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소프트의 핵앤슬래시 RPG <미소스>가 모바일로 다시 태어난다. 7월 마지막 주 출시를 앞두고 있는 <미소스 영웅전 for Kakao>(이하 미소스 영웅전)은 원작의 세계로부터 수백 년 후의 이야기를 그리는 정식 후속작이다.
하지만 게임을 살펴보면 무언가 이상한 점이 눈에 띈다. 강렬한 액션이 강점이었던 원작의 게임성은 자동전투를 기반으로 한 턴제 RPG로 재탄생했고, 원작의 과장된 화풍도 보다 온건한 화풍으로 바뀌었다. 과연 <미소스 영웅전>이 이렇게 원작과 다른 방향을 추구한 까닭은 무엇일까? 게임의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한빛소프트 오종법 PM을 만나보았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미소스 영웅전> 개발을 총괄하는 한빛소프트 오종법 PM
미소스 영웅전은 미소스와 다른 게임
지난 21일 공개된 <미소스 영웅전>의 프리뷰(☞ 바로가기)는 <미소스>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의문을 안겨줬다. 원작의 핵앤슬래시 방식 진행은 ‘자동전투 기반 턴제 RPG’로 바뀌었고, 과장된 서양풍 그래픽은 국내 다른 모바일 RPG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화풍으로 바뀌었다. 프리뷰로 공개된 정보만 보면 <미소스 영웅전>은 <미소스>와 다른 게임이었다.
이러한 게임의 성격은 <미소스 영웅전>을 직접 만나러 가자 더욱 확실해졌다. 턴제 자동전투로 구현된 전투는 다수의 적을 쓸어 잡는 느낌보다는 아군과 적군이 서로 1:1 난전을 벌인다는 느낌이 강했다. 게임의 그래픽 또한 간혹 전작의 개성적인 디자인이 보이긴 했지만, 대부분 예쁘고 잘생긴 무난무난한 화풍이었다. 개발진의 답변을 빌리자면 “기존 화풍이 너무 예스러워 트렌드에 맞춰 재해석”한 결과였다.
<미소스>(왼쪽)와 <미소스 영웅전>(오른쪽)의 화풍 비교
<미소스 영웅전>이 이처럼 ‘원작과 닲지 않은 후속작’이라는 행보를 보인 까닭은 무엇일까? 게임의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오종법 PM의 답변은 솔직했다. “<미소스>라는 이름 석자가 가진 ‘RPG라는 이미지’가 필요했다.”
한빛소프트가 모바일게임 개발팀을 꾸린 것은 지난 해 6월. 오 PM이 속한 모바일게임 개발1팀은 당시 시장에서 흥행하고 있는 모바일 RPG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앞으로 흥행할 RPG 성향을 분석했다. <이터니티워리어> 시리즈 같은 액션 RPG부터 <킹스바운티>와 같은 형식의 SRPG까지 다양한 장르가 논의됐지만,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은 대중적이고 전략이라는 요소를 강조할 수 있는 자동전투 기반의 턴제 RPG였다.
“어떤 모바일 RPG를 개발할 지 확정된 후, 우리가 가지고 있는 IP를 되짚어 보았다. <헬게이트: 런던>이나 <삼국지천> 등 많은 IP가 물망에 올랐지만, <미소스>만큼 RPG라는 느낌을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IP가 없더라. <미소스>가 가진 RPG로써의 상징성, 그리고 다른 플랫폼에서 기존의 게임성을 재해석한다는 시도가 마음에 들었다.”
자동전투 기반의 턴제 RPG가 된 <미소스 영웅전>
그렇기 때문인지 <미소스 영웅전>은 후속작으로써는 독특하게도 원작 <미소스>와 게임성 면에선 큰 관련이 없다. 대신 개발진이 ‘미소스’라는 이름의 연관성을 강조한 부분은 원작을 즐긴 유저들이 추억할 수 있는 향수였다.
“핵앤슬래시에서 차분한 전략으로 게임성이 바뀌어 놀란 분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개발진 안에는 기존 <미소스> 유저도 존재하고, 또 <미소스>라는 이름을 빌린 만큼 기존 유저들이 즐길 수 있을 요소도 충분히 배치했다. 대표적으로 배경음악이나 스테이지 디자인, 스토리 곳곳에서 원작의 요소들이 재해석돼 숨겨져 있다. 이외에도 개인적으론 원작 서비스 시 있었던 크고 작은 사건들을 게임 속에서 구현하는 것도 생각 중이다. 원작을 즐겼던 유저들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
“스트레스 없는 성장의 재미를 선보이겠다”
그렇다면 <미소스 영웅전>이 이렇게 원작과 다른 방향으로 가면서까지 추구하는 재미는 무엇일까? 오종법 PM은 RPG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성장의 재미'를 꼽았다.
사실 <미소스 영웅전>의 시스템은 무난무난하다. 턴 기반의 자동전투는 <세븐나이츠 for Kakao>나 <별이 되어라 for Kakao> 등 기존에도 많이 선보여진 시스템이다. 전투에 변수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된 ‘소환진’ 시스템도 전투 양상에 주는 변화보다, 전투 후의 보상을 강화하는데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실상 전투 부분은 일반적인 모바일 RPG와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이다.
소환진 이미지. 유저는 소환진을 통해 버프나 디버프, 신규 캐릭터, 장비 등을 얻을 수 있다.
대신 눈에 띄는 것은 2개 방식으로 나뉘어진 캐릭터 성장이다. <미소스 영웅전>은 마을과 전투 2개의 축을 통해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다. 전투에서의 성장은 다른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투 결과에 따라 캐릭터가 경험치를 얻고, 전투에서 얻는 전리품으로 캐릭터가 강해진다. 소환진 시스템 덕에 다른 게임보다 좋은 보상(≒장비나 캐릭터)를 얻을 확률은 더 높게 설정되었지만, 기본적인 틀 자체는 같다.
마을은 RPG보다는 웹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성장방식이다. 유저는 게임 중 얻는 재화를 통해 자신만의 마을을 육성할 수 있다. 마을에서는 제작소를 통해 게임 속에서 등장하는 모든 아이템을 생산할 수 있으며, 병영을 건설해 직접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때문에 유저는 전투에서 보상 운이 없더라도, 마을을 통해 안정적으로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그동안 많은 모바일 RPG를 즐겨왔지만, 항상 아쉬움을 느꼈던 것이 나 자신의 '나쁜 운'이었다. 때문에 <미소스 영웅전>는 아이템 운이나 캐릭터 운이 없더라도 안정적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길 원했다. 그래서 성장 방법도 둘로 나누었고, 소환진을 통해 긍정적인 랜덤성은 강화하고 마을을 통해 부정적인 랜덤성은 막아 버리는 방향으로 기획했다. 누구나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모바일 RPG가 <미소스 영웅전>의 꿈이다.”
<미소스 영웅전>은 7월 마지막 주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출시된다. 초기 콘텐츠는 기본적인 PVE 콘텐츠인 '모험 모드'와 길드 간 몬스터 공략 실력을 겨룰 수 있는 ‘길드 레이드’가 선보여질 예정이다.