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에이지>를 즐기는 방법은 각양각색이다. 누군가는 던전과 필드의 네임드 몬스터를 처치하는 것을 낙으로 삼으며, 누군가는 자신만의 농장에서 농경 생활을 꿈꾸기도 한다. 그리고 약탈과 절도로 어둠의 길을 걷는 유저도 있다.
오키드나 서버 '저하늘의' 유저 또한 자신만의 방법으로 <아키에이지> 월드를 즐겨나가는 사람 중의 하나다. 평소에는 탐험과 연구를 즐기며, 최근에는 분쟁이 끊이지 않는 자유도에 집을 짓거나 해적 네임드 '모르페우스'를 공략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아키에이지> 공식 홈페이지의 '열린게시판' 멤버들이 모여 만들었다는 '열린게시판' 원정대와 저하늘의 유저가 <아키에이지>를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디스이즈게임 리스키
TIG> 만나서 반갑습니다.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오키드나 서버 '열린게시판' 원정대의 평화주의자, 비선타 주의자 저하늘의라고 합니다.
TIG> 원정대 이름이 특이한데요, 어떤 원정대인가요?
열린게시판은 이름 그대로 <아키에이지> 공홈 열린게시판에서 창설된 원정대예요. 원래는 제가 창설하려고 했는데, 현재 원정대장인 헤이즐이 선수를 쳐서(...) 전 그냥 일반 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자유주의/비선타 주의 친목 원정대고요.
기본적으로는 초식 유저가 많은데, 서대륙 분들이 워낙 저희 등을 좋아라 하셔서 요즘은 반격 정도는 하고 있습니다. 물론 선타는 안치지만요.
TIG> 이번에 모르페우스 공략에 성공했다고 들었습니다. 자세한 얘기를 들려주세요.
네임드 패치 후 정공법으로 트라이해서 잡는 데 성공했습니다. 덕분에 무기도 얻었고요. 아마 오키드나 서버에서는 최초로 완성된 '달콤한 슬픔'일 겁니다.
인원은 2공대가 조금 안 되는 인원으로 도전했고요, 이론상으로만 본다면 1공대로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최초 공략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트라이해서 현재 동대륙 내에 달콤한 슬픔이 몇 개 더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달콤한 슬픔은 모르페우스가 드롭하는 '뜨거운 맹세'와 랑그레이가 드롭하는 '차가운 비탄'을 합쳐서 얻는 양손검이예요. 두 칼은 수시로 합체/분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양손검으로도, 쌍수 무기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분리한 뒤 각각 사용해도 충분히 좋은 무기예요.
법사형 캐릭터인 제가 장착해도 한손검이 근접 공격력 130, 양손검이 160까지 나오네요. 근접 딜러가 착용하면 좀 더 무시무시할 겁니다.
▲ '차가운 비탄'(랑그레이 드롭)과 '뜨거운 맹세'(모르페우스 드롭).
▲ 두 칼을 합치면 양손검 '달콤한 슬픔'이 완성된다.
TIG> 정공법 공략이라는 게 인상 깊은데요, 자세한 공략법을 알 수 있나요?
맨 처음 구상했던 공략법은 패치로 막혔더라고요. 그 뒤 지휘부에서 한동안 의논하고 몇 번씩 실험을 거친 끝에 정공법으로 트라이했습니다. 저희뿐만 아니라 '비상계엄군' 원정대에게 전폭적인 도움을 받았어요.
제가 정공법이라고 표현하는 건 지형이나 오브젝트, 도구의 활용 없이 오로지 탱/딜/힐로 공략했다는 겁니다. 모르페우스 스테이지를 보니 배 위에서 영역을 반씩 나누고 싸우는 해적들의 콘셉트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도 기획 의도에 맞게 공략에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모르페우스 공략법이라고 하기엔 좀 애매한데, 모르페우스 본체는 딱히 무서울 게 전혀 없어요. 오히려 주변에 있는 모르페우스의 대포 5개가 무섭죠. CBT에서는 이 대포를 밀어버리거나 다른 곳에 집중시키거나 차단하는 방법을 썼는데, XL에서 패치를 통해 이 방법을 다 막아냈어요.
저희도 처음엔 모르페우스의 대포 같은 경우 타게팅 후 즉시 판정이 아니라, 투사체가 날아와 후판정을 받는 식이기 때문에 '철벽의 결계'를 활용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패치로 막혀버렸죠. 결국 최종적으로는 "그냥 맞아가면서 잡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제가 철벽 능력 때문에 아이템 세팅도 탱커용으로 맞춰놓은 건데, 대포에 일점사 당하면 딱 한 번 밖에 못 버텨요. 그 정도로 대미지가 높습니다.
TIG> 그 정도로 대포의 대미지가 높다면 공략이 진행되는 동안 어떻게 버텼나요?
그게... 저희 공격대에 상식 밖의(?) 유저가 있어서 그걸 버텨내더군요. '마조를내가알아'라는 분인데, 이름 그대로 마조를 아는 분이세요. 직업이 힐러시고, 대포를 맞으면서 여유롭게 '더 때려줘!'라고 하시더군요. 무한 힐의 위력이랄까요.
그때 저도 시도해보려고 했는데 전 못 버티더군요. 지금은 아이템 세팅을 바꿔서 어느 정도 가능할 거라고는 생각합니다만, 대포에 집중사격 받는 건 사양하고 싶네요.
어찌 됐든, 그분께서 대포를 유인하는 동안 나머지 인원이 공략에 집중하는 식이었습니다. 물론 그 외에도 세부적인 변수가 몇 가지 있기는 한데, 자세한 내용은 아직 원정대 내부 비밀이라서 지금 설명하기는 어렵네요.
TIG> 지금 들은 얘기만 종합해보면 대포만 버틸 수 있으면 절반 이상 성공이라는 건데, 혹시 공략을 진행하면서 다른 어려움은 없었나요?
제일 큰 문제는 인력난이었습니다. 저희 열린게시판 원정대의 인원이 많이 부족한 편이어서 비상계엄군 원정대에 도움을 요청했죠. 저희는 공략을, 비상계엄군에서는 인력을 지원했습니다. 모르페우스의 경우엔 오히려 저희보다 비상계엄군 지휘부의 공이 컸죠.
▲ 차마_본문에_담지_못한_한마디.jpg
TIG> 앞으로도 모르페우스 공략에 도전하는 유저가 늘어날 텐데, 그런 분들에게 간략한 조언 부탁합니다.
우선 기획 의도대로 따라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괜히 편법이나 버그 같은 거 써서 공략해봤자 아이템만 몰수당해요. 무조건 정공법으로 잡는 게 가장 중요하고요.
다음은 힐러. 힐러는 어디를 가나 소중합니다. 특히 이런 레이드에서는 말할 것도 없겠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대포를 버텨낸 것도 힐러입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레이드에 공통되는 내용인데, 궁수 캐릭터가 정말 최고입니다. 궁수 키우시는 분들 힘들다고 좌절하지 마세요. 레이드나 던전에서는 귀족입니다.
▲ 레이드에서는 궁수의 효율이 정말 높다는 저하늘의 유저.
TIG> 자유도에 집을 마련했다고 들었습니다. 이거 참 무서운 곳에 터를 잡으셨네요.
자유도는 정말 최고의 금싸라기 땅입니다. OBT가 시작되기 전부터 노리고 있었죠. 자유도에 집을 짓기 위해 OBT때 서버가 열리자마자 허수아비 농장을 얻고 나룻배로 왕복하며 재료를 옮겼어요.
자유도 땅을 노리기 시작한 건 5차 CBT에서의 경험 때문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집 위치에 한해 포탈 기록이 가능했거든요. OBT에서 그 기능이 '삭제되지 않는다'에 걸었고, 결과적으로 성공했습니다. 덕분에 저희섭 동대륙 분들이 저희 집 포탈을 많이 이용하고 계시죠.
▲ 열린게시판 원정대의 간판이 걸린 집. 자유도 북쪽에 위치해 있다.
TIG> 제법 빠른 시기에 자유도 진출을 노린 것 같은데, 실제 집을 지은 건 언제쯤인가요?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기 일주일쯤 전에 완성했습니다.
TIG> 집을 지을 당시에 서대륙 유저의 견제는 없었나요?
OBT 초기엔 자유도에 아무도 없었어요. 그래서 저희도 빠르게 무역선을 만든 다음에 3명이서 무역선 하나로 특산품 잔뜩 가져가서 다 팔고 온 적도 많았고요. 당시에만 했어도 하루에 10번 정도 왕복했을 거예요.
물론 지금의 자유도는 약탈의 메카가 됐지만요.(웃음) 현재는 자유도에 서대륙 분들 집이 3채 정도 되고, 동대륙은 저희 집뿐인 걸로 알고 있어요.
TIG> 지리적으로 멀다 보니 초창기에 집을 짓기에도 고생이 많았을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첫 시도 때에는 밤 시간에 바다 벌레가 많다는 것도 모르고 갔다가 그 많은 등짐을 바닷속 깊이 풍덩~ 해버렸던 적도 있었습니다. 정말 땅을 치고 후회했죠.(웃음)
지금은 동대륙 분들이 많이 이용하면서 소통의 장소로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새로운 문제도 떠오르고 있네요.
TIG> 새로운 문제라면?
<아키에이지> 특유의 잦은 점검 덕분에 가끔 문이 닫혀버리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래서 원정대원이 아닌 사람들이 포탈을 사용하면 그대로 갇혀버리죠. 결국 자유공격 모드로 서로 PK해서 누이여신상으로 탈출하는 일이 가끔 발생합니다.
오늘 새벽에만 해도 그렇게 60분이 저희 집에 갇혀서 PK로 생을 마감했어요.(웃음) 편리함의 뒷면에는 이런 슬픈(?) 진실도 있답니다.
물론 저희 원정대에 들어오시면 자유도 포탈 마음껏 이용할 수 있어요!
▲ 60명이 탈출을 위해 서로 피를 흘린 현장. 바닥뿐만 아니라 가구에도...
TIG> 자유도에 집(포탈?)을 설치했으니 활용법도 다양할 것 같은데요. 주로 어떤 용도로 사용하나요?
자유도 포탈은 보통 전쟁이 벌어지거나 전력 지원이 필요할 때 동대륙 분들을 모아서 가고요. 서대륙 분들 견제하러 갈 때에도 유용합니다. 무역상단이 오면 약탈하러 가기도 하고요.
자유도로 이동하려면 정제된 저승의 돌이 필요한데, 이게 인원을 모아서 한 번에 움직이다 보니 자금은 전혀 부담되지 않습니다. 한 명이 포탈을 열면 거기로 일제히 점프해서 모두 통과하니까요. 정제된 저승의 돌 1개로 공대 하나가 우르르 몰려갈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가끔 랑그레이가 있는지 정찰하기 위해 혼자 가기도 합니다.
TIG> 현재는 동대륙과 서대륙이 각각 자유도에 포탈을 가지고 있는 셈인데, 대규모 전투는 어느 정도 주기로 일어나나요?
대규모 싸움은 정말로 자주 일어납니다. 지난주 토요일에는 무려 9시간짜리 전쟁도 일어났죠. 저도 참가했고요.
최종적으로는 인원이 부족해서 동대륙의 패배로 끝나긴 했는데, 그렇게 멋진 전쟁은 오랜만이었어요. 나중에 가서는 다들 지쳐서 그만 하자는 분위기였지만요. "밥 좀 먹고 오자"라던지... 실제로 전쟁 도중에 식사하고 와서 다시 참여하는 분들도 계셨어요.
지금도 양쪽 포탈 덕분에 자유도는 항상 전쟁터 상태입니다.(웃음)
TIG> 모르페우스 공략이나 자유도 집을 보면 게임을 상당히 하드하게 즐기시는 것 같은데요, 평소엔 어떤 플레이를 주로 즐기나요?
탐험. 정확히 말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곳을 밝히고 다니는 것을 주로 즐겼습니다. 두더지 패치 전에는 탐험 목적으로 길을 뚫고 다니기도 했어요.
가끔 맵의 밑에서 보면 전혀 다른 오브젝트가 숨겨져 있는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면 '할 하파'라고 나리야나족의 수도가 있는데, 거기는 현재는 갈 방법이 전혀 없는 곳이에요. 그 근처 산속에 보니 접근 불가능한 곳에 포탈도 있더라고요. 허공에 있어서 상호작용은 못 해봤지만요.
그 외에도 뼈의 땅에 있는 굳어 있는 50레벨 에키혼이나 아이오나 마을의 기억의 쿠키를 먹었을 때 나오는 메시지, 고대의 숲에 있는 왕릉 지하 무덤을 여는 방법, 야차 하즈라드를 깨우는 법 등 4차 CBT부터 이런 걸 연구하는 것을 즐겼어요. 결과적으로는 모두 여는 데 성공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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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땅속으로 파고드는 버그를 다른 곳에 악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패치가 됐고, 지금은 이런 모험은 하지 않고 있어요. 한 때는 이렇게 땅속을 악용하는 두더지를 효과적으로 약탈할 방법도 궁리해 봤는데, 그것도 포기했습니다. 괜히 엮여서 제재받고 싶지도 않고요.
TIG> 모르페우스 공략에 성공한 지금, 다음 목표가 있나요?
크라켄 공략을 구상 중이에요. 실험을 위해 원정대 단위로 달려들어 봤는데, 결과는 끔찍했습니다. 아마 근 한두 달 내에는 성공하기 힘들 것 같네요. 중형 이상 범선이 나온다면 모를까.
포부를 크게 가진다면 전 서버 최초 크라켄 공략에 도전하고 싶지만, 현재의 현실적인 목표는 원정대원 100명 모으기예요. 인원이 적으니 아무것도 할 수 없더라고요. 이번 모르페우스도 비상계엄군 원정대분들 덕분에 공략한 거고요. 물론 필드 전쟁도 그렇고...
▲ 크라켄 공략에 도전해 봤지만 좌절했다고.
(이미지 출처 : 공식 홈페이지 이비 유저)
TIG> <아키에이지> 공개 서비스 시작 후 한 달이 지났습니다. 지금의 <아키에이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CBT와 비교해서 퇴보했다고 생각합니다. 원정대 간의 외교도 동서로 분단된 언어로 인해 힘들어졌고요.
라이트 유저가 진입하기 힘든 PvP지역 퀘스트 라인, CBT에서 발전한 게 없는 서버 운영 등도 아직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PC 최적화는 크게 나아져서 만족하고 있어요. CBT 때는 일주일 만에 그래픽카드 2개를 날리신 분도 계셨는데 말이죠.
TIG> <아키에이지>에 바라는 점도 많을 것 같은데요, 이 자리를 빌어 건의한다면?
유저 의견을 반영한 해양 환경 변화나 양식장, 그리고 앞으로 나올 콘텐츠들은 부디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는 선에서 유저 편의를 고려한 업데이트가 됐으면 합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꾸밈옷을 기다리기도 하고요.
저는 공성전도 기대 중입니다. 기존 50 vs 50에서 지루하게 전차전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전략성이 요구됐으면 해요.
그리고 공성전의 경우 운영진 측에서 영상으로 생중계해주는 것도 있었으면 합니다. 공성 시간에는 해당 지역이 접근 금지가 되다 보니 참가자가 아니면 공성전 관전이 힘들어요. 멀리 있는 산에 올라가면 성에 불이 나는 정도만 겨우 보이거든요.
그래서 이런 부분은 인터넷 TV 같은 매체를 활용한 생중계가 이뤄졌으면 합니다. 중간중간에 광고도 들어가면 XL한테도 좋을 것 같고요.
그 외에는 현재 구성된 환경을 이용한 2차 콘텐츠가 나왔으면 합니다. 예를 들면 장기 수감자를 위한 '죄수 콜로세움' 같은 콘텐츠요. 죄수들끼리 수감 시간을 놓고 싸움을 하는 거죠. 일반 유저들은 콜로세움 관객처럼 이걸 관람할 수도 있고요.
형량이 4천 분 넘게 나오는 분들 보면 접속해도 할 게 없어서 너무 지루해 하시더라고요. 이런 콘텐츠가 있다면 PvP도 즐기고 수감 시간도 줄이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이것저것 얘기하긴 했는데, 결론은 '게임을 살리는 패치', '유저를 위한 패치'가 돼서 멋진 콘텐츠로 가득한 <아키에이지>가 됐으면 합니다.
TIG> 끝으로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오키드나 서버 열린게시판 원정대에서 인원을 모집합니다. 많이들 가입 문의 주세요.ㅠㅠ
항상 미숙한 운영에도 힘내라고 응원해 주시는 원정대원분들도 감사합니다.
아, 조만간 심판자 2차 PvP 공략도 올릴 예정이에요. 그쪽도 기대해주세요!
관련 정보 : 저하늘의 유저의 심판자 스킬 공략 보러가기! |
▲ 인터뷰 후 스샷 촬영을 위해 칼을 휘두르다 경비병에게 사망한(...) 저하늘의 유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