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마교주 (정우철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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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에이지 CBT 이후 생각이 많아졌다”

1차 CBT 후 다시 만난 XL게임즈 송재경 대표 인터뷰

지난 7월 말, <아키에이지(ArcheAge)>의 1 클로즈 베타테스트(CBT)가 진행됐다. XL게임즈의 다양한 실험은 어떤 피드백으로 돌아왔을까. CBT 시작 전에 만나 “끝나면 다시 이야기하자”고 약속했던 XL게임즈 송재경 대표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아키에이지> 1차 CBT 토론 기사를 질문으로 바꿔 송재경 대표에게 물어봤다과연 그는 어떤 대답을 내놨을까. 일단 송 대표의 말에 따르면 계획대로 됐다”는 것이 1 CBT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1 CBT, “적당하게 잘 넘겼다


 

TIG: 1차 CBT가 끝났다. 원하는 결과가 나왔는지 궁금하다.

 

송재경 대표: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다. 그냥 적당히 잘 넘겼다는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가 준비했던 콘텐츠와 메시지를 유저들에게 전달한 것이 받아들여진 것 같다. 부족한 부분이 많은 CBT였지만 우리가 원했던 피드백을 어느 정도 얻었다.

 

 

TIG: 무엇에 대한 피드백이 가장 많았나?

 

기본적으로 캐릭터나 애니메이션이 어색하다는 지적과 전투, 조작, 타격감, 하우징과 상호작용 등에 대해 많은 의견이 있었다. 특히 상호작용의 경우 시도는 괜찮은 것 같은데 과연 게임의 재미로 이어질 수 있을까 싶다는 지적이 들어왔다.

 

유저 인터페이스(UI)는 미완성인 상태로 1차 CBT가 진행됐다.

 

현재 개발 중인 UI도 불편하다는 반응이 있었다. 그밖에 새롭지 않고 예상했던 범위 안에서 시스템이 만들어졌다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 지금까지의 게임과는 다르다는 이야기도 상당히 많았다. 앞으로 갈고 닦으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는 의견이 많아서 고맙게 생각한다.

 

 

TIG: 캐릭터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성향을 선택하는 부분에서 유저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나?

 

전사, 법사 등 이미 만들어진 프리셋을 선택한 유저가 절반이 조금 안 되는 수준이었고, 나머지 유저는 자신이 직접 성향을 조합했다.

 

개발진의 예상보다 성향을 조합한 유저가 많았다. 아마도 처음 게임을 접하다 보니 새로운 시스템을 체험하는 차원에서 다양한 조합을 만들어 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으로 오픈 베타나 상용화가 진행된 후에는 준비된 프리셋을 더 많이 선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캐릭터 생성과 조합 “고민할 부분이 많다

 

TIG: 성향 조합이 직관적이지 못하고 개성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성향 설명이 직관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잘 연구해서 직관성을 높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캐릭터의 개성, 즉 성향 조합에 따른 경우의 수인 120개는 ‘거기서 거기’라는 피드백도 있었다.

 

전반적으로 성향 조합을 통해 만들어진 캐릭터가 대부분 하이브리드 성향을 띠고 있다. 그 때문에 조합에 의한 순수 직업(퓨어 클래스)이 잘 만들어지지 않는 것 같다는 의견도 받았다.

 

 

TIG: 10개의 성향을 더 늘리는 방법으로 확대할 수 있을 법한데, 시도할 생각은 없나?

 

조합을 위한 선택지를 더 늘릴 수는 있다. 일단 다양하게 테스트해 보고 나서 최적의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1 CBT에서는 긍정적인 의견이 많이 나왔다. 유저들도 시스템을 어느 정도 이해했고, 조금 더 보강하면 좋은 시스템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주고 있다.

 

<울티마 온라인>과 같은 것이 아니냐는 말도 있었다. <아키에이지>의 직업은 <울티마 온라인>의 스킬 기반 시스템보다 쉽고, <WoW> <아이온> 같은 고정 직업보다는 자유도가 있는 방식이다.

 

생활보다는 전투에 집중된 <아키에이지>의 스킬들. 

 

TIG: 의외로 종족 특유의 상호작용이 없었다. 엘프의 경우 자연을 사랑하는 성향으로 나무베기 등의 페널티를 주고, 생활 스킬에서 이를 보완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개발 초기에 내부에서도 종족 특성의 차별화가 필요하지 않냐는 의견이 나왔다. 물론 반대 의견도 있었다. 특성 때문에 유저가 원하지 않는 룩(외모, 즉 종족)을 선택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엘프의 외형이 취향인데 드워프의 특성이 좋아서 이를 선택하는 유저가 나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결국 종족 특성은 외형을 제외하고는 없는 상태다. 유일한 차이는 선택한 종족마다 다른 메인 스토리 라인이다. 이 외에도 종족 차별화를 유도하는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다만, 너무 큰 차이를 준다면 결국 유저의 선택을 강요하는 꼴이 되어 버려서 조심하고 있다.

 

<아키에이지>의 종족은 외모와 스토리 라인이 다르다.

 

 


“하우징은 공성전 기획에서 비롯됐다


 

TIG: 제작이나 생산 스킬도 구분 없이 모두 쓸 수 있게 한 이유가 궁금하다.

 

<울티마 온라인>처럼 한 가지 일을 계속 하다가 그랜드마스터가 되는 식으로 만들면 너무 하드코어한 게임이 되어 버린다. 일단 클래스 시스템은 전투를 전담하고, 생활이나 제작 시스템은 모든 유저가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콘셉트다.

 

유저가 소셜과 생활, 제작만으로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이를 지원해 보겠지만, 스킬을 클래스 시스템에 고정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TIG: 하우징 시스템의 보완과 개선은 생각하고 있나?

 

1 CBT에서는 기본적인 건축과 가구 배치를 실험했다. 제작의 기초가 되는 공간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하우징의 목적이다. 즉 유저가 대장장이를 하거나, 약초를 캐서 파는 등의 행위를 자신의 집에서 하도록 만들 생각이다.

 

소셜 쪽으로 본다면 가족끼리 공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결혼을 하거나 양자를 들이거나 하는 식으로 <아키에이지>에서 집을 공유할 수 있다.

 

하우징은 향후 소셜과 공성전을 위한 기초 시스템의 일부가 될 전망이다.

 

TIG: 집이 모여 마을이 되고, 마을이 모여 성을 이루는 시스템으로 발전하게 되나?

 

하우징 시스템을 생각하게 된 이유 중에 하나가 공성전이었다. 내가 만드는 게임이니까 공성전이 빠질 수 없다(웃음). 처음에는 <리니지>의 공성전과 무엇을 다르게 만들어야 하나 고민하다가 성벽을 무너뜨리거나 성을 짓게 만들어 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러다가 성 말고 집도 지을 수 있게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일단 <아키에이지>에는 기본적으로 3개의 대륙이 등장한다. 원 대륙의 경우 원정대가 도착해서 터를 잡고 활동하면 일정 반경의 땅이 그들의 소유가 된다.

 

이렇게 소유권을 가진 땅에 집을 짓고 성벽을 쌓아서 성을 만든 다음, 성안에서 활동하는 유저들로부터 세금을 걷는 등의 실험을 생각하고 있다.

 

이런 큰 성을 유저들이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일까?

 

 


“자유도?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이 적당


 

TIG: 유저가 직접 베어 온 나무와 그 종류에 따라서 집의 형태와 크기가 바뀌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 역시 개발팀에서 제시된 의견이었다. 유저가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을 많이 가져가자는 것인데, 일단 집을 짓는 것을 편하게 만들자는 의견이 많았다. 즉 쓸데없이 유저를 괴롭히지 말자는 것으로 <울티마 온라인>의 정신은 이어받되 시스템은 개선하자는 것이다.

 

그 결과가 지금의 하우징 시스템이다. 물론 집을 지을 때 빨간색 또는 파란색 벽돌을 선택하면 집의 색이나 외형이 바뀌게 하자는 아이디어도 있었다. 이런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은 개발 진행 중에 나온 아이디어였고, 언젠가는 구현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TIG: <아키에이지>는 전체적으로 유저의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다. 무절제한 행동을 막기 위해서 시스템 차원의 제한과 유저 행동의 제한 중 어느 쪽을 생각하고 있나?

 

1 CBT에서 길 한가운데나 집안에서 나무를 심고 키우는 모습을 봤다. 이런 행동은 반드시 막을 것이다(웃음). 일단 상식적으로 봤을 때 해서는 안 되는 것들은 제한할 생각이다. 즉 말이 안 되는 부분은 시스템적으로 제한을 걸어 두는 것이 맞다.

 

하지만 더 나아가서 생각하면 유저의 행동을 예측해서 일일이 제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너무 제한을 두는 것이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향후 노동력이나 지불해야 하는 비용 등의 밸런스를 조절해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유저가 스스로 자제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TIG: 개인적으로는 <아키에이지>에서 유저에게 얼마나 높은 자유도를 주고 싶은가?

 

역대 게임을 본다면 <리니지> <울티마 온라인>은 유저가 누리는 허용폭이 상당히 컸다. 반면 <WoW>는 제한된 틀에서 유저들이 활동한다. <리니지> <울티마 온라인> 100이라고 보면, <WoW> 10 정도의 자유도를 갖고 있다.

 

<아키에이지> 50 정도를 바라보고 있다. 자유도를 느끼되 다른 유저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정도를 추구한다. 예를 들자면 초보자에게는 약간의 강제적인 규제를 가하지만, 최고 레벨에 다가갈수록 규제를 풀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스타일을 조합하려고 한다.

 

도로 한복판에 나무 심기 같은 행위는 향후 시스템 차원의 제한이 있을 예정이다.

 

 


■ 지스타 참가 “늦어도 11월에 2차 CBT 예정


 

TIG: <아키에이지>도 최고 레벨이 되면 국민 아이템을 착용해 같은 외모가 되나?

 

1차 CBT에서 나온 지적 중 하나가 특징이 없고 어디선가 본 듯한 캐릭터라는 것이다. 심지어 <리니지 2>의 캐릭터 같다는 말도 나왔다. 쇼크였다. 오래 된 게임 같아 보인다는 말이었다.

 

일단 아이템 옵션은 별도의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보스 몬스터를 잡으면 옵션 구슬이 나오는 식이다. 즉 체력 3만, 지능, 민첩 등은 100의 수치를 가진 옵션 구슬을 얻고, 이를 유저가 원하는 아이템에 이용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이렇게 되면 같은 외형이 아닌, 유저가 원하는 외형을 선택하지만 능력치는 같게 된다. 이를 응용하면 자신만의 아이템을 만들 수도 있다. 개발팀에서 어떤 아이디어가 더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TIG: <아키에이지>를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케치’에 비유한 것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다빈치의 스케치에 비유한 것을 좋은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단 훌륭해 보인다는 말이 아닌가. 또 다빈치의 스케치는 지금 거의 다 구현됐다. 결국 언젠가는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1 CBT를 통해 <아키에이지>의 밑그림을 잘 그렸다는 평가라고 본다.

 

물론 기획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을 때까지 다양한 난관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내부적으로 기획할 때 아예 허황된 부분은 하질 않는다. 적어도 뭔가 될 만한 것을 생각하는 것이 기획의 영역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서버, 메모리 밴드위스, 렌더링 등 기술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을 것이다. 이런 부분은 기획을 적절히 수정해 지금 가능한 기술로 구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안될 거야’라고 생각하기보다 쉬운 것부터 차분하게 만들어 가면 원했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TIG: 지스타에 참가한다고 들었다. 별도의 전시회 버전을 준비한다면 2 CBT가 늦어질 수도 있는 건가.

 

올해 지스타에서 <아키에이지>를 선보인다. 그러나 별도의 전시회 버전을 만들지는 않는다. 2 CBT를 준비하고 있는 그대로를 선보일 것이다. 현재 예정으로는 11월에 2 CBT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지스타 버전은 2 CBT 버전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보여줄 시스템이 있는 정도가 될 듯하다. 1차 CBT보다 더 깊이 있고 완성도를 갖춘 모습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Update]: 엑스엘게임즈는 일정대로라면 10월에 2차 CBT가 진행되지만, 사실상 11월이 될 것 같다고 전해왔습니다. 

 

TIG: 그렇다면 1차에서 지적된 내용을 2 CBT에서는 수정하고 보완해서 선보일 생각인가?

 

일단 어느 정도 수정과 보완을 거치겠지만, 기본적으로 2 CBT의 목표는 1 CBT에서 공개되지 않은 새로운 시스템과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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