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별난 사람들이 있습니다. 본인이 생각하기엔 대수롭지 않은 행동이지만, 다른 이들이 보기엔 특이하고 놀라운 행동을 하는 사람. 흔히 이런 사람을 '별나다'고 하죠. 소소한 콘텐츠가 많은 <아키에이지>에서는 이런 별난 재미를 찾아다니는 유저들도 많은데요. 게임을 조금은 별나게 즐기고 있는 유저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디스이즈게임 심트롤
※ 본 기사는 '디스이즈게임' 기자들이 게임에서 발견한 별나거나, 멋지거나, 혹은 독특한 사람과 사건을 재구성해서 쓴 글입니다. 혹시 주위에 남들과는 조금 다른 재미를 찾는 유저가 있다면 제보해주세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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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sode 1, 불법 젖소 농장 발견?! (상술 유저)
항상 벚꽃이 만발해서 경치 좋기로 소문난 노래의 땅에 집을 마련한 실리에. 이사 왔으니 이웃에 인사라도 할까 하고 주위를 살펴보다가 눈을 의심하게 된다. '상술'이라는 문패가 붙은 집, 그 옆에 있는 울타리에는 젖소들이 움직일 틈도 없이 징그러울 정도로 빼곡하게 서서 연신 '우어어~' 울어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무슨 괴상한 취미란 말인가. 대체 왜 소를 한 곳에 몰아넣고 괴롭히는가. 주인인 '상술' 유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처음에는 빵을 만드는 데에 소모되는 우유를 얻기 위해서 젖소를 조금 키워보기로 했단다. 그런데 생각보다 젖소가 차지하는 공간이 적어서 대량생산의 욕심이 생겼고, 기어이 닭장처럼 바글바글한 젖소 우리를 저지르기에 이른다.
일단 영상을 보자. 반드시 소리를 크게 켜놓고 들어보길 권한다.
그럼에도 소에 대해 미안한 마음은 전혀 없다고 한다. 오히려 도살당하지 않고 살아남은 것에 감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작 다음 날 다시 옆집을 방문했을 때는 젖소들이 많이 사라져 있었다. 이건 또 무슨 일인가 궁금해서 주인을 불러 물어봤더니, "살려두기에는 내 노동력과 먹이가 아깝다"며 모두 고기로 만들어버렸다고 한다.
원래 빵을 만들려고 했지만, 재료 중 양귀비와 수수는 모자라고 우유만 가득한 상태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설명. 그리고 본인이 좋아하는 '모험' 요소를 찾아 떠날 것이라고 한다. <아키에이지>에는 숨겨진 재미 요소가 많아서 그것들을 찾아다니는 즐거움이 크다며, 상술 유저는 '젖소 육포'를 입에 물고 길을 떠났다.
글 : 실리에
■ Episode 2, 사람도 아니고 말이 43레벨?! (꺼져 유저)
고레벨 유저들에게서 정보를 얻으려는 목표(현실은 돈을 모아서 배를 만들려는 사리사욕)로 열심히 광렙업 중이던 심트롤. 레벨은 어느덧 41레벨을 돌파했고, 이 정도면 괜찮은 스펙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그에게 충격적인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 헉! 말 레벨이 43 레벨?!!
함께 전장을 누비는 든든한 친구 '말(혹은 눈사자 또는 야타)'. 하지만 한편으로는 웬수덩어리기도 했다. 몬스터가 때려도 묵묵히 맞아주는 선한 기질, 행여나 주인이 걱정할까 봐 비명조차 지르지 않는 섬세함 덕분에 수시로 죽어버렸기 때문이다.
▲ 이 장면만 보면 머리에 스팀이...
그런데 내 눈에 들어온 저 말은 어지간한 몬스터의 공격 따위는 너끈히 견딜 것 같았다. 레벨만 43레벨! 체력 3596! 대체 이 말의 주인은 누구일까? 그는 바로 레벨만 놓고 보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꺼져' 유저였다. 그는 50레벨을 눈앞에 두고 열심히 사냥 중이었는데, 방해되지 않도록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대체 어떻게 하시면 말의 레벨이 이런가요?..."라는 수줍은 질문에 그는 당연하듯 "계속 꺼내두면 된다."라고 쿨하게 답했다. 그렇다. 맞는 말이다. 누가 그 사실을 모르겠는가? 하지만 수시로 비명횡사하는 말을 저 정도로 육성하는데는 분명 다른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 겉보기에는 일반 말과 다를 것 없지만... 체력이 3600을 육박한다!
'탈것'은 오로지 사냥 경험치만 획득한다. '꺼져' 유저는 처음 10골드가 모이자마자 가장 먼저 '빠른 말'을 샀다고 한다. 그의 레벨이 현재 49레벨임을 감안하면 말 레벨이 43레벨이라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그는 사냥터에서 항상 말을 꺼내뒀을 것이다. 실제로 그의 사냥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항상 말을 곁에 두고 있었다. 행여나 몬스터가 말에게 찝쩍대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사냥 속도가 무척이나 빠른 편이라 말을 건드릴 새조차 없어 보였다.
분명히 그의 말도 다른 이들의 것과 마찬가지로 수시로 주인의 속을 태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근성만으로 말을 43레벨까지 키웠고, 이제는 어지간한 몬스터들의 공격은 견딜 수준(체력이 3596)으로 만들었다. 이런 괴물마(?)를 만들어낸 '꺼져' 유저의 근성에 박수를 보낸다.
글 : 심트롤
■ Episode 3, 우리는 바다에서도 나무를 심는다?! (뿌리두꺼운나무 원정대)
그들은 전설의 괴물 크라켄이 보고 싶었다. GM에게 "바다에서 전설의 레전드 크라켄을 만날 수 있소?"라고 문의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결국, 그들은 무작정 찾아보기로 했고,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 전설의 대왕문어! 크라켄을 찾아서!
누이아 대륙과 원대륙 사이에서 크라켄을 목격했다는 풍문을 들은 '뿌리두꺼운나무' 원정대. 그들은 채비하고 항해를 나섰다. 바다 깊숙한 곳에서 크라켄이 잠자고 있으리라 생각한 그들은, 익사까지 감행하며(물속에서 부활하면 호흡 게이지가 사라지는 버그가 있음) 심해로 헤엄쳐 들어갔다.
▲ 크라켄을 찾아서 물 속으로 고고!
하나, 심해의 바닥까지 도착한 그들은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혹시나 싶어서 원대륙 방향으로 열심히 헤엄쳤는데도 크라켄의 빨판 하나도 발견할 수 없었다. 탐험 실패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뭍으로 올라오려던 찰나, 한 원정대원이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 바다에서 나무가 심어진다?
혹시나 싶어서 심어봤던 나무가 자라기 시작한 것이다. 염분 100%를 자랑하는 <아키에이지>의 바닷속에서 말이다. 이런 기현상을 발견한 원정대는 주머니 속에 간직하고 있던 물건들을 꺼내놓기 시작했다. 이벤트로 얻는 전나무 트리, 눈사람부터 소젖강탈용 암소까지, 바닥에 깔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설치했다.
▲ 바다에 설치되는 눈사람.
▲ 바다에서 전나무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했다?
▲ 바다에서 숨쉬는 암소... 심해 암소인가?
이곳이라면 누구의 방해를 받지 않고도 대형 농장이나 목장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패치가 되는 순간 '나무 베다가 익사', '양털 깎다가 익사'라는 어처구니없는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크라켄을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그들은 <아키에이지>에서 해상도시를 만들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물론 앞으로도 숨이 막히지 않을 거라는 전제하에...).
글 : 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