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드의 자산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데다, 칼페온 지역의 점령전에 승리한 길드는 성까지 획득할 수 있다 보니, 길드 간 경쟁이 제법 치열하게 벌어집니다. 길드원과 협동해 점령전에 필요한 물자를 준비하고, 다른 길드를 공략하기 위해 전술을 세우고, 우호적인 길드와 동맹을 맺는 등 다양한 공략법이 동원될 정도로요.
디스이즈게임은 앞으로의 점령전에 참여하고자 하는 길드 유저들을 위해, 참여 방법과 현장 분위기를 정리해봤습니다. 점령전을 준비하는 데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아퀼
시작은 곡괭이질부터, 지휘소와 성채 건설
점령전에 참여하려면? 일단 지휘소나 성채부터 지어야 합니다.
<검은사막>의 점령전에 참여하려면 '성채'나 '지휘소'를 건설해야 합니다. 만약 점령전이 개시됐을 때 딱 한 길드만이 건물을 건설했다면, 그 길드는 별도의 전투 없이 승리를 거두게 됩니다.
문제는 성채든 지휘소든 어마어마한 양의 건축 자재와 시간을 들여야 지을 수 있다는 것이죠. 지휘소만 해도 쓸만한 각목 150개, 다듬어진 석재 150개, 청동 주괴 100개, 블랙스톤 가루 100개를 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이 재료를 투입해 건물을 완공하려면 일꾼을 500회 투입해야 하고요.
참고로 일꾼 하나 당 재료를 투입하는 데에 40분~1시간 가량의 시간이 걸립니다. 소수의 유저들로는 단시간에 건물을 만들 수가 없죠.
그러므로 지휘소나 성채를 단시간에 건설하려면 최대한 많은 수의 길드원들이 협동을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협력이 중요한 셈이죠. 그럼 구체적인 과정을 소개하기 위해 성채 건설을 예시로 들겠습니다.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먼저 길드장이 건설터를 지정해줍니다.
(2) 원자재를 열심히 모아 건설 재료를 만들어냅니다. 쓸만한 각목은 통나무 10개, 다듬어진 석재는 거친 석재 10개로 만들 수 있습니다.
(3) 열심히 만들어둔 건설 재료를 건설터와 가까운 마을 창고에 넣어둡니다. 그리고 M키를 눌러 건설터를 클릭하고, 일꾼을 파견해 건설 재료를 투입합니다.
(4) 건설 속도가 더디다 싶으면 일꾼을 더 고용하면 됩니다. 숙소를 확장한 뒤 작업 반장에게 말을 걸어 일꾼을 추가로 고용하세요.
되도록 많은 인원이 채집 활동을 해야 지휘소나 성채를 빨리 지을 수 있습니다.
24일 하이델 서버 '칼페온 점령전' 종군 후기
가능하다면 점령전에 참여한 길드들을 두루 소개하고 싶었으나,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는데다 여기저기 옮겨다녀서는 점령전 과정을 짜임새 있게 소개하기 어렵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1차 CBT 때부터 호흡을 맞춰온 '파괴본능' 길드를 따라다니며 공성전 과정을 취재했습니다. 미리 양해 구합니다.
'파괴본능' 길드는 칼페온 성을 목표로 점령전에 참여했습니다. 총군주 '검은전사'를 필두로 세 개 부대를 운영했고 결사단장 '레드', 기사단장 '패닉', 선봉단장 '크림스하트'가 각자 길드원을 통솔해 역할을 분담했습니다.
여담으로 이 길드는 최대 인원 제한 100명에 걸려 3개 길드로 편성됐을 뿐, 1차 CBT 때부터의 행보와 확장 과정을 따지면 명실상부 하나의 길드입니다. 그런 이유로 '파괴본능'으로 통일해 부르고, 각 부대 별 역할 분담을 명시해야 할 때만 결사단, 기사단, 선봉단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겠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이미지를 활용해 점령전 과정을 소개하겠습니다.
점령전 개시 전, 일사분란하게 행동하기 위해 길드원 전원이 칼페온에 집결했습니다.
지휘소가 호수 중앙에 있어서 헤엄을 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강과 연결돼 있었다면 어선을 이용해 편히 이동했을 텐데... 하긴, 그랬다면 배 싸움(!)도 벌어졌겠죠?
지휘소 앞에 도착했습니다. 혹시 다른 길드가 섬에 상륙할 것을 대비해 바리케이트와 수비용 탑을 설치해뒀더군요.
아군이에요, 공격하지 마세요! '전쟁의신ARES' 길드와 '한결' 길드가 자리잡은 곳입니다. 두 길드는 이번 점령전을 맞이해 파괴본능과 동맹 관계를 맺었습니다.
문제는 <검은사막>이 연합 시스템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현재 상태로는 파괴본능 인원이 광역 공격 스킬을 사용하면 전쟁의신ARES 길드원과 한결 길드원 모두 공격을 당합니다. 동맹 관계인데도 말이죠.
다시 말해 상대편이 아닌 아군을 공격하는 참사, '프렌들리 파이어'가 벌어질 수 있는 셈입니다. 길드원이 100명 이상을 넘어가서 어쩔 수 없이 길드를 쪼개야 하는 세력, 다른 길드를 동맹으로 맞아들이고 싶은 세력은 이 점을 고려하길 권장합니다.
물론 역할을 분담하면 프렌들리 파이어를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습니다. 아군끼리 공격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파괴본능은 부대마다 역할을 나눴습니다. 결사단은 '전쟁의신ARES'와 함께 칼페온 성 근처에 자리잡은 길드 'MC인생'을 막는 '방패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동안 기사단은 MC인생을 제외한 나머지 길드를 공략하는 '기동 타격대' 역할을 맡고, 선봉단은 주요 격전지에 도움을 주는 '화력 지원대' 역할을 맡았습니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전황을 취재해볼까요. 필자가 처음으로 간 격전지는 칼페온 성 서쪽이었습니다. 이곳에서는 MC인생 길드 유저들을 만날 수 있었죠.
참고로 MC인생 길드도 규모가 제법 큰 곳입니다. 인원수 100명을 넘어가 MC인생, MC인생2로 부대를 나눠 점령전에 참여했죠. 한 부대는 칼페온 성 북서쪽의 좁은 길에 지휘소를 배치했고, 나머지 한 부대는 칼페온 성 북쪽에 지휘소를 배치했더군요.
여기를 뚫지 않으면 칼페온 성 동쪽을 향해 진격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진격로가 한정되면 그만큼 거센 공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고로, 파괴본능과 '전쟁의신ARES'는 피해를 감수하고 힘으로 뚫고 가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몇 차례의 공격 끝에 상대 지휘소를 파괴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이제 칼페온 성 서쪽 길과 동쪽 길 모두 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동안 칼페온 성 동쪽 전황은? 마찬가지로 난전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장소가 넓다보니 대군이 격돌하는 장관이 펼쳐지더군요.
물론 필자는 촬영 좀 해보려다 맞아 죽었습니다. 카메라 달린 드론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 게 있을 리 없지만 (...)
일단 지휘소에서 부활했습니다. 전사한 유저는 지휘소 부활, 가까운 거점 부활, 마을 부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지휘소보다 거점에서 부활해야 전선 복귀가 빠르겠다 싶을 때만 거점 부활을 하고, 보통은 지휘소 부활을 많이 합니다.
여담으로 마을 부활은 물약이 다 떨어지고 수리를 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하는데, 어지간하면 안 하는 편이 낫습니다. 상대 길드원이 마을 근처에 있을 경우, 마을에서 지휘소로 돌아오는 동안 각개격파당할 수 있거든요.
이렇게 지휘소 부활을 반복하는 동안, MC인생 길드의 남은 지휘소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MC인생 길드는 수비에 전념했고, 파괴본능은 본진 수비 병력을 남긴 채 공격에 나섰죠.
그러나 지휘소 공격에 집중하기 어려웠습니다. 나중에 전투가 끝난 뒤 제보를 듣고 알아낸 사실인데, MC인생 길드 유저들이 코헨 농장에서 부활해 포위 공격을 시도했거든요. 참고로 <검은사막>에서 포위 공격을 당하면 치명타를 피할 수 없습니다. 같은 공격을 받아도 백어택 판정으로 맞으면 더 큰 타격을 받으니까요.
또한 거점 부활을 선택한 파괴 본능 유저들이 MC인생 길드 유저에게 공격을 받고 전선에 합류하지 못하는 상황도 일어났다고 합니다. 코헨 농장 거점을 점령하지 않으면 포위망도 풀지도 못하고, 병력 보충도 어려워질 판국이었습니다.
다리를 차단합시다! 마침 기동 타격대 역할을 하던 기사단이 합류했습니다. 제보자의 말에 의하면, 이 병력은 코헨 농장에서 나오는 상대편을 저지할 목적으로 다리를 점거했다 하네요.
FPS 게임에 빗대자면 리스폰 지역을 장악하고 상대편을 압박하는 전략을 쓴 셈입니다. 그 덕분인지, 지휘소를 공격하던 중 뒤에서 공격을 받고 사망하는 일이 줄었습니다. 다른 파괴본능 유저들과 전쟁의신ARES 유저들이 MC인생 길드 지휘소 철거에 집중할 수 있게 됐고요.
죽음을 각오하고 앞으로! 허나 아무리 전황이 유리해졌다 한들, 수비에 전념하는 길드의 지휘소를 아무런 피해 없이 부수는 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또한 MC인생 길드의 유저들은 강했고, 단결력도 좋았습니다.
그래서 파괴본능 유저들은 지휘소 부활을 몇 번이고 반복했고, '전쟁의신ARES' 길드 유저들과 함께 파상 공세를 가했습니다. 그렇게 격전을 반복한 결과, MC인생 길드의 지휘소 내구도가 10%만 남게 됐죠.
결국, 상대편 지휘소는 파괴됐습니다. 이후 파괴본능을 제외한 나머지 동맹은 철수했고, 파괴본능은 칼페온 지역의 세율 조정 권한과 칼페온 성을 획득했습니다.
'하이델 서버'의 칼페온 성은 파괴본능 길드가 차지했습니다.
점령전 승리로 일어난 첫 변화는?
점령전이 끝난 뒤, 소소한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일단 칼페온 점령전에 참여한 필자는, 캐릭터명 옆에 자기 캐릭터명 옆에 왕관 모양의 아이콘이 새겨지는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도시 풍경도 살짝 변합니다. 마을 곳곳에 배치된 NPC 병사들이 들고 있는 깃발에 점령전 승리 길드의 마크가 새겨지더군요. 여담으로 칼페온 서버의 칼페온 지역에는, 일본의 미디어 믹스 컨텐츠 <러브라이브!>의 캐릭터 '야자와 니코'가 깃발에 새겨지는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하이델 서버 점령전을 마치고 칼페온 서버에 놀러왔습니다. '잠재력 돌파' 길드의 마크가 새겨져 있던데...
당신의 <검은사막>에 니코니코니(!)
또한 칼페온 점령전에 승리한 길드의 지휘소는, 자동으로 칼페온 성으로 이동됩니다. 다음 칼페온 점령전에 도전하고 싶은 길드라면, 견고한 성을 뚫는 수고를 들여야 할 것입니다.
그럼, 24일 칼페온 점령전 종군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각 서버, 각 지역 별 점령전 승리 길드 유저 분들 축하드립니다. 물리적 한계로 직접 찾아가지 못해 아쉽기만 하네요.
또한 아깝게 승리를 놓친 길드 유저분들, 다음번에는 더 멋진 활약을 하길 응원하겠습니다.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다고 하지 않습니까. 속상해하지 마시고 더 철저히 준비해 후회 없고 재미있는 전투를 경험할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