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전>은 온라인 게임입니다. 설령 마족을 물리치고 에린에 당도하는 것으로 엔딩을 본다 해도, '유저'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습니다. 지인들과 힘겨운 전투를 극복하기도 하고, 강화하다 실패한 사람이 있으면 위로를 해줍니다. 염색이 잘 뽑히면 길드 창에 자랑 하기도 하죠. 이런 소소한 일상을 다루는 연재만화 <브린님 만세>의 미처르 작가를 만나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아퀼리페르
미처르 작가는? |
<브린님 만세>란 이름의 카툰으로 데뷔해 길드와 유저들의 일상을 재치 있게 전달하는 작가입니다. 한편으로는 다른 작가들과 릴레이 연재를 하고, 넥슨홈 홍보대사로서 만화를 그리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수능을 대비하고 있어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영웅전> 소식을 즐겨 듣고 연재만화를 조금씩 내는 등, 게임에 꾸준한 애정을 보이는 유저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Q.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
A. 안녕하세요. 미처르입니다. 넥슨홈에서는 오오사(554)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길드 홍보를 위해서 연재를 시작했는데, 어느새 연재만화가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
Q. <영웅전>을 시작한 동기는 무엇인가요? |
A. 일단 초등학교 6학년부터 <마비노기>를 했는지라, 데브캣 스튜디오를 주목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영웅전>의 컨셉과 시스템이 공개됐을 때, 이 게임은 꼭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오픈만을 기다렸어요. |
Q. 게임을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한 그 컨셉과 시스템은...? |
A. 중학교 3학년 때 이런 생각을 했거든요. '왜 적이 떨어뜨린 무기를 쓸 수 없지? 왜 포션을 마시는 동작은 구현을 안 해주지? 막 두들겨 맞았는데도 어째서 갑옷은 멀쩡한 것이지?'
근데 2007년에 공개된 <영웅전> 영상이 이 모든 물음을 해결해 줬어요. 그리고는 '모리안. 그곳에도 낙원은 없었어.'라고 적힌 원화를 보며 언제 나오려나 늘 애를 태웠죠.
그렇게 2년 반 동안 기다린 저는 간신히 파이널 베타 테스트에 참여했고, 그때부터 <영웅전>을 본격적으로 즐겼어요. |
사실 연재란으로 올라온 시기가 2010년 8월 25일이라 비교적 늦게 합류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네요. <영웅전> 프리미어 오픈 때 프리미어 패키지도 결제했다고 하니, 정말 오래전부터 게임에 애정을 가졌던 셈입니다.
그렇게 오랜 애정을 가지고 플레이한 <영웅전>, 그중에서도 가장 애착이 있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해 질문했습니다.
Q. <영웅전>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무엇인가요? |
A. 음. 두 가지에요. 첫째는 제 자캐 리시타입니다. |
Q. 리시타를 선택하시게 된 동기는? |
A. 사실 전 골수 여캐 찬양이고, 마비노기 할 때도 해머, 메이스 같은 둔기를 선호했거든요. 그런 제 성격대로라면 분명히 피오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그래야 하는데....
그게..... 그러니까 못...생겨서... |
▲ 역대 인터뷰 중 가장 돌발 답변이 나왔습니다.
수습용 짤과 함께 미처르 작가가 이 말을 전합니다 '피오나 팬분들 사랑합니다.png'
Q. 그러면 피오나 대신 리시타를 선택할 수밖에 없어서...? |
A. 후회는 안 했어요. 물론 슬립 대시, 슬립 스루 타이밍을 잘 맞춰야 살아남는데, 저 같은 발컨은 그러지 못해서 좌절하곤 했지만요. 그래도 쌍검을 든 스피드형 전사라는 컨셉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여러분 잘 생긴 남캐 리시타하세요! |
Q. 하지만 여자 리시타가 나온다면? |
A. 헉... 하, 아니 아.... 나와도 안 할 거에요. 안... 안 할... 크윽... 여하튼 리시타 만세! 쌍검은 남캐가 든 게 더 간지라고 외쳐 봅니다!!
나메셋 입은 리시타가 얼마나 멋진데!! 레이더스 재킷에 프로스트 헌터 캡 쓰면 진리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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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캐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리시타의 가을 패션을 소개합니다. by 미처르
Q. 자 그럼 또 <영웅전>에서 애착이 가는 것은 또 무엇인가요? |
A. 길드죠! 길드 때문에 연재만화를 시작했고, 길드에서 연재 소재를 얻으니까요. |
실제로 인터뷰 시작하자마자 물은 자기소개에서도, 2010년 10월 2일에 연재란에 업로드한 Q&A에서도, '연재만화는 길드를 홍보하기 위해 그리기 시작했다'라고 밝혔습니다.
팬아트에 짤막한 만화 한 편 올린 걸 보고, 한 유저가 길드로 찾아온 것이 첫 계기라고 말하더군요. 그 덕분에 연재만화를 꾸준히 올렸고, 덕분에 연재작가로 정착했습니다.
▲ 계정=길드인 시절도 있었지만, 꾸준한 연재만화 투고로 어엿한 길드로 성장했다.
Q. 그럼 길드에서 얼마만큼 소재를 얻으시나요? |
A. 지금 그리는 <이너 vs 내복 전쟁 편> 초반부에 그린 3화 빼고는 모두 길드의 실화를 다루고 있어요.
그런 길드의 일상을 재구성해보고, 연습장에 콘티를 짜고 포토샵 프로그램으로 완성해 업로드해요. 작업 방식은 별거 없고 딱 그 정도 수준입니다.
그래도 많은 분이 좋아해주셔서 기분이 좋아요. 한편으로는 많은 분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를 던져주는 길드원이 고맙고요. |
하지만 그 연재만화 소재 중에서는 브린과 관련된 이야기가 없었습니다. 처음 인터뷰 준비할 때는 브린 이야기가 많이 나올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군요. 브린을 아끼는 마음 때문에 그런 것일까요? <브린 님 만세>의 작가가 왜 브린에 대해 언급을 안 하는지 궁금해 질문을 해봤습니다.
Q. '브린 팬클럽 회장'이란 소개는 안 쓰시나 봐요? |
A. 그게 실은... 지금 진행 중인 '이너아머 vs 내복 진영 전쟁'이 끝나면 타이틀 이미지와 코너명을 바꾸려고 해서요. 브린을 내세우지 않을까 합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일단은 '브린이 안나오는데 제목에 브린님 만세 달고 있기 그래서'입니다. |
중대 발표(?)를 들었습니다. 사실 예전부터 '<브린 님 만세>라고 해서 꼭 브린이 나오는 만화는 아닙니다.'라는 설명은 누차 들었지만, 코너명도 변경할 생각이 있는 줄은 몰랐거든요.
▲ 이제는 이 코너명 해명도 사라질 때?
Q. 혹시 최근에 브린이라는 캐릭터가 싫증 나서 그런 건 아니고요? |
A. 으음... 싫증이 났기보다 처음 본 이미지와 다른 모습을 보여줘서 그런 거 같아요.
처음 브린은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를 닮은 점이 있었어요. 뭔가 재수는 없는데 경박한 캐릭터는 아니고, 사람을 밀어내는 성격 같은데 미묘하게 당겨주는 그런 캐릭터...?
하지만 지금은 그냥 일본 미연시의 흔하디흔한 츤데레 같아요. 제 취향에는 안 맞아요. |
▲ 이미 연재란에서도 언급한 적 있는 사실. '우리 브린이 달라졌어요.png'
Q. 기대와 다른 모습을 보여서 약간 실망했겠군요. |
A. 네. 브린 관련 스토리가 추가될 때마다 좀...
그렇다고 아예 브린에 대한 관심이 식은 건 아니에요. 이번 에피소드 9 콜루 에피소드에서 마력의 돌을 연구할 때 그런 말을 하잖아요. 게렌이 테텐석을 잡는 순간 흔한 돌조각으로 변하자, '갈 수 없는 곳이라고 생각했던 곳을 가게 되니, 가질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던 것도 가지고 싶어졌나 봅니다.'라고 애석해하는 대목.
그런 걸 보니 짠해지더군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브린 스토리를 장편 만화로 다뤄보고 싶어지더군요. |
여기까지 인터뷰를 하면서 미처르 작가가 <영웅전>을 어떻게 생각하고, 앞으로 다루고 싶은 소재가 무엇인지 대략 알 수 있었습니다. 코너명이 달라져도 길드 이야기는 계속 나올 것이고, 브린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다루지 않을까, 지금까지의 인터뷰로 추정한 연재 계획은 이렇습니다.
그외 본편 이외의 연재물은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Q. 이번 <이너 vs 내복 전쟁>과 같은 특별편도 선보이실 계획이 있나요? |
A. 지금 당장은 없어요. 솔직히 1편은 계획 없이 그렸고, 서버 게시판 일일 베스트 글에서 '섭게하는 중국인 제젱륜'이란 글 보고 2편, 이런 식으로 그렸거든요.
그 후로는 서버 게시판에서 특이한 모습을 보인 유저들을 마구 넣어봤어요. 내복을 가리려 했지만 레이븐 하의 밑으로 2mm 노출된 바람에 실패한 농약먹고꺄우님이라든지요. 아니면 '내복비' 길드 마스터인 로셀리아님이라든지. |
▲ 내복을 가리려 했지만 fail. 이 스샷을 보자마자 바로 농약먹고꺄우 유저를 출연
Q. 그럼 특정 커뮤니티 유저를 주인공으로 한 만화는... |
A. <이너 vs 내복 전쟁> 끝난 뒤에는 계획이 없어요. <영웅전>과 관련된 일상툰, 그리고 브린 스토리물 둘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 <이너vs내복 전쟁>만큼이나 다양한 유저가 나올지는 미지수
한편 미처르 작가가 그린 다른 연재물도 있습니다. 바로 넥슨의 자체 SNS, <넥슨 홈> 홍보 만화죠. 이 홍보 활동이 본편 연재 일정에 영향을 주는지 궁금해서 질문했습니다.
▲ 각 게임별 연재작가로 자사 SNS를 홍보하는 넥슨,
미처르 작가는 '넥슨 스타'로 선정되어 <넥슨 홈>을 홍보하고 있다
Q. <넥슨 홈> 홍보 활동도 하고 있는데, 병행하면 시간이 부족하지 않은가요? |
A. 트위터 대신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그냥 자연스럽게 한다고 생각해요.
GM과 직접 대화하는 것도 재미있고,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고,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도 있어서거든요.
근데 말은 이렇게 하는데, 제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활발하게 활동하지를 못하네요. 그래서 다른 <넥슨 홈> 홍보를 하는 유저에 비해 *퐁이 적습니다.
*퐁: 자신의 소식을 받아보는 사람들의 수를 말함. 트위터의 팔로워와 같은 개념 |
이 답변을 봐서는, 미처르 작가 본인의 진로 문제만 해결이 된다면 본편 연재에 집중할 환경이 마련될 듯합니다.
지금까지의 인터뷰를 통해 미처르 작가가 코너명을 바꾸려는 이유와 선호하는 소재, 그리고 <영웅전>에 대한 생각을 통해 연재 계획을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과 <영웅전>에 하고 싶은 말로 마무리를 짓겠습니다.
Q.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A. 힘든 적도 있었어요. 농담 삼아 꺼낸 게이 소재에 마음고생을 한다든지, 그외 이런저런 일이 있었거든요.
그래도 만화를 봐주시는 분들 때문에 힘이 났습니다. 특히 제 만화 보고 게임 시작했다는 분을 만나면 그보다 기분이 좋을 수가 없어요. 사실 저도 <마비노기>를 연재만화 보고 시작했거든요. '여검사 도바'님이라고. 제가 그렇게 시작해서 그런지, 제 만화 보고 게임 시작했다는 말 들으면 가슴이 뭉클해요. 정말 감사합니다. 이런 만화 보고 게임을 하기로 생각해주셔서...
앞으로도 여러분의 응원을 떠올리며 힘내서 연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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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럼 <영웅전>에서 이렇게 해줬으면 하는 점은? |
A. 연재작가는 독자들의 응원에 힘이 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유저들의 응원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해줬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자면 '응원별 시스템'. 네이버, 다음 웹툰에서 벤치마킹해서 유저들의 호응을 수치로 보여주려 하는데... 사실 응원별을 많이 받은 연재작가라 해서 더 좋은 대우를 해주지는 않거든요. 베스트 연재작가는 <영웅전>에서 무작위로 선정하고 있고요.
물론 응원별만으로 베스트 연재작가를 뽑고 부가적인 혜택을 준다면, 그 나름대로 문제가 생길 수 있겠죠. 하지만 응원별이 아예 의미가 없는 지금 상황이 아쉽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더군요.
그러니까 좀 더 연재작가들이 분발할 수 있도록, 유저들의 응원별에 의미를 주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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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A. 수고하셨습니다. 여러분 모두 힘쎄고 강한 아침!
그리고 유저분들께정말 간곡하게 한마디. 리첼냥은 멍청이입니다!! 재미를 위해 시크하고 예쁘고 차가운 도시여자처럼 그려졌지만, 그냥 멍청이에요!!속지마!!!!
이상입니다. |
▲ 인터뷰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나도 전 모릅니다. 시킨대로 기사 씀
뭔가 후환이 두려울 듯한 말이 나온 듯 하지만, 이것으로 미처르 작가의 인터뷰를 마칩니다. 수능에서 좋은 결과 거두고, 그리고 싶어하는 것을 원 없이 그리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참, 새 코너명은 '개집과 마법연구실'입니다. 그래도 유저의 혼란을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 브린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고 본인에게도 관련이 있는 제목으로 정했다더군요. 코너명이 변해도 변함없는 유저들의 사랑을 받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