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징가 (주재상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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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를 줍지마! 놀거리가 많은 아키에이지의 감옥

버징가의 기행기(奇行記) #2

<아키에이지>는 범죄자의 인권을 존중하고 있다. 같은 진영 유저들을 무참히 학살한 흉악범들은 일단 감옥에 가두지만, 감옥 안에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수감시간 동안 심심하지 않도록 배려한다. 4차 CBT의 감옥은 어떤 모습으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는지 직접 체험해봤다. /디스이즈게임 버징가


  

<아키에이지>는 PK가 비교적 자유로운 게임이다. 하지만 이제 게임을 시작하는 유저들이 레벨업하는 공간에 고레벨 유저들이 쳐들어와서 휩쓸고 다닌다면 게임에 흥미를 잃어버릴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보호 구역'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 귀여운 하리하란은 보호받아야 한다! 

 

'보호 구역'은 저레벨 존에 걸쳐 형성돼있으며, 이 '보호 구역'을 벗어나게 되면 'Ctrl+F'로 자유 공격 모드를 활성화해 주위의 모든 플레이어를 때릴 수 있다. 단, 같은 진영에게 피해를 입혔을 경우 '범죄 점수'가 쌓이고 이 점수가 100점을 초과하면 감옥으로 소환된다.

 

[범죄와 감옥, 그리고 탈출 가이드 바로가기]

 

감옥에 가기 위해선 우선 살인을 저질러야 한다. 그래서 버징가는 야심한 밤이면 항상 두왕관 구석에서 홀로 스트립쇼를 벌이는 프로판 기자를 몰래 습격하기로 마음먹었다. 평소에는 온몸에 판금을 휘감은 단단한 전사지만, 밤이 되면 본능에 취해 물렁물렁해지는 그녀를 베고 또 베어서 범죄 점수 100점을 넘길 수 있었다.

 

 ▲ 이런 것을 보고 '차려진 밥상'이라고 하지요. 잘 먹겠습니다, 프로판 선배님♡.

 

지난 CBT3에서는 감옥에 소환되면 유저가 재판을 받는 영상을 감상할 수 있었지만, 이번 CBT4에서는 삭제됐는지 로딩 화면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차가운 철창과 마주하게 됐다. 감옥 안은 매우 좁았으며 화장실도, 창문도 없는 매우 열악한 환경이었다.

 

주변을 순찰하는 경비병은 감옥 문은 10분에 한 번씩 열리며, 나가서 노동해야 한다고 한다. 아니 사람 몇 번 죽인 게 죄라고 갇힌 것도 억울한데 강제 노동이라니!

 

 ▲ 여긴 누구..? 나는 어디..?

 

수감된 지 10분이 조금 안됐을 때, 철창이 열렸다. 하지만 잠깐 알트탭을 눌러 현아의 트러블 메이커를 감상하는 사이에 닫혀버렸다. 철창을 여닫는 주기에 비해 열려 있는 시간이 턱없이 짧았던 것이다. 버징가는 또 10분을 기다리면서 걸그룹 동영상을 감상해야 했다.

 

밝은 곳으로 나오자 캐릭터 창 아래에 '수감자'라는 못 보던 효과가 하나 추가된 것을 발견했다. 약화 효과로 분류되며 지속시간은 30분이다. 이 효과 때문인지 상호 작용과 이동을 제외한 거의 모든 활동이 제한됐다. 효과의 이름을 봐서 지속시간이 끝나면 출소할 수 있을 것 같다.

 

▲ 마치 낙인과도 같은 '수감자' 약화 효과. 

 

철창 밖으로 나가니 다른 많은 감방과 함께 '보급품 박스' 몇 개를 발견할 수 있었다. 파괴하는 데 노동력 1이 들었다. 노동력은 아깝지만, 무려 죄수복 코스튬을 얻을 수 있었다.

 

감옥 밖에서도 사용 가능하며 유저 간 거래도 가능하니 기왕 감옥에 온 김에 꼭 챙겨 나가도록 하자. 죄수복은 머리, 상의, 하의 3개로 구성돼 있으며 천으로 분류된다. 방어력 등 성능은 약한 편이며 세트 효과는 없다. 하지만 콜렉션의 가치는 충분하다. 문득 감옥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박스를 수십 개 깨봤지만 죄수복 말고 나오는 것은 없다.

 

감옥 내부를 계속해서 둘러보던 버징가는 분홍빛을 띤 정체불명의 물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직육면체 모양을 이루고 있는 그것은 무려 '19금 마크'를 달고 있었다. 마우스 커서를 올려 보니 무려 '비눗갑'이라는 이름과 함께 상호 작용 UI가 활성화됐다.

 

결국,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하고 그 물건을 클릭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뒤에서 조용히 다가오는 경비병의 그림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 이렇게 버징가는 순결을 잃었다.

 

변태 경비병을 뒤로하고 죄수복을 챙겨 입고 밖으로 나가니 먼저 나와 작업(?)을 하고 있는 죄수 NPC들을 볼 수 있었다. 흙더미를 파는 데에는 노동력 1이 소모됐다. CBT3에서는 흙더미에서 숟가락을 습득해서 탈옥을 시도할 수 있었다. 하지만 노동력 80을 소비해서 흙더미를 파봤음에도 숟가락은 발견할 수 없었다.

 

▲  사람 죽인 게 무슨 죄라고 땅을 파야 한단 말인가!

 

작업장 주변에는 풋살장이 마련돼 있다. 골대는 2개 있으며 가운데 공으로 보이는 동그란 물체가 있다. 가까이 가면 상호 작용 UI가 활성화된다. 즉, 가까이에서 F키를 누르면 공이 굴러 나온다.

 

공이 활성화되면 발차기 명령어를 사용해서 축구를 즐길 수 있다. 발차기 명령을 사용하고 나서 공의 반응은 상당히 느린 편이지만 유저 여럿이 모여 축구 게임을 즐기는 데엔 무리가 없어 보인다. 물론 <FIFA>같은 현실감 넘치는 플레이는 아니고, 군대에서 즐기던 전투 축구 말이다.

 

 ▲ 원래 버징가는 왕따라서 혼자서도 잘 논다.

 

풋살장 옆에는 번호판이 마련돼 있다. 가까이 가면 상호 작용 메뉴가 세 개 활성화된다. F키로 점수를 올리고 G키로 점수를 내릴 수 있다. H키로는 점수를 초기화할 수 있다. 한번 점수를 올리면 다음 몇 초간은 점수를 더 올릴 수가 없다. 어뷰징을 방지하기 위함일까?

 

 ▲ 무려 10단위까지 조작할 수 있는 점수판. 실제로 사용할 일은 없어 보인다.

 

작업장의 다른 한 편에는 말 몇 마리와 건초들이 쌓여 있었다. 아직 그것들을 이용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근처에 손수레가 준비돼 있는 것을 봐서 후일 수용될 죄인들을 말에게 건초를 먹이는 노동에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  왠지 다가가면 저 우람한 뒷발에 차일 것 같다.

 

어느덧 수감시간이 끝나고 버징가는 마리아노플 시내로 자동 소환됐다. 지금은 비록 혼자 들어가서 제대로 즐긴 것은 아무것도 없었지만, 후일 범죄자 친구들과 즐겁게 축구를 즐길 생각을 하니 즐거웠다. 엘프와 누이안들을 더 많이 죽여야겠다.

 

 ▲ 출소했지만 두부 먹여줄 사람도 없고 크리스마스에도 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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