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고 (김홍철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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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 역전, 지구에서는 쓰지 말아줘!

이번 엑스트라 에피소드 업데이트에서 이비에게 강력한 스킬이 추가되었다. <마영전>이 나오기 전부터 식지 않는 떡밥이었던 '중력 역전'이 바로 그것이다. 게임이니까 마음대로 중력을 역전시킨다지만, 실제로 가능한 것일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까?

글 : 디스이즈게임 단고 

삽화 : 아리사보스코노비치


※ 본 기사는 어디까지나 허구입니다. 실제로 중력 역전을 시도하다가는 다칠 수도 있습니다.

    게임은 게임으로 즐기시기 바랍니다.

 

 

 

질량이 있는 모든 물체 사이에는 서로 끌어당기는 힘, 이른바 ‘만유인력’이 작용한다. 이것은 이 세상 모든 물체에 작용하는 힘이다. 지금 눈앞에 있는 모니터와 키보드 사이에도 인력이 작용하고 있다. 단지 그 힘이 매우 미약하기 때문에 서로 당기지 못할 뿐이다.

 

하지만, 질량이 어마어마하게 커지면 그 인력이 무시할 수 없는 위력을 가진다. 바로 지구가 가진 만유인력이 대표적인 예다.

 

만유인력 (萬有引力)

 

만유인력의 크기를 계산하는 공식은 F=GMm/R2이다. 여기서 G는 만유인력 상수, M과 m은 두 물체의 질량, R은 두 물체 사이의 거리이다.

 

만유인력 상수 G의 값은 6.67259×10-11 N·m2·kg-2 으로 매우 작아서, 질량인 M과 m의 값이 매우 클 때만 힘 F의 크기를 느낄 수 있는 정도가 된다.

 

예를 들어 M을 지구의 질량, m을 물체의 질량, R을 지구의 반지름이라고 하면 F는 지구와 물체 사이의 만유인력이 되는데, 이것은 지구의 표면 중력과 같다. 따라서 중력은 만유인력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100.naver.com/)

 

 

이 만유인력과 지구의 자전에서 생기는 원심력을 더한 힘이 바로 중력이다. 중력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사먹을 수 있고, 야구장에 가서 목 터지게 응원을 할 수도 있다. 지구 위에 발바닥을 붙일 수 있게 해 주니까.

 

얼마 전, 이비의 강력한 SP스킬인 ‘중력 역전’이 유저들에게 선보였다. 아아.. <마영전>의 탁월한 물리엔진 덕분에 정말 멋있게 만들어진 스킬이다.

 

정말 이런 효과는 아무 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멋있다!

 

중력 역전은 그 이름답게 적들의 중력을 차단해서 공중에 띄워놓고, 중력을 되돌려 바닥에 떨어트리는 스킬이다.

 

가만, 아무리 마법이라지만 저런 것이 과연 가능한가? 이 중력 역전에는 단순한 마법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수준의 엄청난 힘이 숨어 있었으니…. 지금부터 단고와 함께 중력 역전의 진실을 과학적(?)으로 파헤쳐보자. 

 

 

 

먼저 ‘중력 역전’이라는 단어를 분석해보자. 중력을 역전시킨다? 음… 아까 말했듯이 지구에서 받는 중력은 지구라는 거대한 행성의 질량에서 나오는 인력이다. 인력의 방향을 거꾸로 향하게 할 수는 없을까 생각해봤지만, 아무리 연금술사라 한들 우주의 법칙과 대자연의 섭리를 거스를 수는 없는 일이다.

 

■ 첫 번째 가설 : 인력의 역전


단고가 처음 떠올린 가설은 이것이다. 지구의 인력보다 더 큰 인력을 적에게 적용시키면 말 그대로 중력의 역전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까!? 방법은 간단하다. 이비가 지구의 질량보다 큰 물체를 조종하면 된다.

 

지구의 질량은 5.9736X1024kg 이다. 지구의 질량을 1이라 가정하고, 지구보다 더 큰 질량을 가진 물체가 있다면 지구의 인력을 역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이런 것이 지구 안에 있을 리는 없으므로 태양계 내에서 지구보다 높은 질량을 가진 것을 찾아보자.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1/20

9/10

1

0.107배

317.8배

95배

14.5배

17.2배

 

지구의 인력보다 더 큰 인력으로 적을 들어올리기 위해서는, 최소한 천왕성이나 해왕성을 지구 근처로 데려와서 그 인력을 받게 하는 수밖에 없다. 아아….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영문도 모르고 엄청난 인력에 끌려 올라간다….

 

영문도 모른 채 천왕성을 향해...

 

 

이게 아니지. 만약 지구 근처로 천왕성을 가져왔다면, 적을 들어올리고 자시고 하기도 전에 행성 간의 충돌이 일어난다. 지구가 멸망한다!

 

고작 눈앞의 적 몇 마리를 처치하기 위해서 지구의 운명을 걸어야 한다니.. 이건 실현가능성이 없다. 다음 가설을 살펴보자.

 

 

■ 두 번째 가설 : 더 큰 힘의 작용


물체에 작용하는 중력보다 큰 힘이 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면 물체는 공중으로 뜨게 된다. 헬리콥터와 같은 물체가 공중에 뜨는 원리가 바로 그것이다.

 

염동력(念動力)과 같은 마법을 사용해 적을 들어 올린다면, 이것 또한 중력의 힘보다 큰 힘을 적에게 작용시키는 것이 아닌가? 이비는 물체나 창을 들어 올릴 때에도 염동력을 사용한다고 알려졌으니… 오오. 이것은 뭔가 설득력이 있는 가설이다.

 

이비의 중력 역전은 거의 모든 적을 들어 올릴 수 있다. <마영전>에서 가장 덩치가 큰 우르쿨까지 손쉽게 들어 올린다. 실제로 이 괴물의 무게가 얼마나 나가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없다.

 

<마영전>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키를 피오나 170cm, 이비 165cm, 리시타 180cm이라 가정하자. 171.6cm가 이들의 평균 키다. 영상에서 확인한 우르쿨의 어깨높이는 캐릭터의 키보다 약 2.5배가 높았다.

 

마영전 디스 '풍견유향'님의 스크린 샷

 

우르쿨의 어깨높이는 약 429cm로 추정된다. 이는 아프리카코끼리의 수컷과 비슷한 덩치다. 육상 포유류 중에서 가장 무거운 이 코끼리의 체중은 무려 6톤에 육박한다. 우르쿨의 체중도 그와 비슷한 6톤 정도라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이비는 6톤 이상의 염동력만 있다면 거의 모든 적을 손쉽게 들어 올릴 수 있는 셈이다.

 

6톤이라니!! 이쪽도 쉬운 길은 아니지만.. 뭐, 행성을 움직이는 것에 비하면 참 쉽겠지?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일이 이비의 엄청난 염동력으로 인해 가능성을 찾았다. 염동력으로 눈앞의 적들을 번쩍 들어 올렸다! 이제 적을 바닥으로 떨어뜨리기만 하면 된다. 이제 떨어진 적들은 엄청난 피해를…. 받을까?

 

이비가 중력 역전을 시전할 때 적들이 공중에 뜨는 높이는 아무리 높게 쳐도 3미터. 어라? 적들은 단지 3미터 높이에서 떨어지는 것뿐이다. 우르쿨은 자기 키보다 낮은 위치에서 폴짝 뛰어내린 수준이다.

 

무려 6톤이 넘는 괴력을 발휘해서 괴물을 들어 올렸건만, 단지 3미터 높이에서 ‘쿵’ 하고 떨어졌을 뿐이다. 떨어질 때 발을 헛디뎌서 발목을 다치지 않는 이상 엄청난 대미지는 무슨, 오히려 괴물의 화만 돋울 것 같다. 차라리 그 6톤이 넘는 힘으로 직접 때렸다면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힐 수 있을 텐데….

 

6톤의 힘을 실어 공격하면 그 누구도 살아남을 수 없을 거다.

 

 

 

공중에 뜬 적을 바닥으로 내칠 때의 피해를 극대화하려면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 일단은 스킬 이름이 중력 역전이니까, 이왕 한 것 끝까지 가보자.

 

지구의 인력을 더욱 크게 만들면 공중에 떠있는 적은 평소보다 훨씬 강력한 중력을 받아 땅에 처박히지 않을까? 이 정도면 고작 3미터밖에 뜨지 않았다 해도 엄청난 피해를 입힐 수 있다.  게다가 토성 같은 것을 옮기는 수고도 없다. 

 

앞서 말했지만 물체가 끌어당기는 힘인 만유인력은 질량에 비례한다. 그 말인즉슨 지구의 질량을 크게 만들면 중력 또한 커지는 것이다. 그렇다. 이비는 염동력으로 적을 공중에 띄워놓고 순간적으로 지구의 질량을 크게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어..어떻게 멀쩡한 지구의 질량을 크게 만든다는 말인가. 지구의 원자배열을 바꿔 부피를 크게 만들 수는 있어도, 그 질량은 항상 같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질량 보존의 법칙을 깰 수는 없다.

 

질량 보존의 법칙 (law of conservation of mass)

 

반응물질의 질량과 생성물질의 질량은 같다고 하는 법칙. 질량불변의 법칙이라고도 한다.

 

모든 화학반응에서 성분이 여러 형태로 변환될 수는 있지만, 물질이 소멸하거나 혹은 무(無)로부터 새로운 물질이 생기지는 않는다.

 

A.L.라부아지에의 실험에 의해서 발견된 법칙이다.

- 중학교 3학년 과학 

 

 

만약 이비가 지구의 질량을 높일 수 있다면, 그것은 단순한 마법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아무 조건도 없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그야말로 신의 영역에 다다르게 되는 것이다.

 

과학의 힘에 기대서는 절대 불가능하다. 이왕 이렇게 된 것, 이비가 질량을 가진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다고 가정하자. 이비는 이미 신의 반열에 오른 존재가 되었다. 오오- 이비신이시여.

 

어쨌든, 이비가 마법의 힘을 빌려 지구의 내핵을 엄청난 크기로 재창조한다고 가정하자. 직경 2,397Km인 지구의 내핵은 철과 니켈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에 엄청난 Fe(철)와 Ni(니켈)을 창조해서 지구의 질량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지구 내핵의 크기를 직경 28,163Km로 만들면 그 크기는 목성의 그것과 같은 수준! 엄청나게 늘어난 질량으로 지구의 2.36배에 달하는 중력을 받은 6톤의 우르쿨은 순식간에 14.16톤의 힘으로 바닥에 처박히게 된다. 동일한 조건에서 중력이 커지면 낙하속도와 위력이 커지기 때문에, 이 정도면 믿음직한 위력이라 할 수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비가 2.36배의 중력을 버틸 수 있느냐다. 평상시 이비의 체중이 45kg라고 가정하면, 목성만한 크기의 지구에서 이비의 체중은 약 106kg. 팔을 들어올리는 것만 해도 운동이 될 수준이다. 이래서는 제대로 서 있기조차 힘들다. 이비의 지팡이는 엄청나게 무거워진 몸을 지탱하기 위한 것이었나….

 

 

 

이 정도로 끝이라고 생각했더니, 더욱 큰 문제가 남아있었다. 바로 엄청나게 커진 지구의 대격변이다. 내핵이 엄청나게 커진 지구는 맨틀이 찢어지며 유례없는 대지진이 발생하고, 사방에서 화산이 폭발할 것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해수면이 낮아져 가뭄이 발생하고, 지표면의 온도가 상승한다. 수많은 생명체가 멸종하고 지구는 암흑의 행성이 되는 것이다….

 

연금술을 사용하는 마법사 이비. 알고보니 소녀의 정체는 지구를 멸망에 몰아넣을 대마법사….

아니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신(神)에 가까운 능력자였던 것이다!!

 

이비신께서 모니터 밖으로 나오지 않으시기에 오늘도 우리의 지구는 평온한 하루를 보낸다.

오늘 하루도 감사하며 보내자.

 

아. 그리고 혹시라도 집에서 따라하는 일은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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