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노기 영웅전>이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때 발표한 등장 캐릭터는 5명이었습니다. 피오나, 리시타, 이비 3명이 초기 캐릭터였고 시즌 1에서 카록과 카이가 차례로 합류했습니다. 시즌 2 론칭이 발표되면서 많은 유저가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기대도 품었지만, 공개된 내용은 없었죠.
지난 4월 1일에 장난처럼 반짝 등장했던 ‘여자 리시타’라는 캐릭터가 있었지만, 그저 만우절 농담으로 지나갔을 뿐입니다. 그런데 넥슨은 이 캐릭터가 실제로 등장한다는 실마리를 게임 내에 숨기고, 실제로 깜짝 발표했습니다.
듀얼 소드를 사용하는 여검사. 하지만 리시타와는 분명히 차별화된 액션을 선보일 것이라는 ‘벨라(Vella)’가 그 주인공입니다. 디스이즈게임은 벨라 제작에 참여한 프로그래머, 기획자, 애니메이터, 모델러, 원화가 5명과 함께 신규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실리에
임덕빈: 기획자. 티탄, 글라스 기브넨, 카단, 드래곤 등 주요 전투 담당. 카이와 벨라 기획.
박효진: 애니메이터. 펫과 문어 인간, 세이렌, 벨라 모션 관련 작업.
이상현: 모델러. 시즌 1 다크나이트(1, 2차), 뷔제클로스, 카단 모델 제작. 벨라 3D 모델 구현.
이근우: 원화가. 시즌 1 장비, 드래곤, 팔라딘, 다크나이트, 카이 디자인. 벨라 원화 작업.
이번 인터뷰는 지난 4차례와는 달리, 시작 직전까지도 인터뷰에 대한 내용에 대해서는 비밀이라는 점을 상당히 강조했습니다. 힌트조차 얻지 못 하고 추측과 궁금함에 여러 번 질문을 던졌지만, “인터뷰를 기대해주세요. 깜짝 놀라실 거예요.”라는 대답만 들을 수 있었죠.
인터뷰 시작과 동시에 펼쳐진 한 장의 그림에서 예지력이 상승함과 동시에 모든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지난 4월 1일에 일명 ‘여자 리시타’라 불리며 장난처럼 잠시 선보였던 듀얼 소드 여성 캐릭터가 실제로 등장했습니다.
새로운 캐릭터의 이름은 ‘벨라(Vella)’. 리시타와 같은 듀얼 소드를 사용하지만, 기존 리시타의 플레이와는 전혀 다르다고 하네요.
■ 듀얼 소드를 사용하는 여검사, 벨라
예상했던 대로 신규 캐릭터가 나왔어요.
네. 오늘 깜짝 놀라게 해드리려고 지금까지 비밀을 지켰는데, 이미 알고 계시네요.
갑자기 6번째 캐릭터를 만들 생각을 하셨네요.
<영웅전>은 직업에 따라 성별을 선택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니죠. 듀얼 소드를 쓰는 날렵한 여성 캐릭터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리시타가 있어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만우절 이벤트로 유저 반응을 보니 나쁘지 않아서 지난 해 하반기부터 만들기 시작했고 지금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에 시즌 2와 동시는 아니더라도 비슷한 시기에 업데이트하기 위해 무리하고 있어요.
벨라는 어떤 캐릭터인가요?
듀얼 소드를 사용하는 검사입니다. 속칭 ‘여자 리시타’인데, 플레이 콘셉트는 리시타와 다릅니다. 회피 스타일도 다르고 플레이 방식도 다르죠. 무기만 같은 거예요.
▲ 듀얼 소드를 사용하는 여검사, 벨라.
■ 리시타와는 다르다, 벨라만의 액션은 반격
리시타와 다른 듀얼 소드 캐릭터라니 상상이 잘 안 가는데요? 어떤 방식으로 싸우나요?
메인 액션 콘셉트는 ‘반격’입니다. 피오나처럼 막고 반격하는 것은 아니고 재빠르게 회피한 후 반격 모션으로 이어가는 것이죠. 물리 공격만 반격하는 것이 아니라, 투사체도 반격할 수 있어요. 원거리에 있는 적이라도 투사체를 돌려보내 타격을 주는 콘셉트죠.
피오나는 일반 공격만 반격할 수 있는데, 벨라도 그런가요?
아닙니다. 벨라는 일반 공격과 스매시 공격 모두 반격할 수 있습니다.
피오나는 헤비 스탠더로도 막을 수 없는 ‘가드 불능기’가 있는데, 벨라에게도 ‘회피 불능기’라는 게 있을까요?
많이 만들 생각은 없지만, 있긴 합니다. 말씀하신 피오나처럼 다른 캐릭터는 막을 수 없는 기술을 몬스터가 사용하는데, 벨라한테만 그런 게 없으면 전투 밸런스가 맞지 않을 테니 필요하겠죠.
벨라는 투사체도 반격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렇다고 해서 드래곤이 쏘는 화염구를 반격해 버리면 사실감도 많이 떨어지고 다른 캐릭터에 비해서 너무 오버 밸런스죠. 그런 부분은 분명히 막을 겁니다.
반격이라고 하면 일단 피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요. 그러면 적의 공격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플레이가 되지는 않을까요?
그렇지는 않을 거예요. 공격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공격하는 도중에 적의 공격이 들어오면 그것을 피하고 반격하는 방식입니다. 반격 타이밍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공격 중에 이어나가는 콤보의 느낌으로 봐도 좋겠네요.
그럼 콤보를 넣다가 반격을 사용하고 나서 다시 콤보가 이어지는 건가요?
캔슬 타이밍이 있을 것입니다. 피오나의 헤비 스탠더 캔슬처럼 특별한 조작을 통해 콤보를 캔슬하고 반격 타이밍을 잡는 거예요. 타이밍을 잘 잡으면 반격에 성공할 것이고, 타이밍을 놓치면 공격에 당하겠죠? 이 타이밍이란 것은 유저가 체험을 통해 감으로 익혀야 할 것입니다.
카록의 힘겨루기처럼 특별히 타이밍을 인터페이스로 알려주지는 않을 거예요.
‘반격’을 강조하다보니 액티브한 공격 스타일이 잘 상상이 안되네요. 특징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한 마디로 표현하기 어렵긴 한데, ‘바람’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스피디하고 스타일리시하면서도 듀얼 소드를 사용하는 캐릭터다보니 터프한 면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을 거예요.
지금 영상을 보여드릴 수 없어서 아쉬운데, 직접 플레이 하다보면 바람을 이용하는 듯한 콘셉트의 스킬이 많아요. 스킬 이름도 전부 바람을 연상하게 하고요. 리시타보다도 스타일리시한 핵 앤 슬래시의 재미를 더 주고 싶었습니다. 모션 중에 검을 돌린다거나 그런 연출들도 좀 있죠.
리시타보다는 좀 날카롭고 예리한 느낌? 그러면서도 리시타와 중복되는 모션은 하나도 없어요. 아마 많은 유저께서 리시타와 비슷하지 않을까 걱정을 하시고 닮은 모션을 찾으실 텐데, 자세히 보시면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아실 거예요.
■ 쉬우면서도 손맛과 액션성이 살아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상당히 상급 컨트롤을 필요로 할 것 같아요. 플레이가 너무 어렵지는 않을까요?
반격은 하나의 콘셉트지 필수가 아닙니다. 리시타가 글라이딩 퓨리를 쓰면 좋지만, 꼭 써야 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요. 회피는 리시타보다 쉬울 거예요. 기본적으로 플레이는 쉬운데 컨트롤이 좋다면 리시타보다 더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겠죠.
기본적으로는 쉬우면서도 반격을 통해 긴장감 넘치는 플레이도 할 수 있을 거예요.
벨라의 액션을 구현하면서 초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지난 만우절에 공개한 것은 ‘리시타의 여동생’ 콘셉트였고 스킬도 그대로였지만, 지금 만들고 있는 벨라는 전혀 다릅니다. 그러다보니 ‘어떻게 하면 리시타와 다르게 만들 수 있을까’에 고민을 많이 하고 초점을 맞추게 됐죠.
리시타와 다른 느낌으로 가면서 타격감이나 액션성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그러면서도 여성 캐릭터다보니 동선이나 액션이 아름답게 보일 수 있도록 포즈에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영웅전>은 일반 공격으로 시작해서 스매시로 끝나죠. 벨라의 스매시 공격은 어떤가요?
글라이딩 퓨리는 일단 없습니다(웃음). 리시타가 몬스터의 빈틈을 파고 들어서 공격했다면, 벨라는 몬스터를 끌어들여서 싸웁니다. 일반 몬스터와의 전투 패턴도 리시타와는 다를 거예요.
몬스터를 끌어들이는 것도 바람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영웅전>이 리얼리티를 강조하다보니 어색하지 않게 몬스터를 끌어오는 방법을 썼죠. 어떤 액션인지는 게임에서 확인해주세요.
회피와 반격을 사용하려면 손이 바쁠 것 같아요.
최대한 버튼을 많이 사용하지 않도록 할 거예요. 회피 버튼에서 시작하는 것은 맞고, 반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일단 정해둔 게 있기는 한데 바뀔 가능성도 있어요.
벨라도 ES 무브가 있을까요?
네, 있습니다. 피오나와 비슷한 것도 섞여 있는데, 굉장히 터프한 이미지의 액션을 보여줄 거예요.
■ 벨라 전용 장비가 등장
왜 듀얼소드를 선택했나요?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 ‘왜 여자 리시타는 없는가?’라는 반응을 많이 봤습니다. 이렇게 수요가 많다면 만족하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서 논의했고, 만우절 이벤트를 통해 반응을 보고 만들게 됐습니다.
이렇게 유저의 호응이 좋다면, 다른 캐릭터도 나올 수 있고 그렇겠죠.
2차 무기도 나올 예정인가요?
아직 2차 무기에 대한 것은 확정된 것이 아닙니다. 리시타의 2차 무기와 같은 듀얼 스피어는 확실히 아니고요, 계속 고민중이에요. 어떤 것이 좋을까요?
같은 듀얼 소드라도 체구가 작아서 사정 거리가 짧고 더 빠르다거나 그런 것은 없나요?
무기의 길이나 공격력에서 패널티는 전혀 없습니다. 평등하게 가져갈 거예요. 차별점은 외형밖에 없습니다.
듀얼 소드는 리시타가 쓰는 것을 같이 쓰나요?
같은 듀얼 소드지만, 리시타와 공유하지는 않을 거예요. 벨라 전용 무기가 따로 나올 것입니다.
듀얼 소드와 빠르고 날렵한 이미지라니까 어쌔신이 떠오르는데요, 벨라만의 특별한 보조 무기가 있나요? 독약병이나 암기같은?
고유 보조 무기는 없습니다. 창, 갈고리 등 기존에 있던 보조 장비를 공유할 거예요.
방어구는 어떤 것을 착용하나요?
다른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전용 장비 세트가 있습니다. 다른 장비는 그냥 공유하면서 입는 방식이죠. 이비도 플레이트를 입으니 벨라도 가능하고 딱히 어떤 장비를 입어야 한다는 것은 없어요. 어차피 <영웅전>의 여성 캐릭터는 천옷이 제일 예쁠 거고요(웃음).
취향에 따라 골라 입으시면 될 것 같네요.
■ 벨라의 캐릭터 콘셉트는 시크 & 섹시
벨라의 외모 콘셉트는 무엇인가요?
여자 리시타라는 이미지랑 비슷한데, 날렵하고 섹시한 캐릭터입니다. 그냥 예쁘고 섹시한 캐릭터는 이미 ‘피오나’가 있어서 벨라만의 특이한 느낌을 내는 것에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정식으로 공개되면 아마 차이점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잠시 배경을 말씀드리면, 어려서부터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검술 교육을 받다가 형식적인 검술 교육이 지루해서 스스로 집을 나와 모험을 떠나는 캐릭터입니다. 그래서 씩씩하고 당당하며 철이 좀 없으면서도 도도한 느낌이죠.
모델러 입장에서는 실제 유저에게 보이는 작은 부분, 즉 속눈썹의 길이나 얼굴 비례 등 인상을 결정짓는 세세한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도도하고 차갑고 여유있는 캐릭터인데 <영웅전>의 사실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해 현실에서 레퍼런스를 찾다보니 해외 패션 모델들이 생각나더라고요.
시크하고 섹시한 표정이 벨라와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해외 모델과 배우들의 특징적인 부분을 반영했죠. 특정 인물을 떠올리기보다는 여러 모델의 장점을 잘 조화시킨 캐릭터예요.
혹시 참고했던 배우나 모델 중에 기억나는 인물이 있나요?
배우 숫자만 10명은 넘어요. 특정 인물의 특정 부위를 참고했다기보다는 특정 표정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를 많이 참고했죠.
기억나는 인물은 아드리아나 리마, 스칼렛 요한슨, 밀라 요보비치가 있고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는데 샤샤 어쩌고(?)도 있었네요.
■ 제작 후기
벨라를 만들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류수웅: 반격이 콘셉트다보니 타이밍이 굉장이 중요합니다. 캐릭터가 맞기 전에 피하고 때려야 하니까요. 그런데 온라인 게임이니 네트워크 상태가 좋지 않을 수 있는데, 그럴 때도 좋은 반응성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것이 참 어려웠어요. 최선을 다해서 지금은 유저들이 만족스럽게 플레이할 수 있을 정도로 구현했습니다.
임덕빈: 초기 이미지가 있다보니 ‘리시타네?’라는 소리를 안 듣기 위해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무기가 같으니 비슷한 액션을 할 텐데 어떻게 해야 다른 캐릭터라고 인식할까 생각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죠. 새로운 콘셉트를 만드는 것보다도 ‘다르게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려운 점이었습니다.
박효진: 아무래도 리시타랑 다른 느낌을 내는 게 어려웠죠. 계속 리시타와 비교가 될 텐데, 여성 캐릭터라도 리시타보다 약해보이면 안 돼요. 강해보이면서도 여성 캐릭터의 아름다움을 지켜야 하는 것이 참 어렵더라고요.
이상현: 지금까지 나온 <영웅전> 캐릭터들이 다 예쁘잖아요. 그런데 내가 만드는 새 캐릭터가 기존 캐릭터보다 미모가 떨어지면 안 되죠. 겹치지 않는 캐릭터 특성을 가지면서 <영웅전>의 자연스러운 이미지도 가지는 캐릭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어려웠어요.
이근우: 콘셉트 단계에서 이미지를 만들면서 리서치를 많이 해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단순히 섹시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라는 키워드는 너무 광범위하죠. 거기서부터 출발해서 조금씩 캐릭터 특성을 늘리고 범위를 좁혀나가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영웅전>과 벨라에 대해 한 말씀 해주세요.
류수웅: <영웅전>을 플레이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새 캐릭터를 만들면서 새로운 액션 스타일을 구현하다보니 어려움이 있는데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로망이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임덕빈: 또 캐릭터 하나를 투입하게 되니 설레고 걱정도 됩니다. 벨라가 더 많은 유저의 취향에 맞고 기존에 아쉬웠던 점을 보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여름에 업데이트하기 위해 많이 고생하고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박효진: 오늘까지 비밀을 지키기 힘들었는데 벨라를 이렇게 공개하게 되니 감격스럽네요. 3개월 동안 검술과 펜싱, 낙법까지 직접 배우면서 열심히 만든 캐릭터입니다. 그만큼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상현: 벨라를 만들면서 참고한 여배우들 사진을 보다보니 새삼 아름다움을 느끼고 외모만으로도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 감동을 벨라에 담아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좋은 반응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이근우: 처음 디자인을 한 캐릭터라서 긴장도 되고 그러네요. 실제로 공개되기까지 계속 다듬고 준비중이니 지켜봐주세요. 혹시 모르겠지만, 다른 캐릭터를 만들더라도 매력적인 모습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