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감 넘치는 전투와 가슴 벅찬 모험의 연속, 온라인 게임 속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의 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상의 세계도 현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세계다. 그래서인지 온라인 게임에는 현실과 상통하는 부분이 많다. 이러한 현실과 가상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사람들, 바로 사기꾼이다. /디스이즈게임 세이야
조사 결과, <영웅전>에서 주로 유저들이 당하는 사기는 크게 인챈트 사기, 토큰 사기, 캐시템 사기, 문화상품권 사기, 아이템 거래 사이트 사기 정도로 추려낼 수 있었다. 이 중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증거가 남지 않는 캐시나 캐시 아이템 사기였다.
아이템은 거래한 흔적이 남아 증거로 삼을 수 있다. 반면 게임 밖에서 구매하는 캐시나 캐시 아이템은 유저간의 신용을 바탕으로 거래되는 것으로, 운영 정책에 반하는 거래 방식이므로 이를 악용하는 것이다.
인챈트 사기 : 인챈트 스크롤 아이콘이 모두 같아서 발생하는 사기 행위. 판매하기로 한 인챈트 스크롤이 아닌 저가의 인챈트 스크롤을 우편 대금 청구로 보낸다. 이 경우는 인챈트 이름만 잘 확인하면 거의 당할 일이 없다.
토큰 사기 : 전투에 참여하기 위해 내는 토큰을 대신 납부해 줄 수 있다는 시스템상의 맹점을 악용한 사기 행위. 토큰을 납부해 주는 대신 다른 대가를 지불하기로 한 다음, 전투가 끝나면 지불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방식이다.
캐시 아이템 사기 : 넥슨 캐시로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을 받고 다른 대가를 내기로 한 다음 지불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형태의 사기 행위다.
문화상품권 사기 : 문화상품권으로 캐시 아이템이나 넥슨 캐시를 구매할 수 있는 점을 악용한 사기 행위. 문화상품권 코드를 받고, 대가를 내지 않는 형태다.
아이템 거래 사이트 사기 : 게임 밖의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서 각종 아이템을 거래하며 발생하는 사기 행위 전반을 말한다. |
▲ 오늘도 여기저기서 사기꾼에게 당한 피해자들의 원혼이 게시판에서 울부짖고 있다.
직장인이 가장 졸리는 시간 오전 10시. <영웅전> 담당 기자 세이야는 모 게시판을 통해 알려진 사기꾼님(?)들을 인터뷰하기 위해 그들이 접속하기만을 무작정 기다리기 시작했다.
▲ 입수한 사기꾼들의 명단을 친구 추가하고 그들이 접속하기를 무작정 기다렸다.
한없이 기다리기만 하던 차에 띠리링~ 하고 반가운 소리가 들렸다. 최근 강화의 룬이라는 캐시 아이템을 이용한 사기 전과(?)를 보유한 XXXX 유저가 접속한 것. 인터뷰를 청해봤으나 사기 전과가 있는 유저들은 혹시나 넥슨 측으로부터 영구블록을 비롯한 제재를 당할까 해서인지 시종일관 예민한 태도를 보였다.
▲ 차가운 도시의 사기꾼 XXXX유저.. 잊지 않겠다.
수차례의 냉대와 무시를 견뎌낸 세이야. 드디어 한줄기 따스한 빛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넥슨 캐시 사기 전과를 보유한 자유XX 유저가 접속한 것이다. 친절한(?) 자유XX 유저의 협조 덕분에 드디어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 자유XX 유저와의 인터뷰 |
세: 간단하게 몇 가지만 여쭐게요. 일단 단도직입적으로, 왜 사기를 치는 건가요? 자: 하하하 호기심이죠. 솔직히 저도 매너게임을 하려 했으나 악마의 유혹인 강화를 하는 바람에.. 돈도 다 날리고 해서.. 가장 쉽게 돈 버는 방법이 무엇인가요? 사기 아닙니까? 그래서 혹해서 해봤는데..
세: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의 사기를 치신 건가요? 자: 예를 들어 캐시템 거래 많이 하죠? 아이템으로 사기 치기에는 명확한 증거물이 있잖아요? 그런데 캐시는 어떻게 확인할 도리도 없고 그래서 캐시로 사기를 쳤는데.. (중략)
세: 그럼 앞으로도 다시 사기를 치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자: 다신 사기를 안 칠 겁니다.. 솔직히 <영웅전>청소년이 하는 게임도 아니고, 다 큰 어른분들도 계시고 그래서, 이번에 사기를 친 것도 작정하고 한 거에요. 강화 때문에 에라이! 하면서..
일단 근본적인 문제는 자신의 양심과 상대방의 분노와 피해를 인식하지 못한 짓을 그냥 하는 게 문제겠지만, 개인적으로 <영웅전>의 강화도 어느 정도 확률을 좀 올려주셨으면 하네요. |
▲ 왠지 발이 저리는 듯한 자유XX 유저.
자유XX 유저는 다시는 사기를 치지 않겠다는 개인적인 다짐과 어느 정도 뉘우치는 기색이 보였으나, 대다수의 사기꾼이 상습적이라는 점에서 사기를 치는 유저들의 도덕의식에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상습적으로 사기 행각을 저지르는 유저들은 일종의 네임드(?)가 되어 유저들 사이에서 각별히 주의해야 할 대상으로 취급되고 있었다.
▲ 모두 한 사람의 유저를 조심하라는 내용의 글이다.
어떻게 한 사람의 유저가 다수의 유저를 대상으로 저렇듯 사기 행각을 벌일 수 있었을까? 사기를 치는 쪽과 당하는 쪽, 그리고 개발사 어느 한 쪽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실제로 유저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의견을 들어봤다.
필자가 만난 모 유저는 사기가 어느 한쪽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한다. 사기를 치는 쪽도 물론 문제지만, 당하는 쪽의 부주의함도 간과할 수는 없다는 것. 일정 부분은 운영 정책에 반하는 것도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간파할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기도 하다.
그래도 사기라는 것이 헛점을 파고드는 것이다보니, 조심하더라도 완전히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사후 처리도 필요하다. 가능하면 악의적으로 사기를 치는 유저에 대해서는 개발사 차원에서 제재해도 좋겠다는 의견이다.
▲ 제재 범위가 작업장에만 너무 치중되는 것은 아닐까?
<영웅전>에서는 유저간 거래에서 발생하는 사기에 대한 항목을 운영 정책에서 명시하고 있다. 거래소나 우편함 등 정상적인 게임 시스템을 악용하는 행위에 대해 최초 30일부터 영구 계정 이용 제한까지 제재한다. 하지만 작업장에 대응하는 것처럼 명단을 공개하는 등 유저들이 직접적으로 인지할 방법은 없다.
실제로 <영웅전>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여러 유저들이 활발하게 의견을 나누고 있었으나, 사기 행위를 벌인 유저들의 명단이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정보는 서버게시판에서 유저들끼리 나누는 것에 그치고 있었다.
▲ 운영 정책에서 명시하고 있는 사기 행위의 범위.
작은 규모의 사기라면 몰라도, 한순간의 실수로 정성 들여 키우던 캐릭터가 큰 손실을 보게 되면 게임에 대한 열정도 식기 마련이다. 실제로 사기를 당해 <영웅전>을 그만두었다는 유저들의 사례도 여러 건 접할 수 있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게임 내 사기 행각에 대처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유저들이 사기를 당했을 때 게임 내에서 즉시 신고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들거나, 제재 명단을 공식 홈페이지에서 공개하는 등 게임 내 사기 행각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유저 자신이 사기 행위에 경각심을 가지고, 도덕적인 플레이를 하는 것이다. 실제로 인터뷰에 응해 준 일부 사기꾼 유저들은 본인의 아이디를 공개해달라고 요청하며 자신의 행위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 최근 사기를 당한 한 유저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자 극도로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 유저 본인이 조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개발사 측에서 아무리 대처 방안을 내놓아도 그 허점을 노리는 사기꾼은 항상 있을 것이다. 조금만 살펴보면 사기인 것을 알아챌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잘 확인하고, 아이템 거래를 할 때는 각종 게시판을 이용해 사기꾼인지를 알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리고 웬만하면 대금 청구를 하지 말고 직접 거래하는 것을 추천한다.
한 때, <영웅전> 내에서 사기 행위로 악명을 떨치던 하XX 유저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나쁜 짓을 하면 결국 벌을 받습니다."
▲ 쉽게 번 돈은 쉽게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