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마지막으로 <마비노기 영웅전>의 2차 CBT가 완전히 종료됐다. 테스트 전반을 마무리하는 이번 후기에서는 6일에 걸친 테스트 기간 동안 벌어졌던 주요 이슈와 유저 반응들을 정리하고, 운영 및 게임 내적인 부분들을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디스이즈게임 에젤라인
<마비노기 영웅전>의 두 번째 모습에 유저들은 비교적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게임 내적 부분들은 나무랄 데 없다는 평가. 특히 미려하면서도 사양을 타지 않는 그래픽과 막강한 물리 엔진을 기반으로 하는 호쾌한 액션에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유저가 많았다.
▲ 최강의 액션성을 보장한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부분도 많은 칭찬을 받았다. 지난 1차 CBT 시절에 비교하면 모든 면에서 장족의 발전을 한 모습이었다.
▲ 첫날 화제가 되었던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준비되어 있는 컨텐츠량 또한 풍부했다. 각종 던전 퀘스트에 새로 추가된 스토리 퀘스트가 가미되어 이전 1차 CBT 시절의 단순한 스토리라인 형태를 극복하는 데에 성공했다. 이러한 양상은 놀들이 등장하는 북쪽 폐허 지역의 퀘스트는 물론 아율른에 이르기까지 계속되어 앞으로의 스토리 진행이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지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개선된 인터페이스 또한 <마비노기 영웅전>의 장점을 열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 특히 마우스 조작이 추가되어 더욱 많은 유저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 점은 만족스러웠다.
CBT 첫째 날은 그야말로 대성황이었다. 수많은 베타테스터들이 <마비노기 영웅전>의 새로워진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게임 뿐만 아니라 공식 홈페이지와 각종 관련 팬사이트 및 커뮤니티에 이르기까지 열기는 그칠 줄 몰랐다. 그러나 사람들이 몰려든 만큼 서버상태는 최악을 달렸다. 설상가상 잦은 임시점검까지 겹쳐 실질적인 플레이는 거의 어려웠고, 테스터들은 튜토리얼과 극초반 부분을 통해 기본적인 게임성을 확인하는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 대항해노기, 감금노기 등의 별명도 이때 붙었다
첫 번째 날에 이어 두 번째 날도 서버 상태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그러나 이 날은 게임이 불가능한 수준까진 아니어서 유저들도 좋지 않은 서버 상태를 이겨내고 어느 정도 플레이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1차 CBT 당시의 경험으로 초반 지역의 퀘스트는 삽시간에 정리되었다.
서버 상태가 극적으로 개선된 것은 3일차부터였다. 이때부터 새로운 지역인 얼음 계곡으로 진출해 새로운 컨텐츠를 공략하는 유저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유저들의 게임 이해도가 상승해 전반적으로 게임의 난이도가 쉬워진 것도 이 무렵이다.
▲ 이 녀석들을 모두 클리어하는 데에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음 계곡을 공략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데에 필요한 요구 사항들이 대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양상은 그로부터 이틀 후인 5일차까지 이어졌다. 계곡의 최종 보스인 거대 북극곰에게로 가는 길은 험난하기만 했다.
한편 5일차에는 잠잠하던 서버랙이 다시 부활했다. 모든 접속자들을 한 마을에 몰아넣는 새로운 시도 때문이었다. 결국 부하를 감당할 수 없게 된 서버는 다시 요동쳤고, 그 때문인지 5일차에는 별다른 이슈가 등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서버를 추스른 넥슨이 토요일 밤 서버를 무제한으로 오픈하자 이야기는 달라졌다. 열광적인 테스터들이 새벽 해가 떠오르는 것도 잊은 채 공략에 열을 올린 결과, 비로소 <마비노기 영웅전> 2차 CBT의 마지막 컨텐츠인 아율른 지역이 열렸다.
▲ 비로소 발견하게 된 CBT의 마지막 지역, 아율른
<마비노기 영웅전>에 대한 칭찬은 아무리 해도 부족하지 않다. 풍족한 컨텐츠, 화끈한 액션성, 지형지물을 이용하는 물리 엔진,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재미를 잡았다는 점에서 칭찬받아 마땅한 작품이다. 하지만 칭찬만 들어서는 발전이 없는 법. 그래서 이번 기회를 통해 6일간의 CBT동안 느꼈던 단점 몇 가지를 뽑아 지적하고자 한다.
일단 ‘똑같은’ 필드를 퀘스트 달성률과 아이템 습득 문제로 몇 번이고 계속 돌아야 한다는 점은 불만이다. 컨텐츠 소모가 빨라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곤 하지만 이럴 경우 과거 <디아블로> 시리즈에서 보여주었던 것처럼 몬스터 위치나 종류를 바꾸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물론 현재도 이런 시스템이 약간은 적용되어 있다. 하지만 어차피 보스 외에는 잡몹일 뿐이라 특징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이것은 장기간 플레이시 지루함을 느끼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 보조 퀘스트와 기사의 맹세로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듯 했지만...
그리고 새로운 시스템인 스토리 퀘스트 쪽도 약간 아쉬운 점이 보였다. 구성은 좋다. 하지만 앞으로 무엇을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힌트가 잘 정리가 되지 않는 듯하다. 앞으로는 플레이어가 좀 더 편리하게 관련 정보를 알 수 있도록 방법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커뮤니티 쪽이다. 물론 CBT이다 보니 미완성인 부분도 많겠지만 게임에서 유저 간 커뮤니티를 너무 등한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차후 길드 시스템이나 우편, 아이템 거래 등의 다채로운 부분에서 보강이 필요할 것이다.
▲ 현재 커뮤니티가 이루어지고 있는 유일한 곳, 선착장
필자는 일전에 <마비노기 영웅전>의 컨텐츠 공략 진도가 느리다고 말했던 적이 있다. 오래 거슬러 갈 것도 없이 바로 어제의 일이다. 그랬었는데, 간밤의 서버 연장 운영 중에 북극곰이 잡혀버렸다. 그뿐인가, 결국 CBT 종료 직전에 이르러서는 아율른의 수많은 스테이지가 공략당하기까지 했다. 서버 불안정이라는 외압이 없는 상태에서 유저들이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를 증명한 하루라 하겠다.
▲ 결국은 쓰러지고 만 거대 북극곰
하지만 하루만에 그렇게 빠른 진행이 이루어지다 보니 부작용도 있었다. MORPG 특유의 병목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현재 대세가 되고 있는 지역에만 사람이 몰리다 보니 초반 지역을 진행하는 사람들은 제대로 파티 구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이 점은 차후에 난이도와 컨텐츠 소모 속도에 대한 제작사의 적절한 조율이 필요할 부분이라고 본다.
과연 <마비노기 영웅전>에는 저 유명한 ‘데브캣 팀’의 게임답게 유저들을 끌어 모으는 마력이 있었다. 아쉬운 부분도 몇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6일간의 테스트는 대성공이었다. 테스터들은 <마비노기 영웅전>의 매력에 푹 빠져 벌써부터 다음 공개 일정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마비노기 영웅전>의 CBT 일정은 오늘을 마지막으로 완전히 종료됐다. 차후 테스트에 대한 일정은 현재로써는 알 길이 없다. 하지만 이번 2차 CBT가 1차 때보다 훨씬 풍성했던 것처럼, 돌아온 <마비노기 영웅전>이 현재보다 훨씬 더 발전된 모습을 하고 있으리라는 것은 확실하다.
넥슨의 저력을 믿고, 이제는 잠시 쉬면서 훗날을 기다리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