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마비노기 영웅전>(이하 마영전)의 첫 유저 간담회의 개발자 Q&A 시간에 다음 겨울 업데이트 소식이 전해졌었다. 카록 1차 무기 배틀필러와 벨라 1차 무기 듀얼소드가 밸런스 패치 예정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현장의 많은 유저들은 술렁였고, 어떻게 수정될지 궁금해하는 분위기였다.
2013년 3월 리시타 듀얼소드, 피오나 실드, 카록 블래스터가 캐릭터 개편으로 새롭게 재탄생했었다. 이후 스태프 이비와 활 카이도 스킬이 개편되면서 유저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었다.
이번 겨울 캐릭터 개편에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올 것인지가 가장 큰 관심사인 가운데 프리미어 서버에서 배틀필러 카록을 플레이 중인 유저들을 만나봤다. 잡기의달인덥석김병만, 광란의탭댄스, 지옥에서돌아온나무꾼 유저들에게서 카록의 현 상태와 앞으로의 기대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가장 큰 이유는 외모 때문이다!
각자 자기소개 부탁한다.
광란의탭탠스(이하 광탭): 정확히 2011년 4월 25일에 카록 캐릭터를 생성해서 지금까지 애정으로 플레이 중인 광탭이라고 한다.
지옥에서돌아온나무꾼(이하 나무꾼): 스태프 이비의 첫 개편 시절에 캐릭터를 만들어서 지금까지 1년 반 정도를 배틀필러만 고집하면서 플레이 중인 지옥에서돌아온나무꾼이다.
잡기의달인덥석김병만(이하 병만): 다른 캐릭터 포함 <마영전>만 4년차인 올드 유저다. 지금은 그 어떤 캐릭터보다 애정을 갖고 기둥 카록을 하고 있다.
▲ 빛나는 15강 돌고래를 자랑하는 병만 유저.
단도직입으로 물어보겠다. 배틀필러 카록, 왜 인기가 없나?
광탭: 가장 큰 이유는 카록의 외모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배틀필러보다는 블래스터의 인기가 더 좋아서 더더욱 찾기 어려운 것 같다. 카록은 다른 캐릭터들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부족하다. 특히 <마영전>은 외형 아이템이 게임 내 하나의 콘텐츠로 불릴만큼 인기가 많은데 카록은 그마저도 할 게 많지 않은 캐릭터다.
나무꾼: 나도 광탭 님과 비슷하게 생각한다. 특히 전투 스타일에서 배틀필러는 묵직한 느낌이라 빠르고 호쾌한 방식을 선호하는 유저에게는 소외당할 수밖에 없다 생각한다. 극공속(공격력을 포기하고 공격 속도를 끌어올리는 세팅) 세팅이 아닌 이상 기둥은 느리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극공속 세팅을 하려면 고강화 무기를 착용해야 하는데 그것 또한 쉬운 것이 아녀서 더욱 인기가 줄어든 것 같다.
병만: 앞서 두 분이 말한 것 처럼 배틀필러의 공격 패턴은 느리고 한정적이기 때문에 새로운 캐릭터들의 빠르고 화려한 콘셉트의 공격 패턴에 밀릴 수밖에 없는 것 같다. |
배틀필러 카록의 현재 위치는 중 하위.
현실적으로 바라본 기둥카록의 위치는 어디 쯤인가?
광탭: 상당히 어려운 질문이다. 공격 능력은 동급 스펙으로 볼 때 중 하위권 정도인 것 같다. 타 클래스와 비교하기엔 다른 캐릭터에 관심이 적어 잘 모르겠다.
나무꾼: 공격 성능 면에서는 광탭 님과 마찬가지로 중 하위권이라고 생각한다. 보스 몬스터 이세트와 같은 ‘충격 흡수+공격’이 가능한 레이드에서나 가끔 딜 순위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고 나머지 레이드에서는 하위권을 맴돈다. 죽지 않고 꾸준히 공격하는데도 항상 하위권인 미스테리한 캐릭터다. 클래스별 비교는... 저도 역시 카록 한 우물 유저라 자세한 이야기는 병만님이 답해주리라 믿는다.
▲ 패션 센스가 좋지 않아 희귀 아이템으로라도 룩을 꾸민다는 나무꾼 유저.
병만: 현재 <마영전> 딜 하위권 3대장은 검 벨라, 해머 오나, 기둥 카록이라고 할 만큼 하위권인 건 확실하다. 실례로 파티플레이로 던전을 쭉 돌아보면 공격력 22K인데도 항상 딜 순위 6~7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더라. 캐릭터 클래스 차이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마영전> 자체가 캐릭터마다 개성이 강해서 본인 입맛에 맞는 캐릭터를 키우게 되다 보니 약하더라도 자기만족으로 플레이하게 되는 것 같다. |
극심한 스태미나 소비량, 있지만 쓰지 않는 스킬들 많아
지금 기둥 카록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광탭: 자잘한 버그는 빼고 이야기하겠다. 첫 번째는 쓸데없는 스킬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데들리 컴퍼스’는 거의 써본 적도 없고, ‘기둥 던지기’는 긴박하게 흘러가는 레이드 전투에서 사용할 수가 없다. 던지고 나면 맨손으로 할 수 있는 게 없고 생존력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극심한 스태미나 소모다. 스킬 랭크는 풀리지 않는데 소모량은 엄청나다. ‘돌개바람’과 ‘충격흡수’ 스킬을 6랭크까지 풀어주면 생존과 공격 능력이 좀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무꾼: 저도 같은 생각이다. ‘데들리 컴퍼스’가 처음 나왔을 때 패치 내용을 보면서 ‘오 이건 뭔가’하고 기대했다. ‘비밀의 방’ 전투에서 스킬을 써보려는데 일반 몬스터인 개한테 씹혀서 죽은 뒤로 다시는 쓰지 않는 스킬이 됐다. (여기서 옆에 있던 광탭, 병만 유저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스킬 랭크를 해제해줘도 되지 않나 싶은 스킬들도 현재는 봉인 상태라 상당히 답답하고 스킬 배율도 너무 낮다고 생각한다.
항상 플레이 중인 배틀필러 카록이지만 다른 캐릭터 비교해도 스매시 스킬의 대미지 배율이 현저히 낮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체감할 수 있다. ‘드롭킥’도 가끔 공격이 들어가는 건가 싶을 때도 있고... 그렇기에 스킬 개편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병만: 현시점에서 가장 큰 문제점을 꼽는다면 배틀필러에 대한 무관심과 함께 신규 캐릭터와 업데이트에 상대적으로 밀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신규 캐릭터들이 속속 나오면서 기존 캐릭터들도 플레이 방식에 변화가 필요한데, 새로운 업데이트만 앞세우느라 기존 캐릭터들이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상대적으로 약하게 평가되면서 점점 유저가 줄어들게 된 것 같다.
▲ 인터뷰이들은 배틀필러 스킬 개편이 시급하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카록에 대한 관심이 적어서 그런지 블래스터라는 2차 무기 형태의 플레이 방식이 나왔는데도 ‘맨손 전투’를 배틀필러 스킬에 여전히 놔둔 상태다. 1차와 2차 무기 콘셉트를 나눈 것만 못하게 방치됐다고 생각한다.
길게 말했는데 결론적으론 무관심과 신규 캐릭터들에게 상대적으로 밀려난 게 문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배틀필러 관련 스킬들이 하향 패치된 적은 없으니 말이다.
신규 캐릭터 허크가 등장한 후 배틀필러를 플레이하기에 불편한 점은 없나?
광탭: 허크의 등장으로 인한 피해는 사실 검벨라가 가장 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불편하다거나 피해를 본다는 생각은 안해봤다. 주변의 다른 카록 유저의 경우에는 ‘힘겨루기’ 모션을 캔슬한다고 해서 불만이 많은 것 같다.
나의 가장 큰 불만은 왜 카록의 장비 룩을 허크와 공용으로 사용하는지... 그게 큰 불만이다. 특히 뱅커는 카록만의 멋진 정장 패션이라는 점이 자랑이었는데 허크와 장비 외형을 공유해 굴욕감을 안겨줬다. 옷 태가 완전히 다르니 말이다.
▲ 힘겨루기 손맛이 <마영전> 최고라고!
나무꾼: 던전 내에서의 플레이에는 별 차이를 못 느끼겠다. 힘겨루기 캔슬은 실제로 당해보질 않아서 그런가 큰 불만은 없다. 오히려 활카이나 다른 캐릭터들의 폭딜로 인한 경직 때문에 캔슬당하는 경우를 더 많이 봤다.
예전엔 PvP 매치에서 충격 흡수로 버티면서 플레이할 수 있었지만 이제 허크를 만나면 피해야 하는 입장이 돼 버렸다. 배틀필러 카록은 충격 흡수로 체력을 깎으면서 버티지만 허크는 ‘복수’로 체력이 회복되더라. 가끔 잡았다 싶어도 쉽게 빠져나가 버리기 때문에 쉽지 않은 상대다. 결론은 허크는 깡패다.
병만: 허크가 등장함으로써 직접 피해를 본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플레이 스타일이 ‘맞으면서 공격한다’는 콘셉트도 비슷한데, 허크는 신규 캐릭터라는 ‘신캐 버프’로 대미지도 뛰어나게 나왔다. 이래서 카록이 더 설 곳이 없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허크와 카록은 장비 외형도 공유하는데 입은 모습은 너무나도 차이가 크다.
PvP는 예전부터 밸런스도 안 맞는데 계속 업데이트하는 터라 답이 없다고 판단된다. 솔직히 말할 가치를 못 느끼겠다. 결과적으론 허크가 등장하면서 벨라나 카이가 등장할 때처럼 간접적으로 밀려난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
가장 시급한 것은 스킬 랭크 해제!
겨울 밸런스 업데이트가 예정된 배틀필러, 어떤 해결책이 나오길 바라나.
광탭: 앞서 말했던 것처럼 스킬 랭크 해제가 가장 시급하다. 그리고 다른 캐릭터들은 달릴 때 스태미나가 적게 소모되도록 바뀌었는데 배틀필러 카록은 전투 돌진 때문에 소모가 심하다. 이런 자잘한 문제들이 빠르게 고쳐지길 바란다.
나무꾼: 나 역시 스킬 ‘특수 잡기’나 ‘힘겨루기’ 같은 카록 고유의 스킬을 좀 더 개선해줬으면 좋겠다. 아직도 아율른 입성했을 때 젤리 몬스터를 잡지 못하는 것을 경험하고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위습 몬스터는 찢을 수 있는데 말이다. 그리고 스매시 스킬의 배율 조정이 시급하다.
80레벨제 무기인 헤레몬 배틀필러는 무기에 바퀴가 달렸는데 돌아가질 않는다. 다른 캐릭터들의 장식은 정상적으로 움직이는데 말이다.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도 유저들은 차이를 느낀다.
병만: 이번 개편으로 꼭 고쳐지길 바라는 것은 스킬 문제다. 앞서 이야기했던 ‘데들리 컴퍼스’나 블래스터가 나오면서 무의미해진 ‘맨손 전투’ 등을 삭제하고 블래스터와 같은 스택형 버프 스킬을 추가해줬으면 좋겠다.현재 배틀필러는 ‘충격 흡수’로 얻을 수 있는 회복 능력을 한 대라도 맞으면 취소되기 때문에 자체버프가 없다고 봐도 무관하다.
이번 캐릭터 개편으로 ‘배틀필러도 할 만하다’는 말을 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 |
소수민족? NO!!! 카록은 소수정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광탭: 카록이 소수민족이라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 소수정예다. 깔보지 말라.
나무꾼: 카록도 잘 꾸미면 할 맛난다. 카록 여러분 엔젤링하세요! 그리고 카록 장비좀 그만 찢었으면 좋겠다. 스파이더로드 세트와 라고데사 세트는 암흑 구간이라고 할 정도로 눈물나는 장비 외형을 가졌다. 카록도 레벨 업 하면서 새로운 장비에 대한 설레임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참 마영전 갤러리 화이팅!
병만: 전 다 필요없고 딱 두가지! 블래스터 뚫고 장갑 나오는 것좀 제발 고쳐달라. 그리고 카록도 천옷 좀 걸치게 해주길 바란다. 우리도 리시타처럼 블러드실크 스커트 입어보고 싶다.
광탭: 참 한가지 홍보하고 싶은게 있다. 콘텐츠가 워낙 부족한 게임이다보니 미흡하지만 자체 이벤트를 주최하게 됐다. (사실 얼떨결에 주최자가 됐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한다. 이벤트 후원도 모집 중이니 원하시는 유저는 저에게 귓말 또는 우편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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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수록 뭉치는 따뜻한 그들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인터뷰이를 이렇게 섭외하기 힘든가’라고 느낄 정도로 섭외에 애먹었다. 카록은 <마영전> 유저들이 손꼽는 정말 ‘없는’ 캐릭터 군이다. 인기 캐릭터는 아니지만, 똘똘 뭉쳐 함께 즐겁게 즐길 거리를 찾으며 플레이 하는 카록 유저들을 보며 <마영전>을 향한 애정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곧 다가올 캐릭터 개편, 지난 캐릭터 개편처럼 유저들이 활짝 웃을 수 있는 업데이트가 등장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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