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고 기자가 몰래 남겨둔 업보를 영문도 모른 채 떠안은 실리에. 잉여력 넘치는 강화 드립 기사를 요구하는 유저들 앞에서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공포를 느낀다. 하지만, 이것은 마영전 디스를 맡은 자가 완수해야 할 숙명! (떠맡은) 강화 드립! 지금 갑니다! /디스이즈게임 실리에
마영전 디스로 돌아온 실리에 앞에는 단고가 남겨놓은 안배가 있었다. (안배라고 쓰고 함정이라고 읽는다.) TIG 유저들의 부푼 기대 속에 시행했어야 마땅할 강화 드립! 퍼거스의 미끈거리는 손과 잉여력 대결을 펼치기로 다짐했던 단고 기자는 가벼운 협박 한 마디에 그만 쉽게 포기를 하고 만다.
퍼거스> 어허~ 계속할 건가? 정말 깨진대도 그러네? 벌써 +3인데? 단고> 으잉? 내 소중한 '+3 칼브람 용병단 롱소드'가? (0.3초 후) 안 할래요. 바이~! |
▲ 이 정도에 굴한 남자였다.
단고의 망설임 없는 결단으로 퍼거스가 가볍게 승리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유저들은 강화 기사를 내놓으라고 아우성쳤고, 곧 폭동으로 이어질 기세였다. 하지만, 이미 단고는 다른 곳으로 몸을 피한 뒤였고, 애꿎은 실리에가 희생양이 됐다. 금방이라도 TIG 본사로 쳐들어올 듯한 유저의 기세에 눌린 실리에는 결국 강화 기사를 이어받기로 한다.
▲ 먹이를 갈구하는 순진한(?) 유저들.
마영전 디스를 계승하는 자의 숙명이라면 피하지 않으리라! 이것은 절대 유저들의 빗발치는 요구와 항의와 협박에 굴한 것이 아니다. 스스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마영전 디스를 지키기 위해 결행하기로 한 것이다. 정말이라니까?
메인 요리인 강화 실험에 앞서, 각오를 다지는 뜻에서 단고 척살을 계획한다. 비록 강화 기사는 피했지만, 출근은 피할 수 없겠지. 단고가 평소 말가면을 쓰고 기묘한 소리를 내며 TIG 정원을 질주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던 터다. 그의 질주가 절정에 달했을 때를 노리기로 했다.
▲ 기ㅋ습ㅋ.
예상대로 정해진 코스를 따라 질주하며 알 수 없는 괴성을 지르는 단고를 노려 정원 한구석에 매복했다. 오늘따라 기분이 좋은 듯, 우렁찬 소리가 가까워졌을 때를 놓치지 않고 습격! 예상치 못한 공격에 HP 많기로 유명한 단고도 속절없이 쓰러지고 말았다.
▲ 이 정도로 나의 분노는 풀리지 않아!
상습적인 드립으로 무거운 짐을 맡긴 데에 대한 울분, 총 400만 골드를 털린 선배 기자들의 분노, 염색조차 마음껏 해보지 못한 이비쨔응의 슬픔을 담은 아마란스 킥이 작렬. 세계는 평화를 찾았다.
▲ 그 죄, 피로 씻는 거다!
단고를 해치우고 유유히 강화를 빌미로 강탈해갔던 400만 골드를 손에 넣었다. 전투 보상이 좋은데? 리젠되면 한 번 더 습격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며 원래 목적인 강화 실험을 시작한다. 어두운 과거도 청산했고, 이제 강화 실험을 방해할 것은 없다.
▲ 400만……. 어? 조금 모자란다?
강화에 필요한 것은 장비와 강화석, 그리고 5단계 이상에서 쓸 강화의 비약. 지난 날, 단고는 강화 장비로 '칼브람 용병단 롱소드'를 선택했지만, 그런 소심한 선택으로는 좋은 지름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선택한 것은 바로 '칼브람 용병단 스태프'! 어째서 1회 강화 비용이 아이템 가격보다 비싼지는 알 수 없지만, 도전해보기로 한다.
강화는 +1에서 +3단계까지 100% 성공하고, +4에서 +7까지는 실패했을 때 강화 단계가 내려간다. +8단계 이상 강화할 때는 실패했을 때 아이템이 파괴되고, 제작과 강화에 쓰인 재료의 일부분을 돌려받는다.
준비는 모두 끝났다. 악의 제왕 퍼거스를 무찌르기 위해 지르는 일만 남았다. TIG 유저들이여! 당신의 운을 빌려줘! 다음 편, 제작비 총 500만 골드의 액션 서스펜스 대작 <TIG 강화 스토리> 2편을 기대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