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노기 영웅전>(이하 마영전)에는 다양한 신화 속에서 등장하는 여러 종류의 몬스터가 존재한다. 물론 신화 속 모습 그대로가 아닌 <마영전>만의 독특한 세계관으로 재해석돼 등장한다. 게임 안에서 등장하는 몬스터와 신화 속 몬스터는 어떤 모습인지 첫 번째 편에 이어 2탄으로 여러분께 소개한다. /디스이즈게임 필자 바트심슨
※ 본문에서 ‘일반적인’으로 명명한 설정은 지역과 개인에 따라 세계관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여러 신화와 판타지를 토대로 기술한 것이니 이점을 염두에 두고 보시기 바랍니다.
오르텔 성 - 서큐버스
● 일반적인 서큐버스
서큐버스는 남자를 덮쳐 꿈속에서 성적인 관계를 맺는다.
서큐버스는 악몽을 꿈꾸게 한다는 악마들의 총칭인 몽마의 일종으로, 밤에 자는 남자를 덮쳐 꿈속에서 성적인 관계를 맺고 정력을 빼앗아 소모하게 한다.
중세 유럽에서는 남성의 몽정이 모두 서큐버스 탓이라고 했다. 서큐버스는 아주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실제로는 흉측한 외모라고 한다. 서큐버스는 꿈속에서 성적 관계를 맺고 임신해 새로운 몽마를 만든다고 전해지고 있다.
● <마영전>의 서큐버스
신화 속 서큐버스와 완전히 다른 설정을 지닌 여성
오르텔 성의 ‘비밀의 방’에서 만날 수 있는 그녀는 아주 오래전 오르텔 성에 살던 한 여인이었다. 서큐버스는 매우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어 그녀를 보는 남자들은 모두 반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녀를 차지하기 위해 남자들은 온갖 어리석은 짓들을 저지르고 말았다.
서큐버스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는 두 가지로 나뉘는데, 단순히 남자들이 그 책임을 그녀 탓으로 돌려버리면서 그녀를 마족으로 몰아세웠다는 가설과 정말로 그녀가 자신의 미모를 이용해서 그들을 조종했다는 가설이 있다.
기사단 레이드 - 드래곤
● 판타지 세계에서의 드래곤
드래곤은 판타지 세계의 대명사로 사용될 만크 유명한 괴물이다. 전신이 비늘로 뒤덮여 있고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가지고 있다. ‘드래곤’이라는 이름은 그리스 로마 시대에 ‘뱀’을 의미하는 ‘드라코’에서 파생됐다.
최초의 드래곤 형상은 뱀이나 도마뱀에 비슷했고, 불을 뿜는 것이 아니라 맹독을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이런 모습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과장돼 박쥐 날개가 돋아나고 불을 뿜게 됐다.
● <마영전>의 드래곤
과거에 마족들을 거느리고 세상을 지배한 드래곤
신화나 판타지 속 드래곤이 단순히 ‘압도적으로 강력한 괴물’정도로 묘사되는 반면 <마영전>의 드래곤 중 엘쿨루스는 신으로 등장한다. 인간이 아닌 마족들의 신으로 한 때 ‘엘쿨루스의 시대’라고 불렸을 정도로 한 시대를 지배했다. 그러나 모리안과 또 다른 신에 의해 봉인 당하게 된다.
물론 모든 드래곤이 ‘신’은 아니었다. 오직 엘쿨루스만이 마족의 신이었고, 지그린트와 뷔제클로스는 신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그들이 약한 것은 아니다. 드래곤은 기본적으로 시간의 지배자였고, 본래 시간은 드래곤의 것이었다. 혹은 드래곤이 시간의 다른 이름이라고 한다. 오직 드래곤만이 시간을 초월하여 존재할 수 있다고 한다.
초승달 섬 - 트롤
▲ 초승달 섬에서 등장하는 트롤 몬스터 팬아트(좌)와 <마비노기>에서 등장하는 트롤 몬스터.
● 일반적인 트롤
하나같이 보기 싫은 괴물들
트롤의 모습은 하나같이 보기 싫은 외모를 지녔지만, 힘은 말발굽을 쉽게 구부릴 수 있을 정도로 강하다. 일부 설에 의하면 북유럽 신화의 서리 거인족의 후예라고도 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선조가 토르의 망치에 맞은 것을 한으로 품고 있기에 번개나 북소리, 교회의 종소리같이 큰 소리를 무척 싫어한다.
판타지에서 등장하는 트롤들은 대부분 멍청하고 힘이 세며 덩치가 큰 종족으로 오우거와 비슷한 설정으로 등장하지만, 신화 속 트롤은 함정을 만들어 인간들을 괴롭히거나 물건을 훔치는 것을 좋아하고 크기가 보통 인간 정도라고 한다. 또한, 마음이 여려 자신을 도와주는 인간에게 축복을 내려주거나 믿고 의지하는 아주 예외의 모습도 보인다고 한다.
● <마영전>의 트롤
두 가지의 모습을 지닌 트롤
마비노기 영웅전의 트롤은 두 가지 모습으로 등장한다. ‘힐더 숲 유적지’에서 등장하는 트롤과 ‘초승달 섬’에서 등장하는 트롤이다. 힐더 숲에서 등장하는 트롤은 신화나 판타지 속 트롤과 비슷한 외형으로 등장하는 반면 초승달 섬의 트롤은 집단생활을 하며 몸을 치장하기도 하고, 신을 숭배하는 모습을 보아 문명이 발달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초승달 섬의 트롤들은 수컷 트롤이 약하고 암컷 트롤이 강해 살림을 수컷이 하고 사냥은 암컷이 한다고 알려졌다.
라키오라
● 일반적인 뱀 숭배
고대 이집트와 마야문명의 뱀 숭배
이집트에서 코브라나 뱀을 숭배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를 보면 왕관의 상단에 코브라의 조각이 붙어있다. 그들이 숭배한 뱀은 이집트 왕권의 상징으로 이집트인들을 ‘우레이스’라고 부른다고 한다.
마야문명에서는 수도 ‘치첸이차’의 한가운데에 사각의 피라미드를 세우고 그들의 말로 뱀이란 뜻의 ‘쿠쿨칸’이라는 이름을 붙였을 뿐 아니라 다양한 건축물에서도 뱀의 형상을 찾아볼 수 있다.
뱀은 태양을 상징하는 신으로 숭배되어왔으며 목에 깃털이 달린 뱀 ’케찰코아틀’은 하늘과 땅을 통합하는 능력을 지닌 신으로 숭배되었다.
뱀이 신으로 숭배되어온 이유 중 하나는 뱀의 행동 흐름 때문이었다. 뱀은 발이 없지만 쏜살같이 질주하는 등 습성이 신기했으며 봄에 깨어나고 여름에 번식하며 가을에 약해지고 겨울에는 동면하는 농작물의 사이클과 함께 움직인다. 뱀의 생식 능력과 허물을 벗는 현상 역시 그들의 뱀 숭배에 한몫했다.
이런 이유로 뱀은 생명의 상징, 또는 생명의 사슬을 영원히 이어가는 상징이 되었으며 이러한 뱀 숭배 사상이 훗날 용 숭배로 바뀌게 된다.
● <마비노기 영웅전>의 라키오라
지배자, 라키오라
마비노기 영웅전에서도 뱀 숭배는 존재한다. 초승달 섬에 서식하는 트롤들은 뱀 숭배 사상을 갖고 있는데 그 대상이 되는 뱀의 이름이 ‘라키오라’이다. 라키오라는 원시 트롤의 언어로 지배자를 의미한다. 초승달 섬 트롤의 족장인 키에루는 타락한 주술사로 라키오라의 힘을 이용해 초승달 섬을 지배하려 했다.
라키오라는 독을 품고 있는 거대한 코브라로 허물을 벗으면 더욱 화려하고 강력해지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크기로 트레저 헌터들의 사기를 꺾어버린다.
배의 무덤 - 세이렌
배의 무덤 - 크라켄
신화 속에서 등장하는 크라켄(우)의 모습
● 일반적인 크라켄
‘너무나 거대해 바다 위에 떠있는 섬과 같았다.’
크라켄의 명칭은 노르웨이 말로 극지(極地)를 의미하는 크라케에서 파생됐다. 크라켄은 북극 바다에 사는 괴물로 거대한 문어나 오징어와 비슷한 종류라고 하며 유대교와 기독교의 전설에서는 천지창조 때 태어난 두 마리의 괴어(怪漁)이며 이 세상 끝까지 산다고 전해진다.
일부 설화속의 라켄은 등의 둘레가 2.5킬로미터나 되어 온몸을 한꺼번에 볼 수 없었고,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섬과 같아서 그 위를 걸어 다닐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 크라켄은 기본적으로 성질이 얌전해서 공연히 사람이나 배를 습격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해변에 올라와 있는 크라켄을 바위라고 생각해서 그 위에서 미사를 올렸다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는데 크라켄은 예의 바르게 미사가 끝나기를 기다린 다음 천천히 바닷속으로 사라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 <마영전>의 크라켄
바다의 악마, 크라켄
마비노기 영웅전의 크라켄은 세이렌들을 지배하는 악마로 표현된다. 크라켄은 세이렌의 노랫소리를 좋아해 그들이 노래하게 했는데 세이렌들이 잠의 노래를 기억하지 않게 된 이후로 잠에서 깨어나 분노하게 된다. 외모는 신화나 전설 속 크라켄과 비슷하다.
황혼의 사막 - 미이라
아무무(우)로 등장하는 미이라형 챔피언.
● 일반적인 미이라
‘죽은 자가 되살아난다.’
미이라는 고대 이집트에서 영혼불명사상에 따라 시신에는 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어 이를 보존하는 것이 고인의 내세에 중요하다고 여겼다. 아스텍 문명, 잉카 제국 등에서도 미라화 의식이 있었다.
시간이 흘러 미이라는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해 판타지의 대표적인 몬스터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영화 <미이라>시리즈와 게임 <메탈슬러그>시리즈이다.
미이라는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난다는 설정에서 좀비와 비슷하지만 전염성은 없다. 여러 작품마다 몹시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미이라가 있는가 하면 좀비처럼 느릿느릿 움직이기도 한다. 하지만 미이라는 기본적으로 자신이 속해있는 왕국을 위해 살아난 것이다.
● <마영전>의 미이라
<마영전>의 미이라는 특별히 달라진 설정이 없다. 죽은 자가 되살아난 것이며, 죽어서도 왕국을 위해 싸우고 있다.
황혼의 사막 - 판테움(사신)
● 일반적인 사신
영혼을 저승으로 데려가는 사자
사람이 죽었을 때 그 혼을 저승으로 데려가는 저승사자 역시 사신에 해당한다. 저승에 있는 사자는 이승에 있는 사람이 죽으면 망자의 죽은 집으로 찾아가 그의 혼을 낚아채 저승으로 데려간다고 한다. 사신의 경우 설화 속 등장하는 모습의 차이가 있지만, 그 역할은 정해져 있다.
해골의 모습을 하거나 바짝 마른 모습에 검은색 옷 혹은 로브 등을 걸치고 있으며 거대한 낫을 들고 있다. 낫을 들고 있지 않은 사신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마른 모습에 검은 옷을 걸치고 있는 것은 어느 설화에서든 비슷하게 등장한다.
● <마영전>의 사신
이 역시 일반적인 사신과 비슷한 외형을 지니고 있다. 단지 죽은 자의 혼을 데리고 간다기보다는 단순히 밤에만 모습을 드러내는 망자 정도로 묘사된다. 또한, 강력한 마력을 지니고 있고, 다양한 마법을 구사하는 것을 봐선 살아있을 적에 강력한 마법사였음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혹시... 사이드 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