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지니 (이재진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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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전으로 유럽 게임시장에 깃발 꽂겠다”

넥슨유럽 김성진 대표이사 게임스컴 현장 인터뷰

이제는 뭔가 보여주고 싶습니다.” 넥슨은 유럽에서 제대로 고생했다. 2006 <메이플스토리>의 유럽 론칭을 준비하기 시작해 2007 4월 법인을 설립했다. 그로부터 어느새 5. 넥슨유럽 김성진 대표는 지난 5년을 돌아보며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고 많이 투자했다고 말했다.

 

넥슨유럽은 탄력을 받고 있다. 2007 35,000만 원, 2008 27억 원, 2009 798,000만 원, 2010 1357,000만 원. 연도별 매출은 눈에 띄는 상승세다. 2010년에는 넥슨이 엔도어즈를 인수하면서 두 회사의 유럽법인이 하나로 합쳐졌다. 덕분에 넥슨유럽은 <아틀란티카>와 풍부한 현지인력을 얻어 내실을 다졌다.

 

사업이 궤도에 올랐으니 이제는 회사와 게임을 알리고 시장을 제대로 공략하는 게 목표다. 넥슨유럽은 독일 쾰른에서 열리고 있는 게임스컴 2011의 B2C관과 B2B관에 모두 참가했다. 유럽 게임쇼에 참가해서 게이머들과 직접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 메인 타이틀은 올 가을 유럽에 선보일 <마비노기 영웅전>(유럽명: 빈딕터스, Vindictus)이다.

 

 

“(유럽) 현지 사람들의 시각을 바꿔 놓고 싶다는 김성진 대표(사진)를 게임스컴 현장에서 만나 넥슨유럽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계획을 들어 봤다. /쾰른(독일)=디스이즈게임 이재진 기자


 

유럽 게임쇼 B2C(일반 관람객 대상)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맞다. 작년 게임스컴 B2B관에 나갔는데, 그때 게임스컴에 (내년에 B2C도 나간다고) 약속했다(웃음). 사실 작년 말에는 올해 상반기 중에 <영웅전>을 유럽에서 론칭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내부 사정으로 일정을 미루게 됐다. 그러다 보니 게임스컴과 시기가 맞아떨어졌다.

 

미국법인(넥슨아메리카)과 공조해 이번에는 미국과 유럽에서 제대로 미디어들에게 <영웅전>을 알리고 싶었다. 그래서 올해 E3 <영웅전>이 나갔고, 독일 게임스컴에도 <영웅전>이 나가게 된 것이다.

 

온라인게임이 모여 있는 게임스컴 9번홀에 위치한 넥슨유럽 부스.

 

 

넥슨유럽이라는 브랜드를 게이머들에게 알리는 효과도 있을 듯하다.

 

넥슨유럽은 실체가 없는 회사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솔직히 작년까지는 유럽에서의 성장률 자체가 현지 게임업계에서 주목받을 정도는 아니었다. 유럽도 모양새를 중요하게 여기는 지역이어서 이번에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유럽에서 정착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어떤 방식으로 정착할 계획인가.

 

넥슨유럽은 물밑 작업부터 시작해 조직이 갖춰지는 데 5년이 걸렸다. 그동안 솔직히 많이 어려웠다. 한국, 중국, 일본, 심지어 미국까지도 현지에 진출할 때 이야기해 볼 수 있는 퍼블리셔가 많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사업 구조나 노하우 공유도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처음 유럽에 왔을 때 물어볼 수 잇는 상대는 엔씨소프트 유럽밖에 없었다. 갈라넷도 있었지만 지리적으로 너무 멀었다. 그 후 5년 정도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사업을 일정한 궤도까지 올리는 데 정말 많이 투자했다.

 

 

작년에 엔도어즈 유럽법인과 합쳤는데, 시너지 효과가 있었나.

 

엔도어즈 유럽에서 일하던 독일, 프랑스 등 현지 인력들의 노하우가 도움이 된다. 특히 게임의 현지화와 커뮤니티 유지에 장점을 갖고 있어 좋다.

 

 

넥슨유럽의 인력 규모는 어떻게 되나.

 

전체 직원은 30명 구조로, 지금도 계속 채용하고 있다. 이제 막 현지 직원 10명을 채웠다. 나머지 20명은 한국과 유럽을 오가며 일한다. 지금까지 본부로서의 기능은 한국에서 해 왔고, 이제 유럽으로 옮겨오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적으로는 한 달에 2주는 유럽, 2주는 한국에서 일한다.

 

여섯 가지 언어를 지원하는 넥슨유럽 게임포털.

 

 

유럽에서 서비스하는 온라인게임은 무엇이 있나.

 

지금까지 <메이플스토리> <컴뱃암즈> <아틀란티카> <마비노기>를 유럽에서 선보였다. 지표상으로는 <컴뱃암즈>가 가장 잘된다. <메이플스토리>는 모든 대륙에서 성공했기 때문에 지난 5년 동안 혼났다(웃음). 그래도 유럽에서 <메이플스토리>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매년 기록을 경신하는 중이다. <메이플스토리>는 유럽에서 총 230만 명 수준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컴뱃암즈> 380만 명을 넘어섰다.

 

 

다섯 번째 온라인게임으로 <영웅전>을 선택한 이유는.

 

작년 초 한국에서 <영웅전>이 론칭했을 때, 해외는 유럽에서 먼저 가져가고 싶었다. 유럽에는 하드코어 액션을 좋아하는 게임 유저들이 많은데, 넥슨 라인업 중에 그런 게임이 많지 않았다. 유럽에서 <영웅전>을 플래그십 타이틀로 가져가고 싶은 의지가 있다. 서양권 유저들은 캐주얼 게임에 대해서는 그래픽 퀄리티를 논하지 않는 편인데, 액션 장르에서는 그래픽에 대한 눈높이가 매우 높다. 그런 면에서 <영웅전>이 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게임스컴 넥슨 부스에서 <영웅전>을 체험하고 있는 관람객들.

 

 

게임스컴 체험판을 보니 XE 버전인데 이유가 있다면.

 

개발팀과 끙끙 앓으면서 고민했다(웃음). <영웅전>이 미국에서 먼저 론칭한 것이 우리에게는 적절한 고민의 기회를 주었다. 프리미어 버전이 과연 유저들에게 오랫동안 어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물론 핵심 게임 유저들은 깊이 있는 게임성을 좋아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영웅전>이 온라인게임이라는 점이다. 패키지 게임이라면 상관없겠지만, 6개월·1년·3년… 계속 서비스하려면 언젠가는 라이트 게이머를 상대해야 한다. 어려운 게임이 과연 다가갈 수 있을지는 고민이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패키지 게임처럼 초기에 물량공세로 마케팅해서 확 팔고 빠지는 스타일로 갈 수 없다면, 지속적으로 성장시켜야 한다면, 쉽게 플레이할 수 있는 스타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유럽은 한국의 XE 버전과는 다르다. XE와 프리미어를 섞어 놨다. 방장이 난이도 선택이 가능해서 어렵게 하고 싶으면 어렵게, 쉽고 편하게 하고 싶으면 쉽게 갈 수 있다.

 

 

유럽 시장에서 <영웅전>의 마케팅 방식은?

 

지금까지 TV 광고 빼고는 나름대로 다 해 봤다. 오프라인 마케팅도 해 봤고, 온라인에서도 다양하게 경험해 봤다. 유럽에서 잔뼈가 굵은 EA, 소니, 닌텐도, 캡콤 등은 노하우가 엄청나게 쌓여 있다. 그 노하우를 찾아내는 데만 4년은 걸린 것 같다.

 

<영웅전>은 기본적으로 온오프라인 미디어를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게임스컴에서도 유럽에서 유명한 온오프라인 게임매체들과 미팅이 잡혀 있다. 어제(17, 현지시간)까지의 반응은 “(영상으로) 봤던 것과는 다르다”, “직접 해 보니 몰입감이 다르다등 좋은 편이다.

 

이외에도 배너 캠페인 등 기본적으로 하는 것은 다 한다. 오프라인 제조사들과도 제휴 마케팅을 협상 중이고, 통신사와도 논의하고 있다.

 

 

<영웅전>을 꼭 성공시켜 보고 싶은 국가는 어디인가.

 

가장 공략해 보고 싶은 국가는 영국이다. 솔직히 영국 게임시장이 제일 힘들다. 유저들이 잘 안 움직인다. 영국 사람들 자존심이 독일 사람들보다 더 센 것 같다. 자신의 패턴이나 철학 등을 쉽게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실제로 콘솔 중심의 영국 게임시장에서 PC게임이 조명받기 시작한 지 2~3년밖에 안 됐다. 영국은 유저들의 결제율이 높다. 영국에서 제일 잘해 보고 싶다.

 

독일은 기본적으로 잘해야 하는 시장이고, 잘 안 움직이는 또 하나의 시장이 프랑스다. 이렇게 영국-독일-프랑스는 시장이 커서 기본적인 공략 대상이지만, 1등을 하긴 굉장히 어려운 국가들이다. 물론 몇 군데에서는 1등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근에는 동유럽도 주목하고 있다.

 

게임스컴 현장에서 열린 4:4 토너먼트 이벤트.

 

 

<영웅전>의 유럽 론칭 시점은 언제인가.

 

곧 클로즈 베타테스트(CBT)를 시작할 것이다. CBT 후에 바로 오픈 베타테스트(OBT)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미 일정은 다 정해 놨다. 유럽은 두세 달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미디어 캠페인을 진행할 수 없다. 미리 충분히 준비해 놓아야 한다. 가을 안에는 <영웅전>을 유럽에서 론칭할 것이다. 좀더 자세히 말하자면 이번 게임스컴을 통해 이루어진 기사화와 이슈화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론칭할 생각이다.

 

 

유럽에서 <영웅전>의 성적은 어느 정도로 기대하고 있나.

 

내부적인 기대치를 가늠해 보고 싶다면 서버 사양을 알아보면 된다(웃음). 1차 버전 서버 세팅은 25,000으로 해 놨다(동시접속자 수용 기준). 그리고 50,000까지 준비해 놨다. 겨울로 접어들면서 콘솔과 온라인에서 대작들이 나오기 때문에 그 전에 론칭하고 싶다.

 

 

<영웅전> 이후의 넥슨유럽 차기작은 어떤 게임인가.

 

예정돼 있는 것은 있다. 게임하이와 공조가 있을 것 같다는 정도만 이야기하겠다.

 

 

앞으로 어떤 목표를 갖고 있나.

 

이제는 목표가 달라졌다. 현지 사람들의 시각을 바꿔 놓고 싶고, 유럽에서도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다.

 

유럽은 전체 유럽이라고 표현하기 굉장히 어렵다. 어폐가 있다. 독일이면 독일이고, 프랑스면 프랑스다. <영웅전>으로 특정 국가에서는 1등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넥슨유럽의 궁극적인 사업 방향은 무엇인가.

 

결국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야기할 수 있는, 화제가 될 수 있는 게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고, 노력도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넥슨이 <카트라이더>를 통해 폭발적으로 성장할 때, 게이머가 아니었던 유저들이 유입돼서 넥슨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럼 상황을 만들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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