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고 (김홍철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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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과 3범 단고의 감옥 탈출기

<아키에이지>의 감옥에 한번 가보는 것이 목표라던 단고, 결국 마리아노플 도시경비대의 지하 감옥에 갇혀 그 소박한(?) 꿈을 이뤘다. 첫 목적을 달성했으니 이제 플랜 B를 실행에 옮길 차례다. 27세 청춘을 감옥에서 썩힐 순 없지. 무슨 소리냐고? 탈옥이다! /디스이즈게임 단고


 

 

눈을 떠보니 아무것도 없는 독방에 갇혀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아니, 마리아노플은 예산을 어떻게 굴리기에 수감자에 대한 복지가 이렇게 열악한 거야? 변기는 고사하고 침대조차 갖춰지지 않은 완벽한 독방이라니…. 거기다가 철문 밖 복도에는 경비병이 수시로 지나가며 수감자들을 감시하고 있었다.

 

▲ 이렇게 열악한 시설에 사람을 가두다니!?

 

최소한의 인권 보장을 기대하며 죗값을 치르겠다던 단고, 비인격적인 대우에 마음이 변했다. 이곳을 탈출하여 마리아노플의 안전 보안을 비웃어주기로 결심했다.

 

탈옥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귀를 쫑긋 세우고 주변에 집중하던 중, 한 경비병이 다른 수감자에게 노역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정기적으로 수감자를 한데 모아 노역을 시키는 모양이다. 슬슬 탈옥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머릿속에 그려둘 때이다.

 

▲ 탈옥 계획을 실천하기 위한 정보 수집 중. 

 

해가 중천에 다다를 때쯤, 간수들이 감방의 문을 열어주며 수감자들을 지상의 공터로 내몰기 시작했다. 단고는 나가는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는 척 연기하며 복도의 구조와 탈출 루트를 머릿속에 입력했다.

 

지상의 노역장에는 많은 수감자가 땀을 흘리고 있었다. 단고 역시 삽을 지급받고 노역에 투입되어 고된 노동을 시작했다. 정오의 내리쬐는 햇볕이 강렬해서인지 대부분 성벽 안쪽의 그늘로 피해 삽질을 하는 모습이었다.

 

▲ 다른 죄수에게서 모 남성잡지를 얻어 보려 시도해보기도 했다.

 

삽질에 열중하던 단고는 삽 끝에 무언가 걸리는 것을 확인하고 그것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몸을 숙였다. 그것은 숟가락이었다. 누군가 감옥을 탈출할 도구로 이곳에 숨겨놓은 듯했다. 단고는 주위에서 눈치채지 않게 재빨리 숟가락을 장화 틈에 숨겼다.

 

▲ 아이콘은…그냥 숟가락이라고 생각하자.

 

혹시 누가 눈치라도 챌까 두려워 태연한 척 삽질을 하던 중, 간수의 주간 교대를 알리는 나팔소리가 들려왔다. 주변의 간수들이 식사를 위해 초소로 교대하러 모여들고 있었다. 그때였다. 근처에서 묵묵히 삽질을 하던 한 수감자가 내게 다가왔다. 자신의 이름을 ‘가식웹’이라 밝힌 그는 조용한 목소리로 내게 말을 건넸다.

 

 

가식웹> “너, 여기서 탈옥할 작정이냐?”

 

단고> “(뜨끔) 아…. 아니, 그런 건 갑자기 왜 물어봐?”

 

가식웹> “아까 네가 숟가락을 줍는 걸 봤어. 설마 여기서 흙을 퍼먹으려고 챙긴 건 아니겠고.”

 

단고> “쳇, 그…그래. 맞아.”

 

가식웹> “좋아. 바로 실행에 옮기자고. 기회는 주간 교대시간인 지금뿐이야. 어서 따라와!”

 

 

 

 

단고는 근처의 보초에게 두통을 호소하고 지하로 내려왔다. 역시나 교대시간이라 경계가 허술한 모습이었다. 감옥 복도에는 식사를 일찍 마치고 교대한 간수가 두 명뿐인데다, 식곤증에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 지하 2층으로 내려와 탈출 포인트를 찾아다녔다.

 

절호의 기회임을 느낀 단고는 재빨리 그의 감방을 찾아 들어갔다.  그 남자의 감방 한쪽 벽에는 낯익은 포스터 한 장이 붙어 있었다.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주인공이 탈출구를 가리기 위해 썼던 여배우의 핀업이 떠올랐다.

 

▲ 영화 <쇼생크 탈출>의 패러디인가!?

 

▲ <쇼생크 탈출>에서 주인공의 탈출구를 가려주던 포스터의 주인공,

여배우 '라퀠 웰치'(Raquel Welch)

 

 

감상에 젖는 것도 잠시, 가식웹이 내 등을 떠밀며 재촉했다.

 

“이 포스터 뒤에 내가 파던 땅굴이 있어. 자, 시간이 없으니 빨리해치우자고!”

 

과연, 포스터를 걷어내자 반쯤 파던 땅굴이 드러났다. 단고와 가식웹은 준비해둔 숟가락을 꺼내 남은 땅굴을 파기 시작했다.

 

▲ 숟가락 하나 손에 들고 저 벽을 파내야 한다니!?

 

얼마나 팠을까, 흙더미 사이로 빛이 새나오는 것을 알아채고 자유를 예감했다. 드디어 이곳에서 떠나는 거다. 한동안 어두운 곳에서 땅굴을 판 것 때문인지, 갑자기 쏟아지는 햇빛에 눈이 따가웠지만, 기분은 좋았다.

 

 

무사히 경비대 밖으로 도망친 것을 자축하던 것도 잠시, 단고의 탈옥을 도운 그 남자는 “우린 또 만나게 될 거야”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사라져버렸다.

 

동향을 살피려 마리아노플 경비대 근처를 서성였지만, 아직 우리의 탈옥을 눈치채지 못한 듯 조용했다. 여유가 생긴 단고는 그 자리에서 성공적인 첫 번째 탈옥을 자축했다.

 

▲ 역시 두부는 김치와 함께 먹어야죠.

 

목표로 삼았던 감옥 생활과 탈옥을 모두 경험한 단고, 현재 전과 3범. 다시 자유롭게 살아가기 위해 길을 떠난다. 3차 CBT가 끝날 때까지 얼마나 타락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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