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9일, 한 유저가 길드 창고에 심각한 버그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바로 총 3번의 귀속 해제 제한이 있음에도 길드 창고를 거친 다음 거래하면 구매자가 사용해도 귀속 상태로 변하지 않고, 이후에 다시 거래할 때도 귀속 횟수 제한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다는 것.
만약 사실이라면 그간 버그를 악용한 유저들이 큰 혜택을 본 상황인데,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디스이즈게임이 알아봤다. /디스이즈게임 세이야
귀속 해제 버그 논란이 일어나다. |
<영웅전>에서 귀속 상태의 아이템을 거래할 때는 '귀속 해제 포션'을 사용해 귀속 상태를 해제시킨다. 총 3번의 기회가 있고, 횟수를 모두 소진한 뒤에는 영원히 거래할 수 없게 된다.
유저들은 한 번의 귀속 해제 과정을 거쳐 현재 거래 가능 상태이며 2번의 귀속 해제 기회가 있는 아이템을 '풀귀', 2번의 귀속 해제 기회가 있으나 거래 가능 상태가 아니라 귀속된 상태인 아이템을 '중귀', 또 한 번 귀속 해제를 거쳐 1번의 기회가 남은 아이템을 '막귀'라고 부른다. 막귀 아이템을 구매한 유저는 그 아이템을 다시 팔 수 없게 된다.
게임내 캐시샵에서 구입할 수 있는 '귀속 해제 포션'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귀속 해제 기회가 소진될수록 아이템의 가격도 내려간다. 거래소 조사 결과 '풀귀' 상태의 아이템과 '막귀' 상태의 아이템은 두 배에 가까운 가격 차이를 보였다.
그런데 만약 이 귀속 횟수를 무제한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떨까? 그간 <영웅전>에는 3회의 거래 횟수 제한이 있었기에 고급 장비의 희소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귀속 횟수 제한이 의미를 잃게 되면 현재로서는 얻기 어려운 고강화 무기의 가격이 낮아지는 것은 물론, 각종 재료 아이템의 가격까지 내려가는 등 게임내 경제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귀속 해제 버그 논란, 과연 사실일까?
한 유저의 제보를 통해 사실을 확인하다. |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최초 제보자와 대화를 시도했다. 해당 유저는 현재 상황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말문을 열었다.
네. 지금 귀속 해제 버그가 발생해 유저들이 악용하고 있습니다.
귀속 해제 버그는 길드 창고를 통해 귀속 여부를 세탁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겠습니다.
A 아이템을 귀속 해제 한 다음 길드 창고에 넣습니다. 아, 처음 귀속 해제 포션을 사용하는 이유는 본인 귀속 장비의 귀속 상태를 해제해야 공용으로 사용하는 길드 창고에 넣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다음 부캐나 다른 계정의 캐릭터가 길드에 있는 A아이템을 찾아 사용하게 되면 해당 아이템은 귀속 해제 횟수가 2번 남은 상태에서 귀속된 '중귀' 로 변해야 합니다. 주인이 바뀌어 사용했기 때문에 '거래 가능한 상태입니다.'에서 '귀속되었습니다.'로 바뀌어야 하는 거죠.
하지만 길드 창고에서 다른 캐릭터의 인벤토리로 옮겨 그 캐릭턴가 사용하고 있는 상태에서도 여전히 거래 가능한 풀귀 상태입니다. 확실히 버그 같습니다.
일주일이 넘었습니다.
제가 아는 것만 해도 이미 15강 씰브레이커가 막귀 상태로 유저들 사이에서 돌아다니고 있고, 13강 피르아스피어를 위와 같은 방식으로 거래한 유저도 있습니다.
XE 서버는 유저가 적어서 이 정도일지 모르지만, 유저 수가 많은 프리미어 서버에서는 이러한 일이 훨씬 많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저는 XE서버 유저입니다. 사실 XE 서버는 사람 수가 적어서 누가 어떤 장비를 가졌는지 유저들을 건너 다 알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확신하는 것은 아니죠. 얼마 전 거래 사이트를 보는데, XE서버에서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던 15강 씰브레이커가 올라와 있었습니다.
의문은 해당 아이템을 구매한 유저를 게임 내에서 실제로 보게 되며 발생했습니다. 해당 아이템은 거래 사이트에 올라와 있을 당시 '거래 가능한 아이템입니다. 남은 귀속 해제 횟수: 2', 즉 풀귀 상태로 올라와 있었습니다.
제보자는 거래 사이트에서 버그의 실마리를 발견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구매한 유저가 아이템을 장착했을 때는 '귀속된 아이템입니다. 남은 귀속 횟수: 2', 즉 풀귀와 막귀의 중간인 중귀 상태로 존재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그 아이템은 여전히 풀귀 상태였습니다. '거래 가능한 아이템입니다. 남은 귀속 해제 횟수: 2'라고 말이죠.
특히 용 드롭 무기는 15강까지 강화된 것 자체가 드뭅니다. 제가 알기로 XE 서버에서 단 하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외부에 알리지 않고 혼자서 플레이하는 유저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요.
그러나 또 다른 심증이 있습니다. 보통 거래사이트에서 장비를 거래할 때는 '~~강 무기 팝니다.' 같은 제목으로 거래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제가 본 15강 씰브레이커 장비의 거래 글 제목은 단 세 글자였습니다.
현재 씰브레이커를 가지고 있는 유저의 닉네임 뒤 세 글자죠. 만약 구매자의 이름이 디스이즈게임이라면 거래 글의 제목이 '즈게임' 이 세 글자였단 말입니다. 이상하지 않습니까?
아는 분이 찍어주신 스크린 샷이 있습니다. 제가 추측해 알아낸 사실을 실험을 통해 증명했습니다.
이 스크린 샷에는 본캐로 아이템을 귀속 해제 조치해 길드 창고에 넣은 다음 부캐로 해당 아이템을 찾아서 장착해도 여전히 풀귀 상태인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1. 본캐 인벤토리에 들어있는 '풀귀' 상태의 아이템.
이 아이템을 길드 창고에 넣었다.
2. 같은 길드에 가입된 부캐로 접속해 길드 창고를 열어봤다.
당연히 '풀귀' 상태. 이제 부캐 인벤토리로 아이템을 옮겨본다.
3. 부캐가 해당 장비를 장착했으나 여전히 '풀귀' 상태.
원래는 '중귀' 상태로 한 단계 떨어져야 정상이다.
※ 이미지 사용을 허락해주신 Roki님과 인터뷰에 응해주신 제보자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디스이즈게임은 해당 버그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실험해 봤다. 아래는 실험 내용을 담은 영상이다.
영상에서는 미리 귀속해제를 해서 넣어둔 장비를 다른 길드원이 꺼내서 착용해도 귀속 상태가 변경되지 않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착용했던 장비를 귀속 해제 조치 없이 다시 길드함에 넣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확대해서 큰 화면으로 봐야 툴팁 내용이 확실히 보입니다.)
게임내 밸런스를 해치는 버그, 하루 빨리 픽스되길... |
현재 버그를 악용하는 유저들이 고가의 장비를 자유롭게 거래함으로써 부정한 혜택을 얻고 있다. 정상적인 귀속 시스템대로라면 귀속 횟수가 1회 떨어질 때마다 장비의 가격 또한 곤두박질치는데, 일부 유저들은 단 한 번의 귀속 해제 포션 사용으로 패널티 없이 자유롭게 고급 장비를 거래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유저들은 <영웅전>에서 장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좀 더 강력한 장비를 끼고, 좀 더 상위 몬스터를 공략하는 것이 주 콘텐츠다 보니 고급 장비를 장만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유저들이 많으며 귀속 제한 시스템은 바로 모두가 원하는 고급 아이템의 공급을 조절하는데 의미가 있다.
만약 귀속 시스템이 자유로워져 고급 장비의 가격이 내려간다면 게임 내 밸런스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제작 아이템이나 강화에 필요한 아이템의 시세 등 게임 내 경제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따라서 신규 콘텐츠 업데이트뿐만 아니라 버그를 악용하는 유저들에 의해 선량한 유저들이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버그 핫픽스 조치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