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키 (이승운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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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로 물든 블소 비무 대회, “지속적인 신고가 필요”

직장인 A씨는 오늘도 퇴근 후 <블레이드 & 소울>에 접속했다. 본캐릭의 레벨업 및 아이템 세팅이 끝나, 최근에는 새로운 캐릭터를 한창 육성하고 있다.

 

 

그가 레벨업 수단으로 가장 활용하는 것 중의 하나는 바로 비무. 비무 경기에서 한 판을 이길 때마다 웬만한 퀘스트 보상 수준의 경험치를 주기 때문에, 비무 15경기 참가 퀘스트만 클리어해도 같은 시간 동안 사냥한 것보다 높은 경험치를 벌 수 있다.

 

 

하지만 비무에 참가 신청을 하고 매칭된 상대를 보는 순간 그의 입에는 한숨부터 나온다. 상대는 나류국 금공예 도끼로 무장한 45레벨 역사. 이제 막 29레벨 금강역사 무기를 착용한 A씨에겐 버거운 상대다.

 

 

예상대로 패배한 뒤 다시 매칭을 기다려도 이번엔 다른 이름의 나류국 역사. 또 다른 이름의 나류국 역사. 15경기 참가 퀘스트가 완료되기까지, 저레벨 유저와 매칭된 단 두 판을 제외하면 모두 이름만 다른 45레벨 나류국 역사와 매칭됐다. 그것도 아이템뿐만 아니라 수련 트리에서 공격 방식까지 완전히 똑같은 상대로.

 

 

비무 대회가 5월 시즌을 맞이했지만, 비무장에 출몰하는 이런 '수상한' 캐릭터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저레벨 캐릭터로 비무에 입장하면 '매우 높은' 확률로 이런 나류국 역사 캐릭터들과 만나기 때문. 개중에는 획일화된 공격 패턴 외에 '순간이동'까지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 그리고 그들은 던전 앞에 진을 치고 있는 무리와도 매우 닮았다.

 

 

 

 

■ 비무장을 점령한 나류국 역사, 무엇이 문제인가?


 

많은 이들이 오토로 의심하고 있는 이 캐릭터들은 사실 45레벨 달성 및 아이템 세팅을 끝낸 유저들에겐 별로 어렵지 않은 상대다. 공격 패턴이 단조롭고, 유저의 상태 이상 무공에 대한 대처를 제대로 못 하기 때문에 조금만 익숙한 유저라면 쉽게 상대할 수 있다.

 

 

▲ 45레벨 입장에서는 사실 어려운 상대는 아니다.

 

 

하지만 정작 이들과 높은 확률로 조우하게 되는 저레벨 유저들에게는 이야기가 다르다. 나류국 금공예 무기와 나류국 해골 장신구로 무장한 이들의 스펙은 저레벨 유저의 입장에서 결코 낮지 않은 편. 비무장에서 일부 능력치가 보정되긴 하지만, 저레벨 유저의 스펙으로는 이들을 상대하기에 한계가 있다.

 

 

특히 이런 캐릭터가 주로 사용하는 '광풍' 무공은 일반적인 유저라면 방어 용도로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저레벨 유저의 입장에서 45레벨 나류국 역사가 대놓고 광풍을 사용하며 다가오는 것은 공격력과 방어력 모두 무시무시한 탱크가 다가오는 것과 비슷한 느낌. 기절 및 그로기 저항 효과와 방어력 향상 효과 덕분에 섣불리 접근하기도 쉽지 않다.

 

 

일부 유저는 이들의 AI(?)를 이용해 초반에 경공으로 도망 다니며 상대가 내력을 모두 소진하게 하고, 검사의 '튕기기'나 권사의 '반격' 등으로 공략을 하는 케이스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저레벨 유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콤보를 사용해도 '철벽' 한 번으로 체력이 회복되며 다시 광풍으로 접근하는 모습에 좌절하고 경기를 포기해 버리는 일이 많다.

 

 

저레벨 구간에는 비무를 통한 경험치 획득량이 매우 많기 때문에 수월한 레벨업을 위해 비무장을 찾는 유저가 많은데, 그들의 앞을 오토로 추정되는 캐릭터들이 가로막는 셈이다. 이들은 수도 매우 많아 정작 저레벨 유저끼리 매칭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게다가 밤낮 없이 24시간 내내 비무장에 있는 만큼 이들을 피해 갈 만한 시간대도 따로 없다. 이번 비무 시즌이 5월 2일부터 시작돼 아직 열흘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이런 캐릭터들은 벌써 평균 4~5천 경기 이상의 전적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다.

 

 

▲ 5월 비무 랭커들의 전적이 300전 안쪽인 반면, 벌써 4,500전을 채워간다.

 

 

 

 

■ 오토 의심 캐릭터, "유저들의 꾸준한 신고가 필요"


 

이렇게 필드 및 던전뿐만 아니라 비무장에까지 출몰하는 나류국 장비의 역사 캐릭터들, 어찌할 방법은 없는 걸까?

 

 

기본적으로 오토로 의심되는 캐릭터를 선별하고 제재를 가하는 것은 개발사의 역할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는 유저들의 협조도 필요하다. 바로 꾸준한 신고다.

 

 

실제로 NC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디스이즈게임과의 통화에서 "비무 대회에 오토 캐릭터가 입장하고 있는 부분은 운영팀에서도 인지하고 있다"며, "이들은 GM이 직접 찾아내 조사하는 경우도 많지만,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유저들의 신고"라고 밝혔다.

 

 

그는 "유저들이 신고한 대상에 대해서 우선적으로 조사가 이뤄지고, 불법 프로그램 이용자로 판별된 경우 영구 이용제한 조치가 행해진다. 유저들이 신고 과정에서 증거 스크린샷이나 영상을 첨부하면 조사가 좀 더 확실하게 진행된다"는 점도 덧붙였다.

 

 

▲ 고객센터를 통한 오토 신고보다 효과적인 건 없다.

 

 

아래는 오토 계정 제재와 관련해 나눈 이야기를 정리한 것이다.

 

 

TIG> 필드 외에 비무장에도 오토 캐릭터가 많이 출몰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나?

 

운영팀에서도 이미 인지하고 있고 끊임없이 대처하고 있다.

 

 

TIG> 이들을 선별해 제재하는 과정은 어떻게 이뤄지나?

 

GM이 직접 발견하거나 유저들의 신고가 들어온 캐릭터에 대해 조사가 이뤄진다. 특히 유저의 신고가 들어오는 것은 모두 체크하고 조사 대상에 포함시킨다.

 

상세한 조사 과정이 필요한 이유는 만에 하나라도 오토가 아닌데 신고를 받아 제재당하는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조사가 끝나 오토로 판명된 캐릭터와 계정에 대해서는 당연히 제재가 가해진다.

 

 

TIG> 오토나 스피드핵 등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캐릭터는 신고하는 방법이 따로 있는가?

 

기본적으로 게임 내 1:1 문의 및 홈페이지 고객센터의 불량 이용자 신고 기능을 이용하면 된다. 대신, 운영팀에서는 이들 대상을 정확하게 조사해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에 되도록 증거 스크린샷이나 영상이 첨부되는 것이 좋다.

 

특히, 순간이동을 하는 핵의 경우 신고를 받은 캐릭터의 행동 로그를 하나하나 분석하려면 데이터양이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모든 캐릭터의 이동 값 등을 파헤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신고 과정에서 증거 영상이 첨부되면 이 조사 과정에 소모되는 시간이 크게 줄고, 그만큼 빨리 확인 및 제재를 할 수 있다.

 

 

TIG> 일부 유저들은 "오토 신고를 해도 하나도 줄어들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 부분은 어떤가?

 

정확히 말하자면 오토는 꾸준히 줄여나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제재하는 숫자만큼 오토 캐릭터가 새로 생성되는 것도 사실이다. 단적인 예로 4만 개의 계정을 블럭 조치하면 며칠 안에 그만한 양의 새로운 계정이 생기고, 이들을 다시 블럭 하면 먼저 제재한 계정이 PlayNC 탈퇴 등 이용 약관을 우회해 다시 생성된다. 끊임없이 잡고, 끊임없이 생기고 있다.

 

그리고 오토 프로그램 자체도 우리 감시망을 벗어나기 위해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우리는 그걸 잡아내기 위한 프로그램 등을 계속 개선하고 있고, 그러면 오토는 다시 이를 피해갈 업그레이드를 한다. 게임 개발사와 오토의 싸움은 끝나지 않는 전쟁이다.

 

 

TIG> 오토 계정의 원활한 제재를 위해 유저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1:1 문의나 고객센터의 불량 이용자 신고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신고 내역은 운영팀에서 모두 확인하고 있으며, 오토 계정 식별에 큰 도움이 된다. 물론 우리도 유저들이 최대한 불편을 느끼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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