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자유도에서 50레벨 정예 몬스터인 '해적 선장 랑그레이(이하 랑그레이)'를 두고 누이아 진영과 하리하라 진영 간의 한바탕 싸움이 있었다. 오래 지속된 전쟁 때문에 결국 랑그레이를 쓰러뜨리지 못한 채 서버가 닫혔다.
[제1차 아키 원정대 대전, 자유도를 차지하라! 기사 바로가기]
얼마 후 누이아 진영인 코산낙지 원정대가 다시 랑그레이에 도전했고 결국 쓰러뜨렸다. 하지만 드랍된 아이템이 아무 것도 없었다. 운영자에게 문의를 해봤지만 마침 또 서버가 다운돼서 아무런 대답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
12월 31일 한 해의 마지막 날에 쓸쓸하게 원대륙에서 사냥하고 있던 버징가에게 귓말로 한 통의 제보가 들어왔다. 하리하라 진영에서 랑그레이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진행하던 사냥과 장사를 모두 접고 포탈을 타고 자유도로 출발했다.
▲ 그래, 정동진에 같이 갈 사람도 없는데 뜨는 해나 미리 보고 자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랑그레이의 체력이 50% 이하로 깎인 상태였다. 하리하라 진영의 유저들은 랑그레이를 둘러싼 대형으로 전투에 임하고 있었다.
랑그레이는 주기적으로 상어인간과 해골병사를 소환해서 유저들에게 맞섰다. 하지만 유저들은 광역 스킬을 아껴두고 있다가 랑그레이의 소환에 맞춰 일제히 터뜨려서 소환되는 '쫄몹'을 제압했다.
▲ 광역기를 아끼고 있다가 쾅! 유저들은 안정적인 택틱을 구사하고 있었다.
▲ 광역 공격을 집중하면 평소 최상급 옵션이 60프레임인 유저가 1프레임이 나온다고 한다.
▲ 랑그레이를 둘러싼 유저들. 흡사 <나루토>의 '츠쿠요미'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든다.
옆에서 방해하려고 하는 누이아 진영들은 같은 누이아 진영인 버징가가 범죄 점수 상승을 각오하고 처리했다. 오로지 순조로운 취재를 위해서 행한 선의의 행동이었다.
레이드는 순조롭게 끝났다.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까지 비교적 저레벨로 구성된 공격대원들은 '저레벨의 반란이다'며 기뻐했다. 하지만, 랑그레이는 많은 유저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한 마디로 거지였다.
유저들은 춤판을 벌이면서 염력과 방울방울, 무중력 공간과 함께 난장판을 벌이고 허탈감을 이겨보자 했지만, 아이템에 대한 분노는 아이템으로 풀어야 하는 법. 곧 포탈을 타고 야차를 잡기 위해 자유도를 떠났다.
▲ 보스가 거지라는 것에 대한 분노가 엉뚱한 곳으로 표출된 좋은 사례.
양 대륙의 숨겨진 모험 콘텐츠로 시작해서 이제는 많은 이들이 찾는 자유도. 하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버징가는 그동안 궁금해하던 것을 풀기 위해 공식 홈페이지의 운영자에게 1:1문의를 시도했다.
Q: 해적 선장이 두 번 이상 다운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이템이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해적 선장 랑그레이의 아이템 드랍률이 다른 NPC들에 의해 다소 낮은 편입니다. 드랍률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계신 것 같네요ㅠㅠ 불편을 끼쳐서 죄송합니다. 해당 NPC의 아이템 드랍률에 대해서는 다시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
Q: 그렇다면 유저들이 목표를 갖고 도전할 수 있도록 대략적인 아이템 테이블을 가르쳐주실 수 있나요? 그리고 자유도 지하의 해적 선장의 보물 상자는 어떻게 열 수 있나요?
A: NPC의 보상 아이템 목록은 내부 사안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습니다. 해적 선장의 보물 상자는 자유도의 일부 NPC에게 낮은 확률 보물 상자 열쇠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것을 이용해서 열 수 있습니다. |
일부 NPC라면 소시의 요술램프를 비비면 등장하는 '램프의 악마'나 해적 선장 랑그레이일 확률이 높다. 얼마나 좋은 보상이 주어지기에 '열쇠' 하나를 얻기가 이토록 힘든 것일까?
버징가 역시 그동안 수 없이 많은 노동력을 소모해서 상자를 깨부수고 램프의 악마를 사냥했지만, 남는 것은 가방 안에 가득 쌓인 '아키 인형'들 뿐이다.
CBT4가 시작된지도 어느덧 4주가 지났지만 자유도에 숨겨진 보물에 대한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랑그레이와 램프의 악마를 저지하고(낮은 아이템 드랍률을 뚫고) 자유도의 보물을 거머쥘 첫 주인공은 과연 누가 될 것인가?
※ 랑그레이 레이드를 제보해주신 '누구' 유저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