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 0시, 소리소문없이 만우절 이벤트가 진행됐다. 경악! NPC들의 얼굴이 게렌으로 변해있는 것이 아닌가! 시건방진 삿대질도 완벽하게 재현하고 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기에? 그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자. /디스이즈게임 프로판
※ 위 이미지는 4일만에 60렙 찍고 지금은 변신까지 만렙찍은,
Hoochie(후치네드발) 유저의 작품입니다.
▲ 2010년 만우절의 퍼거스.
지난해 만우절. 몇몇 공격 사운드가 <드래곤 네스트>의 것으로 교체됐고, 퍼거스의 얼굴이 <마비노기> 오리지널의 모습으로 변하는 이벤트가 있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이벤트에 많은 유저들이 폭소를 터뜨렸고, 다음 해 만우절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됐다.
그리고 2011년 4월 1일 0시, 갑작스럽게 만우절 이벤트가 진행됐다. 몇몇 NPC의 얼굴이 게렌으로 변해버린 것. 그뿐만 아니라 대사까지도 만우절 이벤트에 맞춰져 있었다.
평소와는 다른 의외성 넘치는 NPC들의 모습을 직접 확인해보자.
■ 민폐쟁이들의 소굴, 도구점
▲ 너는 친구를 지옥으로 밀어 넣냐? 민폐 초월자 '리엘'옹
리엘 : 다른 사람을 따라 하는 물약을 알아?
- 초장부터 확 깨는 전개가 펼쳐질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리엘 : 히히, 재미있는 물약이야. 나 만들 수 있어. 그런데 내가 만들어 놓은 물약 누가 가져갔어. 누굴까? 누굴까?
리엘 : 파란 물약. 히히. 나는 알고 있지. 히히
- 음? 이것은 사건의 냄새! 하지만, 이 민폐 영감탱이는 순순히 말해주지 않겠지. 어쩔 수 없군. 직접 찾아보는 수밖에.
■ 그곳에 악마가 산다. 용병단 사무실
▲ 첫인상이 강렬해야 기억에 남는다. 인상파 철학자 '게렌'
- 가장 유력한 용의자를 만나봤다.
게렌 : 무슨 날인 줄 알아? 크크, 오늘같은 날도 있어야 내가 좀 살만하지 않겠어?
게렌 : 남의 말을 따라 하게 되는 물약을 조금 변형하면 말이지… 크크, 아주 재미있는 걸 만들 수 있다고. 그 물약은 어디서 구하냐고? 헹, 내가 알려줄 것 같아?
-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실토하고 있어!?
게렌 : 뭐? 뭐야? 오늘 아침에 어딜 갔다 왔느냐고? 그런 건 왜 묻는데? 파란 물약? 모, 몰라.
- 너 방금 물약이 어쩌고 하지 않았냐!?
게렌 : 오늘 같은 날은 도둑질도 좀 봐줘야 하는 거 아니야? 쳇, 쓸모없는 날 같으니….
- 말하는 꼴을 보니 벌써 사고를 친 모양이다.
■ 파괴신이 머무는 대장간
▲ 어이쿠 손이 미끄러졌네. 기름손 'Fxxk거스'
퍼거스 : 왜 그리 이상한 눈으로 나를 보는 거요?
퍼거스 : 자자, 오늘이라고 해서 다른 날과 다를 건 없다오. 그러니 일이나 열심히 해야겠소. 참, 그러고보니 작년 이맘때도 몸이 뻐근했던 것 같은데….
- 아니, 달라도 너무 다르잖아! 그런데 너무 잘 어울려! 혹시 이게 당신 본성 아니야!? 분명 이게 본성일 거야!
퍼거스 : 오늘 혹시 무슨 날이오? 다들 들떠 보이는데….
퍼거스 : 다른 날과 좀 달라 보인다 했소? 음… 그러고 보니 얼굴이 좀 뻐근하긴 한데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소?
- 네 녀석의 본모습이 묻어 있다!
퍼거스 : 오늘은 용병단에서 뭘 나눠주는 날인가 보오? 뭔진 몰라도 아까 용병단에서 맛있어 보이는 물약을 나눠주길래 받아왔다오. 알싸한 맛이 도는 것이 왠지 기분이 좋구려
- 그런 녀석이 주는 물건을 넙죽넙죽 받아오는 사람이 있다니… 게렌, 의외로 신뢰받고 있었구나.
■ 다시 도구점
▲ 미안하다 말하면서도 부려 먹을 건 다 부려 먹는다. 고철줍는 마담 '페넬라'
페넬라 : 오늘은 무언가 재미있는 날이라고 하던데… 혹시 아는 것 있수? 재미있는 게 아니라 다른 거였던가…
- …아줌마 얼굴이 제일 재밌어요.
페넬라 : 오늘 내가 좀 이상해 보인다고요? 난 잘 모르겠는데 설명 좀 해주시구려.
페넬라 : 아까 용병단 청년이 와서 나에게 선물이라며 뭘 주고 갔는데, 그걸 먹은 뒤로 몸이 찌뿌둥… 한게 뭔가 좀 이상하다우.
페넬라 : 용병단 청년 말이우? 왜 그 있잖수 한쪽 눈을 찡그리고 있는… 뭔가 할 말이 많아 보이는 그 청년 말이우. 그 청년이 왔다 갔다우
- 수상쩍은 인간이 주는 수상쩍은 물건을 벌컥벌컥 마셨단 말입니까!? 당신 아율른 출신이잖아요!? 나름 산전수전 다 겪은 아줌마 아닙니까!? 왜 이리 경계심이 없어요!?
- (하지만, 재밌으니 좀 더 둘러보자.)
■ 여전히 도구점
▲ Yes, yes, i`m here. 납치당해도 여기 있었던 '클로다' 소녀
클로다 : 오늘이 무슨 날이냐고? 오늘은 4월 1일이야. 무슨 날인지 모르겠어?
클로다 : 아까 게렌이 와서 선물이라면서 이상한 물약을 주고 갔어. 흥. 그치만 내가 먹을까봐?
클로다 : 아이참, 페넬라 아주머니는 게렌이 주는 물약을 그냥 덥썩 마셔버렸지 뭐야. 다행히 큰 이상은 없는 것 같지만…. 오늘 같은 날은 조심해야 한다고 그렇게 말했었는데.
클로다 : 오늘 같은 날은 항상 조심해야 해. 특히 게렌같은 사람에겐 말이지. 너도 조심하는 게 좋아. 방심하면 당하고 말 거야.
- …컬쳐 쇼크! 클로다는 바보가 아니었다!
■ 마법 연구 카페 'Bring'
▲ 따, 딱히 당신을 위해 끓인 건 아니지만 차 한잔 하시죠. 츤데레 '브린'군
- 칫, 멀쩡하잖아. 실망이다 게렌.
브린 : …당신은 항상 느닷없이 나타나서 말을 시키는군요. 오늘은 궁금한 게 무엇입니까? 게렌이요? 네. 아침에 왔다 간 모양입니다. 그런데 그건 왜 묻는 겁니까?
- 늘 생각하는 거지만, 당신 차가운 척하는 것에 비해 빈틈이 너무 많아! 게렌이 왔다 간 것 자체가 엄청나게 큰일이라고! 뭐, 당하진 않은 것 같지만….
브린 : 네베레스가 부탁한 물약 말입니까? 아직 제작 중입니다만, 무슨 일 있습니까?
브린 : 오늘따라 네베레스가 조금 이상해 보이긴 합니다만, 원체 얼굴을 가리고 있으니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왜 자꾸 네베레스에 관한 일을 묻는 겁니까?
- …네베레스!?
■ 마법 연구 카페 'Bring' VIP 룸
▲ "뭐냐, 네놈은 누구냐!", "훗", 차도남 Mr. 네베레스
- 아무리봐도 확 티 나잖아! 브린! 네가 그러고도 동료냐!
네베레스 : 아침부터 게렌이 바빠 보이던데… 쓸데없는 짓만 안 하고 다녔으면 좋겠군.
네베레스 : 아침에 먹은 물약? 아아… 네 말이 맞다. 파란색이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
네베레스 : 브린에게 마법력에 좋은 물약을 부탁해두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책상위에 물약이 있길래 마셨는데… 음… 어쩐지 안 좋은 기분이 드는군.
- 이 녀석도 글러먹었어.
네베레스 : 왜 날 그런 눈으로 보는가? 이상한 거라도 있나?
- 게렌, 명복을 빌어주마.
■ 능글쟁이의 은둔 공방, 마법사 길드
▲ "어라? 백운석이 요깅네~", 능글쟁이 '자레스' 할배
- 어이, 이봐… 당신 대마법사라며!?
자레스 : 오늘은 어리숙한 사람은 속기 쉬운 날이라 하던데 흥. 이 몸은 그런 말에 속아 넘어가지 않소.
자레스 : 용병단 사람을 봤냐고 물었소? 아까 파란 물약을 가지고 돌아다니길래 내 하나 뺏어 먹긴 했소만…. …사실대로 말해보시오. 그것 실은 리엘이 만든 것 아니오? 흥, 거짓말해도 소용 없소.
- 식탐은 또 왜 그리 많으신가요.
자레스 : 내가 이상해 보인다고 했소? 사람을 앞에 두고 그 무슨 예의 없는 소리요! 내 이러니 몸으로 싸우는 사람들을 싫어하는 것이오.
자레스 : 마법이란 참으로 재미있는 학문 아니오? 이성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너무나도 쉽게 이해시켜버리니 말이오.
- 바보는 자기가 바보라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바보라고 하던데, 당신이 딱 그 꼴이야!
■ 화초가 자라는 온실, 기숙사
▲ 오빠! 오빠! 오빠! 오빠!, 오빠사랑 여동생 '돌로레스' 냥~
돌로레스 : 아침에 콜헨에서 손님이 왔다 가셨어요. 그분께서 파란 물약을 주셨는데 아까워서 아직 마시진 못했어요. 네? 마시지 말라구요?
돌로레스 : 오늘 오빠는 조금 이상해요. 괴상한 표성을 짓곤 하는데… 오빠가 많이 아픈 거면 어쩌죠?
돌로레스 : 혹시 저희 오빠를 만나보셨나요? 오늘따라 오빠 안색이 좋아 보이지 않아요. 혹, 어디 아픈 데라도 있는 걸까요?
- 걱정하지 마, 하루만 지나면 원래대로 돌아올 거야. 아마도….
■ 진성 츤데레 서식지, 모험가 상점
▲ 가, 가족이 돼 버리면 결혼할 수 없으니까…. 츤데레 眞 '아르셴' 느님
- 너 같은 녀석에게 커스티는 못 준다!
아르셴 : …오늘따라 다들 이상한데…. 혹시 오늘 무슨 날이야?
아르센 : 코, 콜헨에서 커스티의 심부름이라면서 요, 용병단 사람이 파란색 물약을 주고 갔어. 어, 어딘지 이상하긴 하지만 커스티가 줬다고 하니까….
- 커스티가 준거라면 말똥이라도 받아먹을 기세로세.
아르셴 : …커스티는 잘 지내?
아르셴 : 내, 내가 이상해? 쳇. 그래서 뭐 도와준 거라도 이, 있어?
■ 그리고…
▲ 꿀?
▲ 그 센스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누가 이것을 예상했을까? 날짜가 바뀌자마자 바로 업데이트된 만우절 콘텐츠로 덕분에, 지금 <마영전>의 세계는 즐거운 목소리로 가득 채워져 있다.
이번 만우절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부푼 기대감이 120% 충족되는 최고의 깜짝 이벤트였다.
여러 가지 사건들이 겹쳐 힘들고 우울한 이 시기에, 정말 유쾌하게 웃을 수 있게 만들어준 <마영전>에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
(아울러 이미지 사용을 허락해주신 후치네드발 유저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