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엘게임즈가 18일 서울 포스코센터 빌딩에서 <아키에이지> 커뮤니티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김경태 기획팀장(위쪽 사진)은 오는 1월 2일 오픈 베타테스트(이하 OBT)를 시작하는 <아키에이지>의 콘텐츠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테스트와 비교해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디스이즈게임 버징가
Q. 개발자로서 6년의 긴 개발 기간을 거쳐 OBT를 맞이하는 심정은 어떤가?
A. ‘드디어 나오는구나!’ 그리고 <아키에이지> 개발 초창기부터 송재경 대표와 함께했던 멤버로서 ‘끝까지 살아남았구나!’라는 생각이다. 뒤돌아보면 긴 개발과 테스트 모두 개인적으로 굉장히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제 유저들에게 선보일 수 있을 만큼 결실을 보게 되니 한편으로는 시원섭섭하다.
물론 아직도 개발할 것들이 많이 남아 있지만, 하나를 마무리지었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매우 뿌듯하다. 30대 중반에 개발하기 시작한 게임을 40대가 되어서 출시하다니!(웃음)
Q. 공성전이나 무역, 재판 등 테스트마다 콘텐츠 추가가 있었다. 이번 OBT에도 추가되는 콘텐츠가 있나?
A. 4차 CBT까지는 콘텐츠의 양을 늘려왔다면, 5차 CBT부터는 기존의 콘텐츠를 목적에 맞게 다듬는 데 주력했다. OBT에서는 이 작업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적이며, 콘텐츠들이 서로 연관성을 갖게 하는 과정에서 새 콘텐츠가 추가되기도 했다.
큰 변화라면 그동안 만들고 싶었지만 여건상 만들지 못했던 것 중 많은 유저가 건의했던 콘텐츠를 우선으로 만든 것이다. 이를테면 필드쟁 시스템이나 결투 시스템이다.
<아키에이지> 범죄 시스템의 백미, 재판 시스템.
Q. 결투 시스템에 대해 알려달라.
A. 그동안 같은 진영끼리 1:1로 실력을 겨루기에는 핏자국이 남아 범죄점수가 쌓이는 등 제약이 많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내놓은 것이 결투 시스템이다. 공식 홈페이지 OBT 프리뷰 페이지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 OBT 프리뷰 바로가기 {more}
Q. 필드쟁 시스템은 어떻게 보완됐나?
A. CBT를 진행하면서 유저들을 관찰해 보니 게임의 특성상 대규모 필드쟁은 대부분 중립 지역에서 벌어지는 유저들의 작은 분쟁에서 시작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이에 대한 보상이 불분명해서 유저들이 필드쟁을 지속적으로 즐기지는 않더라.
이제는 일정 구역 안에서 유저가 일정 수 이상 사망하면 해당 구역에 ‘지금부터 OO지역은 분쟁 구역입니다’는 메세지가 뜨면서 분쟁 상황이 발동한다. 이때부터는 상대 진영을 처치하면 명예 점수를 빼앗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 상황이 악화되면 ‘전쟁 상황’으로 넘어간다.
반대로 중립 지역에서 필드쟁만 계속 벌어진다면 해당 지역에서 조용히 퀘스트를 진행하고자 하는 유저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그래서 분쟁 상황부터는 확실히 경고 문구를 출력함으로써 다른 유저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했다.
또한, 해당 구역의 분쟁이 종료되면 일정 시간 동안은 보호 구역으로 설정해 라이트 유저를 보호하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그리고 일반 상태에서는 분쟁 지역이라도 명예 점수를 획득할 수 없으며 반대로 바다는 항상 분쟁 또는 전쟁 상태가 유지된다.
전쟁 상황부터는 라이트 유저나 PvP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도 필드쟁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상대 진영을 처치했을 때 추가 점수를 획득하도록 했다. 이로써 승률이 50%보다 낮더라도 명예 점수를 지속적으로 쌓아 나갈 수 있다. 두 번 죽고 한 번 죽이더라도 손해 보지 않을 정도다.
그리고 지난 테스트에서는 구현되지 않았던 대미지와 힐 어시스트도 들어갔고, 전쟁이나 분쟁 상태가 되면 무덤이 변경돼 무덤을 가두는 플레이를 제한했다. 추가로 한 번 명예 점수를 획득하면 일정 시간 내엔 추가로 획득할 수 없게 하는 등 어뷰징을 막을 장치도 마련했다.
Q. 숙련도와 노동력 등 생산 시스템에 대한 변화는?
A. 그동안은 숙련도를 올리는 데 제한이 없었으나 OBT부터는 숙련도를 최대치로 올릴 수 있는 항목을 2개로 제한해서 유저가 특정 생산 분야에 집중하도록 했다.
5차 CBT에서 유저들로부터 지적받은 것 중 하나가 노동력이 너무 적어서 생산 위주로 <아키에이지>를 즐기는 유저들은 접속하고 아이템을 몇 개 만들고 나면 할 게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기본적인 큰 틀은 변화하지 않는 내에서 이를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전에는 10분에 노동력이 2씩 생성됐다면, 이제 10씩 생성돼 하루에 최대 1,440의 노동력을 사용할 수 있다. 채집이나 아이템 변환 등 간단한 행동에 소모하는 노동력을 대폭 줄이는 대신, 아이템 제작에 소모되는 노동력은 이전과 같게 했다. 숙련도를 쌓아 장인이 되더라도 방어구 풀세트 하나를 만드는 데 하루치의 노동력을 다 소모해야 할 정도다.
Q. 후반 콘텐츠가 주는 재미와 비교해 초반 몰입도가 낮고, 다른 MMORPG와의 차별점을 찾기 어려우며 동기 부여가 약하다는 평이 있었다.
A. 동기 부여 측면보다는 솔직히 초반 전투가 재미없고 퀘스트의 연속과 지루한 사냥의 반복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라이트 유저 입장에서는 일단 게임이 재미있어야 30분, 1시간을 넘어 계속 플레이하게 되며 스토리, 손맛, 캐릭터 외형 등 게임에서 느끼는 재미 또한 저마다 다르다.
<아키에이지>의 큰 축 중 하나인 생활 콘텐츠를 접하려면 어느 정도 레벨을 올려야 해서 레벨업이 상대적으로 더딘 라이트 유저들은 이를 늦게 접하게 된다. 게다가 게임 초반에 흥미를 느끼기 어렵다는 점과 맞물려 진짜 재미를 느껴보기도 전에 지쳐서 게임을 그만두게 된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후반 콘텐츠에 대해 잘 알고 온 유저들을 이를 참고 견디지만, 그렇지 않은 유저들을 이를 견디기 어려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부분은 겸허하게 인정하고 개선하기 위해 초반 메인 퀘스트, 퀘스트 수행 방식 등을 많이 다듬으려고 노력했다.
또한, 텃밭을 얻는 생활 퀘스트를 10레벨 전에 시작하는 등 전반적으로 생산 콘텐츠를 즐기는 레벨 구간을 앞당김으로써 전투에 뜻이 없는 유저들도 게임 초반부터 원하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Q. 기타 추가되거나 개선된 사항이 있다면?
A. 보물지도를 얻고 지도에 표기된 좌표에 찾아가서 보물을 얻는 보물찾기 시스템이나, 남들이 잘 가지 않는 장소를 찾아가면 보상을 얻는 등의 소소한 콘텐츠도 추가했다. 이로써 유저들이 <아키에이지>의 넓은 세계 곳곳을 탐험할 수 있는 동기가 마련된 셈이다.
게임 외형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추가가 있었다. 그동안은 기능 테스트가 주목적이어서 미뤄 놨던 작업이 진행된 것이다. 이제 방어구, 동부 선박, 무역선 등이 독자적인 외형을 갖추게 됐으며, 날틀이 저마다 특징에 맞는 외형을 갖게 됐다. 복식도 마찬가지다.
캐릭터를 생성할 때도 이제 4개가 아닌 6개 능력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됐다. 10개 능력 중에는 개발자가 봤을 때도 공격이 아닌 보조 역할을 하는 것이 있는데, 보조 능력을 첫 능력으로 선택하면 공격력이 약해서 게임 초반 전투에 흥미를 붙이기 어렵다. 또, 최종적으로는 10개의 능력 중 3개를 조합하게 되는데, 4개 능력 중 하나로 시작하면 10레벨이 됐을 때 원하는 직업을 선택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6개로 늘렸다.
Q. CBT에 공개됐던 콘텐츠가 OBT에 모두 공개되나?
A. 먼저 OBT의 레벨 제한은 40이다(CBT 최고 레벨은 50). 따라서 원대륙도 공개되지 않으며, 레벨업 지역도 마찬가지다. 콘텐츠를 제한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일단 <아키에이지>는 레벨업을 빨리해야만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아니라는 기획 의도가 우선 반영됐다.
게임을 편하게 천천히 즐기고자 하는 유저라도 누군가 빨리 ‘달리는’ 모습을 보면 ‘내가 여기서 한가롭게 농사나 짓고 있어도 되나?’ 같은 생각이 들기 마련인데, 이런 부담을 줄이기 위해 결정했다. 물론 빨리 최고 레벨을 달성한 유저들이 즐길 거리도 다양하게 마련했다.
OBT 기간에는 누구나 40레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40레벨 이후 콘텐츠는 정식 서비스 시작과 함께 공개될 예정이다. 40레벨 이후 인스턴스 던전은 이미 제작해 뒀으며, 원대륙, 영지 선포, 축성, 공성 시스템이 들어간다. 그 후에는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콘텐츠들이 추가될 예정이다.
전장은 하드코어 유저와 라이트 유저가 서로 명예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 수준이 됐을 때 추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4차 CBT에서 지적받은 전장의 단점을 보완해서 내놓고 싶은 욕심도 있다.
4차 CBT에서는 30레벨 이상부터 전장에 참여할 수 있었다.
Q. OBT에서 추가되는 인스턴스 던전(이하 인던)이나 필드 레이드 보스가 있나?
A. 인던은 5차 CBT에서 선보였던 인던 3개에 20레벨대 서부대륙 인던이 추가된다. OBT가 종료되면 40레벨 제한 해제와 동시에 40레벨 이후 던전도 추가될 예정이다. 필드 레이드는 기본적으로 지역마다 특징 있는 보스를 추가하고 있으며 신규 지역을 공개할 때마다 새로운 보스를 추가할 것이다.
다만, 조심스러운 부분은 <아키에이지>가 심리스 방식이다 보니 거대 원정대가 이를 독식하는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필드 레이드에서 매우 강력한 아이템을 얻는다거나, 보스의 리스폰 타임이 짧다거나, 필드 보스를 잡아야만 할 수 있는 다음 단계 콘텐츠는 추가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거대 원정대의 독식보다는 소규모로 모여 레벨별로 공략에 도전하는 형태를 생각하고 있다. 거대 원정대는 크라켄이나 안탈론 등을 공략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그 외에도 3인 정도의 소규모 파티로 플레이할 수 있는 사냥터나 파티로 플레이하면 아이템 드롭률이 오르는 등의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40레벨 이후에는 파티로 사냥하다 보면 보스 몬스터에 도전할 수 있는 사냥터도 준비하고 있다.
Q. <아키에이지>가 주력하는 엔드 콘텐츠는?
A. 일단 기획팀장으로서 공성전이나 국가 콘텐츠는 엔드 콘텐츠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버당 5% 미만의 소수 하드코어 유저들만 즐기는 ‘로망 콘텐츠’일 뿐이다. 사실 유저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오늘 내가 게임에 접속해서 어떤 것들을 즐길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기획팀에서는 콘텐츠를 기획할 때 항상 5인 미만의 플레이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온라인게임이니까 혼자가 아닌 소규모로, 50~100명이 아니라 2~3명 또는 5~10명이 모여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아키에이지>의 엔드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사내 테스트를 오래 진행하다 보니 대규모보다는 소규모로 즐기는 콘텐츠에 피드백이 많이 들어오곤 한다. 물론 사람이 많아졌을 때 느끼는 MMORPG의 본질적인 재미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 경우엔 대규모로 잘 조직된 단체가 큰 이득을 취하는 플레이가 나올 수밖에 없다.
지난 CBT 당시 진행됐던 공성전 기념 스크린샷 촬영 장면.
그래서 필드쟁에서의 거점전이나 필드 레이드 등에 소규모 인원도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한 거대 단체가 특정 지역을 점령해서 이득을 취하기보다 ‘OO 지역에서 필드쟁이 일어났구나. 친구들과 같이 가서 명예 점수나 먹고 올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고 싶다.
또한, 거대 원정대(길드)가 영지를 선포하고, 획득한 영지에 주택을 지어서 생산한 특산품 등을 영지를 점령한 원정대가 독식하게 한다면 시스템 구현은 매우 쉽고 간편했을 것이다. 그러나 원정대원이 아닌 유저가 와서 주택을 짓고 살아야 원정대에 세금이나 진상품 등이 돌아가는 방식을 기획 중이다.
아직 구현 중이라서 모두 공개할 수는 없지만, 단순히 금화로만 세금을 징수하는 형태가 아니라 주민들이 많아질수록 영지를 점령한 영주에게 도움되게 하고 싶다. 힘 있는 거대 원정대가 세율로 횡포 부리는 것이 아닌, “와서 살아주세요, 세금 낮춰 드렸어요!” 이런 것들 말이다.
Q. CBT에서도 지적받았던 그래픽 개선에 대한 부분은 어느 정도 이뤄졌나?
A. 기획팀장이라서 인터뷰는 내가 하지만 ‘그래픽이 이래요, 저래요’ 하면 아트디렉터 님이…(눈물) 농담이고, 기획팀장으로서 매우 고마울 정도로 캐릭터와 복식 모두 좋아졌다. 사실 원래 주로 남성 캐릭터로만 플레이하는데, 요즘 여성 캐릭터로도 즐길 정도다.
마찬가지로 최적화 부분은 기술적으로 설명할 순 없지만, <아키에이지>는 처음부터 심리스 방식의 대규모 필드 게임으로 기획했다. 그래서 아트팀에게 한 장소에서 100:100으로 싸워도 서버에 무리 없게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으며 캐릭터에 과도한 소스를 사용하지 않았었다.
반면, 최근 급격한 아트 퀄리티 상승이 이뤄졌는데, 100:100으로 모여서 싸워도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을 보면 매우 발전했다고 생각하며 서버 내 가용 인원 부분에서도 개인적으로 만족스럽다.
Q. 기존 테스트에서 지적된 바 있는 힘 있는 단체에 의한 콘텐츠 독점이나 하드코어 유저와 라이트 유저 간 균형을 맞출 방안은 마련했나?
A. 운영에 관한 내용은 기획팀장이 답변하긴 어려우며, 개인적으로 게임 내 콘텐츠를 이용해 강해진 것을 개발사가 관여해 제재하는 것은 옳지 않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문제가 발생했던 항구 무역에 대해서는 기획 의도와 다르게 흘러갔음을 인정한다. 원래 강력한 세력이 독식하는 게 아니라, 생산 콘텐츠를 즐기지 않는 유저들도 이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금전력 있는, 강한 유저들이 한 번에 많이 구매해서 이득을 취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그래서 항구 무역은 완전히 폐지했으며, 이제 특산품은 무조건 생산을 통해서만 제작할 수 있다.
우리는 생산을 주력으로 하면 특산품을 쉽게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특산품 제작 난이도가 높았다. 그래서 굉장히 쉽게 만들 수 있는 특산품과 낮은 확률로 고급 특산품을 제작할 수 있는 재료를 추가했다. 이로써 무역에 필요한 특산품을 제작하는 데 노동력 외에는 제한이 없다.
라이트 유저들은 상대 진영이나 거대 원정대의 위협이 도사리지 않는 내륙 무역 상인과만 거래해도 집을 한 채 짓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사내 테스트에서도 많은 여직원이 평화롭게 살면서 특산품을 만들고 당나귀를 키워 안전하게 무역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
대신 먼 지역을 이동해서 한 번에 얻는 보상을 늘리려는 유저는 수익에 대한 리스크를 안고 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무역 토큰이 많이 필요한 거대 원정대는 대량 생산으로 먼 곳에 팔아 큰 이득을 얻고, 또 이를 노리는 반대 세력의 위협이 도사리는 게 우리가 그리는 큰 그림이다.
Q. 5차 CBT에서 추가된 토큰으로만 생활에 필요한 도면 등을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제작진이 무역을 강요하는 느낌을 받는다는 유저도 많았다.
A. 제작진의 무역 강요는 오해다. 사실 무역은 라이트 유저들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이며, 이를 위해 ‘델피나드의 별’이나 ‘누이 여신의 눈물’ 등의 토큰에 귀속 개념을 추가했다. 골드로만 모든 것을 해결하면 거대 원정대가 주거지를 쉽게 독점할 우려가 있다.
물론 ‘델피나드의 별’도 원정대장에게 특산품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화폐를 집중할 수 있다. 그러나 ‘누이 여신의 눈물’은 유저 개인이 직접 레벨을 올리면서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고 탐험을 수행해야 모을 수 있다. 하드코어 유저와 라이트 유저의 격차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일정한 시간만 투자하면 라이트 유저가 작은 집 한 채를 보유하기는 쉬울 것으로 예상하며, 대형 주택은 유저 다수가 모여서 즐기라고 만든 것으로 재료와 도면 가격, 세금이 매우 비싸므로 개인이 관리하기 어렵다.
이밖에 델피나드의 별이나 누이 여신의 눈물에서 추출한 재료로 강력한 무기를 만들 수도 있다.
Q. CBT에서처럼 해적은 여전히 사망과 동시에 감옥으로 이동되나?
A. 기본적으로 해적을 플레이한다는 것 자체가 게임에서 정해진 규범을 벗어난다는 희열을 준다고 생각한다. 또한, 엄밀히 말해서 다른 유저들에게 피해를 주는 플레이에서 생겨난 콘텐츠이므로 당분간 해적 콘텐츠에 관한 지원은 없을 예정이다.
해적은 다른 유저를 죽여도 핏자국이 남지 않고 형량이 쌓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범죄자 상태가 유지되므로 가장 낮은 형량을 반복적으로 이행하는 형태다. 아직 기획 중이지만, 감옥에 지나치게 자주 가서 게임 플레이 흐름이 끊긴다고 판단되면 페널티를 완화할 수도 있다.
이를테면 내륙에서 죽으면 무조건 감옥행 대신 바다에서는 아무리 죽어도 감옥에 가지 않는다 정도다. 이 정도면 해적이라는 콘셉트에도 맞지 않을까?
Q. 직업 선택의 폭은 넓지만, 사냥이나 PvP에 유리한 특정 직업에 유저들이 편중되는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A. PvP 부분에 대해서는 고수들을 초빙해 지속적으로 테스트하고 조율해 왔다. 그러나 기획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직업 밸런스는 모든 직업이 PvP에 고른 능력을 보이는 것이 아니다.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물론 1:1이나 2:2 등 소규모 PvP 테스트에서 발견하는 특출나게 강력한 직업에 대해서는 수정을 가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완전히 해결할 수 없다. 게다가 소규모 PvP에서 강력한 직업이 꼭 대규모 PvP에서도 강력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지난 테스트에서는 공격 능력이 매우 약한 조합인 교란꾼(철벽·의지·환술) 유저가 우승했다. 교란꾼은 군중제어 기술이 다양해 1:1 PvP에 매우 강력한 직업이다. 그렇다고 이 직업을 바로 하향하기엔 필드 사냥과 대규모 전쟁에 매우 약했다. 몬스터 한 마리도 혼자서 잡지 못한다.
1:1 PvP를 원하면 여기에 강한 직업을 선택하고, 생활 콘텐츠를 주로 즐기고 싶다면 생활에 도움되는 직업을 고르는 등 유저의 플레이 취향에 따라 직업 선택이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이 <아키에이지>의 기본 콘셉트다. “내 직업도 PvP 강하게 해줘!” 등은 우리의 기획 의도와 다르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라이트 유저들은 직업 간 밸런스에 대한 의견을 거의 내지 않았다. 심지어 낭만 능력을 선택하고 생활 콘텐츠를 주로 즐기는 유저는 다른 유저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이동 속도도 빨라져서 좋다는 의견도 주었다.
밸런스는 게임의 수명이 끝나지 않는 한 계속해서 수정해 나가야 하며 OBT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개선할 것이다. 또한, PvP의 정점은 고수들을 기준으로, 대규모 필드쟁과 PvE는 라이트 유저에 맞춰 밸런스를 수정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
1:1에 강한 직업도 대규모 필드쟁에서는 핏자국으로 변할 뿐이다.
Q. 5차 CBT 당시 공개된 인던의 보상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의견이 많았다.
A. 던전 보상은 유저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했다. 꼭 장비뿐만 아니라 다른 메리트도 있을 것이다. 처음 콘텐츠를 테스트할 때 좋은 보상을 추가하지 않는 이유는 정말 이 콘텐츠가 재미있어서 즐기는지, 아니면 보상만을 바라보며 50바퀴고 100바퀴고 도는지 알고 싶어서다.
<아키에이지>는 던전 파밍이나 PvP, 생산 등 한쪽으로만 ‘끝’을 볼 수 있는 게임이 아니다. 어느 한쪽에 상대적으로 강력한 보상이 생기면 다른 콘텐츠가 모두 죽는 현상이 생긴다. 그래서 아이템이나 보상을 책정하기 어려운 점이 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밸런스가 맞는다고 생각한다.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는 퀘스트 보상으로, 어느 정도 익숙해 졌다면 인던 보상이나 제작 아이템에 자연스럽게 눈을 돌리게 될 것이다.
Q. 4차때 추가된 공성전은 결국 공성전에 참여하는 유저 100명(50:50)이 콘텐츠를 독점하는 형식이다. 혹시 이를 다른 유저가 관람하거나 참여할 수 있는 수단이 마련됐나?
A. 넘어설 수 없는 기술의 한계, 물리적 한계가 있다.(웃음) 기본적으로 공성전은 유저들의 이권이 걸린 콘텐츠다. 어떤 집단의 이권이 걸린 플레이를 랙 때문에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은 매우 큰 문제다. 그래서 공성전에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일단 목표는 기술이 허락하는 한 공성전 참여 가능 유저 수를 늘리는 것이다. 한 70:70 정도가 목표다. 공선전 관전에 대한 부분은 중계 등의 수단을 동원하면 우리로서도 콘텐츠 홍보 효과 등 매우 좋은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당사자들이 전략 노출 등의 이유로 꺼리는 분위기라 이를 실제로 직접 진행하기는 어렵다. 물론 인터넷 방송 BJ들의 중계를 보는 방법도 있다. 그리고 공성전을 관전하는 유저가 정탐 또는 염탐하는 것을 방지할 수단이 마련된다면 관전 기능 추가도 고려하고 있다.
치열했던 CBT 공성전 현장.
Q. 기존 테스트에서 퀘스트 오브젝트나 NPC를 미니맵과 월드맵에서 찾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다. 특히 수풀이나 굴곡 있는 지형에서의 내비게이션이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어느 정도 개선됐나?
A. <아키에이지> 세계가 워낙 방대해서 지도 축척이 크다 보니 정교하게 가리키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전체 지도에 확대·축소 기능을 추가했다. 또한, 제작대 등의 기능 오브젝트는 On/Off 형태로 찾기 쉽게 만들었다. 물론 퀘스트 목표 지점 등은 계속해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이외에도 초반 튜토리얼이나 도움말에 많은 신경을 썼다.
Q. <아키에이지>는 19금 게임이다. 혹시 19금 관련 콘텐츠 같은 게 추가됐나?
A. 개인적으로 슬라임 경주 같은 콘텐츠를 추가하고 싶은데 아직 구현된 것은 없다. 그 자체로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도박에 관한 시선이 좋지 않아 기획에 조심스럽다. 기본적으로 19금 게임이라면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는 자유롭게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 신기루 섬에 경주는 아니지만, 도박 콘텐츠가 구현된 것이 있다. 직접 게임에서 확인해 보기 바란다.
사실 도박보다는 이런 게 더… *(-_-)*
Q. 얼마 전 클라우드를 이용한 서비스 영상이 화제가 됐는데, 이에 대한 계획이 있나?
A. 이런 신기술에는 관심이 많으며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런 거 만들 시간에 게임이나 다듬어라”는 댓글도 봤는데, 사실 우리가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에 손댄 것은 하나도 없다.(웃음). 우리는 그냥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에 클라이언트만 제공해 줬을 뿐이다.
개인적으로 충분히 쓸 만한 수준이 된다면 실제로 서비스하는 것도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직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투까지 가능한 수준은 아니지만, 강남역 한복판에서 모바일 기기로 텃밭도 관리하고, <아키에이지> 친구들과 수다도 떨 수 있다면 굉장히 즐거운 일 아닌가?
Q. 오픈 베타테스트 서버 규모는?
A.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 서버 이름은 이미 준비해 둔 것이 충분히 있고 그대로 사용할 것이다.
Q. 집터나 선박 등 게임 내 부동산에 대한 현금 거래나 알박기 등의 문제는 어떻게 대처할 계획인가?
A. 게임 내 집터는 제한돼 있으며 한정된 자원에 대한 수요는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개인 간의 아이템 거래는 현금 거래와 다른 이슈라고 생각하며, 집 자체를 거래하는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다.
일단 집에 대한 세금은 계정 단위로 매겨진다. 두 채까지는 가산세가 없지만, 세 채부터는 세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 개인이 감당하기 어렵다. 세금은 도면을 집터에 설치하는 순간부터 계산되므로 개인이 소형 주택 도면 여러 개로 알박기를 시도하는 등의 부동산 투기는 어려울 것이다.
중형 주택은 세금이 비싸다. <아키에이지>의 ‘종부세’, 무섭다.
Q. 다른 게임을 보면 스토리 속 영웅이 실제로 게임 내 구현돼 많은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아키에이지>에서도 키프로사나 오키드나 등 스토리 영웅들을 구현할 계획인가?
A. 일단 OBT에는 등장하지는 않지만, 기획 중에 있다. <아키에이지>는 스토리를 굉장히 멀리 내다보고 집필했고, 지금 출간된 소설은 2,000년 전 세계관을 설명하는 수준이다.
OBT에서 선보일 각 종족 메인 스토리는 현재를 살아가는 주인공이 현재의 사건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를 통해 2,000년 전 원대륙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알게 되고, 원대륙으로 떠나는 여정이 그려질 것이다. 대신 2,000년 전부터 현재까지 존재하는 루키우스나 안탈론은 여기저기서 나온다.
참고로 게임 내에서 실제로 오키드나를 보려면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모르겠다.(웃음)
Q. 기존에 공개된 4종족 외에 설정에 있는 페어리나 워본 등 신 종족도 OBT에 등장하나?
A. 레벨업 과정에서 갑자기 신 종족이 등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돼 아직 OBT에서 추가할 예정은 없다. 원래 진작에 공개하고 싶었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그러지 못했다. 그러나 이들을 공개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지는 않다.
신 종족과 함께 새로운 대륙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기존 대륙에 있는 미공개 지역이 신 종족의 레벨업 지역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초창기 <아키에이지>. 지금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Q. 요즘 유저들은 OBT를 상용화라고 생각해서 완성형을 내놓고 최종 콘텐츠를 점검할 것이라고 인식하는데, OBT 기간에도 CBT처럼 테스트와 함께 추가 개발을 진행할 계획인가?
A. OBT 기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이며 상용화 시점은 사업부가 판단할 것이다. 솔직히 공성전 등은 더 다듬어서 테스트해 보고 싶다. 그런데 6차 테스트까지 하면 큰일 날 분위기라(웃음) 이제 우리의 역량을 믿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더 테스트해보고 싶은 부분들은 내부 직원들을 괴롭히면서 진행하고 있다.
Q. <WoW>처럼 애드온 프로그램이나 스크립트를 지원할 계획은 없나?
A. 아직 정식으로 지원하고 있지는 않으나, 요즘 송재경 대표가 UI팀 뒤에서 그들을 괴롭히며 뭔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기는 하다. 애초에 송 대표가 그 부분에 관심이 많았고 처음 게임을 설계할 때 애드온 추가를 염두에 두고 진행하기도 했다.
Q. 2013년 시작을 여는 MMORPG인 만큼 많은 유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유저가 매우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는데, 서버 다운이나 랙에 대한 대비는?
A. 이미 스트레스 테스트도 진행했고, 내부적으로 테스트한 바로는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클라이언트 다운로드도 쾌적해졌고, 용량도 많이 줄어들었다. 많은 분이 <아키에이지>를 즐겨 주셨으면 좋겠다. 아니, 즐겨 주세요.(웃음)
Q. 기존 테스트처럼 중국과 러시아 유저의 접속도 허용할 예정인가?
A. 기본적으로 게임을 국내에서 서비스할 때엔 해외 IP를 차단하는 것이 원칙이다. 지난 CBT 때는 <아키에이지>가 수출될 국가 퍼블리셔와 협의 하에 테스트를 목적으로 개방한 것이다.
Q. 끝으로 <아키에이지>를 기다리는 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A. <아키에이지>를 오픈하게 돼서 정말 기쁘다. 개인적으로 개발자이기 전에 게이머로서 내가 즐기고 싶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지금은 어느 정도 이뤘다고 생각하며, 마음 같아서는 당장 기획팀장을 그만두고 친구들과 OBT를 즐기고 싶다.
테스트를 오래 진행하면서 유저들을 많이 기다리게 하고 실망도 하게 만들었는데, 햇수로 7년, 만 6년 개발한 게임에 후회는 남기지 않았으며 최선을 다했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만들었다. 여러분도 재미있게 즐겨 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