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에이지>의 요리 콘텐츠는 아직 그리 활성화된 단계는 아니다. 유저들이 요리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을뿐더러 상점표 요리가 그럭저럭 괜찮은 성능을 보여주기 때문. 이런 상황에서, 한 유저가 직접 요리한 수천 개의 음식이 불티나듯 팔려 한 시간 만에 매진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어떻게 된 일일까? /디스이즈게임 세이야
▲ 직접 제작한 음식을 팝니다.
<아키에이지>에서 호기심으로 음식을 만드는 유저는 많이 봤지만, 이렇듯 광고까지 해가며 전문적으로 음식 사업을 하는 유저는 본 적이 없다.
더군다나 광고 글은 음식의 효용을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해 핸드메이드임을 어필하고 고객의 득템을 기원하는 세심함까지 갖추고 있다. 게다가 전 지역 배달 가능에 마일리지 혜택까지 준다는 것을 보니 사업 규모가 보통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조심스레 말을 건네봤다.
▲ 오이가 죽어가고 있다니. 잘 모르겠지만 긴박한 상황인 것 같다.
이네네 유저는 대규모 농장을 운영해 생산한 농산물을 직영으로 공수해 음식을 만든다고 했다. 위의 대화에서 보듯 본인의 농장에서 시들어가는 500개의 오이를 살리느라 여념이 없는 것을 보니 문득 농장의 규모가 궁금해졌다. 농장을 한번 구경할 수 있겠느냐고 청했더니 이네네 유저가 몸소 기자를 픽업하러 와줬다.
▲ 트렌드에 맞춰 전투 서리갈기 암사자를 타고 왔다. 대지주의 위엄이 느껴진다.
작물 농장을 운영하는 지주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뭘까? 바로 작물의 도난 및 훼손이다. 그래서인지 이네네 유저는 시종일관 농장의 위치가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자에게도 농장의 위치가 노출되지 않게 주의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농장에 도착하니 이미 일꾼들이 알아서 척척 해바라기 씨를 수확하고 있었다. 수확을 위해 앉았다 일어났다 하는 자세에는 군더더기가 없었으며, 한 손에 꼭 쥔 낫에서는 한치의 불필요한 동작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오로지 수확(혹은 임금)만을 향한 열정이 느껴졌다.
▲ 숙련된 일꾼들이 해바라기 씨를 수확하고 있다.
이네네 유저가 재배하는 작물은 총 세 가지. 아직 사업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현재는 새콤한 채소 절임 수프의 재료인 오이, 호박, 해바라기만 재배한다. 상점에서 판매하는 음식은 초당 60의 활력을 회복하는 2단계 음식 '살짝 볶은 모둠 야채'지만, 이네네 유저가 판매하는 음식은 초당 90의 활력을 회복하는 3단계 음식 '새콤한 채소 절임 수프'다.
<아키에이지>의 요리는 효과에 따라 30분 지속형의 버프형 음식과 떨어진 능력치를 회복하기 위한 회복형 음식으로 나뉜다. 이네네 유저는 이 중 회복형 음식인 '새콤한 채소 절임 수프'만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었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걸까?
▲ 버프형 음식은 재료를 구하기가 어렵다.
▲ 버프형 음식의 재료(좌)와 회복형 음식의 재료(우).
왼쪽은 30분 동안 힘과 민첩이 45만큼 증가는 버프형 음식 '힘이 샘솟는 뜨거운 꼬치구이'의 재료고 오른쪽은 20초간 활력을 1초에 90씩 회복시켜주는 회복형 음식 '새콤한 채소 절임 수프'의 재료다. 버프형 음식을 만들기 위해선 양을 키워 얻을 수 있는 양고기가 6개나 필요하고, 나머지 작물들도 한 가지씩 필요하다.
재료를 구매해서 요리를 하는 유저가 아닌 이네네 유저처럼 재료를 직접 재배해 조달하는 유저들은 가축 농장과 작물 농장을 동시에 운영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르는 것이다.
또한, 버프형 음식의 효과가 30분간 지속하기 때문에 회복형 음식보다 소모하는 속도가 느리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재료를 구하기 어려울뿐더러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에 회복형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것.
▲ 이네네 유저의 호박밭.
▲ 이네네 유저의 해바라기 밭.
▲ 오이 밭을 걱정하는 농장주 이네네 유저와 그 모습을 지켜보는 일꾼 위즈쿨 유저.
이처럼 광활한 농장을 혼자 힘으로 운영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이네네 유저의 농장에서는 하루 평균 10~15명의 유저가 노동력을 제공하고 대가를 받아간다고 했다. 현실 세계에서도 그렇듯 노동자와 사용자 간에는 필연적으로 갈등이 발생하는 법. 이네네 유저의 농장에서도 유저 사이에서 발생한 노사 문제로 갈등을 빚는 씁쓸한 현장을 목격할 수 있었다.
▲ 노동자가 잠시 허리 펼 틈도 주지 않고 쉴새 없이 일을 시키는 사용자 이네네 유저.
▲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라며 열변을 토하는 노동자 중급용병 유저.
▲ 씨앗은 챙겨가게 해달라며 타협안을 제시하는 노동자 종이컵 유저.
▲ 농사 숙련도도 올리고, 감방 구경도 하고. 일거양득이다.
▲ 기자라고 봐주는 건 없다.
이 정도 되면 어엿한 사업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수준. 과연 수익은 얼마나 발생할까? 이네네 유저는 모종값과 인건비를 제외하면 약 20%가 순수익으로 남는다고 했다. 레벨이 40을 넘어가면서 연일 반복되는 사냥에 지친 이네네 유저는 자연스레 평소 관심이 많던 요리에 눈을 돌리게 됐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네네 유저가 실제로 한식, 양식 요리사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얻는 수익은 적지만 우연히 시작한 요리가 작물을 직접 키우는 맛도 있고, 사람들에게 판매하는 재미도 있어 현재 <아키에이지>에서의 요리는 취미 생활로 즐기고 있다고.
▲ 이네네 유저의 인벤토리.
실제 요리사가 보는 <아키에이지>의 요리 시스템은 어떨까? 이에 대해 이네네 유저는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의견과 함께 건의 사항을 내놨다.
◆ 상점에서 판매하는 버프형 음식과 회복형 음식에는 가격 차이가 있어야 한다.
◆ 상점에서 판매하는 음식이 너무 싸다.
◆ 대규모 농사를 지으면서 서리를 막을 수 있는 평야가 필요하다.
◆ 노동력을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인력 사무소가 필요하다.
상점에서 판매하는 음식은 모두 2실버. 물론 유저들이 애용하는 2단계 음식이며 버프형 음식과 회복형 음식의 가격 구분은 없다. 버프형 음식은 한번 사용하면 효과가 30분 동안 지속되고, 회복형 음식은 한번 사용하면 끝이므로 가격에 차이를 둬야 한다는 것.
▲ 버프형 음식은 한번 사용하면 그 효과가 30분간 지속된다.
<아키에이지>의 상점에서 판매하는 2단계 회복형 음식은 2실버다. 이네네 유저가 판매하는 음식은 3단계 회복형 음식으로 개당 5실버를 받는다. 요리 콘텐츠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는 상점에서 판매하는 음식의 가격을 높여 유저가 직접 제작한 음식의 가격 경쟁력을 높혀줘야 한다는 것이 이네네 유저의 의견이다.
전문적으로 가축 농장을 운영하거나, 작물 농장을 운영하는 유저를 위한 넓은 평원이 필요하다는 건의 사항도 내놨다. 주택을 짓거나 울타리를 만들어 생기는 사유지로는 대규모 농장을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 또한, 노동력을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도록 인력 사무소 콘텐츠를 추가해달라는 의견도 남겼다.
▲ 대규모 농장을 운영하는 유저를 위한 넓은 평원이 필요하다.
이네네 유저가 제작한 음식은 현재 모두 팔린 상태다. 1,400개의 음식을 제작했는데, 준비한 음식이 모두 팔리는 덴 단 한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이번에는 규모를 늘려 3,000개 이상의 음식을 준비해 판매할 예정이라고 하니, 관심이 있는 유저는 디스이즈게임 아키에이지 자유게시판이나, 공식 홈페이지 열린 게시판을 주시하기 바란다. 단,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어 음식은 미리 예약해야 구매할 수 있다.
▲ 차비도 챙겨주는 이네네 유저의 작물 농장. 일하러 오세요!
'<아키에이지>는 여러분이 만들어가는 이야기입니다.'라는 공식 홈페이지의 문구처럼 <아키에이지>에서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선구자의 길은 힘들지만 성공했을 때는 그만큼 뿌듯함을 얻는다. 연일 반복되는 사냥에 혹시 지루함을 느끼고 있다면, 여러분도 본인만의 '이야기'를 한번 만들어 보는 것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