저라도 <아키에이지>에 가능성을 발견하고 남아 있는다면 떠나간 사람들을 다시 돌아오게 할 수 있다.

 

만약, 아무도 안 남고 다 떠나 버린다면 큰 문제가 될 것이다(웃음).

 

 

 

TIG: CBT 이후 OBT는 보여주려는 시스템이 모두 구현될 때까지 기다리는가? 아니면 어느 정도 선을 긋고 개발하게 되나?

 

어느 정도 선을 긋고 개발을 단계별로 진행할 것이다. 게임을 모두 완성시킬 때까지 개발할 수는 없다. 우리도 돈을 벌어야 먹고 살수 있지 않겠나(웃음).

 

일단 어떤 기능을 구현함에 따라서 이를 맞춰 나가는 수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다만, 단계가 지날수록 더 깊이 있는 게임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1 CBT는 얕은 깊이를 보여주는 수준이지만, 앞으로 2, 3 CBT, 그리고 OBT나 상용화 단계에서는 점점 달라진 모습이 될 것이다.

 

 

TIG: 끝으로 1 CBT를 경험하게 될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아무런 선입관과 기대감 없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였으면 한다. “무슨 게임을 이렇게 만들어!”라는 것보다 ‘공사현장을 구경한다는 느낌’으로 1 CBT를 봐 주면 좋겠다.

 

만약에 초반의 버그로 인해 뭔가 안 되면 짜증을 내기보다 ‘이런 시스템이 있구나’하는 자세로 즐기면 스트레스는 적어지고 유쾌한 테스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최신목록 41 | 42 | 43 | 44 | 45 | 46 | 47 | 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