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만 (심창훈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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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목브레이커, 그들은 누구인가?

보조무기를 이용해 적을 쓰러뜨리거나, 특수 아이템을 획득하는 등 특정 조건을 수행하면 달성할 수 있는 '보너스 목표' 시스템. 이 독특한 목표는 재미 뿐만 아니라 추가 골드 보상을 받게 해주기 때문에 오늘도 많은 유저들이 도전하고 있다. 그런데, 이 목표를 방해하는 이들이 존재하는 것을 아는가? /디스이즈게임 시만


 

여러 사람이 모여 중국집을 가면 저렴한 음식을 시키더라도 군만두를 서비스로 줄 때가 있다. 돈 주고 시켜먹기는 아깝고, 그렇다고 안 먹고 나오면 허전한 중국집의 별미 군만두. 마영전의 '보너스 목표' 시스템은 군만두처럼 게임의 별미이자, 색다른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콘텐츠다.

 

특정 목표를 해결하면 스테이지 클리어 시, 더 많은 골드나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보너스 목표(이하 보목)' 시스템. 보통 여럿이 모였을 때 수행하지만, 레벨이 높거나 아이템이 좋은 사람은 혼자서도 이를 완수할 수 있다(군만두를 혼자서 돈 주고 사 먹는 경우라고 보면 된다).

 

한데, 이 별미의 즐거움을 방해하는 사람이 종종 나타난다. 분명히 보목 달성을 원하는 사람이 있는데, 고의로든 실수로든 실패하게 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보목브레이커'에는 어떤 유형들이 있을까?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오늘도 마영전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실X에 씨. 오래간만에 파티 플레이를 하기 위해, 배를 띄우고 방제를 적는다.

 

“이계의 존재 갑니다. 보목 꼭 합니다! 못하면 저 게이”

 

파티장의 강렬한 방제 덕분일까? 순식간에 동료가 모이게 되고, 힘차게 모험을 떠난다. 역시 최고의 전술은 인해전술. 나타나는 몬스터들은 모두 추풍낙엽이 되어 쓰러지고, 어느덧 보목의 대상인 애시와 더트가 등장한다. 주변의 물체로 그들을 쓰러뜨려야 하는데, 이들 일행은 너무 흥분했다. 순식간에 그들을 녹여버린(?) 것이다. 한 명이라도 보목을 해야 한다고 말했더라면 이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을……

 

▲ 아차 너무 열심히 공략하다가, 그냥 죽여버렸네 ㅠㅠ

 

위의 사건은 약간의 픽션이 더해졌을 뿐,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이처럼 모두 까먹는 경우는 드문 일이지만, 동료 한둘의 실수로 실패하는 경우는 흔하다. 레벨의 높고 낮음을 떠나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게임을 할 때 자주 발생한다.

 

마영전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김단X 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게임을 시작한 그는, 어느덧 파티 플레이를 시작하게 된다. 동료들과 열심히 스테이지를 진행하고 있는데, 중간 보스가 나타났다. 그의 체력을 대부분 소모시키자, 동료는 창을 던지기 시작했다. 그들의 행동에 잠시 머뭇거린 김X고 군. 그들을 따라 해야 할 것 같지만, 남아 있는 창이 없었다. 게다가 방금 거래소에서 구매한 근사한 칼이 있으니 굳이 창을 쓸 필요도 없어 보였다.

 

그는 멋지게 사우전드 니들을 사용해 마무리 일격을 가했고, 뿌듯한 마음에 뒤를 돌아봤다. 한데, 동료의 눈빛이 전우가 아닌 원수의 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영문을 몰랐던 X단고 군은 무심코 전투 정보창을 열었고, 'X를 창으로 처치'라는 보목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모르면 시키는대로 하는 게 상책이다...

 

위의 사건은 허구라곤 전혀 없는 완벽한 사실이다. 마영전을 처음 해보는 사람들에게 흔히 일어나는 일이며, 보통은 보목에 대해 물어보면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하지만, 기존 유저가 신규 유저보다 많은 요즘, “설마 보목을 모를까?”라고 생각해서 별다른 설명 없이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즐거운 주말 밤, 얼큰하게 보리 음료를 즐기고 온 프X판 군은 토큰을 불태우기 위해 게임에 접속했다. 코볼트 보스들이 다수 등장하는 ‘반격의 날’을 진행할 차례인데, 마침 그곳으로 향하는 배가 한 척 보였다. 한치 망설임 없이 배에 올라탔고, 곧바로 출항하게 된다.

 

“방제를 보셔서 알겠지만, 보스 4마리 창킬합니다.”

 

당황한 프로X 군. 급히 들어오느라 창도 5개밖에 가지고 있지 않았고, 설상가상 보리 음료의 기운 때문에 잘 맞출 자신도 없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주사위 아니 토큰은 던져졌으니, 스테이지를 진행해야만 했다. 드디어 보스들이 차례차례 등장하게 되고, 모두 순서대로 열심히 창을 던졌다. 이제 X로판 군의 차례가 왔다. 하지만, 긴장과 손 떨림과 보리 음료가 버무려져, 던지는 족족 창은 빗나가버렸다.

 

결국, 보목은 실패하게 되었고, 그는 조용히 컴퓨터 파워 버튼을 눌렀다.

 

▲ 체력이 보여야 창킬을 하든 물킬을 하든 하는데......

 

사실 위와 같은 안타까운 경우는 창 소지 수량 패치(7개에서 14개)가 이뤄진 뒤로는 드문 현상이다. 하지만, 여전히 투척술(?)에 능하지 못한 유저들이 있으며(물론 필자도 10개 던지면 3개 정도 맞춘다), 어려움 난이도로 스테이지를 진행할 때는 보스급 몬스터의 체력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실수를 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여기서 잠깐!

보너스 목표를 수행 시 사용하는 용어인 '물킬'과 '창킬'은 각각 '물체로 마무리 일격', '창으로 마무리 일격'을 의미합니다.

 

마영전을 시작한 지 겨우 1주일밖에 안된 유저가 하나 있었다. 그 친구는 나름 많은 게임을 즐겨왔다고 자부했기 때문에 모르는 것이 있어도 아는 척을 하며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사냥터에서 사건이 벌어졌다.

 

“애시랑 더트 ‘물킬’할께요~”

“……?ㅇㅋㄷㅋ(무슨 말을 하는거지?)”

“아놔! 리시타님 뭐 하는 거에요!”
“아……전 ‘몰킬’이라기에 몰아 잡자는 건 줄 알았어요……”

이렇게 아는 척 탓에 웃음거리로 전락한 시만, 아니 그 유저는 스테이지가 끝날 때까지 조용히 사냥만 하다가 이블코어도 줍지도 않은 채, 마을로 도망갔다고 한다.

 

그는 너무도 부끄러운 나머지 다시는 쌍칼을 손에 들지 않기로 맹세했고,

그 다음날 창시타가 되었다. 

 

▲ 열심히 '몰'라고 하신 줄 알았는데, 설마 '물'건으로 잡으라는 말이었을 줄이야......

 

실제로 이런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필자처럼 얕은 지식으로 새로운 게임을 대하다간 발생하기도 한다. 보통 다른 이들의 분노를 사기보다는 웃음거리로 전락해버리기 때문에 차라리 욕을 먹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모르면 물어보자. 마영전 유저들은 대부분 친절하다.

 

“이번 파티는 다들 장비도 좋고 실력도 좋으시네요. 보목도 수월하게 깨겠네요 ^^”

“……”

“이 녀석 발킬(발로 차서 마무리)해야 됩니다. 적당히 체력을 빼죠”

“……”

“오오~ 빨리 녹이네요. 발차기 고고~”

“……(스매시로 마무리)”

“아……ㅠㅠ”

“……(바로 다음 지역으로 이동해버린다.)”

 

▲그럴거면 혼자 다니지 뭐하러 파티사냥을 하는가ㅠㅠ

 

보목을 달성하면 골드를 더 준다고 해도, 하지 않는 유저들도 있다. 함흥차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라고 했으니 이해는 하지만, 다른 이들과 함께 할 때도 멋대로 행동하는 것은 엄연히 매너가 없는 것이다. 보통 진행하는 내내 말 한마디 하지 않는다. 묵묵히 앞으로만 나아갈 뿐이고, 보스와 이블코어를 제외하곤 이들의 관심을 받을 수 없다. 한데, 이 같은 부류는 극히 소수니 너무 걱정하진 말자.

 


사실 ‘의도형’을 제외하곤 악의적으로 보너스 목표를 망치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다. 실수를 해도 웃고 넘어가고, 모르는 이에게는 알려주는 미덕을 발휘하면 게임을 하면서 스트레스 받을 일이 줄어든다. 어차피 파티 플레이를 하는 목적 자체가 서로 돕기 위함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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