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의 티타임은?] <아키에이지>가 자랑하는 무수한 특징 가운데 ‘자유도’란 것을 차근차근 마셔보는 칼럼입니다. 잠깐 쉬는 이 시간에 뜨거운 커피 한잔 마시며, 커피를 안 좋아하시는 분들은 콜라 한잔! 그것도 별로이신 분들은 가볍게 물이라도 꿀꺽 마시는 여유를 가지고 시작해 볼까요?
당신은 필드에서 상대진영을 만나면 맞서 싸우는 편인가요, 피하는 편인가요? 어느 쪽이든 상관없습니다. <아키에이지>의 자유도는 고요한 바다뿐만이 아니라 PK와 필드쟁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니까요. 이번 티타임에는 PK와 필드쟁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티타
열심히 개미처럼 일해서 나무와 철을 모았죠. 열심히 발품 팔아 경관 좋은 지역에 터를 알아보았습니다. 한참을 돌아다닌 끝에 드디어 내 마음에 쏙 드는 곳을 찾아냅니다. 인벤에 꼭꼭 숨겨 둔 한푼 두푼으로 집 도면을 사서 기본적인 틀을 설치한 후 그곳에 등짐을 넣으려는 순간!
'제명이 됐어요.'
개그가 아닙니다. <아키에이지>에서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 다른 진영과의 PK는 페널티로부터 자유롭다.
<아키에이지>는 기본적으로 세력이 뚜렷한 게임입니다. 처음에 시작할 때도 동대륙과 서대륙이란 거대한 진영으로 나뉘어 있고 원대륙 진출 후에 또다른 진영을 만들 수도 있죠. 이렇게 진영이 갈리면 상대 진영의 캐릭터들을 아무런 페널티 없이 죽일 수 있게 됩니다. 등짐을 지고 가는 캐릭터들은 죽으면 그 자리에 등짐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그 점을 노린 PK도 가능합니다.
다른 진영과의 싸움은 페널티가 없으므로 주로 다른 진영과의 전투가 많이 일어나지만 같은 대륙이라고 해서 못 죽이는 것은 아닙니다. 마음에 안 들면 자유공격 모드를 활성화하고 같은 대륙인도 끔찍하게 죽일 수 있죠.
다만, 그런 경우에는 핏자국을 흘리는데 이 피를 주워 신고하게 되면 일정 점수에 도달할 때마다 감옥에 가게 됩니다. 감옥에 많이 들락날락 거려 전과가 많이 쌓이게 되면 무법자라는 새로운 세력으로 변화하기도 하고요. 죽이는 것도 자유, 죽여서 감옥에 가는 것도 자유. 이것이야말로 아키에이지가 가지고 있는 자유와 그 자유에 대한 책임을 가장 잘 보여 주는 것이 아닐까요?
이번 티타임에서는 PK와 필드쟁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 컨트롤+F 키로 자유 공격 모드를 활성화 하면 같은 진영끼리의 전투도 가능하다.
캐릭터를 생성하고 가장 먼저 보는 것은 다름 아닌 비슷한 레벨대의 같은 대륙 사람들입니다. 두근 반 세근 반 콩닥거리는 마음으로 즐겁게 게임을 시작하는데.. 이럴 수가, 어떤 유저가 자신의 몬스터를 자꾸 스틸해 갑니다. 괜히 기분이 나쁘네요. 당장 어떻게 해 보려고 하지만 힘도 없고, 보호 지역에서는 PK가 불가능합니다. 미래를 기약하며 아이디만 관심대상에 추가할 수밖에 없죠.
열심히 레벨링을 하다 보니 이 유저와 다시 마주쳤습니다. 초보지역을 벗어나 이제 마음대로 전투할 수 있게 되었네요. 컨트롤+F를 눌러 자유 공격 모드로 설정한 후 사냥을 하고 있는 그 유저의 뒤를 쿡 하고 찔러 봅니다.
▲ 같은 진영끼리 전투가 일어나면 이처럼 핏자국이 생긴다.
“?!?!?!”
큰 핏자국을 떨구며 사라지는 상대방. 잠시 후 부활지에서 태어난 이 유저는 다시 돌아와 한참 말싸움을 하다 핏자국을 주워 가려고 합니다. 신고를 많이 당하면 감옥에 가야 하는데 그러긴 싫습니다. 재빨리 또 찔러 넣습니다.
기본적으로 같은 세력 간 전투는 이처럼 작정하고 덤비지 않으면 하기 힘듭니다. 물론 초반에 보이는 사람들이 모두 같은 세력이기 때문에 살인의 충동에 취해 당장에라도 칼을 휘두르고 싶은 사람들은 초보마을 벗어나자마자 주변인들에게 달려듭니다. 하지만 그러다가 신고를 당해 감옥에 몇 번 가게 되면 생각이 좀 바뀌죠.
▲ 범죄지수가 높아지면 감옥에 가게 된다.
잠깐,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감옥에 들어가면 축구도 할 수 있고 수감자 옷도 주섬주섬 주워 입을 수 있고 탈옥이라는 콘텐츠를 즐길 수도 있지만, 30분간 아무런 스킬도 쓰지 못하고 동네 아는 형이 되어버리는 것은 조금 슬픕니다.
개인 대 개인이라면 냅다 눈 감아버리고 무법자를 꿈꾸며 마음껏 죽이고 다녀도 될 겁니다. 하지만 원정대 소속이라면 이야기가 좀 곤란해집니다. 어떤 원정대가 마음에 들어 가입했는데 신고를 많이 당해 범죄점수가 일정량을 넘어선다면 이 원정대에서 강제로 탈퇴가 되기 때문이죠.
성향이 무법자로 변해 버리면 이제 원정대 활동을 할 수 없게 됩니다. 같은 무법자들을 모아 무법자 원정대를 만들지 않는 한 말이죠. 즉 어떤 원정대에 들어갔다면 함부로 같은 세력을 많이 죽이는 건 좋지 않습니다. 현재 많은 거대세력이 동대륙 쪽에 몰려 있는 편이지만 큰 싸움이 일어나지 않는 것 또한 같은 이유입니다.
<아키에이지>의 필드 전투는 바로 이 세력싸움에서 시작합니다. 상대 세력을 죽여도 아무 페널티가 없으므로 중립지역인 십자별 평원에선 하루에도 수십 번씩 전투가 일어나고 전쟁으로 커지곤 하죠. 십자별 평원이 현 4차 CBT에선 고레벨 필드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사람들이 모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대부분 원정대 소속이기에 사소한 싸움 하나가 원정대 간의 전쟁이 되어 온종일 싸움을 즐기곤 하죠.
▲ 중립지역에서는 상대 진영과 자유로운 PK를 즐길 수 있다.
원정대 단위의 전쟁이 되면 수십 명이 몰려다니며 소수 인원을 격파하고 이 소수 인원이 다시 사람들을 불러 수십 대 수십으로 싸우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이런 전투들은 옆에서 지켜볼 때 꽤 장관이죠. 화려한 마법들이 난무하고 원정대원과의 호흡도 맞춰 보고… 물론 싸움인 만큼 승자와 패자가 갈릴 수밖에 없지만, 부활지를 점령하고 상대 진영이 부활해 나오자마자 죽여 버리는 ‘무덤 막기’가 아니라면 이것 또한 하나의 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 작은 규모의 전투가 원정대 단위의 전투로 발전하기도 한다.
3차 CBT 당시에는 동대륙 유저들이 수적으로 열세였기 때문에 서대륙으로부터의 침입이 꽤 잦았죠. 무작정 대륙을 넘어와서 상대 세력을 물어뜯는 겁니다. 전체 인원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동대륙에선 방어하는 것에 급급했지만, 점차 지원군이 도착해서 대륙간 전쟁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하리하라 대륙 여행자의 샘에서 시작된 이 전쟁은 <아키에이지> 최초의 대륙전쟁이었고 서너 시간 동안 한쪽이 밀면 한쪽이 막고, 한쪽에서 역습하면 다시 기습하는 등 상당히 재미있게 진행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 지난 3차 CBT때는 동대륙 유저들이 수적으로 열세였으나, 4차 CBT때는 어떨까?
이 대륙전쟁에선 ‘부활지 점령'이라는 개념이 있었습니다. 가령 동대륙 유저들이 여행자의 샘에서 서대륙 유저들을 모두 몰아내면 그다음부터 죽는 동대륙 유저들은 모두 여행자의 샘에서 부활을 했죠. 서대륙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세력이 강한 쪽에서 쭉 밀고 들어가 한 지점을 점령하면 다른 세력은 다음 부활지점까지 후퇴할 수밖에 없었죠.
마지막 한 시간 정도를 남기고는 전사지 근처에서 팽팽하게 대립했기 때문에 꽤 긴 교착 상태가 이어졌지만, 시간이 더 있어서 어느 한 쪽이 이겼다면 동대륙이 무너졌든지, 서대륙이 무너졌든지 했을 겁니다. 결과요? 클베 마지막 날 있었던 일이라 30분 정도 남기고 싸움을 멈춘 후 다 같이 사이좋게 클로징 이벤트를 하러 갔습니다~
▲ 3차 CBT 종료를 앞두고 벌어진 불꽃놀이 광경.
▲ 원대륙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PK의 양상이 달라질 지도 모른다.
바로 이 부분이 핵심입니다. 캐릭터를 만들면서 하나의 대륙에 속해 있기는 하지만 나중에 얼마든지 새로운 세력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죠.
처음에 서대륙, 혹은 동대륙에서 시작한 유저들은 레벨이 높아지고 자신이 속한 원정대의 세력이 커짐에 따라 원대륙을 바라봅니다. 아키움을 모으고 배를 제작하여 원대륙에 영지를 선포하면 이제 독립된 세력으로 바뀔 수 있죠. (아직 미구현입니다.)
이렇게 독립된 제3의 세력이 된다면 이제 <아키에이지>에서는 동대륙과 서대륙, 그리고 이 독립 세력. 세 개로 나뉘게 됩니다. 물론 원대륙에서 영지를 선포한 원정대가 많으면 많을수록 이 독립세력은 늘어날 거고요.
▲ PVP를 좋아하는 유저들은 또다시 대륙전쟁이 발발하기를 기다릴지도..
독립세력이 된다면 원래 피를 나눈 형제였던 같은 진영끼리도 적대적 관계로 돌아서게 됩니다. 말 그대로 새로운 세력이 되는 거죠. 영지 소속이 아닌 이상 죽여도 페널티가 없습니다. 반대로 같은 대륙이라서 아니꼬워도 참고 있었던 타 원정대의 표적이 될 가능성도 농후합니다.
이쯤 되면 이제 개인 대 개인, 원정대 대 원정대의 싸움을 넘어 또다시 대륙전쟁이 발발하게 될 겁니다. 동대륙 연합과 서대륙 연합, 그리고 제3세력 연합이 크게 격돌을 벌이게 되겠죠. 이 과정에서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그런 이야기들은 아키에이지 역사의 일부가 될 겁니다. 후에 새로 들어온 신입 <아키에이지>유저에게 해 줄 이야깃거리도 더욱 풍부해지겠죠. ‘내가 말이지 왕년에…’ 하면서요.
현재 <아키에이지> 4차 CBT에선 서대륙의 토끼 원정대와 동대륙의 르네상스 원정대가 영지 선포에 성공해 정화된 원대륙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후에 콘텐츠 추가를 통해 만약 진영 선포가 가능해지면 <아키에이지>는 지금의 단순한 동, 서대륙만이 아닌 다양한 진영 간의 전투가 가능해질 겁니다. 내가 만드는 세계, <아키에이지>의 시작은 바로 그때부터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