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큐 (원슬기 기자) [쪽지]
/heroes/nboard/145?n=43084 주소복사

마영전 스토리의 재해석, “못다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애니메이션 ‘비밀의 방’ 영상 제작 유저 인터뷰

<마비노기 영웅전>은 다양한 2차 창작물이 활발하게 제작되는 게임입니다. 개성적인 캐릭터들과 뚜렷한 배경, 그리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기 때문인데요.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팬아트, 카툰, 패러디 등이 올라와 유저들에게 게임 외적인 즐거움을 주고 있죠.

 

여기서 소개할 작품은 조금 특별합니다. 일반적으로 ‘매드 무비’라는 이름으로 공개된 영상물은 게임 내 장면이나 다른 영상을 편집해서 만드는 것이 대부분인데, 독자적인 스토리를 따라 직접 제작한 영상이거든요.

 

게임 내에 등장하는 서큐버스와 비밀의 방을 게임의 원래 설정과는 다르게, 하지만 사실적으로 해석한 이 영상은 프리미어 서버의 두 여성 유저가 만든 작품입니다. 어떤 영상인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녀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 디스이즈게임 수지큐


 

 

‘비밀의 방’은 게임 내에서 서큐버스가 등장하는 전투의 이름이지만, 여기서 소개하는 애니메이션 <비밀의 방>은 그것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 <비밀의 방> 애니메이션은 두 유저가 직접 이야기를 구상해서 그럴 듯하게 풀어낸 작품인데요.

 

이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콘테데피즈(이하 콘테) 유저와 엘라마카알반(이하 엘라) 유저는 <영웅전>을 즐기는 친구이자 대학 같은 과 동기생입니다. 현재 서로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는 멋진 그녀들을 만나 티타임을 가졌습니다.

 

인터뷰를 보기 전, 먼저 그녀들이 제작한 '비밀의 방' 영상을 감상하시죠.

 

 

동영상 로딩중...

 

▲ 콘테데피즈 유저와 엘라마카알반 유저가 제작한 <비밀의 방> 영상.

 


 

두 분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콘테&엘라: 건국대학교 시각디자인과에 다니는 동기 정숙영(콘테데피즈), 김예인(엘라마카알반)입니다. 

 

 

엘라: 대학교에 처음 입학하고 같은 취미인 '게임' 덕분에 친해지게 됐어요. <영웅전>은 제가 콘테에게 추천해서 함께 하게 됐습니다. 프리미어 서버에서 이비를 플레이 중이에요. 현재는 서로 꿈을 위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어 휴학 중이에요.

 

 

콘테: 저는 프리미어 서버에서 리시타를 플레이 중입니다. 처음 인터뷰 요청이 왔을 때,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좋을까 고민도 했지만, 기회가 있을 때 경험해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수락했어요. 우리의 인터뷰가 어떻게 기사화될지도 궁금했습니다.

 

 


▲ 영상을 제작한 콘테데피즈(좌) 유저와 엘라마카알반(우) 유저.

 

 


영상 <비밀의 방>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해주세요.

 

엘라: <영웅전>을 시작하기 전, <마비노기>를 오랫동안 플레이했습니다. <마비노기>의 서큐버스는 인기가 많은 몬스터예요. 특히, 시스루 룩을 입고 유유히 걸어오는 그녀의 모습은 <마비노기>를 어느 정도 즐겨본 유저라면 모두 공감할 정도로 섹시하고 멋지죠.

 

그런 그녀가 <영웅전>에서 등장한다니 엄청난 기대를 할 수밖에 없었어요. 패치가 되던 날, 설레는 마음으로 서버에 접속해 스토리를 수락하고 전투를 했습니다. 그런데 전투에 성공하고 아네스트에게 갔더니 그걸로 끝이더군요. 뭔가 더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정말 아쉬웠습니다.

 

 

콘테: 마침 학과 과제로 영상물을 제작해야 했는데 <영웅전>에서 등장하지 않은 오리지널 스토리의 서큐버스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비밀의 방> 영상으로 학점도 잘 받았어요. 1등을 놓치긴 했지만, 즐기면서 만들었는데 점수까지 잘 받아 더 뿌듯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비밀의 방> 영상은 1년 전쯤 제작해서 <영웅전> 홈페이지에 올렸어요. 그때는 UCC 게시판이 있어 그쪽에 올렸는데, 팬아트 게시판으로 통합되면서 자료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다시 등록한 것인데 반응이 좋아서 놀랐어요.

 

 


▲ 예상했던 것 이상의 유저 반응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고 말하는 그녀들.

 

 

 

2명에서 공동제작, 각자 어떤 역할을 맡아 제작하셨나요?

 

콘테: 기본적인 스토리 라인, 영상 제작 콘티 등의 기초작업을 모두 함께 진행했어요. 나중에 영상 작업에 들어가기 전 씬을 같은 수로 나눠 작업했습니다.

 

영상의 분위기는 <영웅전> 오프닝 영상에서 참고했고, 등장하는 몬스터들의 형상은 공식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아트워크를 보고 작업했어요. 서큐버스의 인간형 모델은 ‘아이유’입니다. 닮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웃음) 몬스터 형상 하나하나를 직접 제작해야 해서 손이 많이 갔던 기억이 납니다.

 

 


▲ 서큐버스의 인간 시절 모습과 아이유, 비슷한가요?

 

  

엘라: 전투장면의 분위기는 영화 <300>의 오프닝을 참고했습니다. 영화처럼 생동감 넘치면서 최대한 비슷한 느낌을 내고 싶었지만 처음 시도하는 작업이다 보니 마음대로 되지 않았어요. 더 멋지게 만들고 싶은 욕심은 많았지만, 과제 제출용이라 시간을 맞추는 게 최우선이었습니다.

 

 


▲ 영상 제작을 위해 참고한 영화 <300>의 오프닝 영상.

 

 

 

영상을 제작하면서 특별히 어려웠거나, 힘들었던 일 등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엘라: 그 당시 콘테와 함께 자취하고 있는 친구가 여행을 가서 3박 4일 동안 합숙생활을 했어요. 과제를 하기 위해 친구와 며칠씩 합숙을 해 본 적은 그때가 처음이라 상당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며칠 동안 씻지도, 외출도 하지 않고 뒹굴면서 영상만 제작했어요.

 

영상을 만들면서 콘테가 세세한 디테일에 신경 쓰느라 작업이 늦어지는 걸 발견했어요. 처음엔 그것 때문에 싫은 소리도 했는데, 몇 번 이야기해도 소용없어서 그냥 포기했습니다.

 

 

▲ 엘라마카알반 유저는 몬스터 형상을 하나하나 나열하는 작업이 힘들었다고.



▲ 콘테데피즈 유저의 정성이 녹아있는 장면.

 

  

콘테: 제가 정말 신경 써서 만든 장면은 미녀가 마족을 찾아가서 마족 우두머리를 만나는 장면에서 우두머리가 눈을 반짝이는 장면이에요. 정말 잠깐 지나가는 장면인데 그때는 그걸 꼭 넣고 싶어서 오랜 시간을 들여 작업했습니다. 엘라한테 혼나가면서 말이죠.(웃음)

 

영상 편집을 완성하고 교수님께 완성본을 보내야 하는데 용량이 커서 중간에 멈춰버리는 일이 반복적으로 발생했습니다. 시간 안에 교수님께 보내야 학점을 받을 수 있었기에 시간이 멈춰 주기만을 바랐죠.

 

결국, 교수님께 말씀드리고 영상 업로드 사이트에 등록 후 링크를 드리는 걸로 승낙을 받아 순조롭게 제출할 수 있었습니다.

 

 


비밀의 방 영상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엘라: 영상을 <영웅전> 공홈에 올리고 나서 댓글의 반응을 보니 화면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과제 시간을 맞추느라 정신없이 제작하다 보니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지 못했던 것 같아요. 배경색과 글씨의 색이 비슷해 스토리 흐름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수정하고 싶습니다.

 

 

콘테: 전 대사를 고치고 싶어요. 절벽에서 떨어질 때 “허억 고맙네, 데니스.”라고 하는 대사가 있는데 완성하고 나서 보니 너무 오글거린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건 정말 고치고 싶어요.

 

 



▲ 그녀들이 꼭 수정하고 싶다고 말한 그 장면.



 

다른 영상을 제작한다면 어떤 스토리를 선택하고 싶나요?

 

콘테: 카단과 티이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제작해보고 싶어요. 이건 엘라도 같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시즌1 스토리의 결말이 너무 아쉬웠어요. 근데 이런 생각을 하는 유저가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그 뒷이야기를 제작해보고 싶습니다.

 

 

엘라: 마치 뒷이야기가 더 있을 것처럼 끝나버린 것도 한몫한다고 봐요. 그래서 저도 카단 비하인드 스토리는 한번 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영웅전> 이외에 즐겁게 한 게임은 뭔가요?

 

콘테: 최근에 즐겁게 즐긴 게임은 <블레이드 & 소울>(이하 블소)입니다. 제가 <영웅전>에서 복근 때문에 리시타를 하고 있는데, <블소>는 더욱 멋진 남성상을 만들 수 있더군요! 커스터마이징은 기본 3시간을 들여서 제작합니다. 제가 커스터마이징을 할 때마다 엘라는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절 쳐다봐요.

 

 

엘라: 전 보통 캐릭터 하나 만드는 데 30분을 넘기지 않아요. 근데 콘테를 보면 종일 붙잡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왜 저렇게 오랫동안 만드는지 솔직히 이해가 안 되지만, 콘테가 만든 캐릭터를 보면 ‘잘 만들었다’는 생각은 하게 됩니다.

 

 

콘테: 제 이상형이 장혁인데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고 싶었어요. 사진을 열어놓고 장시간을 들여 만들었던 것 같네요. <영웅전> 캐릭터는 최근에 꼭 입히고 싶은 의상 컨셉이 있어서 조만간 ‘매혹의 룬’을 사용할 예정입니다. 최대한 복근을 드러내 보일 작정이에요.

 

 


꿈을 위해 휴학 중이라고 했는데, 어떤 목표가 있나요?

 

콘테: 저는 앞으로 게임 기획자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현재 게임 개발에 관한 공부를 하고 있어요. 요즘 원화 단계를 수업받고 있습니다. 게임 기획자라면 어느 분야든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단계별로 배워가려고 해요.

 

 

엘라: 저는 두 가지 목표를 놓고 고민 중입니다. 패키지 디자인과 UI 디자인 중에서 적성에 맞는 것을 찾고자 공부하고 있어요. 좀 더 전문적인 공부가 하고 싶어 휴학을 결심하게 됐어요. 학교에 복귀하면 바로 4학년이라 졸업 준비에 바쁠 테니 그 전에 직업 목표를 확실히 해두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 꿈을 향해 열심히 노력 중인 그녀들의 모습이 당당해 보였습니다.

 

 

 

앞으로의 <영웅전>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콘테: 크라켄같이 역할을 나눠서 할 수 있는 레이드 전투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각자 맡은 역할을 무사히 해내야 보스 몬스터를 쓰러트릴 수 있잖아요? 그런 전투가 더 흥미로운 것 같아요.

 

그리고 초기의 <영웅전>은 컨트롤 위주의 게임이라는 점이 상당히 매력적이었는데, 라키오라 전투처럼 단순한 것은 재미가 없더라고요. 좀 더 그런 <영웅전>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전투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엘라: <영웅전>은 생각보다 게임 내에서 할 수 있는 콘텐츠가 한정적인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전투나 PvP뿐만 아니라 염색과 같은 비전투 콘텐츠를 더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영웅전>을 오래 해왔고 지금도 즐겁게 즐기고 있는 유저로서 게임 내에서 할 거리가 많아진다면 정말 즐겁겠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최신목록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