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퀼리페르 (전승목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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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전>을 사랑하는 그들, 연재작가를 만나다! #5

'미처르' 작가 인터뷰

<영웅전>은 온라인 게임입니다. 설령 마족을 물리치고 에린에 당도하는 것으로 엔딩을 본다 해도, '유저'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습니다. 지인들과 힘겨운 전투를 극복하기도 하고, 강화하다 실패한 사람이 있으면 위로를 해줍니다. 염색이 잘 뽑히면 길드 창에 자랑 하기도 하죠. 이런 소소한 일상을 다루는 연재만화 <브린님 만세>의 미처르 작가를 만나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아퀼리페르


 

 

미처르 작가는?

 

 

 

<브린님 만세>란 이름의 카툰으로 데뷔해 길드와 유저들의 일상을 재치 있게 전달하는 작가입니다. 한편으로는 다른 작가들과 릴레이 연재를 하고, 넥슨홈 홍보대사로서 만화를 그리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수능을 대비하고 있어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영웅전> 소식을 즐겨 듣고 연재만화를 조금씩 내는 등, 게임에 꾸준한 애정을 보이는 유저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Q.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A. 안녕하세요. 미처르입니다. 넥슨홈에서는 오오사(554)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길드 홍보를 위해서 연재를 시작했는데, 어느새 연재만화가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Q. <영웅전>을 시작한 동기는 무엇인가요?

A. 일단 초등학교 6학년부터 <마비노기>를 했는지라, 데브캣 스튜디오를 주목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영웅전>의 컨셉과 시스템이 공개됐을 때, 이 게임은 꼭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오픈만을 기다렸어요.

 

 

Q. 게임을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한 그 컨셉과 시스템은...?

A. 중학교 3학년 때 이런 생각을 했거든요. '왜 적이 떨어뜨린 무기를 쓸 수 없지? 왜 포션을 마시는 동작은 구현을 안 해주지? 막 두들겨 맞았는데도 어째서 갑옷은 멀쩡한 것이지?'

 

근데 2007년에 공개된 <영웅전> 영상이 이 모든 물음을 해결해 줬어요. 그리고는 '모리안. 그곳에도 낙원은 없었어.'라고 적힌 원화를 보며 언제 나오려나 늘 애를 태웠죠.

 

그렇게 2년 반 동안 기다린 저는 간신히 파이널 베타 테스트에 참여했고, 그때부터 <영웅전>을 본격적으로 즐겼어요.

 

사실 연재란으로 올라온 시기가 2010년 8월 25일이라 비교적 늦게 합류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네요. <영웅전> 프리미어 오픈 때 프리미어 패키지도 결제했다고 하니, 정말 오래전부터 게임에 애정을 가졌던 셈입니다.

 

그렇게 오랜 애정을 가지고 플레이한 <영웅전>, 그중에서도 가장 애착이 있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해 질문했습니다.

 

Q. <영웅전>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무엇인가요?

A. 음. 두 가지에요. 첫째는 제 자캐 리시타입니다.

 

 

 

Q. 리시타를 선택하시게 된 동기는?

A. 사실 전 골수 여캐 찬양이고, 마비노기 할 때도 해머, 메이스 같은 둔기를 선호했거든요. 그런 제 성격대로라면 분명히 피오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그래야 하는데....

 

 

그게..... 그러니까 못...생겨서...

 

 

▲ 역대 인터뷰 중 가장 돌발 답변이 나왔습니다. 

수습용 짤과 함께 미처르 작가가 이 말을 전합니다 '피오나 팬분들 사랑합니다.png'

 

 

Q. 그러면 피오나 대신 리시타를 선택할 수밖에 없어서...?

A. 후회는 안 했어요. 물론 슬립 대시, 슬립 스루 타이밍을 잘 맞춰야 살아남는데, 저 같은 발컨은 그러지 못해서 좌절하곤 했지만요. 그래도 쌍검을 든 스피드형 전사라는 컨셉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여러분 잘 생긴 남캐 리시타하세요!

 

 

 

Q. 하지만 여자 리시타가 나온다면?

A. 헉... 하, 아니 아.... 나와도 안 할 거에요. 안... 안 할... 크윽...

여하튼 리시타 만세! 쌍검은 남캐가 든 게 더 간지라고 외쳐 봅니다!! 

 

나메셋 입은 리시타가 얼마나 멋진데!! 레이더스 재킷에 프로스트 헌터 캡 쓰면 진리인데!!

 

 

▲ 여캐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리시타의 가을 패션을 소개합니다. by 미처르

 

 

 

Q. 자 그럼 또 <영웅전>에서 애착이 가는 것은 또 무엇인가요?

A. 길드죠! 길드 때문에 연재만화를 시작했고, 길드에서 연재 소재를 얻으니까요.

 

실제로 인터뷰 시작하자마자 물은 자기소개에서도, 2010년 10월 2일에 연재란에 업로드한 Q&A에서도, '연재만화는 길드를 홍보하기 위해 그리기 시작했다'라고 밝혔습니다.

 

팬아트에 짤막한 만화 한 편 올린 걸 보고, 한 유저가 길드로 찾아온 것이 첫 계기라고 말하더군요. 그 덕분에 연재만화를 꾸준히 올렸고, 덕분에 연재작가로 정착했습니다.

 

▲ 계정=길드인 시절도 있었지만, 꾸준한 연재만화 투고로 어엿한 길드로 성장했다.

 

 

Q. 그럼 길드에서 얼마만큼 소재를 얻으시나요?

A. 지금 그리는 <이너 vs 내복 전쟁 편> 초반부에 그린 3화 빼고는 모두 길드의 실화를 다루고 있어요.

 

그런 길드의 일상을 재구성해보고, 연습장에 콘티를 짜고 포토샵 프로그램으로 완성해 업로드해요. 작업 방식은 별거 없고 딱 그 정도 수준입니다.

 

그래도 많은 분이 좋아해주셔서 기분이 좋아요. 한편으로는 많은 분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를 던져주는 길드원이 고맙고요.

 

 

하지만 그 연재만화 소재 중에서는 브린과 관련된 이야기가 없었습니다. 처음 인터뷰 준비할 때는 브린 이야기가 많이 나올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군요. 브린을 아끼는 마음 때문에 그런 것일까요? <브린 님 만세>의 작가가 왜 브린에 대해 언급을 안 하는지 궁금해 질문을 해봤습니다.

 

Q. '브린 팬클럽 회장'이란 소개는 안 쓰시나 봐요?

A. 그게 실은... 지금 진행 중인 '이너아머 vs 내복 진영 전쟁'이 끝나면 타이틀 이미지와 코너명을 바꾸려고 해서요. 브린을 내세우지 않을까 합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일단은 '브린이 안나오는데 제목에 브린님 만세 달고 있기 그래서'입니다.

 

중대 발표(?)를 들었습니다. 사실 예전부터 '<브린 님 만세>라고 해서 꼭 브린이 나오는 만화는 아닙니다.'라는 설명은 누차 들었지만, 코너명도 변경할 생각이 있는 줄은 몰랐거든요.

 

 

▲ 이제는 이 코너명 해명도 사라질 때?

 

 

 

 

Q. 혹시 최근에 브린이라는 캐릭터가 싫증 나서 그런 건 아니고요?

A. 으음... 싫증이 났기보다 처음 본 이미지와 다른 모습을 보여줘서 그런 거 같아요.

 

처음 브린은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를 닮은 점이 있었어요. 뭔가 재수는 없는데 경박한 캐릭터는 아니고, 사람을 밀어내는 성격 같은데 미묘하게 당겨주는 그런 캐릭터...?

 

하지만 지금은 그냥 일본 미연시의 흔하디흔한 츤데레 같아요. 제 취향에는 안 맞아요.

 

 

 

▲ 이미 연재란에서도 언급한 적 있는 사실. '우리 브린이 달라졌어요.png'

 

 

Q. 기대와 다른 모습을 보여서 약간 실망했겠군요.

A. 네. 브린 관련 스토리가 추가될 때마다 좀...

 

그렇다고 아예 브린에 대한 관심이 식은 건 아니에요. 이번 에피소드 9 콜루 에피소드에서 마력의 돌을 연구할 때 그런 말을 하잖아요. 게렌이 테텐석을 잡는 순간 흔한 돌조각으로 변하자, '갈 수 없는 곳이라고 생각했던 곳을 가게 되니, 가질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던 것도 가지고 싶어졌나 봅니다.'라고 애석해하는 대목.

 

그런 걸 보니 짠해지더군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브린 스토리를 장편 만화로 다뤄보고 싶어지더군요. 

 

여기까지 인터뷰를 하면서 미처르 작가가 <영웅전>을 어떻게 생각하고, 앞으로 다루고 싶은 소재가 무엇인지 대략 알 수 있었습니다. 코너명이 달라져도 길드 이야기는 계속 나올 것이고, 브린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다루지 않을까, 지금까지의 인터뷰로 추정한 연재 계획은 이렇습니다.

 

그외 본편 이외의 연재물은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Q. 이번 <이너 vs 내복 전쟁>과 같은 특별편도 선보이실 계획이 있나요?

A. 지금 당장은 없어요. 솔직히 1편은 계획 없이 그렸고, 서버 게시판 일일 베스트 글에서 '섭게하는 중국인 제젱륜'이란 글 보고 2편, 이런 식으로 그렸거든요.

 

그 후로는 서버 게시판에서 특이한 모습을 보인 유저들을 마구 넣어봤어요. 내복을 가리려 했지만 레이븐 하의 밑으로 2mm 노출된 바람에 실패한 농약먹고꺄우님이라든지요. 아니면 '내복비' 길드 마스터인 로셀리아님이라든지.

 

 

 

▲ 내복을 가리려 했지만 fail. 이 스샷을 보자마자 바로 농약먹고꺄우 유저를 출연

 

 

Q. 그럼 특정 커뮤니티 유저를 주인공으로 한 만화는...
A. <이너 vs 내복 전쟁> 끝난 뒤에는 계획이 없어요. <영웅전>과 관련된 일상툰, 그리고 브린 스토리물 둘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이너vs내복 전쟁>만큼이나 다양한 유저가 나올지는 미지수

 

 

 

한편 미처르 작가가 그린 다른 연재물도 있습니다. 바로 넥슨의 자체 SNS, <넥슨 홈> 홍보 만화죠. 이 홍보 활동이 본편 연재 일정에 영향을 주는지 궁금해서 질문했습니다.

▲ 각 게임별 연재작가로 자사 SNS를 홍보하는 넥슨,

미처르 작가는 '넥슨 스타'로 선정되어 <넥슨 홈>을 홍보하고 있다

 

 

 

Q. <넥슨 홈> 홍보 활동도 하고 있는데, 병행하면 시간이 부족하지 않은가요?

A. 트위터 대신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그냥 자연스럽게 한다고 생각해요.

 

GM과 직접 대화하는 것도 재미있고,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고,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도 있어서거든요.

 

근데 말은 이렇게 하는데, 제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활발하게 활동하지를 못하네요. 그래서 다른 <넥슨 홈> 홍보를 하는 유저에 비해 *이 적습니다.

 

*퐁: 자신의 소식을 받아보는 사람들의 수를 말함. 트위터의 팔로워와 같은 개념

 

 

이 답변을 봐서는, 미처르 작가 본인의 진로 문제만 해결이 된다면 본편 연재에 집중할 환경이 마련될 듯합니다.

 

 

지금까지의 인터뷰를 통해 미처르 작가가 코너명을 바꾸려는 이유와 선호하는 소재, 그리고 <영웅전>에 대한 생각을 통해 연재 계획을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과 <영웅전>에 하고 싶은 말로 마무리를 짓겠습니다.

 

 

Q.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힘든 적도 있었어요. 농담 삼아 꺼낸 게이 소재에 마음고생을 한다든지, 그외 이런저런 일이 있었거든요.

 

그래도 만화를 봐주시는 분들 때문에 힘이 났습니다. 특히 제 만화 보고 게임 시작했다는 분을 만나면 그보다 기분이 좋을 수가 없어요. 사실 저도 <마비노기>를 연재만화 보고 시작했거든요. '여검사 도바'님이라고. 제가 그렇게 시작해서 그런지, 제 만화 보고 게임 시작했다는 말 들으면 가슴이 뭉클해요. 정말 감사합니다. 이런 만화 보고 게임을 하기로 생각해주셔서...

 

앞으로도 여러분의 응원을 떠올리며 힘내서 연재하겠습니다.

 

 

 

 

Q. 그럼 <영웅전>에서 이렇게 해줬으면 하는 점은?

A. 연재작가는 독자들의 응원에 힘이 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유저들의 응원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해줬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자면 '응원별 시스템'. 네이버, 다음 웹툰에서 벤치마킹해서 유저들의 호응을 수치로 보여주려 하는데... 사실 응원별을 많이 받은 연재작가라 해서 더 좋은 대우를 해주지는 않거든요. 베스트 연재작가는 <영웅전>에서 무작위로 선정하고 있고요.

 

물론 응원별만으로 베스트 연재작가를 뽑고 부가적인 혜택을 준다면, 그 나름대로 문제가 생길 수 있겠죠. 하지만 응원별이 아예 의미가 없는 지금 상황이 아쉽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더군요.

 

그러니까 좀 더 연재작가들이 분발할 수 있도록, 유저들의 응원별에 의미를 주셨으면 해요.

 

 

 

 

Q.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A. 수고하셨습니다. 여러분 모두 힘쎄고 강한 아침!

 

그리고 유저분들께정말 간곡하게 한마디. 리첼냥은 멍청이입니다!!

재미를 위해 시크하고 예쁘고 차가운 도시여자처럼 그려졌지만, 그냥 멍청이에요!!속지마!!!!

 

이상입니다.

▲ 인터뷰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나도 전 모릅니다. 시킨대로 기사 씀

 


 

뭔가 후환이 두려울 듯한 말이 나온 듯 하지만, 이것으로 미처르 작가의 인터뷰를 마칩니다. 수능에서 좋은 결과 거두고, 그리고 싶어하는 것을 원 없이 그리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참, 새 코너명은 '개집과 마법연구실'입니다. 그래도 유저의 혼란을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 브린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고 본인에게도 관련이 있는 제목으로 정했다더군요. 코너명이 변해도 변함없는 유저들의 사랑을 받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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